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네크로맨서-40화 (40/244)

# 40

14) 변해버린 세계의 변해가는 사람들 - 1

부대는 황량했다.

연병장에는 엄청난 수의 몬스터 사체가 쌓여 있었다. 그리고 막사의 한쪽에는 포단과 판초 우의로 싸인 시체들이 줄지어 있었다. 군인들이었다.

이 부대를 지켜내기 위해 거의 등가에 가까운 희생을 치렀다는 걸······ 전사자들이 증언하고 있는 듯 했다.

“영내에 상주하는 병력은 거의 없을 겁니다. 집단 퀘스트 때문에 중대 단위로 토벌 작전에 투입되거든요.”

김 병장은 성우를 부대 내로 인도하며 설명했다. 부대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지만 수비하는 병력은 없었다.

“사실 이제 편제 구분을 하는 것도 무의미한 게, 살아남은 병사 수가 이백 명도 안 될 겁니다.”

보통 1,500명 이상의 병력으로 구성되는 연대 급 부대에 생존자가 200명에 불과하다니, 그간 얼마나 큰 희생을 치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 병장이 말하길,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백 마리에 이르는 고블린들이 대대 막사를 습격했다고 한다. 성우가 처음으로 마주한 고블린이 한 마리에 불과했던 걸 생각하면, 비교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마치 주요 군사 거점을 기습하는 것 같은 움직임이었어요. 생각해보면, 이딴 일을 벌이는 게 누군지는 몰라도 어차피 망칠 거면 군대부터 집중적으로 조졌겠죠.”

성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 있습니다. 총화기가 사용 불가능하게 된 것부터 그런 의도가 있겠죠.”

인류의 무력이 완전히 말소된 채 생존 게임이 시작되었다. 이 게임은 처음부터 그렇게 기획된 것이다.

그리고 그 엄청난 난이도의 말살 계획에서 살아남았기에, 특별한 보상으로 <우국충정의 가시밭 길(히든)>이라는 괴상한 시너지가 부여된 게 아닐까 싶었다. 이 게임은 언제나 그런 식이었다. 변수가 변수를 만들어낸다.

“여기입니다.”

어느새 부대의 본청 건물에 도착했다.

위병소는 아무도 지키고 있지 않았지만 이곳에는 경비병이 있었다.

아무래도 부대 외곽을 전부 경계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모든 병력이 본청에 머물고 있는 듯 했다.

“누, 누구냐!”

일병이 검을 뽑아들며 외치자 그 옆에 서 있던 상병이 석궁을 들어 올려 일행을 겨누었다.

“자, 모두 무기 내려놓고 벽으로 붙으세요.”

성우는 통성명도 없이, 스켈레톤부터 내세워 무력시위를 시작했다. 그리고 거구의 스켈레톤들은 언뜻 보더라도 경비병 따위가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헉! 저게 뭐야?”

“······대대장님?”

“어, 그쪽은 1중대 김 병장 아저씨 아닙니까?”

그들은 이내 일행 속에 섞인 군인들을 알아봤고, 김 병장이 경비병들을 향해 다가갔다.

“자자, 시키는 대로 무기 내리고 벽으로 붙으세요.”

여기에 김 병장의 설득까지 이어지자 본청의 모든 부대원들은 순순히 길을 텄다. 아니, 꼬리를 내리고 비켜설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본청 3층에 도착하자, 무려 12명의 경호원이 연대장 집무실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덜그럭! 덜그럭!

하지만 성우가 거대한 수인 스켈레톤 앞세워서 나타나자 서로의 눈치를 보더니······.

“사, 살려만 주십쇼.”

“아무 짓도 안하겠습니다.”

무기를 버리고 투항했다. 연대장이 항시 끼고 있는 졸개들이라 그런지 레벨도 낮고 패기도 없었다.

하지만 이 정도만 되더라도 연대장이 부여할 수 있는 ‘패널티’가 있으니 반란을 억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놈의 시스템이란 게, 원체 그렇게 비합리적인 경우가 허다했으니 말이다.

“김 병장님, 이 사람들을 전부 묶어서 아무데나 처 넣어두세요. 박 중령님은 앞장서시죠.”

박 중령은 그 상황에서도 한 마디 말도 없이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성우는 그를 앞세워 연대장 집무실로 들어갔다.

***

“······자, 들게.”

성우는 웨어 울프 스켈레톤 두 마리를 등 뒤에 세워서 위력을 과시를 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도 부관을 시켜서 국화차를 내어주는 걸 보아하니 이 양반이 얼마나 자존심이 드센지 알 것 같았다.

성우는 다리를 꼰 채 찻잔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자신의 목숨을 노린 장본인이 앞에서, 그가 타준 차를 마시고 싶을 리 없었다.

“우리 병사들이 반역을 저지를지는 몰랐군.”

성우는 눈을 돌려 그의 집무 책상 위에 떡하니 올라가 있는 석궁을 바라보았다. 설마 저것도 나름 위력 시위인가? 웃기지도 않았다.

“······.”

“박 중령, 자네도 눈치 못 챘나? 응? 무슨 징조라도 있었을 거 아닌가? 이건 진짜 쪽 팔린 일이야.”

“죄송합니다.”

박 중령은 연대장의 왼 쪽에 서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성우가 입을 열었다.

“알만 하군요.”

“······응?”

“제가 볼 땐······ 부대원 전체를 사지로 몰아넣고서, 살고 싶어서 다른 선택을 한 병사들을 반역이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인 것 같네요.”

하지만 연대장은 깍지를 낀 채 피식 웃었다.

“사지로 몰아넣어? 그건 엄연히 작전이었다.”

그가 차로 입술을 적신 뒤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가 살아남은 건 초동대응이 빨랐기 때문이다. 영내에 생긴 괴물 소굴에 즉각 병사들을 투입해서 소모전이 되더라도 몬스터들을 깡그리 잡았다. 그리고 무너진 사기를 회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방법을 찾았을 뿐이지.”

“아, 그 방법이 우연히 얻은 시너지 입니까? 억지로 구속하고, 명령을 듣지 않으면 불에 타는 통증을 내린다는 그거?”

그의 목덜미가 점점 붉어져갔다.

“······그 결과 본청에서라도 방어진지를 확실하게 구축할 수 있었다. 다른 부대? 인근에 다른 연대나 해병대 사령부도 주둔지 방어에 실패했다. 이건 전쟁이라고. 병사를 전장으로 출전시키는 건 당연한 일이야. 그게 설령 아군에게 총부리를 들이미는 걸 지라도 말이야!”

성우는 소파에 등을 기대며 고개를 저었다.

“아뇨. 이건 전쟁 따위가 아닙니다.”

“······뭐?”

“누구랑 전쟁을 치루고 계시죠? 그 상대도 전쟁이라고 여긴답니까?”

연대장의 말문이 막혔다.

“이건 그저 생존 게임입니다. 우리는 게임판 위에 말 정도 되겠죠.”

“······.”

“자,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죠. 처음에는 협조를 요구하더니 음, 결국 저를 죽이라고 명령했다고 들었습니다.”

연대장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이다. 너는 언젠간 골칫거리가 될 게 분명했으니 말이다.”

이 상황에서 저렇게 당당하게 말하다니, 정말 하나 같이 뻣뻣한 인간들이다.

“면전에 대고 이렇게 말 할 정도라면 아직도 그 생각, 당신의 뜻에 맞지 않으면 제거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겠군요.”

“그게 올바른 길이니까. 너 같은 존재는 앞으로 일어설 대한민국의 잠재적인 종양 세포나 다름없지. 너뿐만 아니라 영등포 그 놈을 비롯해서 사조직을 만드는 놈들은 전부 제거 되어야만 한다.”

성우는 그의 두터운 눈매에서 굳은 의지를 넘어서 질긴 고집을 발견했다.

“좋습니다. 일전에 말씀드린 대로 독립을 희망하는 병사들을 시너지에서 해방시켜주고, 골드만 넘겨주시면 메인스트림 종료 후 이 지역을 떠나드리죠. 그 뒤에는 이 동네를 알아서 잘 가꾸시면 됩니다.”

물론 장담할 수 없는 약속이었다. 다만 순순히 골드를 받아내기 위해서 입에 발린 말을 한 것이다. 시체에서는 골드를 빼낼 수 없으니 말이다.

연대장의 눈에 깊은 분노가 일렁거렸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협상의 고삐는 성우가 쥐고 있었고 다른 여지가 없었다.

“얼마면 되겠나?”

“전부입니다. 집단 퀘스트를 하고 지급 된 골드 전액을 주십시오.”

“······좋아. 그럼 약속대로 화성과 수원 일대에서 떠나야 된다. 그런데 병사는 그냥 두면 안 되겠나? 나에겐 병사가 필요해. 아니, 화성시를 위해서 필요해.”

성우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안 됩니다. 그 악랄한 시너지가 해제되는 걸 확인하지 않으면 협상은 없는 겁니다. 협상이 결렬되면······ 연대장님이 말씀하신 전쟁이 있을 수도 있죠.”

그건 분명한 협박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성우 등 뒤의 스켈레톤이 조금 움직인 것 같기도 했다.

“젠장. 그래. 이리 와서 내 손을 잡게.”

골드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신체 접촉이 필요했다. 연대장이 성우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성우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쪽으로 오시죠.”

단순한 자존심 문제는 아니었다. 연대장의 책상 위에 석궁도 신경 쓰였을 뿐만 아니라 책상 아래에 어떤 무기를 숨기고 있을지 몰랐다.

연대장은 잠깐 동안 머뭇거렸다. 무슨 속셈이 있었던 건지, 아니면 자존심을 굽히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한 건지는 몰랐지만, 그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성우를 향해 천천히 걸어와 손을 내밀었다.

- 상대가 가진 골드 : 45,688

김 병장의 말에 따르면, 부대원들에게 매일 부여되는 ‘집단 퀘스트’를 완수할 시, 그에 따른 보상은 오로지 연대장에게 지급되었다고 했다.

또한 토벌대가 사냥을 통해 얻은 골드를 간부들이 수거해갔다고 했는데, 그중 상당량이 연대장에게 흘러들어갔을 것이었다.

‘적지 않은 양이긴 하지만 겨우 이거 밖에?’

그런 점에서 연대장이 지니고 있는 골드는 생각 외로 적은 편이었다. 역시 성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골드를 벌고 있는 것일까?

- 45,688 골드를 받았습니다.

“한 가지만 더 여쭤보죠. 혹시 강 중사가 가지고 있던 ‘수인화 앰플’은 어디서 나신 거죠?”

강 중사가 그걸 주사한 뒤 웨어 타이거로 변했다. 이 대위가 죽기 직전에 기겁한 걸 보면, 간부들은 그 소재를 알고 있는 듯 했다.

“······그걸 내가 왜 말해줘야 되지?”

“뭐, 그게 아니라면 지역을 떠나겠다는 생각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제가 사실 딱히 갈 곳도 정해두지 않아서······.”

이미 골드도 전부 넘겨받았겠다, 성우는 대놓고 배짱을 부렸다. 그러자 연대장이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성우가 아무리 존댓말로 조곤조곤 말한다고 하지만, 눈앞에 거대한 스켈레톤 두 마리가 떡하니 서 있으니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나도 정체는 모른다. 스스로를 ‘방문판매상’이라고 부르더군. 상점에서도 구할 수 없는 아이템을 팔겠다고 해서,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샀을 뿐이야.”

그런데 생각보다 술술 불기 시작했다. 그러는 한편, 성우와 스켈레톤을 번갈아 바라보며 무언가를 재는 듯 보이기도 했는데, 어딘가 불안한 기색이 느껴졌다.

뭔가 수상하다.

“방문판매상이라······. 어디에 있는 사람들입니까?”

연대장이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모른다. 나 역시 이것저것 캐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더군. 음침하고 이상한 놈들이었어. 뭐, 옷차림까지 말해줘야 속히 좀 편하겠나?”

“옷차림은 아니더라도 특정할 만한 게 있을까요?”

“글쎄······. 아, 온갖 물건을 늘어놓고 판촉을 해대는데, 내가 의심을 거두지 않자 이런 말을 했지. 룰렛의 우연에 의존하는 건 무능하고 아둔한 짓이라고 했나?”

성우는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말이었다.

“······그게 자신들의 캐치 프레이즈라고 했어. 자신들은 랜덤이 아니라 확실한 거래를 한다고 말이야. 그 말을 듣고 구매를 결심해서 기억하고 있지.”

그래, 중고차 매매단지의 상점, 그 상점을 부숴 놓은 이들이 벽에 써 놓은 글씨였다. 설마 동일인물이란 말인가?

‘방문판매상이라? 대체 뭐하는 놈들이지?’

성우는 새로운 의심을 품은 채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시너지 잊지 마십쇼. 제가 김 병장한테 확인할 겁니다.”

성우는 연대장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마른 침을 삼키는지, 그의 울대가 상하로 크게 흔들렸다. 성우는 몸을 돌려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때였다.

“어이, 잠시만 기다리게.”

끼익!

연대장 집무실에는 화장실이 있었는데, 그곳 문이 열리며 누군가 튀어나왔다. 분명 차를 내온 뒤 뒤쪽 문으로 나갔던 부관이었다.

픽!

그가 성우를 향해 석궁을 쏘았다.

쩍!

하지만 석궁은 무언가에 가로막혔다. 성우의 왼쪽 하박, 정확히는 뼈로 만들어진 건틀렛에 화살이 박혔다.

“이럴 줄 알았죠. 근엄한 척은 잘 하시지만 본인 눈동자는 천박하게 흔들린다는 걸 모르시네요.”

회심의 일격이 실패하자 연대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부관은 서둘러 석궁을 장전하기 시작했고, 연대장 역시 책상 위에 올려둔 석궁을 향해 손을 뻗었다. 옆에 서 있던 박 중령은 품에서 작은 칼을 하나 꺼냈다.

하지만 성우가 더 빨랐다. 그는 곧장 리피팅 크로스보우를 들어 올려 난사했다.

픽! 픽! 픽! 픽! 픽!

“으! 으! 윽!”

“컥!”

세 사람이 우르르 쓰러졌다.

- 플레이어를 살해하여 10,000골드를 얻었습니다.

- 플레이어를 살해하여 12,000골드를 얻었습니다.

그중에서 두 명이 즉사했다. 부관과 박 중령이었다. 성우는 새삼 느꼈다. 역시나 사람을 죽이는 건, 몬스터를 잡는 것보다 훨씬 큰 보상이었다.

애초에 살려둘 가치가 없는 인간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수작을 부리기까지 하다니, 어쩔 수 없이 보다 가치 있는 존재인 골드로 바꿔줄 수밖에 없다.

“흐으······. 흑!”

연대장은 아직 살아있었다. 그는 신음하며 군복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건 동그란 물체였는데, 언뜻 봤을 땐 수류탄처럼 보였다. 물론 수류탄과는 좀 달랐다.

“큭, 가까이 오지 마! 이건 폭탄이야!”

“폭탄?”

“그래. 내, 내가······ 너 같은 놈한테 대비 안 했을 것 같아? 응? 방문판매상 쓸모 있는 걸 많이 가지고 왔더라고. 이건 ‘심연 농축액’이라는 물건이다! 오크 놈들한테 테스트 해봤는데 이 방에서 터지면 너도 나도 즉사야.”

“심연이라······. 어디 터뜨려봐.”

“······뭐?”

“이번엔 어떤 향일지 궁금한데?”

성우는 그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심연이라, 성우에게는 꽤나 구미를 당기게 하는 단어였다. 오크 추장이 방출했던, 그 오묘한 짜릿함을 기억했다.

표정 변화 없이 다가오는 성우의 모습에 연대장은 뒤로 기어가며 바들바들 떨어댔다.

“오, 오지 마! 진짜로 죽는다!”

“괜찮다니까. 진짜로 빨리 해 봐.”

“이, 이 미친! 정신병자 놈이! 히이이!”

연대장은 눈을 꽉 감고 ‘심연 농축액’이라는 물건을 던지려는 자세를 취했다.

쨍그랑!

그 순간, 창문이 깨지며 웨어 타이거 스켈레톤의 머리통이 비집고 들어왔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연대장의 팔을 물어뜯었다.

콰득!

심연의 농축액을 쥐고 있던 팔이 통째로 뜯겨져나갔다.

“으아아아! 내, 내 팔! 으아아!”

“······역시 호랑이가 나무를 잘 타지.”

웨어 타이거 스켈레톤은 연대장의 잘린 팔을 뱉어내고 심연의 농축액만 골라내어 성우에게 가져왔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심연의 농축액

- 등급 : 불명

- 분류 : 플레이어 제조 아이템

- 효과 : 안전 핀 제거 후 일대에 ‘심연의 타액’을 터뜨립니다.

- 설명 : 고블린 50마리와 오크 30마리의 사체를 농축시켜 만든 죽음의 폭탄이니, 재수 없는 새끼가 있으면 한 방에 날려 보내십쇼. (제작자 직접 기술)

‘제조 아이템이라, 분명 누군가 만들어낸 물건이다. 어떤 집단이지? 설마 이놈들 역시 전용 퀘스트를 받고 물건을 팔고 다니는 걸까?’

뱀파이어 로드도 그렇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플레이어에게는 저마다 괴상한 전용 퀘스트가 부여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으으으······.”

“안 쓸 거면 내가 가질게. 그리고 당신······ 그 방문판매상이랑 그냥 아는 게 아닌 것 같은데?”

“쿨럭!”

“아직 죽으면 안 돼.”

웨어 울프 스켈레톤이 연대장의 뒷목을 잡고 들어올렸다. 그는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피가 발 아래로 질질 흘렀다.

성우는 그 상태로 그의 몸 곳곳을 수색했다. 핸드폰과 자동차 키, 그리고 수상한 열쇠가 하나 나왔다.

“열쇠라?”

이 시대에 쓰이는 열쇠는 무슨 용도일까? 성우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철체 캐비닛 하나를 발견했다.

철컥!

캐비닛 문이 열렸다.

“골드가 왜 이렇게 없는 했더니······ 전부 여기에 있었군?”

예상외의 보물창고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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