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네크로맨서-3화 (3/244)

# 3

(1) 지옥으로 변한 캠퍼스 – 2

스켈레톤은 성우의 직감에 따라 움직였다. 그 말인 즉, 의식적으로 컨트롤 하려고 하지 않더라도 성우가 원하는 행동을 알아서 행했다.

성우를 대신해서 두 마리의 고블린과 사투를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켁!

고블린 목덜미에서 단검이 뽑혀 나왔다. 조금 빗겨 맞았는지 치명상은 아닌 듯 했다.

끽! 끼에에!

그러자 고블린 두 마리 역시 되살아난 동족의 뼈를 향해 칼을 마구잡이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칼이라는 무기가 원체 살을 찢기 위해 고안된 무기이다 보니 큰 데미지를 주지 못하는 듯 했지만······.

콰직!

스켈레톤의 내구력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닌 모양이었다. 어설픈 공격에 오른쪽 팔꿈치가 작살나버린 것이다.

그렇게 외팔이 되어 버리자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성우는 초조했다.

‘이대로 그냥 보고 있다가는 또 다시 내가 싸워야 된다.’

직접 맞서 본 고블린은 그다지 까다로운 상대는 아니었다. 덩치도 어린아이 정도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여러 마리와 맞서는 건 무리다. 그리고 그럴 일은 애초에 만들지 말아야 된다.

‘제대로 된 무기 하나만 있었으면······.’

성우는 고개를 돌려서 민수 녀석을 쳐다보았다. 놈은 검을 양손으로 쥔 채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그 어설픈 꼬락서니에서는 여전히 의기 따위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검! 검 좀 줘봐! 빨리!”

성우의 외침에 민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더니 앞으로 내밀고 있던 검을 품안에 끌어안았다.

“뭐, 뭐? 왜?”

“빨리! 저 새끼들 처 죽이게!”

하지만 민수는 고개를 저었다.

“이거 내, 내 거야! 내가 뽑은 거라고!”

뭐? 성우는 황당했다. 사회성이 좀 떨어지는 녀석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런 상황에 그런 말도 안 되는 소유권 주장이라니?

“그럼 네가 좀 나와서 죽이던가!”

“······어?”

그러자 녀석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그래, 그건 싫다는 거지? 병신 새끼······.

하지만 성우는 억지로 달라고 하지 않았다. 저런 얼 타는 놈들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되레 피 볼 수도 있었다. 만기전역자의 경험 상 고문관은 건드리지 않는 게 상책이다.

“됐다. 그거 가져가서 감자나 깎아 먹어라.”

“······뭐, 뭐!”

성우는 이번에도 일체형 책상을 하나 들어올렸다. 그러자 한쪽 팔 밖에 남지 않은 스켈레톤이 기다렸다는 듯 옆으로 슥, 비켜섰다.

‘오, 이 자식, 알아서 합을 맞추네?’

끼에에!

성우는 두 마리의 고블린을 향해 책상을 내던졌다. 놈들은 육중한 책상에 얻어맞고 고꾸라졌다.

덜그럭―

스켈레톤이 그 틈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그리고 능숙하게 목과 배에 칼을 쑤셔 박기 시작했다.

푹! 푹! 푹!

- 고블린을 사냥하여 10골드를 얻었습니다.

- 고블린을 사냥하여 10골드를 얻었습니다.

총 두 번의 메시지, 두 마리의 고블린을 동시에 죽였고 강의실은 완전히 피바다가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전투가 끝나자, 외팔의 스켈레톤이 성우에게 어기적어기적 다가왔다.

덜그럭―

그리고 마치 칭찬을 원하는 강아지처럼 성우를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저, 미안한데 뭔가 기분 나쁘네. 다른 데 좀 쳐다봐줄래?”

아무리 아군이라지만 해골바가지가 들이대는 건 불쾌하다. 그러자 고개를 푹 숙인다.

‘설마 해골 주제에 실망한 건 아니겠지?’

텅 빈 두 개의 눈구멍에서는 어떠한 감정도 읽을 수가 없었기에 이러다가 갑자기 돌변하는 게 아닐까, 성우는 녀석의 눈치를 살폈다.

‘아, 눈이 없어서 눈치도 못 살피네.’

- 당신의 권능 아래 망자가 권속(眷屬)됩니다.

[권속 목록(3/3)]

1) 고블린 스켈레톤(LV.1)

2) 고블린 스켈레톤(LV.1)

3) 고블린 스켈레톤(LV.1)

* 개체별 상세 정보는 터치하세요.

* 최대 권속 수에 도달했습니다.

이내 고블린 두 마리가 스켈레톤으로 되살아났다. 그리고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내며 성우의 앞으로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그렇게 성우를 따르는 스켈레톤이 무려 세 마리가 되었다.

“서, 성우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니······.”

중년의 교수가 성우에게 물었다. 이 상황이 황당한 건 매한가지지만 그나마 성우가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한편 교수의 눈에는 의심이 담겨 있었다. 난데없이 출현한 괴물을 조종하는 사람이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성우 역시 이 모든 게 어처구니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성우는 말끝을 흐리며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했다. 그리고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강의실에 침묵이 흐르자 캠퍼스 전역에서 비명이 울려 퍼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창밖에서, 복도에서, 그리고 위층에서도 괴성과 비명이 뒤엉켜서 들려왔다.

“이런 일이 학교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같네요. 아니, 어쩌면······.”

“교수님! 겨, 경찰서에 전화가 안 가요!”

이름 모를 여 후배가 그렇게 외쳤다. 그녀의 말처럼 경찰에 연결이 되지 않는 건 재난 장르 영화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었다. 전국에서 전화가 폭주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 어쩌면 전 세계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건가?’

성우가 그런 의심을 하고 있을 때, 공황에 빠진 몇몇이 앞문을 열고 나가기 시작했다.

“여, 여기에 있으면 안 돼! 학교 밖으로 나가자!”

“맞아, 내 차, 주, 주차장으로 가자!”

성우가 생각하기에는 섣부른 판단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어? 으아아! 도, 도망 쳐!”

그들의 시선은 복도 끝에 닿아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작은 짐승의 괴성이 들려왔다.

덜그럭!

그러자 스켈레톤들이 뒷문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성우가 명령을 내리지 않았지만 성우의 무의식을 반영한 것이었다.

끼에에!

스켈레톤 세 마리는 학생들을 향해 돌격하는 고블린 두 마리의 옆구리를 덮쳤다.

그리고 복도 위에 뒤엉킨 채 개싸움을 벌이기 시작했고, 서로 밀고 잡아당기는 힘 싸움에서 스켈레톤의 뼈에 균열이 가는 게 보였다.

우드득!

아무래도 단순한 악력 싸움에서는 스켈레톤이 밀리는 감이 있었다. 힘을 발휘할만한 근육이 없었으며 무게도 덜 나가기 때문이었다.

“모두 도망가요! 여긴 제가 막고 있을 게요! 저, 정확히는 쟤들이!”

학생들이 우왕좌왕하며 반대쪽 복도를 향해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흩어지는 게 좋은 선택인지는 알 수 없었다만, 한 장소에 우르르 몰려 있는 게 상책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공포에 빠진 사람들을 묶어둘 수 있는 방법도 없을뿐더러, 성우가 그들을 보호할 의무도 없었다.

‘그래, 차라리 각자의 선택에 맡기는 게 옳다.’

그리고 성우 역시 나름의 선택을 내리기 위해 고민했다.

‘아직 모든 게 불투명하지만, 이 게임에 걸맞은 룰이 있다. 그 룰을 따라야 돼.’

자신에게 주어진 직업과 능력, 그리고 사냥감이라 칭할 법 한 몬스터의 출현······.

‘어쩌면 진짜 멍청하고 병신 같은 생각일 수도 있지만, 맞서 싸울수록 살아남을 확률이 올라갈 수도 있어.’

성우가 내린 선택은 도망치지 않고 싸워보는 것이었다. 대신해서 싸워줄 녀석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과감한 선택이었다. 만약에 전사 카드를 선택해서 검 한 자루를 받았다면, 분명 다른 선택을 내렸을 것이다.

푹! 퍽! 콰득!

성우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혈투를 지켜보았다. 이리저리 뒤엉켜서 쥐어뜯고 찌르는 게 전부였지만, 양측 모두 별다른 기술이 없기에 오히려 치열한 싸움이 이어졌다.

콰직!

그 순간, 스켈레톤의 목뼈가 박살나더니 그 두개골이 성우의 발아래까지 굴러왔다.

- 당신의 권속이 영원한 죽음으로 돌아갑니다.

“제, 제발 이겨라······.”

성우는 마른 침을 삼키며, 개싸움을 조마조마하게 바라보았다. 고블린 스켈레톤 한 마리의 성능은 살아 있는 고블린과 큰 차이가 없어보였다.

끽! 끼긱! 끼에에!

하지만 수적으로는 이쪽이 우위로, 애초에 유리한 싸움이었다. 스켈레톤 한 마리가 쓰러졌지만, 그 사이에 고블린 두 마리는 이미 걸레짝이 된 것이다.

- 고블린을 사냥하여 10골드를 얻었습니다.

- 고블린을 사냥하여 10골드를 얻었습니다.

“후, 자, 잘했다······.”

성우는 저도 모르게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진짜 게임이라고 볼 수 있을 법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 (LV. 2)

“레, 레벨?”

레벨까지 나오면 아주 대놓고 게임이란 소리다. 그리고 맞서 싸울수록 강해질 거라는 성우의 추측이 맞아 떨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성우는 설마 하는 심정으로 나직이 읊조렸다.

“······사, 상태창?”

그러자 정말로 눈앞에 홀로그램 창이 떠올랐다.

[플레이어 프로필]

- 이름 : 유성우

- 레벨 : 1

- 직업 : 네크로맨서

- 능력 : 근력(5), 민첩성(5), 체력(5),

- 보유 골드 : 50

그런데 능력치 분배를 위한 포인트 같은 건 어디에도 없었다. 게임이라 함은 레벨이 올랐을 때, 으레 그런 게 주어지지 않던가?

그리고 그 의문은 직후 나타난 시스템 창에 의해서 해결되었다.

- 레벨 업 카드를 선택하세요.

1) 능력치 (랜덤)

2) 스킬 (랜덤)

3) 아이템 (랜덤)

4) 기타 (랜덤)

5) 근력 수치 상승 (확정)

눈앞에 총 다섯 개의 카드가 나타났다. 5번을 빼면 전부 뒷면이었는데, 이걸 통해서 능력치를 강화하거나, 스킬을 배우거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 랜덤······.”

그런데 대부분이 랜덤이었다. 마지막 5번 항목이 확정 능력치이기 했다만, 운이 상당히 중요하단 걸 초장부터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성우는 고민 끝에 2번 ‘스킬’ 항목을 선택했다. 스킬은 대부분의 게임 속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니, 대체 뭐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반쯤 도박이라고 생각하고 지른 것이었다.

- 최대 권속 수가 (+1)만큼 증가합니다.

그러자 시체 더미에서 스켈레톤이 일어서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1마리가 증가해서 총 4마리였다.

덜그럭―

- 마나가 아주 조금 남았습니다.

“······마나?”

아무래도 스켈레톤 소환, 즉 스킬을 사용할 때 마나라는 게 필요한 모양이었다. 성우가 마나를 떠올리니 어떤 게이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 마나 (3/30)

조금 지나니까 마나가 4로 올랐다. 한 마리 소환에 그리 많은 마나가 필요한 것 같진 않았다.

“너희 그리 비싼 놈들은 아니구나?”

그러자 고블린 네 마리가 일제히 성우를 올려다보았다.

“역시 기분 나쁘네. 저기, 미안한데, 눈 깔아줘······.”

녀석들은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래, 잘했어.”

***

성우는 고블린과 난전 이후 혼자 남겨졌다. 정확히는 해골 4마리와 남겨졌다.

그는 차가운 철문에 머리를 대고 있다가 땠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였는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긴장이 계속되자 위산이 역류하는지, 속이 쓰려왔다.

“후, 좋아, 정신 차려야 산다. 얼 타면 더 실수하는 거야. 그래, 뭐가 어떻게 굴러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좋았잖아?”

성우는 그렇게 다짐했다. 낯선 환경에 놓이더라도 정신 바짝 차리고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이 보다 잘 살아남는 법이라는 걸, 전역한지 얼마 안 된 성우는 잘 알고 있었다.

군대라는 낯선 환경에 던져진 수많은 신병들 가운데, 적응하고 신뢰 받는 이들과 그렇지 못하고 고문관으로 전락하는 이들의 차이점을 말이다.

“······일단 살아남자. 그거 하나만 생각해야 돼.”

그는 텅 빈 복도를 타고 울려오는 괴성을 들으면서 제 뺨을 툭툭 때렸다. 그리고 심호흡을 세 번이나 했다.

“후, 정신 바짝 차리고 여길 탈출하는 거야.”

강의실은 인문사회과학관 4층에 위치했다. 성우는 창문 너머로 캠퍼스의 상황을 살폈다.

건물 아래 카페 거리에 시체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괴성을 지르며 돌아다니는 고블린들이 십여 마리······.

“젠장, 여기가 그나마 상황이 좋은 거구나. 섣불리 내려가면 안 되겠네······.”

하지만 언제까지 여기 있을 수는 없었다. 성우는 스켈레톤 무리를 앞세워서 조심스레, 한 층 아래로 내려갔다.

“으악!”

그때, 누군가 3층에서 튀어나오다가 깜짝 놀라며 단검을 휘둘렀다. 그 단검이 스켈레톤 한 마리의 두개골에 구멍을 내었지만 그뿐이었다.

“······어, 성우 서, 선배!”

“아, 한호야.”

단검을 든 남자는 다름 아닌 한호였다. 성우는 반가운 얼굴을 마주하자 뭔가 한 시름 놓이는 걸 느꼈다. 하지만 한호는 여전히 경계가 만연한 표정이었다.

“이, 이것들은?”

“아, 괜찮아. 그게 뭐라고 해야 할까, 내 보디가드?”

“······예?”

성우는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한호야 혹시 너도 직업 카드 골랐니?”

“아, 카드? 아, 맞아요······ 저는 도적이에요.”

“하필 그딴 걸······. 몇 성이야?”

한호는 벌벌 떨면서도 성우의 질문에 골똘히 고민하기 시작했다.

“성이요? 아 별! 별이 한 개인데요? 한 개, 원 스타면 준장인가요? 조, 좋은 거죠?”

성우는 한 숨을 푹 내쉬었다. 한호 이 녀석, 모자라지만 천진난만한 후배였는데, 이런 상황 속에도 그 성격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응······. 넌 그렇게 믿어. 일단, 일단 안전한 곳으로 내려가자. 얘들 앞장세우면 안전할 거야.”

그러자 스켈레톤들이 덜그럭거리며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성우와 한호가 그 뒤를 따랐다. 그런데 2층에 도달했을 때, 그들의 눈에 메시지 한 줄이 출력되었다.

- 팀플레이로 인해 ‘시너지 효과’가 발동됩니다.

[시너지 목록]

1) 단검 도적 떼(1단계)

- 구분 : 무기 시너지

- 조건 : 단검 5개 장착

- 효과 : 치명타 확률(+10%), 골드 획득(+10%)

“어? 선배도 이거 보여요?”

“그래. 시너지라?”

의미는 명확했다. 비슷한 유형의 조건이 모이면 버프 효과를 받는 모양이었다. 즉 파티플레이를 할수록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인데······.

“그런데 이게 사람이 아니라, 얘들도 된다고?”

<단검 도적 떼(5)> 시너지를 만든 단검 중 4개는 스켈레톤이 들고 있는 것이었다.

‘아직 잘 모르지만 꽤나 쏠쏠한 능력이다. 나 혼자 움직여도 여럿이 움직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거잖아? 좋은 걸 고르긴 했군?’

애초에 능력치 상승도 랜덤으로 주는 판에 이제는 확실해졌다. 살아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운’이다. 성우는 처음부터 그 운이 아주 잘 따른 모양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끼이이!

1층 계단에서 올라오던 고블린 무리와 마주치고 말았다. 이번은 그 숫자가 무려 7마리였다.

끼이! 끼이이! 끼이이!

그리고 맨 뒤의 한 마리는 다른 놈들보다 덩치가 2배 정도 컸는데, 목덜미에 염주까지 두르고 있는 게 범상치 않았다. 하물며 손에 쥔 무기는 긴 창이었다.

“선배? 저, 저 놈은······ 족장 같은 걸까요?”

한호가 그렇게 말하며 뒷걸음질 쳤다. 성우도 일이 잘못 되면 잽싸게 도망칠 준비를 마쳤다. 아무리 생각해도 7마리는 많은 걸 넘어서······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생존은 운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 고블린 무리가 ‘죽음의 냄새(1단계)’를 맡고 약해집니다! 능력치 30% 하락!

* 해당 종족 스켈레톤이 4마리 이상 시 발현됩니다.

그러자 고블린 무리가 주춤거리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놈들의 표정에서 노기가 싹 가시고 오히려 공포가 일어났다.

끼이······ 끼이이······.

“운이······ 좋은데?”

그리고 스켈레톤 네 마리가 거리낌 없이, 우당탕탕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