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네크로맨서-37화 (37/244)

# 37

13) 활주로의 보스 레이드 – 1

황금색 망치 모양의 아이콘이 떠 있는 곳, 이곳은 말 그대로 대장간이었다.

대장장이 같은 NPC가 따로 있는 건 아니었다. 마치 무인 가판대처럼 조합 테이블 하나만 떡 하니 놓여 있었다.

- 조합할 수 있는 물건이 있습니다.

1) 바다 정령의 눈물(재료) + 악마의 혈석(재료) + 엘더 슬라임의 액체(매개) = ???

* 필요비용 : 100,000 골드

조합할 수 있는 물건이 있으면 메시지로 알려주는 모양이었는데, 상점에서 얻은 ‘바다 정령의 눈물’과 오크 추장을 잡고 얻은 ‘악마의 혈석’이 메인 재료인 듯 보였다.

‘그리고 엘더 슬라임의 코어, 이런 게 있었지.’

그리고 히든 던전에서 얻은 ‘엘더 슬라임의 코어’가 두 아이템을 합칠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로 사용되었다. 성우는 가방에서 세 가지 아이템을 모두 꺼냈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엘더 슬라임의 코어

- 등급 : 희귀

- 분류 : 조합 재료

- 설명 : 엘더 슬라임의 코어이다. 두꺼운 껍질로 덮여 있지만 내부에는 무엇이든 녹이는 강산성이 응축되어 있다. 단단한 물체를 녹이거나 조합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조합 재료를 구비해두는 것도 중요하겠군.’

아마 엘더 슬라임의 코어 정도가 아니라면, 두 가지 전설 아이템을 융합시키지 못할 것 같았다.

성우는 세 가지 아이템을 테이블 위에 차례차례 올렸다. 그러자 다음 메시지가 떠올랐다.

- 비용(100,000)이 발생하며 파손 확률(2%)이 있습니다. 진행하시겠습니까?

“진행.”

10만 골드와 2퍼센트 정도야 당연히 감수할 수 있었다.

- 조합이 진행 중입니다. 안전을 위해 테이블에서 물러 서 주세요.

일행은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테이블이 진동하며 발광하더니, 테이블 위에 올려 둔 세 가지 아이템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플라즈마 형태가 되는 것처럼 형태가 뭉그러지고 사방으로 번져나가더니, 테이블의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우우웅!

이내 하나의 형태로 뭉쳐졌다.

- 조합이 완료되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건 바다 정령의 눈물의 파란색도, 악마의 혈석의 검은 색도 아닌, 보라 빛이 감도는 동그란 물체였다.

“뭐지? 서, 성공한 거죠? 혹시 막,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이런 메시지 안 떴죠?”

성우는 테이블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그 아이템을 천천히 집어 들었다.

[아이템 정보]

- 이름 : 혼돈의 결정체

- 등급 : 전설

- 분류 : 오브

- 효과 : 소지자에게 ‘혼돈’ 속성 부여, 마나 상승(+500), 마나 회복(+250%), 공격 시 마나와 생명력을 동시에 강탈(3%)

전혀 다른 느낌의 두 아이템이 합쳐지며 말 그대로 ‘혼돈’ 속성의 아이템이 탄생했다.

‘혼돈? 악마와 뭐가 다른 거지? 쉽게 얻을 수 없는 특별한 개념은 확실하다.’

한편으로 등급은 여전히 전설이었지만, 이전의 전설보다 한 단계 위의 옵션이 분명했다.

더군다나 이전에는 마나를 모두 흡수한 뒤에서야 상대의 체력을 갉아먹는 단계를 밟았다면, 이제는 처음부터 두 가지 모두를 ‘흡수’한다. 흔히 말하는 ‘피 흡수’까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저도 조합이 뜨네요.”

다음은 지수 차례였다. 그녀는 ‘발화 숫돌’과 자주 사용하던 환도 한 자루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우우웅!

그러자 방금 전과 같은 현상들이 발생하더니, 한 자루의 검이 테이블 가운데에 나타났다.

지수는 칼을 집어 들더니 가볍게 휘둘러보았다. 그러고는 은근히 만족스러운 미소를 뗬다.

“강화된 발화 기능을 온-오프 할 수 있고, 피격 부위에 주변에 화상을 입힌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꽤나 유용하게 쓰던 발화 기능이 칼 자체에 내장된 것이었다. 더불어 몇 가지 추가 옵션까지 생긴 모양이었다.

반면 한호는 아쉽게도 조합 가능한 아이템이 없었다.

“또 나만, 나만 없어······.”

“상심하지 마, 너 칼 잘 던지잖아.”

“네?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인데요?”

“몰라. 위로할 말이 이것 밖에 생각이 안 났어.”

일행은 이곳의 위치를 표시한 뒤, 중고차 매매단지에 있는 상점으로 이동했다.

활주로의 보스를 잡으러 가기 전에 최대한의 무장을 할 생각이었다. 성우가 여전히 30만이 넘는 골드를 가지고 있었고, 지수와 한호 역시 결코 적지 않은 골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고차 매매단지에 도착한 일행은 모아 둔 돈을 한 푼도 쓸 수 없었다.

“······이게 뭐야? 이렇게 되면 못 쓰는 거죠?”

상점 역할을 하는 컴퓨터가 처참하게 박살나 있었으니 말이다.

“몬스터가 들어올까 봐 막아두고 간 게 소용없었네요.”

건물 입구에 차를 가져다 놓고 깨진 문을 가구로 막아두었는데, 그 정도로는 침입을 막을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성우는 반 토막 난 키보드를 집어 들었다.

“누가 일부러 벌인 짓 같은데.”

제 기능을 상실한 상점에는 누군가의 악의가 느껴지는 증거물들이 여럿 보였다.

딱 컴퓨터만 끄집어내 박살내버린 건 물론이거니와, 한쪽 벽에 칼로 긁어서 쓴 것 같은 글씨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수가 벽면을 손으로 쓸어내며 그 내용을 읽었다.

“······우연에 의존하는 무능한 인간들은 전부 죽어라. 멸종이 머지않았다. 곧 새로운 종족의 시대가 열린다.”

“아니 대체 누가, 왜 상점을 부수죠? 상점은 모두에게 필요한 장소 아닌가? 그 정도 그렇다고 해서 몬스터가 저렇게 완벽한 문장을 쓴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데?”

한호의 말처럼, 일행이 본 가장 똑똑한 몬스터는 코볼트였다. 하지만 코볼트의 어눌한 언어구사력을 봤을 때나, 글씨가 쓰인 높이를 봤을 때, 범인은 다른 종족으로 추정되었다.

“이거, 발톱 같은데.”

벽면의 긁어만든 글씨를 유심히 바라보던 성우가 말했다. 그가 파손된 모양을 보고 흉기를 판가름 할 정도의 법의학적 지식을 가진 건 아니었다. 다만, 깊게 파인 글씨 주변에 보이는 얕게 긁힌 자국들이 눈에 띄었다.

지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날이 여러 개 달린 물건으로 글자를 새기다가, 그 주변부까지 덩달아 긁힌 것 같은 모양이네요.”

물론 그 발톱이 어느 정도 사이즈이며, 어떤 짐승의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울버린도 아니고 무슨······ 말 하는 짐승이라니, 디즈니가 디자인한 게 아니라면 생각하기도 싫네요.”

일행은 그 현상을 의문으로만 남김 채, 결국 빈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일행의 다음 목적지는 생존자들이 모여 있는 시립 미술관, 일명 ‘마을’이었다. 한호가 자꾸 마을, 마을 거리다보니 셋 모두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일행은 그렇게 대로를 따라서 이동하던 도중, 한 무리의 군인들을 마주쳤다.

“성우 씨?”

그건 다름 아닌, 김 병장이 이끄는 토벌대였다.

“김 병장님 여기까지는 무슨 일이십니까?”

“아, 저희는 원래 꾸준히 주변 몬스터들을 토벌하고 있습니다. ‘집단 퀘스트’가 주어져서 이게 근무나 마찬가지죠. 철책 타고 위병소 서 있던 시절이 그리울 줄이야······.”

“집단 퀘스트요?”

처음 듣는 용어였다. 성우에게는 전용 퀘스트가 몇 번 부여되었을 뿐이니 말이다.

“예. 마치 일일 퀘스트처럼 저희 부대원 전체에게 하루에 몬스터 도합 몇 마리 이상을 사냥하라, 뭐 이런 퀘스트가 부여됩니다. 그걸 완수하면 연대장님께 통합 보상이 들어간다는데, 뭔지는 흠, 저도 잘 모릅니다.”

“그럼 병사에게 돌아가는 건 아무 것도 없는 겁니까?”

김 병장이 실소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퀘스트를 깨면 다음 날 공격력, 방어력 10퍼센트 증가 버프가 생겨서 살아남기 좋은 정도요? 근데 이게 확실히 체감이 다르긴 하더라고요.”

군인들이 어떤 사명을 가지고 몬스터를 토벌하는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건 아닌 모양이었다.

“그런데 고블린이나 오크 같은 놈들은 잡아도 잡아도 어디선가 계속 기어 나옵니다. 혹시 리스폰 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리스폰(Respawn)’은 게임 내에서 죽은 유닛이 특정 위치에 다시 나타나는 걸 뜻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한호도 고개를 끄덕였다.

“와, 진짜 그럴 수도 있겠네요? 애초에 얘들이 어디서 온 지도 모르잖아요? 안 보이는 곳에서 막 자동 생성 중인 거 아니에요?”

“하지만 제발, 제발 아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우리가 이렇게 죽어나가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그렇게 한탄하는 김 병장의 목에는 군번줄이 여러 개 걸려있었다.

그의 분대도 마침 마을로 복귀 중이라고 했고, 일행은 그들과 함께 이동하게 되었다.

“이 사태가 벌어지고 군에서 이탈하는 사람들은 없었습니까? 전부 가족을 찾으려고 했을 텐데요?”

성우의 물음에 김 병장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말도 마십쇼. 초반에 플레이어가 된 애들이 칼 한 자루 정도 쥐고 엄청 이탈했죠.”

“역시 그랬군요.”

“네 하지만 곧 정리되었습니다. 함부로 움직이는 게 위험하기도 하고, 집단 퀘스트를 수행하며 얻는 버프가 없으면 불안하기도 하고······ 사실 군대가 탈영을 그냥 놔둘 리가 없지 않습니까?”

군 내부에서 탈영을 방지하기 위한 어떤 조치가 취해진 모양이었다. 김 병장은 그 부분에도 불만이 있는 한탄하기 시작했다.

“사실 저도 헷갈립니다. 우리는 분명 군인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소모적으로 움직이는 게 옳은 건지 의문입니다. 지난 며칠간 제 동기들과 후임들이 절반 이상 죽어나갔습니다. 시발······.”

김 병장은 악다구니를 내뱉으며 이를 꽉 다물었다. 성우는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맨 처음에야 그렇다고 쳐도, 어느 정도 이 시스템에 적응한 다음에는 잘 대응할 줄 알았습니다. 나름 군대 아닙니까?”

성우의 말에 김 병장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참고 있던 울분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꽤 오랫동안 아무 것도 알지도 못하고 제대로 된 무기도 없이, 무작정 토벌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괴물은 군대가 대비하던 적과 완전히 다르니 전술이고 뭐고 없습니다. 그저 병사들을 던전으로 몰아넣을 뿐이죠.”

“······.”

“그리고 우리가 벌어들인 골드를 수거하고 커뮤니티도 이용하지 못하게······. 근데 제가 성우 씨에게 왜 이런 한탄을 하고 있을까요? 죄송합니다.”

군대 내에서 플레이어에 대한 강한 통제가 이루어지는 것 같았는데, 성우로서는 그게 정당한 것인지 아니면 잘못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저, 김 병장님? 제 짧은 생각이지만 지금 중요한 건 생존, 그러니까 자신의 목숨입니다.”

“······예?”

“군대는 지금 상황을 결코 통제할 수 없습니다. 통제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그저 제 직감일 뿐이니 그냥 넘겨 들어도 됩니다.”

구식의 체제와 방식으로 이 상황을 컨트롤할 수 없다. 그리고 그걸 이용한 어설픈 시도는 오히려 더 큰 희생을 치룰 수도 있었다. 지난 며칠 간 죽어나간 김 병장의 전우들처럼 말이다.

군대보다 차라리 영등포 검사가 만든 ‘길드’ 같은 집단이 더 큰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게 성우의 생각이었다.

김 병장은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성우 씨 직감이면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고민해보죠.”

이어서 김 병장은 제10전투비행단에 있는 보스 몬스터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전해주었다. ······몽둥이를 휘두르는 거인이라? 성우는 앞으로 있을 레이드를 준비하며, 그 정보를 차곡차곡 모아두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마을이 있는 화성 행궁 근처에 도착했다. 그런데······.

“으아아! 마, 막아!”

“틀렸어 안으로 도망 쳐!”

마을의 입구가 피 바다가 되어 있는 게 아닌가?

“성우 씨! 앞에!”

“전원 전투 준비!”

성우 일행이 칼을 뽑아들었고 김 병장의 분대는 좌우로 넓게 퍼졌다.

그들 역시 나름의 전투 체계가 있는지 양측 선두가 사각 방패와 한손 검을, 그 뒤의 중단에 선 4명이 창을, 후열의 4명이 활과 석궁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코 만만한 적이 아니었다.

“젠장, 저거 웨어 베어네요. 저희는 죽었다 깨도 상대 못합니다. 마주치면 무조건 후퇴가 대응 방법이었습니다.”

웨어 베어 세 마리가 시립 미술관의 입구를 공격하고 있었다. 이미 대여섯의 희생자가 발생한 모양이었는데, 한 마리가 그 중심에 앉아서 시체를 씹어 먹고 있었다.

습격을 당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경수를 비롯한 전투 직업군 몇 명이 건물 안쪽으로 후퇴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럼 쉬고 계시죠.”

그러나 성우는 이들 모두와 달랐다. 그에게는 그다지 껄끄러운 상대가 아니었다. 오히려 위기가 아니라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웨어 베어가 네 마리가 되면, 당장 다가올 레이드에서 엄청난 전력이 될 거다. 특히나 거인 같은 대형 몬스터에게는 더욱······.’

픽! 픽! 픽! 픽!

성우는 리피팅 크로스보우를 마구잡이로 발사하는 동시에 웨어 베어들이 모여 있는 곳, 미술관의 입구에 대강령을 시전 했다.

우어어어!

웨어 베어들이 기겁하며 포효했지만, 이내 놈들의 모습은 검은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다음 순간, 연기가 완전히 가시고, 피범벅이 된 웨어 베어의 모습이 드러났다.

뼈로 된 갑주를 입은, 뼈로 된 괴물들이 그 야수들을 찍어 누르고, 찢어발기고 있었다.

“말도 안 돼······.”

김 병장은 그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미 한 번 본 장면이지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억울했다.

무능하고 비효율적인 전투에 투입 되어 죽어간 동기와 후임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렇게 싸울 순 없어도······ 그렇게 싸워선 안 됐는데.”

김 병장은 자신이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고 생각했다. 고블린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칼을 휘두른 사람도 자신이었고, 간부들이 플레이어의 무기를 통제할 때, 병사들에게 야전삽을 꺼내서 싸우게 한 것 역시 자신이었다.

하지만 간부들은 플레이어가 얻은 무기와 골드를 수거하고 주둔지 탈환이라는 명목 하에 무리한 돌격을 명령했다. 그 상황에서 정신을 차렸다고 생각한 그는······ 그 명령을 묵묵히 수행했다. 그리고 수행하도록 후임들을 독려했다. 그는 나름 분대장이었으니 말이다.

“······.”

뭐가 문제였을까? 왜 그리 많은 이들이 무의미하게 죽어나갈 수밖에 없었을까?

‘그 명령을 따르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 맞았을까?’

곧 성우의 전투가 끝났다. 그리고 그는 엄청난 전리품을 얻었다. 방금 전까지 미처 날 뛰던 웨어 베어 4마리가 거대한 뼈가 되어 다시 일어선 것이다.

‘유성우, 저 사람은 다르다. 철저하게 효율적으로 살아남고 있다.’

뼈 갑주를 입은, 3미터에 달하는 크기의 네 마리의 곰이, 성우의 등 뒤에 우뚝 섰다.

[시너지 목록]

3) 야생의 폭군(1단계)

- 구분 : 종족 시너지

- 조건 : 곰과 생명체 4마리 이상

- 효과 : 상대 방어력 감소(-10%), 아군 방어력 상승(+10%)

성우가 김 병장을 돌아보았다.

“김 병장님, 준비 끝났다고 말씀해주세요.”

그 한 마디에, 김 병장은 자신들이 부족했던 점을 깨달았다. 고민과 준비 없이 마음만 앞섰던 탓이었다.

“활주로 탈환을 시작해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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