# 89
32) 절대 종족, 천사의 석상 – 1
진화 학회의 작전은 분명 철두철미했다. 성우가 가장 약해질 시간을 정확히 노렸으며 결코 적지 않은 병력을 투입했다.
하물며 성우의 공중 기동을 저지하기 위해 ‘뇌신의 철퇴’라는 무지막지한 파괴력의 공성 병기까지 동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놈들은 물론이거니와 성우조차 예상하지 못한 일이 연달아 발생했다. ‘아누비스’의 힘을 얻었으며 뒤이어 강석까지 등장했으니 말이다.
“보물을 잔뜩 놓고 갔네요.”
그렇기에 그들이 준비해온 병기는 대부분 연합의 전리품이 되고 말았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뇌신의 철퇴
- 등급 : 불명
- 분류 : 플레이어 제조
- 효과 : 마나를 주입할 시, 정령의 코어로 만들어진 포신에서 강력한 ‘전격 탄환’을 형성합니다. (분당 1회)
“지난번에 얻은 발리스타에 이어서 공성 병기가 더 생겼네요. 이 정도라면 헬리콥터로 운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민흠이 아이템을 관찰한 뒤 말했다. 사격 모드 때는 SUV 정도의 크기였지만, 분해하여 작은 크기로 접을 수 있었다.
그렇게 노획한 뇌신의 철퇴는 총 3대였고, 그중 1대를 수원 마을에 배치하기로 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저쪽 트럭에 온갖 무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그야말로 부대 하나를 통째로 두고 간 꼴이네요.”
한편, 성우 역시 상당한 이득을 취했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투사의 족쇄
- 등급 : 영웅
- 분류 : 둔기
- 효과 : 상대의 무기와 5번 격돌할 시 ‘투사의 족쇄’ 스킬이 발동됩니다. 자신의 무기와 상대의 무기를 5분 간 ‘봉인’합니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산도깨비의 목각 방패
- 등급 : 영웅
- 분류 : 방패
- 효과 : 3번의 마법 공격을 ‘무효화’시키는 방어막이 형성됩니다. (재사용 대기 1시간)
여기에 더불어 ‘수인화 앰플(웨어 울프)’을 2개 획득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게 아직 1개 남았으니 아누비스의 힘을 3번 더 활용할 수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새로운 스켈레톤까지 얻었다. 남다른 뼈대를 가진 ‘4단계 웨어 불’이었다. 데미 갓 상태의 성우를 몰아 붙였던 만큼, 앞으로 강력한 전력이 되어 줄 것이었다.
성우 일행은 헬리콥터를 타고 영등포로 이동했다. 원래 수원 마을에 들릴 예정이었으나, ‘천사의 석상’이 발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행선지를 바꿨다.
그러나 영등포에 도착한 직후, 민흠이 석상에 관한 새로운 소식을 전해왔다.
“석상이 발견된 게 남산 쪽인데, 이게 설치 오브젝트인지라 최초 발견 이후, 장소 이동이 24시간 이후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럼 몇 시간 남은 거죠?”
“17시간 남았습니다. 현재 보안을 철저히 하고 운반 작전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주셔야겠습니다.”
덕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데미 갓 상태가 해제된 이후, 엄청난 피로에 시달리고 있던 성우는 오랜만에 긴 잠을 잘 수 있었다.
***
잠에서 깬 직후, 한호가 새로운 소식을 가져왔다.
“평균 레벨 8레벨 달성했답니다. 자축 중이라네요. 우리는 매번 출장만 다녀서 파티에도 못 끼고······.”
마을의 평균 레벨이 8을 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외에도 생산직 플레이어들의 기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대장장이와 무두장이들이 만드는 아이템들의 성능이 날로 향상되었으며, 조리사들의 선보이는 메뉴도 다변화 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정호의 안전 구역 스킬도 훨씬 강화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이제 진짜 마을 역할을 하겠네요.”
한호의 말처럼, RPG게임 속 마을과 같은 기능들이 하나 둘 완성되고 있었다. 위험한 필드에서 벗어나, 안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가는 중인 것이다.
“그리도 강화도에서도 연락이 왔어요. 중국 쪽 움직임이 또 심상치 않은 것 같아요. 해안에 출몰하는 횟수도 늘고 있고 중국 2서버 커뮤니티 내에서도 한반도 정벌은 끝나지 않았다는 헛소리를 늘어놓고 있다는데요?”
강화도에서는 중국 서버 플레이어 한 명을 포로로 잡고 있었고, 그를 통해서 중국 커뮤니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 대만 쪽이 어느 정도 안정화 되고 있나보네. 다른 씹을 거리가 필요해진 거지.”
비록 교동도와 한반도에서 연달아 실패를 겪었지만, 대만 땅은 성공적으로 정복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중국으로 들어가는 건 꿈도 꾸지 못하고 있을 것이며, 여전히 한국 서버를 상대적으로 쉬운 목표물로 보고 있을 수도 있었다.
“또 올까요?”
“당분간은 아닐 거야.”
이미 두 번이나 완벽하게 깨진 상태이니, 당장 쳐들어오지는 못할 것이다.
중국 커뮤니티 내에서 소란을 피우는 건 그저 흔한 도발의 외교로 보였다. 외부의 적을 꾸준히 상기시키면서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한편, 자신들이 건재하다는 걸 주장하는 것이었다.
“대만을 완전히 정리했다고 하더라도, 한동안은 그 땅에 집중해야 될 거야. 우리도 연합을 완성 시켜서 안정을 찾고 더 큰 싸움에 대비해야겠지.”
그러나 안정은 얻고 싶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게임은 또 한 번 격변을 시작했다.
- 현 시간 부로 메인스트림 ‘CHAPTER 2-1 : 밸런스 패치가 시급합니다!’가 긴급 종료되었습니다.
* 군벌 보스 몬스터 처리 순위
1) kor-157 : 3마리
2) 한강석 : 2마리
3) DOTOR-000 : 2마리
4) 최윤 : 2마리
5) 장현민 : 1마리
6) DOTOR-001 : 1마리
7) 두메산골법사 : 1마리
8) 재건 동맹 회장 : 1마리
9) 마산검왕 : 1마리
(이상 총 15마리)
“······어?”
“또 시작이군.”
새로운 메인스트림이 시작되었다.
[메인스트림 시작 안내]
- CHAPTER 3 : 진영 선택
한국 서버의 모든 생존자 여러분! 기나긴 시련이 있었음에도 이렇게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
지금까지의 메인스트림은 날로 강해지는 몬스터에 대항해 싸우고 살아남아야만 하는 거친 이벤트였다면, 이제는 여러분의 운명을 결정할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이 게임을 주도하고 있는 두 ‘절대 종족’이 여러분의 진영 합류를 기다립니다.
지금부터 ‘천사’와 ‘악마’ 두 종족 중 한 곳을 선택하여 지구의 운명을 건 사투를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주의사항(중요)]
1) 절대 종족의 ‘석상’을 통해서 해당 진영과 계약할 수 있습니다.
2) 석상을 통해서 ‘승급 퀘스트’를 받을 수 있으며 클리어 시 일정 등급의 ‘견장’이 주어집니다.
3) 각 진영마다 ‘진영 퀘스트’가 주어지며 달성 시 전원에게 큰 보상이 주어집니다.
4) 신규 ‘대규모 던전’이 다수 추가됩니다.
5) 해당 이벤트는 7일간 지속되며 게임 상황에 따라서 일정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마침내 절대 종족이 표면으로 나오고, 진영 선택이 시작되었다.
“천사와 악마? 이러면 무조건 천사 아닌가요? 악마를 자처해서 선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은데?”
한호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의 말처럼 그 두 단어가 주는 이미지는 확연하게 달랐다.
“여기서 말하는 게 우리가 아는 천사와 악마가 맞을까?”
“······아? 그러게요?”
“그리고 어차피 둘 다 우리를 가지고 놀고 있는 건 똑같아. 아무래도 선악 판단은 무의미해 보이는데?”
그들이 정말 인류의 종교관에 나오는 천사와 악마일까? 성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단순한 경쟁 구도에서의 청팀과 백팀 같은 개념에 가깝다고 봤다.
“그럼 역시나 외계인인가? 옛날부터 생각한 건데 외계인들이 우릴 가지고 놀고 있는 게 분명해요. 아마 슈퍼스타101처럼 우리한테 투표하고 있을 걸요? 선배는 이미 팬클럽까지 있을 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역시 오른이 덕이 크겠네! 앞으로 오른이 좀 자주 꺼내 봐요.”
“······.”
물론 한호의 음모론에 공감해주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문제의 오브젝트 ‘천사의 석상’이 영등포에 도착했다.
***
성우 일행은 크루세이더 팀과 함께 영등포역 옥상에서 천사의 석상을 기다리고 있었다.
“독수리-3가 택배를 싣고 영등포 상공으로 접근 중이다. 도착 1분 전.”
“모든 드론 경계 태세, 저격수 위치로.”
천사의 석상 운반은 철저한 보안 하에 이루어졌다. 크루세이더 팀과 광역 감시팀, 그리고 성우 일행을 제외하면 석상에 대해서 알고 있는 플레이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런 조치에 대해서 민흠이 설명했다.
“방금 전에 메인스트림이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선두 그룹들이 ‘석상’을 확보하려고 시도할 겁니다. 감히 우리를 공격하려고 하진 않겠지만, 당장은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성우는 이 지점에서 정훈이 자신을 신뢰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중요한 정보를 혼자 독점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확실히 개인으로 이득보다 연합 창설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군.’
그리고 연합 창설을 위한 가장 큰 버팀목은 분명 네크로맨서였다. 그렇기에 성우를 확실한 아군으로 만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게 느껴졌다.
두두두두!
이내 북쪽 하늘에서부터 로터 소리가 들려오고, 헬리콥터가 녹색 천막으로 포장 된 컨테이너 한 대를 싣고 등장했다.
“좋아! 천천히 하강!”
쿠웅―
그리고 영등포역 옥상에 조심스럽게 내려놓는 순간, 사방에서 요원들이 접근해, 단단하게 묶은 줄을 풀고 천막을 벗겨냈다. 그리고 입구를 봉인한 사슬을 끊었다.
철컥! 끼이이―
문이 열리고, 컨테이너 안, 어둠의 끝자락에 어렴풋한 흰색 형체가 보였다.
“가시죠.”
성우와 정훈이 가장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 절대 종족의 흔적 ‘천사의 석상’을 마주합니다.
새하얀 석상이 희미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정말 딱 천사의 모습이군요.”
정훈의 말대로 크게 특이한 점 없이, 새하얀 날개를 가진 여성 천사의 석상이었다.
긴 천 옷 안으로 매끈한 육신이 드러났으며 오른 손에는 검을, 왼 손에는 왕관을 쥐고 있었다.
“검과 왕관이라······.”
보통 석상이 들고 있는 물건은 어떤 상징을 가지기 마련이었다. 두 물건의 의미를 당장 유추할 수는 없었으나, 적어도 민주주의를 지지할 것 같진 않았다.
- 석상에 손을 올리시오.
성우와 정훈의 눈앞에 동일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리고 둘이 동시에 손을 얹었다.
[천사 진영 : 계약]
1) ‘천사 진영’에 속하게 됩니다. (전용 게시판 사용 가능)
2) ‘진영 퀘스트’가 부여됩니다.
3) 기본적으로 방어력 상승 (+10%) 버프가 주어집니다.
4) 악마 진영 플레이어를 살해할 시 다량의 추가 골드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 메시지를 확인한 정훈이 인상을 찌푸렸다.
“플레이어를 분열 시키고 싸우게 만들려는 것 같네요. 뭐, 원래도 그런 상태였지만 이건 대놓고 파벌을 만들어 버리니······.”
“그런 것 같습니다.”
예고된 대로 두 진영을 갈라진 채 싸움을 벌여야 되는 것이었다.
- 천사 진영을 선택 하시겠습니까? (Y/N)
* 진영을 선택한 뒤 일정 기간 ‘탈퇴’할 수 없습니다. (7일)
* 추후 진영 탈퇴 시, 천사의 분노를 사 ‘패널티’가 부여될 수 있습니다.
정훈은 그 메시지 앞에서 고민했다. 분명 두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 천사 진영을 고르는 게 옳은 걸까? 확실한 판단을 내릴 수 없었기에 머뭇거렸다. 당장 주어진 조건은 천사의 석상을 먼저 확보했다는 것, 하나뿐이었으니 말이다.
“······.”
반면 성우의 눈에는 전혀 다른 메시지가 출력되었다.
- 천사 진영을 선택하실 수 없습니다.
* 불결한 아이템을 보유 중입니다. (혼돈의 결정체) 해당 아이템을 파기하고 ‘혼돈’ 속성을 제거한 뒤 다시 접촉하십시오.
‘혼돈 속성?’
[아이템 정보]
- 이름 : 혼돈의 결정체
- 등급 : 전설
- 분류 : 오브
- 효과 : 소지자에게 ‘혼돈’ 속성 부여, 마나 상승(+500), 마나 회복(+250%), 공격 시 마나와 생명력을 동시에 강탈(3%)
바다 정령의 눈물과 악마의 혈석을 조합하여 얻은 아이템이었다. 이 아이템은 악마도, 천사도 아닌 새로운 속성을 부여해주었는데 그게 바로 ‘혼돈’이었다.
‘이걸 포기하라고?’
그러기에는 너무 귀한 아이템이었다. 전설 등급 아이템 두 개를 조합하여, 말도 안 되는 사기 옵션이 부여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마르지 않는 샘처럼, 중요한 전력이 되고 있었다.
‘이걸 포기하라고? 아직 뭔지도 모르는 천사 진영 때문에? 그럴 수는 없다.’
성우는 반사적으로 석상에서 손을 떼었다. 그 순간, 진영 선택 메시지가 사라지며 천사의 석상의 눈빛이 자신을 노려본 것만 같았다.
그리고 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히든 퀘스트]
- 제목 : 제 3의 선택
- 유형 : 목표 제거
- 목표 : 절대 종족의 석상을 파괴 (0/3)
- 보상 : 제 3의 진영 창설
이 땅을 유린하고 있는 존재는 과연 누구일까? 선택의 기로 앞에서 한 번 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적이 누군지 말이다.
확실한 건 적어도 ‘절대 종족’은 당신의 편이 아니란 것이다. 그들의 목적은 인류의 번영이 아니다. 오히려 인류를 철저히 파괴하여 자신들의 야망을 이루는데 있다.
‘혼돈 속성’을 보유함으로써 절대 종족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여, 종족의 보존과 당신의 승리를 위해서는 스스로 일어서야만 할 것이다.
* 퀘스트 수락 시 ‘절대 종족’의 분노를 사게 됩니다.
‘히든 퀘스트? 제 3의 진영?’
역시나 변수가 나타났다. 아주 오래 전에 얻은 ‘혼돈 속성’이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이다.
- 히든 퀘스트 ‘제 3의 선택’을 수락하시겠습니까? (Y/N)
이건 엄청난 위험 요소이자 기회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런 양면성이 존재하는 길을 마다한 적은 없었다. 성우는 곧장 Y를 클릭했다.
그리고 그건, 돌아올 수 없는 강은 건너는 것과 같았다.
- 절대 종족의 분노를 샀습니다.
- 절대 종족 진영의 모든 플레이어에게 ‘수배 명령’이 내려집니다. (대상 : kor-157)
* 천사 진영 현상금 : 20,000,000골드
* 악마 진영 현상금 : 15,000,000골드
“성우 씨, 대체 이게 무슨······.”
정훈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지금 저한테 성우 씨를······ 죽이라고 뜹니다.”
그는 이미 천사 진영을 선택한 것이다. 성우는 정훈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복잡해지네요.”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정훈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정확한 상황은 모를 테지만 본능적으로 경계심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말씀해주시죠. 이런 시스템 메시지를 그냥 무시할 수는 없다는 거, 아시지 않습니까? 복잡하다는 건, 저도 이해······.”
“······하지만 간단하게 만들어보겠습니다.”
성우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오른 손에 그림리퍼가 나타났다. 그는 일말의 거리낌도 없이, 그림리퍼를 휘둘렀다.
쩌―억!
“지금 무슨!”
천사의 석상의 반으로 쪼개지며 빛이 터져 나왔다.
- 제 3의 선택 : 절대 종족의 석상을 파괴 (1/3)
“지금 무슨 짓을 하신 겁니까!”
“세 번째 선택입니다.”
“······예?”
“생각해보니 이 게임을 공략하는 방법은 언제나 제 3의 선택에 있습니다. 정훈 씨, 우리가 천사나 악마라는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놀아난 끝의 엔딩은 어떤 모습일까요? 해피엔딩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선형적인 루트가 아니라 숨겨진 길, 즉 제 3의 길이 언제나 공략의 해답이 되어 왔다.
하지만 더 큰 저항을 불러오는 것 역시 사실이었다.
- 천사 진영이 당신의 목숨을 거두는 일을 ‘진영 퀘스트’로 등록합니다. 앞으로 모든 천사 플레이어들이 의무적으로 당신을 사냥하게 될 것입니다.
- 천사 진영이 당신에 대한 현상금을 상승 조정합니다.
* 천사 진영 현상금 : 50,000,000골드
“대체 무슨 짓을······.”
정훈은 여전히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그 역시 성우를 죽이라는 진영 퀘스트를 부여 받은 것이다.
하지만 성우는 침착하게 천사 석상을 살폈고, 그 파편 속에서 무언가 반짝이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천사의 날개 조각
- 등급 : 전설
- 분류 : 소비 아이템
- 효과 : 사용 시 일정 범위 내의 ‘천사 석상’으로 이동할 수 있다. (1회) * 악마 진영은 사용이 불가능하다.
- 설명 : 석상이 파괴될 경우 최후의 비상 탈출 용도로 사용된다.
“······다른 석상으로 이동할 수 있다니?”
어쩌면 석상에서 석상으로 이동하는 기능이 내재되어 있었는지도 몰랐다. 진영 간 경쟁이 심화될 경우, 서로의 석상을 파괴하는 식의 싸움이 벌어질 듯 했다.
“그나저나 다른 석상이 있는 곳이 어디더라?”
단 한 곳, 들은 적이 있었다. 지공장군의 기억 파편을 읽었을 때가 떠올랐다.
“······대만.”
붉은 혁명군, 그 해적들이 있는 곳에 천사의 석상이 있었다.
즉 두 번째 석상과 해적단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을 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