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네크로맨서-41화 (41/244)

# 41

14) 변해버린 세계의 변해버린 사람들 – 2

캐비닛에는 ‘방문판매상’으로부터 구매한 게 분명한 아이템이 여러 개 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익숙한 물건 두 개가 눈에 들어왔다. 그건 ‘수인화 앰플’이었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수인화 앰플(울프)

- 등급 : 불명

- 분류 : 플레이어 제조 아이템

- 효과 : 일시적으로 ‘웨어 울프’가 된다.

- 설명 : 짐승이 된 제 친구를 푹 우려서 만든 액기스입니다. 근육 주사하면 웨어 울프가 되는데, 걱정은 마십쇼. 20분 뒤 복구될 겁니다. (제작자 기술)

나머지 하나는 ‘수인화 앰플 (베어)’였다. 수인을 우려서 앰플로 만든다는 게 진실인지 아니면 그저 농담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이 물건의 원재료가 수인이라는 건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어떤 직업이 이런 걸 만들어낼 수 있는 거지? 그리고 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런 걸 만드는 거야?’

그리고 캐비닛 안쪽 종이 상자에서 ‘심연의 농축액’을 발견했다. 총 3개였다.

이 물건들을 얼마나 주고 산 건진 모르겠지만, 병사들 등골을 빼내어 이상한 취미에 투자한 건 확실했다.

“대체 이런 건 왜 산거야? 응?”

“······.”

하지만 연대장은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웨어 울프 스켈레톤에게 목덜미를 잡힌 채, 젖은 빨래처럼 축 늘어진 상태였다.

- 플레이어를 살해하여 6,000골드를 얻었습니다.

과다출혈로 죽은 것이다.

“연대장이······ 고작 3레벨?”

연대장을 살해하여 얻은 골드는 6,000골드였다. 레벨 당 1,000골드이며, 현재 메인스트림 이벤트로 획득양이 두 배가 된 걸 감안하면 연대장의 레벨은 이들 중에서도 가장 낮은 3이었다.

“역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쥐뿔도 모르는 인간이었군.”

그래, 이딴 물건을 사 모은 이유가 있었다. 연대장 본인은 전투를 치루지 않았을 테니 레벨이 낮았고, 항시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하니 방문판매상의 새치 혀에 놀아나며 호구를 맞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무능한 지휘관이었군.”

병사들의 피로 얻은 훈장은 고귀할 수 없다.

성우는 피 바다가 된 집무실을 뒤로하고 나왔다. 그리고 부속실의 창문이 열려있는 걸 확인했다. 불쌍한 부관은 창문을 통해서 화장실로 넘어가 잠복해 있던 모양이었다.

“쯧쯧······.”

부대 내에 남은 병력은 얼마 없었다. 살아남은 병력 대부분이 토벌 작전을 위해서 외부로 나가 있었고, 영내에 상주하는 이들은 30여명 남짓이었다.

연대장이 죽었다는 걸 알게 되자 군인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자, 이제 모두 자유입니다. 감옥 같은 시너지가 없어졌으니 가족을 찾아서 떠나셔도 됩니다.”

김 병장의 주도 하에 자연스럽게 해산되긴 했지만, 너무 오랫동안 명령이라는 줄에 매어져 있었기 때문일까? 무리를 지어 부대를 떠나는 군인들의 표정에는 불안함만이 가득했다.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결코 순탄한 여정이 되지 않을 거라는 건 확실했다.

***

일행은 마을로 복귀했다.

“성우 씨, 저는 여기에 남아도 되겠습니까?”

김 병장이 물었다.

“그거야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김 병장님은 집이 어디십니까?”

“천안입니다. 당장 갈 수도 없고······ 가족들도 아직 연락이 안 됩니다. 저기 제 후임 녀석들 몇 명도 마찬가지인 상황이죠. 뭘 해야 될지 막막합니다.”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은 분명할 터였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지역 밖으로 나갈 수 없을뿐더러, 연락이 되지 않는 가족들을 찾아 떠나는 건 너무나 위험한 일이었다.

“그러니······ 저희가 마을의 경비대 역할을 해도 되겠습니까?”

김 병장과 함께 남기로 한 다섯 명의 군인들은 나름 전투 경험도 있고 레벨도 높은 편이었다. 플레이어 중에서는 나름 고급 인력인 셈, 성우는 그렇게 김 병장, 김인호에게 마을 경비 일을 맡기기로 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웨어 베어 습격 사건 같은 일이 재발하기 않기 위해서라도 인근을 항시 감시하는 일이 필요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여유가 생겼다. 성우는 미술관의 사업소장실에서 아이템 상자 오픈을 준비했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스페셜 아이템 상자

- 등급 : 특수

- 분류 : 이벤트 아이템

- 효과 : 오픈 시 랜덤으로 1종의 아이템이 지급된다.

성우는 주머니에서 손바닥만 한 철제 케이스를 꺼내들었다. 이건 지역 보스 몬스터를 잡고 얻은 일명 ‘상점에서도 얻을 수 없는’ 아이템을 내놓는 상자였다.

‘이마저도 랜덤 박스야?’

성우는 케이스의 잠금 장치를 풀고 천천히 열었다. 그러자 상자 안에서 빛이 터져 나오는, 다소 촌스러운 연출이 시작됐다.

그 빛은 허공을 물들이더니, 그 빛 속에서 아이템 하나가 뚝 떨어졌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그림자 왕의 로브

- 등급 : 전설

- 분류 : 외투

- 효과 : 마법 데미지 감소(-10%), 그림자 속에 있을 경우 모습을 감출 수 있습니다. (상대를 공격할 시 모습이 드러나며 감지 스킬에 의해 발각될 수 있습니다.)

그건 암녹색의 두꺼운 로브(robe)였다. 상하의 전부를 덮는 긴 길이에 후드까지 달려 있었다. 생각해보면 처음으로 얻은 의류 아이템이기도 했다.

끼익―

“선배, 저희 엄마가 새로운 메뉴 좀 개발하셨는데, 내려와서 좀 드시죠. ······응? 그건 뭐예요?”

성우는 암녹색의 로브를 걸치고 후드를 정리하고 있는 중이었다. 한호는 그 모습을 보더니, 2레벨 직후 얻었던 자신의 후드를 만지작거렸다.

성우가 판초 우의 같다고 말했던 한호의 물건은 몬스터에게 기척을 숨길 확률이 50% 증가한다는 옵션이 달려 있었지만, 아직 까지 그 빛을 본 적은 없었다.

“나도 비슷한 거 있는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나지? 그거 때깔이 장난이 아닌데요?”

한호의 얼굴에 잠깐 서러움이 스쳐지나갔다.

“고맙다. 먼저 먹고 있어. 조금 있다가 내려갈게.”

한호는 문을 닫고 나가려가 문득 돌아섰다.

“선배, 근데요, 이제 메인스트림 종료까지 3일 정도 남았잖아요? 우리 그동안 뭘 해야 될까요?”

한호의 물음에 성우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사냥해야지.”

“아하? 하아······.”

***

그렇게 3일이 지났다.

성우는 마을 일대의 몬스터 부락과 던전을 깡그리 토벌했다. 2개로 조직된 토벌대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으며, 평균 레벨 7을 달성했다.

성우 일행의 레벨은 그보다 조금 더 높았다. 한호가 9레벨이고 지수가 10레벨이었으니 말이다.

- 레벨 업 하셨습니다. (LV. 12)

그리고 마지막 날, 근처 교회의 코볼트 무리를 소탕하고 나자, 성우는 마침내 12레벨을 달성했다.

“이렇게 해서 언제 15레벨을 찍지?”

사신의 낫을 찾으라는 ‘전용 퀘스트’의 첫 번째 조건은 15레벨이었다. 12레벨까지 꼬박 3일이 걸렸으니 앞으로의 성장은 더욱 어려울 것이었다.

- 레벨 업 카드를 선택하세요.

1) 능력치 (랜덤)

2) 스킬 (랜덤)

3) 아이템 (랜덤)

4) 기타 (랜덤)

5) 근력 수치 3만큼 상승 (확정)

처음 학교 밖으로 나왔을 때처럼 근력 수치를 3이나 올려주는 확정 항목이 나왔다. 이러면 두말할 것도 없이 5번이었다.

- 근력 수치가 상승합니다. (+3)

근력이 13(+6)에 달하자 맨손으로 철제 의자의 다리도 가볍게 우그러뜨릴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때, 성우의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우우웅―

“아, 무음으로 해놔야겠네.”

얼마 전부터 진동이 거듭되고 있었다. 이전에 안전 구역으로 가는 사람들을 경고하기 위해서, 그리고 비밀 연락을 위해서 올렸던 커뮤니티 게시물이 원인이었다.

[12] 안전 구역 신중하게 찾아갑시다.

- 작성 : kor-157 │ 조회 : 17,456

H아파트 관련한 첫 번째 글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누군가 순수한 마음으로 선의를 베풀 거라는 생각은 웬만하면 접고 다른 집단 아래 들어갈 땐 신중해지시길 바랍니다. 목숨을 노리고 호의를 베푸는 척 하는 놈들, 제가 제대로 겪었기 때문에 괜히 훈수 한 마디 남깁니다.

「댓글 : 112」

바로 이 게시물에 현재 댓글이 112개나 달려 있었고, 계속해서 달리는 중이기도 했다.

성우의 말이 맞았다는 걸 넘어서, 성우가 사람들을 구했다는 내용이 퍼지자, 게시물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동시에 기존에 달렸던 부정적인 댓글에 대한 응징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인터넷 공간에서 흔히 벌어지던 ‘성지순례’의 현장이 재현되고 있기도 했다.

─ 김경찬123 : 157님 말씀처럼 사람 함부로 믿지도 말고 함부로 판단하지도 맙시다. 일찌감치 깨달은 분이네요. 그런 의미로 성지순례합니다.

─ 구미은혜@304구해주세요 : 성지순례합니다. 제발 꼭 살아남게 해주세요. 엄마아빠 돌아오게 해주세요

─ 겜블러 팍 : 성지순례 왔습니다 제발 다음 아이템 1등 나오게 해주세요 제발요!

─ 동네 활쟁이 : 솔직히 이분이 진짜 영웅 아닌가요? 나는 이분 놔두고 영등포 검사 그 분이 왜 그렇게 칭송 받는지 모르겠음! 성지순례요^^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도 농담 같은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있다니······. 성우는 어이가 없었다.

‘이상한 사람들만 살아남은 게 분명해.’

물론 가족을 찾는다는 댓글과 게시물도 꾸준히 올라오는 중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똑같은 내용들이 멈추지 않고 몇날며칠 째 반복되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가족을 찾지 못한 이들은 결국 어디에선가 새로운 삶을 꾸려가야만 했다.

이곳, 마을의 생존자들 역시 그랬다. 새로운 삶을 위한 새로운 역할이 배정되고 있었다.

김 병장, 인호의 경비대는 미술관 옥상에서 경계근무를 섰다. 몬스터가 출연하면 언제든 알리 수 있게 사이렌 확성기까지 구비해둔 상태였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 아래에서, 생존자들은 미술관 건물 인근을 바쁘게 오고가는 게 보였다.

“에이, 거기서부터 가르시면 그 가죽 못 써요. 자, 이쪽 끝을 도려내고 이렇게······.”

무두장이나 대장장이 같은 직업을 뽑은 이들이 광장 한쪽에 작업대를 마련했다.

그들은 토벌대가 잡아오는 몬스터 시체를 해체하며 털과 가죽을 골라내는 작업을 하는 중이었는데, 아직 미숙했기에 머리를 맞대서 연구 중이었다.

“이번엔 꽤 잘 벗긴 것 같습니다.”

“어디 봐······ 오, 최고인데? 이걸로는 방어구 만들어도 되겠다. 아직 상점 못 찾았다고 하던데, 토벌대한테 도움 좀 되었으면 좋겠네.”

그리고 그들이 뽑아낸 가죽은 방어력이나 마법 방어력 등, 특별한 효과가 추가되었다.

언젠가는 ‘자이언트 트롤’의 가죽도 벗겨낼 예정이었다만 아직은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고, 트롤의 사체에서 피만 뽑아낸 뒤, 비행단의 격납고에 잘 숨겨둔 상태였다.

한편으로 한호의 어머니, 은희는 음식 관련 직업군과 함께 육류를 부위 별로 해체하고 조리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우리가 조리하면 기본적으로 누린내가 날아가는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신경 쓰지 않으면 버프 효과가 잘 안 담겨.”

“맞아요. 결국 애정을 듬뿍 담아서 손맛을 넣어야 좋은 음식이 되는 것 같아요. 이번엔 한 번 구워볼까요?”

사냥을 나가는 토벌대에게 능력치에 버프 효과를 주는 음식을 챙겨주는 것 역시 조리사들의 일과 중 하나였다.

그리고 몬스터의 가죽으로 만든 방어구, 버프 효과를 주는 음식 등, 든든한 지원을 받은 토벌대는 안정적인 사냥을 이어갈 수 있었다.

“경수 씨, 토벌대 2조 브리핑 끝났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부터 팔달문 방향으로 사냥 나갈 예정입니다.”

피투성이가 된 토벌대가 복귀한 뒤 경수에게 보고했다. 프론트에 앉아 있던 경수가 그들에게 회복 물약을 챙겨주었다.

“고맙습니다. 아, 그리고 새로운 던전도 발견했어요. 사거리 쪽 상가인데, 거미 던전 같아요. 성우 씨 없이 우리끼리 공략 가능한 던전으로 보이는데, 이따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도 다친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네요. 들어가서 푹 쉬세요.”

던전이나 상점 같은 특별한 구역의 탐색도 꼭 필요한 작업 중 하나였다. 가장 가까운 상점을 누군가 파괴해버렸으니, 돈이 아무리 많아도 아이템을 살 수 없는 상태였다.

“대장님, 북쪽에서도 상점 아이콘을 발견 못했어요. 내일은 대로변 말고 골목길도 찾아볼게요.”

이렇듯, 어느 정도 체계가 마련되어 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런 환경 속에서 어렴풋한 안정감이 느끼고 있는 듯 보였다.

물론 게임이 시작되기 전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두려움에 밤잠을 설치던 며칠 전과는 또 달랐다.

그러나 성우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 게임이 그런 걸 쉽게 허용할리 만무하지.’

어느덧 메인스트림이 시작된 지 7일째가 다가오고 있었다.

성우는 시계를 바라보며 첫 번째 메인스트림 종료를 기다렸다. 분침이 자정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잠시 후······.

- 현 시간 부로 메인스트림 ‘CHAPTER 1 : 여전히 길고 어두운 밤’ 이 종료되었습니다.

* 골드 획득 2배 이벤트가 종료됩니다.

* 지역 이동 제한이 풀립니다.

마침내 끝이 났다.

그리고 새로운 공지사항이 떠올랐다.

[메인스트림 시작 안내]

- CHAPTER 2 : 큰 운명을 맞이할 때

모든 생존자 여러분께, 두 번째 줄기에 당도한 그 강인함에 찬사를 보냅니다.

지난 기나 긴 밤 동안 또 다시 많은 생명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살아남은 이들은 결구 쉽게 꺾이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지셨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계실 겁니다.

그리고 잠깐 숨을 돌릴 수 있는 순간이 올 때, 여러분은 한 가지 의문을 품기 시작할 겁니다. “이 세계는 나에게 어떤 운명을 강요하는가?”, “이 게임의 목적은 무엇인가?” 여러분! 곧 그 해답을 향한 길이 열립니다.

그리고 이제 그저 살아남는 걸 넘어서 세계에 맞설 수 있는 힘을 기를 때입니다!

[주의사항(중요)]

1) 해당 이벤트는 20일간 진행되며, 모든 통행 제한이 풀리고 골드 획득 이벤트가 종료됩니다.

2) 세계 곳곳에 엄청난 보상을 주는 ‘레이드 보스 몬스터’가 출연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안전 구역을 공격해올 것입니다!

3) 이후 업데이트 예정인 <천사/악마의 진영 선택>의 전조가 시작됩니다. 세계 곳곳에 흩어진 두 ‘절대 종족’의 흔적을 찾아보세요!

“또 시작이다.”

“이번엔 또 뭘까······.”

모든 사람들이 그 메시지를 바라보며 수군거렸다. 성우는 장문의 메시지 안에서 두 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첫째, 레이드 보스

둘째, 천사와 악마

‘저 두 가지 이번 메인스트림의 핵심 키워드······.’

그때 한호가 성우를 찾았다.

“선배! 어플 좀 들어가 보세요!”

“왜?”

“방금 랭킹이 열렸어요! 지역 랭킹이요!”

······랭킹?

생각해보니 <플레이어 가이드북>에는 랭킹이라는 카테고리가 존재하긴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집계 중’이라고 뜬 채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였었다.

성우는 즉시 어플리케이션을 실행시켰다.

━ 플레이어 가이드북

[1. 공지사항(NEW)]

[2. 플레이어 랭킹(집계 완료)]

[3. 자유게시판]

[4. 경매장]

[5. 악마 진영 전용(권한 없음)]

[6. 천사 진영 전용(권한 없음)]

[7. 개인 방송국(준비 중)]

2번, 집계 완료, 열려있었다.

[KOR 서버 랭킹(1페이지)]

1) 한강석 (LV. 15)

2) 영등포 검사 (LV. 13)

3) kor-157 (LV. 12)

4) DOCTOR-000 (LV. 12)

5) DOCTOR-002 (LV. 12)

첫 번째 페이지는 5위까지였고, 그 아래 3페이지까지 총 15명만 공개된 상태였다.

성우는 한국 서버에서 3위에 랭크되었다. 그 외에 익숙한 닉네임인 영등포 검사가 한 단계 위인 2위였다.

‘1등의 레벨이 15라고? 대체 어떻게?’

아무리 생각해도 15레벨은 도통 짐작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11레벨에서 12레벨까지 올리는데 꼬박 3일이 걸렸을 정도이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4위, 5위 역시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는데, 닉네임을 맞춘 게 분명했다. 같은 집단에 상위 랭커가 2명이 있다는 것도 엄청난 일일 테니 말이다.

‘······닥터라?’

그렇게 성우가 고민하고 있을 때, 한호가 또 다시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서, 선배! 커뮤니티! 커뮤니티 보세요!”

“뭔데, 왜 이렇게 오버해?”

“랭킹 2위, 영등포 검사, 그 사람이······ 여길 오겠다는데요?”

“······응?”

“커뮤니티에 공개적으로 글을 올렸어요. 선배를 만나고 싶다고요.”

영등포 검사, 한국 서버 최고의 네임드가 굳이 성우를 찾아온다고? 그것도 지역 제한이 풀리자마자?

“또 무슨 수작을 시작하는 것 같은데.”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문명이 붕괴된 시대, 이타적인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영등포 검사, 누군가 접근해오는 건 바라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방해물을 제거하려고 한 흡혈귀들······.

군대에 들어오라던 군인들······.

“또 귀찮아지네.”

성우는 벌써부터 골치 아파지는 게 느껴졌다. 놈은 무엇을 원할 것인가? 그리고 그걸 거절할 경우, 어떻게 나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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