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
18) 여의도 레이드 경쟁 – 1
모든 수를 이용해서 초장에 승부를 본다.
그 방법은 먹혀들었다.
거미줄을 몽땅 태워버리는 동시에 대강령에 의한 죽음의 저주를 퍼트렸다. 거기에다가 심연의 농축액까지 첨가했으니······.
“크아아! 쿠, 쿨럭! 쿨럭!”
코볼트 샤먼은 온갖 도트 데미지와 더불어 ‘혼돈의 결정체’에 의한 체력 강탈만으로도 말라죽어갔다. 결정적으로, 놈이 그렇게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기척을 숨기고 접근한 한호가 놈의 목을 그어버렸다.
“드, 드디어! 후드의 효과를 봤다! 봤냐? 내가 바로 도적이다! 으하하!”
정체성을 찾은 한호가 기뻐하는 한편, 독거미 여왕은 시체 폭발의 충격으로 벽에서 튕겨져 나왔다.
끄에! 끄에!
놈은 무대 위에 뒤집힌 채 버둥거렸고, 성우는 놈의 배 위에 15개의 투창을 심어버렸다.
끄에에에!
그럼에도 놈은 죽지 않았다. 거대한 사이즈만큼이나 압도적인 체력을 보유한 모양이었다.
놈은 몸을 도로 뒤집은 뒤에 성우를 노려보더니, 여덟 개의 다리를 움직이며 관객석으로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거대한 몸뚱이가 막무가내로 밀고 올라오며 영화관 시트를 죄다 뭉개버렸다.
“이번엔 도끼다.”
스켈레톤들의 배낭에서 뼈들이 튀어나오며 거대한 전투 도끼가 완성됐다.
- 팀플레이로 인해 ‘시너지 효과’가 발휘됩니다.
4) 야만 전사(2단계)
- 구분 : 무기 시너지
- 조건 : 도끼 10개 이상 장착
- 효과 : 전투 시작 20초 간 공격력 상승(15%), 공격속도 상승(+15%) * 대기 시간 10분
스켈레톤들은 그 도끼를 쥐고 독거미 여왕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했다.
덜그럭! 덜그럭!
그리고 사방으로 흩어지며, 단단한 키틴질 껍질 중에서도 시체 폭발로 인해 균열이 난 부분을 내리치기 시작했다.
퍽! 퍽! 퍽!
더불어 <야생의 폭군(1단계)> 시너지에 의해 방어력이 10% 감소한 상태였기에, 도끼는 껍질을 깨부수고 속살을 으깨버렸다.
끄에에에!
놈은 기겁하며 앞다리를 뻗어 웨어 울프 한 마리를 내리쳤다.
퍽! 뻑! 뻑!
뼈 갑옷이 장착된 상태였기에 한 방을 버텨냈으나, 연달아 날아드는 충격에 완전히 으스러지고 말았다.
- 당신의 권능 아래 망자가 권속(眷屬)됩니다.
그 순간, 천장의 거미줄 속에 매달려 있던 웨어 울프 한 마리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녀석의 피부가 모두 날아가며 뼈만 남았고, 느슨해진 거미줄을 뜯어내고 독거미 여왕의 머리를 향해 낙하했다.
퍼석!
녀석은 머리에 안착하는 동시에 손톱을 들어 올려, 여왕의 눈알 두 개를 긁어버렸다.
끄엑! 끄에에!
만신창이가 된 놈이 최후의 발버둥을 시작했다.
“받아!”
성우는 오른이를 향해 ‘주인 잃은 검’을 던졌다. 그리고 불길에 인해 생겨난 그림자 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림자 왕의 로브’가 그의 몸을 숨겨주었고, 다시 그림자 밖으로 튀어나오며, 놈이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리피팅 크로스보우를 난사했다.
픽! 픽! 픽! 픽!
그렇게 놈의 주의를 끌고 있을 때, 웨어 베어 스켈레톤이 오른이의 목덜미를 잡고 들어올렸다.
“지금! 던져!”
딱딱!
성우의 명령이 내려지자 마치 투포환 던지듯, 오른이를 그대로 집어던졌다. 오른이는 독거미 여왕 머리를 향해, 직선으로, 포탄처럼 날아갔다.
푸―욱!
그리고 오른이가 쥐고 있는 주인 잃은 검이, 그 거대한 대가리를 완벽하게 관통했다.
끄에에······. 쿵!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당초 계획한 대로 모든 수를 동원한 완벽한 승리였다.
- 보스 몬스터 ‘자이언트 독거미 여왕’을 사냥하여 300,000골드를 얻었습니다. (50% 추가 적용)
- 레벨 업 하셨습니다. (LV. 14)
역대 최대 규모의 던전이었던 만큼, 기대 이상의 보상이 주어졌다.
‘마침내 14다. 그나저나 경험치 카드도 안 쓰고 레벨 업 해버렸네.’
레벨 업을 한 건 성우뿐만이 아니었다.
- ‘고블린 스켈레톤’이 ‘자이언트 독거미 여왕’의 마력을 흡수하여 격이 상승합니다.
* 공격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 ‘지휘관’ 특성이 상향됩니다.
보스를 흡수한 오른이의 레벨이 4가 되며 이제 ‘중대 편제’까지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효과를 받기 위해서는 중대를 위해서는 수십 마리의 언데드가 필요할 테지만 말이다.
이어서 성우는 레벨 업 카드에서 ‘스킬’ 항목을 선택했다.
- 최대 권속 수가 (+2)만큼 증가합니다.
이로써 부릴 수 있는 언데드는 총 17마리가 되었다.
“레이드가 끝나면 사신의 낫을 찾을 수 있겠어.”
성우는 1차 각성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느꼈다.
······그리고 이 사건이 벌어진 직후, 랭킹이 갱신되며 크루세이더 팀은 충격에 빠졌다. 하물며 한국 서버 전체가 들썩이기에 충분했다.
얼마 전에 만나서 악수하는 사진까지 올렸던 두 영웅이지만, 둘 간의 상하관계는 명백해보였다.
압도적인 외양과 더불어 거대한 길드의 수장이기도 한 랭킹 2위, ‘영등포 검사’ 최정훈이 랭킹 3위, ‘네크로맨서’ 유성우를 고용한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두 영웅의 랭킹이 뒤바뀐 것은 적지 않은 여파를 가져오기에 충분했다.
영등포 검사의 행보를 탐탁지 않게 봤던 일부가 성우의 약진을 지지하며, 정훈을 비꼬는 댓글을 심심치 않게 올렸고, 영등포 검사의 지지자들이 맞붙을 놓기 시작하면서 커뮤니티 내의 갈등이 커져간 것이다.
“선배, 이쪽에도 없어요. 어두워서 번쩍이는 아이콘 같은 건 잘 보일 텐데?”
“그러게요. 4층에도 아무 것도 없네요. 한 층 더 내려가야 될 것 같아요.”
성우 일행은 그런 난리도 모른 채, 던전을 클리어하고 한층 개운해진 마음으로 상점을 찾아 나서는 중이었다. 수원역에 들어오기 전, 던전 아이콘과 함께 상점 아이콘까지 확인했었으니 말이다.
“찾았어요! 버거킹에 있었네!”
백화점 3층에 위치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에 상점 아이콘이 있었다.
그곳에 위치한 무인 주문기, 키오스크 3대가 빛을 발하고 있었고, 역시나 레트로 풍의 8비트 음악이 흘러나오는 중이었다.
“와! 드디어 꼬깃꼬깃 모아뒀던 뭉칫돈을 쓸 수 있게 됐네요. 근데 선배는······ 꼬깃꼬깃이 아니죠?”
아무리 같이 사냥을 했다지만 공헌도가 달랐기에 쥐고 있는 골드도 큰 차이가 났다.
지수와 한호가 30만 언저리인데 반해 성우가 소유한 골드는 어느새 160만을 넘어선 것이다.
“선배는 완전 적금이네. 진짜 적금이었으면 이자도 받았겠다.”
- C등급 상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중고차 매매단지에 있던 D등급 상점보다 한 단계 위 등급이었다. 한편 이번 상점 역시 다른 방식으로 작동되는 걸로 보였다.
학교의 상점은 룰렛이었고, 중고차 매매단지의 상점은 공 뽑기였다면 이번에는 ‘슬롯머신’ 같았다.
화면에는 3개의 그림이 자동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오른쪽 구석에 레버 모양이 있었다.
- 행운의 잭팟을 위하여!
1) 골드 (1000)
2) 플래티넘 (10,000)
3) 다이아몬드 (100,000)
* C등급 상점은 ‘다이아몬드’까지만 판매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가조차 달라보였다.
“어라? D급 상점에서는 플래티넘이 10만 골드 아니었어요? 왜 여기서는 1만 골드지?”
“뭔가 다른가보네.”
한호의 말처럼 이전 상점에 비하면 10분의 1 가격이었다. 저렴한 이유는 분명했다.
- 슬롯머신 이용수칙 (!)
1) 3개의 그림이 일치해야 상품이 지급됩니다.
2) ‘꽝’이 나올 때마다 토큰이 1개 적립됩니다.
3) 토큰을 사용하면 ‘특정 그림’의 숫자를 늘릴 수 있습니다. (최대 10개)
말 그대로 ‘꽝’이 존재하기 때문에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제시된 것이었고, 어설픈 자금을 가지고 도전했다가는 아무 것도 본 건질 수도 있었다.
‘나는 오히려 유리하다.’
하지만 성우처럼 두둑한 지갑을 가지고 있다면 다르다.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도전할 기회는 엄청나다. 동시에 ‘꽝’을 통해 얻은 토큰으로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니, 여기에 돗자리라도 펴야할 판이었다.
“제가 첫 번째 꺼 잡겠습니다. 항상 선배가 먼저 돌리는데, 먼저 돌리는 게 운이 좋은 것 같더라고요.”
키오스크는 총 3개였고 일행은 하나씩 붙들고 생존을 위한 도박을 시작했다.
- 티켓을 2장 보유 중 (무제한 등급)
이건 역시나 아직 아껴둬야 된다.
성우는 다이아몬드 등급으로 설정한 뒤 슬롯을 돌렸다.
띠디디디디디―
3열의 그림이 정신없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게 어느 타이밍에 슬롯을 내린다고 확률이 오르는 건지 알 수 없었기에, 성우는 무작정 레버를 내렸다.
철컥―
싸구려 효과음과 함께 슬롯이 멈추기 시작했다.
- 꽝!
“······.”
“아, 씨!”
“꽝이네요······.”
세 사람이 동시에 꽝이 떴다.
“이거······ 가능성 있는 거죠? 우리 호구 아니죠?”
“이 사태가 벌어진 첫 날부터 우리는 이미 호구였어. 몰랐어?”
“인정합니다. 후······.”
세 사람은 다시 슬롯을 돌렸다.
철컥!
- 꽝!
이번에는 운이 따라주지 않는 걸까? 이어서 두 번을 더 돌렸지만 모두 꽝이었다. 벌써 40만 골드를 날린 것이었다. 비록 토큰이 모이고 있다지만, 이쯤 되자 성우도 초조해지긴 마찬가지였다.
‘토큰을 모아서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때가 되면 뭐라도 얻을 수 있을 거야.’
이게 도박 중독자의 마음인가 싶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생존 게임의 일환이었다. 성우는 다시 한 번 10만 골드를 투자했다.
철컥!
- 꽝!
역시나 꽝이었다.
- 보너스 찬스! (5연속 꽝이 나왔다고 실망하지 마세요! 하위 등급 아이템을 무조건 1개 이상 얻을 수 있습니다.)
5연속 꽝에 대한 보너스가 존재했다. 연속 실패에 충격을 완화해주어, 돈을 더 쓰게 하는 속셈이 아닐까 했다. 이게 확정 지급이라고 하지만 그 대상이 ‘하위 등급 아이템’이기에 큰 메리트는 없어 보였다.
그렇게 얻은 건 ‘물약 세트’였다. 정훈이 박스째로 놓고 갈 정도로 큰 값어치가 있는 물건은 아니었다.
띠디디디디디―
성우는 6번 째, 60만 골드의 도전을 시작했다.
철컥!
슬롯이 천천히 느려지더니 첫 번째 열에 목걸이 그림이 떠올랐다. 이어서 두 번째 열에도 목걸이, 세 번째에······.
- 축하합니다! 희귀 등급 아이템에 당첨되셨습니다!
“······기껏해야 3등 상품이군.”
아직 이득이라고 봐야할지 알 수 없었다. 성우는 공중에서 떨어지는 아이템을 받아들었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스파르타 전사의 목걸이
- 등급 : 희귀
- 분류 : 목걸이
- 효과 : 체력 수치 상승(+2)
“나쁘진 않네.”
하지만 만족할 정도는 아니었다. 성우는 어딘가 피폐해짐을 느끼며 또 다시 슬롯을 당겼다.
하지만 이어서 나온 건 꽝 3번과 ‘물약 세트’ 1개 그리고 ‘충전기(중)’ 1개였다. 100만 골드를 투자해서 얻은 아이템 치고는 초라한 감이 있었다.
‘토큰이 8개 모였다.’
성우가 옆을 바라보니 한호와 지수 역시 굉장히 퀭한 얼굴이었다.
‘딱 10개를 모을 때까지 해보자.’
그리고 거짓말처럼 2번 연달아 꽝이 떴다.
- 꽝!
“으아아아! 1등!”
먼저 터진 건 한호였다. 한호는 양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내 인생 두 번째 1등이다!”
“그래? 첫 번째는 뭐였는데?”
“아, 그······ 젓가락 던지기요.”
“······뭐?”
한호는 대답하지 않고 공중에서 나풀나풀 떨어지는 양피지 한 장을 받았다. 엉덩이를 들썩거리는 게, 한 대 걷어차고 싶은 심정이었다.
“1등, 1등, 나도 해봤다 1등! 과연 뭘까?”
양피지를 집은 한호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왜, 뭔데?”
“······.”
[아이템 정보]
- 이름 : 행운의 여신의 장난(마법 스크롤)
- 등급 : 전설
- 분류 : 소비
- 효과 : 사용 시 랜덤의 스킬을 시전 할 수 있습니다. (실패 확률 50%, 하급 스킬 확률 40%, 상급 스킬 확률 7%, 최상급 스킬 확률 2%, 원하는 스킬 선택 1%)
“아······.”
전설 아이템이라기에는 어딘가 괴상하기 짝이 없는 내용이었다.
성우는 좌절하는 한호를 뒤로하고, 10개의 토큰을 모두 사용해서 1등 상품의 그림을 최대한 늘렸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철컥!
레버를 내리고, 그림들이 멈춰 서기 시작했다.
띠디― 띠디―
첫 번째 열에 반지 모양이 떴다. 그리고 연달아 똑같은 그림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 그림만으로는 어떤 물건인지 알 수 없었다.
- 축하합니다! 1등 아이템에 당첨되셨습니다!
“······됐다.”
잭팟이 터졌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그림자 왕의 반지
- 등급 : 전설
- 분류 : 반지
- 효과 : 민첩성 수치 상승(+3), 체력 수치 상승(+2), 그림자 속에서 공격 시 ‘그림자 분신’이 소환되어 함께 공격합니다. (분신은 50%의 데미지를 가집니다.)
이걸로 본전치기는 했다고 생각하던 찰나, 눈앞에 또 다른 메시지가 떠올랐다.
[특별 퀘스트]
- 제목 : 그림자 왕의 계승자
- 유형 : 수집
- 목표 : 그림자 왕의 유품을 모두 수집하라
- 보상 : 그림자 왕의 왕관
“퀘스트?”
생각해보니 지금 두르고 있는 로브도 ‘그림자 왕의 로브’였다. 똑같은 수식어를 가진 아이템을 두 개 보유함으로써 퀘스트가 부여된 모양이었다.
‘세트 아이템을 모아야 되는 것 같군.’
상점 외에 따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이상 극한의 확률이 따라줘야 할 것 같았다.
지수 역시 나름 선방했다. 13만 골드를 사용해서 ‘바람 정령의 팔찌’라는 영웅 등급 아이템을 얻었다. 착용 시 민첩성 수치를 4나 올려주는 옵션이었다.
일행은 마을로 복귀 한 뒤, 한 팀의 토벌대를 파견해 수원역에 위치한 상점을 지키도록 했다.
이에 경수는 토벌대의 임무를 체계적으로 구성해서 상점을 지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마련해보겠다고 나섰다.
“성우 씨가 내일 떠나시니 토벌대 배치를 더 확실하게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저희끼리만 있을 때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되니까요.”
“경수 씨만 믿고 다녀오겠습니다.”
여의도의 보스 레이드, 벌써 내일이었다.
***
성우는 레이드를 앞두고 가방을 쌌다. 이렇게 말하니 가벼운 일처럼 보이지만, 17마리 수인 스켈레톤의 가방에 물약과 뼈를 채워 넣는 일은 꽤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선배! 선배!”
그리고 한호가 이렇게 찾는다는 건, 커뮤니티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뜻이었다.
“이것 좀 보세요! 7번!”
━ 플레이어 가이드북
[1. 공지사항(NEW)]
[2. 플레이어 랭킹(집계 완료)]
[3. 자유게시판]
[4. 경매장]
[5. 악마 진영 전용(권한 없음)]
[6. 천사 진영 전용(권한 없음)]
[7. 개인 방송국(BETA)]
한호가 말한 7번은 개인 방송국 항목이었다. 이전에 ‘준비 중’이라고 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베타테스트 버전으로 열려 있었다.
“방송이 하나 열렸어요.”
- [LIVE] 광복 길드 보스 레이드 전 테스트 방송 중 (1,566명 시청 중)
해당 제목을 클릭하자, 웬 작은 사무실 하나가 화면에 나타났다. 하지만 별다른 내용은 없었으며 방송은 곧 종료되었다. 말 그대로 카메라 테스트인 셈이었다.
‘······공략 과정을 촬영한다고?’
사진까지는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영상으로 생중계 하는 건 무슨 의도일까?
‘무조건 나쁜 의도라고 치부할 수는 없지만 분명 여론을 선도하기 위한 행동이다.’
하물며 성우가 영등포 검사를 밀어내고 랭킹 2위로 등극하며 커뮤니티는 한 동안 떠들썩했었다.
영등포 검사를 반대하는 불특정 다수의 플레이어와 영등포 검사의 신도들이 한 바탕 붙은 것이다.
‘그 사람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
성우가 생각하기에 정훈은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야망은 언제든 그른 선택을 하게 만들 수 있다.
‘나를 견제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정훈과 같은 야망을 품고 있지 않지만, 의도하지 않게 그의 야망을 가로 막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렇기에 정훈은 성우를 견제하려고 할 수 있다.
‘가령······ 레이드 보상을 최대한 적게 넘기려고 하거나.’
그렇기에 성우는 히든 스테이지에서 ‘맹세의 서약서’ 아이템을 잘 챙겨두었다. 언젠간 중요하게 쓰일 물건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영등포로부터 헬기가 도착했다.
두두두두!
그곳에서 안경 쓴 남자가 내렸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크루세이더 팀의 부관 성민흠이라고 합니다. 모시려고 왔습니다. 타시죠.”
정훈이 직접 오지는 않았지만, 크루세이더 팀의 2인자인 부관을 보내온 것이다. 나름 여전히 신경 써주고 있다는 표시였다.
그리고 그의 인도에 따라 헬기에 오르는 순간, 헬기 타 있던 모든 이들이 허공을 바라보았다.
[집단 퀘스트]
- 제목 : 영웅과 스타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 유형 : 경쟁
- 목표 : 레이드 보스 ‘단독 처치’
- 보상 : 전설 등급 아이템
다수의 그룹이 하나의 레이드를 위해 모여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팀 안에서도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이 존재하며, 그를 통해 보다 큰 성과를 내는 법입니다.
* 여의도의 레이드의 최종 보스 ‘리자드맨 전사장’이 ‘검투사의 축복’을 받습니다. 다수의 집중 공격에 대한 90% 데미지 감소 효과가 부여됩니다. (해당 버프는 1대1 대결 시 해제됩니다.)
* 최종 보스와 1대1 대결에서 승리할 시 ‘특별 칭호’가 부여됩니다.
“······어? 이거 보이십니까?”
민흠이 물었다. 성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누군가 이곳을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방금, 레이드 난이도를 상향 조절했다.
이렇게 되면······.
‘영등포 검사와 경쟁할 수밖에 없다.’
물러설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