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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무한전직-329화 (329/332)

# 329

329화

“우오오오!”

“꿀꺽.”

“파크 누나 절 가져요!”

파크가 완숙한 관능미를 내뿜으며 등장하자,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모든 남자 병사들의 동공이 멍하게 풀려 있었다.

‘얘는 갑자기 왜 이리 부담스럽게 변한 거야.’

그런 주변의 열띤 반응에 레온이 쩝, 하고 입맛을 다셨다.

파크가 어린아이의 티를 벗고 성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변한 것은 이전의 전투 내용 때문이었다.

일전에 스킬을 사용하여 모즈구스의 공격을 먹어 치운 것이, 상급 영령에서 영령왕이라는 최상위 존재로 탈바꿈할 수 있는 재료가 되어 주었던 것이다.

-후후, 무슨 일로 불렀을까. 우리 주인님?

그러던 그때, 차갑고 도도한 느낌의 미녀로 변한 파크가 닫혀 있던 입을 열었다.

낭랑하기 그지없던 목소리는 이전과 달리 매우 고혹적으로 바뀌어 있었다.

목소리뿐 아니라 레온을 바라보는 눈빛 또한 상당히 도발적이었다.

그에 레온은 왠지 모르게 움찔하였지만.

‘워워, 정신 차리자. 저건 소환수일 뿐이라고!’

이내 정신을 차리고 손가락으로 미쳐 날뛰며 코앞까지 달려들고 있는 클라리우를 가리켰다.

“……저, 저기 황소처럼 날뛰는 놈 보이지? 손 좀 봐 줘.”

레온은 곧바로 방어를 지시했다.

그러자 레온을 귀여운 어린 양처럼 바라보고 있던 파크가 입술 끝에 보조개를 만들며 말을 꺼냈다.

-알았어. 감히 내 주인을 다치게 하려는 녀석을 가만히 둘 순 없지.

슈아아아아!

파아아아!

그 순간, 파크의 주변에 폭풍처럼 정령의 기운이 휘몰아치기 시작하였다.

그와 동시에 오색찬란한 빛줄기들 또한 터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때, 파크가 자신의 적인 클라리우를 노려보며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영계를 수호하는 나의 파수꾼들이여! 내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라!

그녀의 말이 끝난 순간.

촤아아아!

파아아앗!

뿜어져 나오던 빛줄기 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크아아아! 다크 플레임 브레이크!”

한데 그때, 짐승처럼 달려든 클라리우가 닿은 공간을 모조리 불태우고 있는 자신의 거대한 풀 오러 스피어를 쏟아 내고 있었다.

모든 것을 붕괴시킬 것 같은 거대한 위력을 담고 있는 공격이 파크에게 향하고 있었다.

닿는 순간, 그녀를 짓이겨 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콰가가강!

티티티팅!

이어 펼쳐진 전개는 예상과 전혀 달랐다.

“크으으윽!”

칠흑의 풀 오러 스피어가 어느새 겹겹이 펼쳐진 수십 개의 방어막을 뚫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파크가 소환해 낸 수많은 존재들이 클라리우가 쏟아 낸 혼신의 일격을 어렵지 않게 방어해 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바람과 땅과 번개와 불 그리고 얼음과 물.

그밖에 수많은 속성의 최상급 정령들이 각자가 지닌 최강의 방어 정령 마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동안 스피릿츄얼 키메라들과 싸우며 회수한 정령들이 총출동하여 있었다.

그 장엄한 광경을 목격한 수많은 병사들이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저, 저게 몇 마리야 대체?”

“……한 사람이 저렇게 많은 최상급 정령들을 소환할 수 있다고?”

그러던 그때, 레온의 눈앞에는 이 사태를 설명하는 시스템 메시지들이 주르륵 떠올라 있었다.

-영령왕 파크가 자신의 수호 정령들을 소환하기 시작합니다.

-영령왕 파크의 최상급 전투 정령, ‘인페르노 이프리트’가 소환되었습니다.

-영령왕 파크의 최상급 전투 정령, ‘프로스트 운디네’가 소환되었습니다.

-(……중략……)

평범한 원소의 모습을 띠고 있는 일반 정령들과 달리 파크가 소환한 정령들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띠고 있었다.

크게 두 가지였다.

온화함이 가득한 일반 정령들과 달리 눈빛과 기세에 투쟁심과 호전성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과.

각자의 전신에 잘 갖추어진 갑옷과 무기를 장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정령이 마치 인간 병사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특이한 사항이었다.

그들이 그렇게 변화된 이유는 간단했다.

키메라에서 벗어나 정화된 최상급의 정령들은 ‘전투 정령’이라는 처음 보는 명칭의 존재로 재탄생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공격이 허무하게 막히자, 클라리우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파크가 정령들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지금이다! 적을 쓰러뜨려라!

스르릉!

채앵!

말이 끝나자, 일시에 모든 전투 정령들이 클라리우에게 직접 달려들고 있었다.

타오르는 불꽃의 검과 번쩍거리는 번개의 창, 한기를 내뿜는 얼음의 망치들이 동시에 클라리우에게 내리꽂히고 있었다.

놀라운 광경이었다.

본래 정령들로는 정령 마법만을 사용할 수 있을 뿐, 지금처럼 소환수와 같이 근접 전투를 시킬 수 없기 때문이었다.

오로지 싸움만을 위해 진화된 성능을 가지고 있는 전투 정령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슈아아아!

콰아아앙!

꽈가가강!

전신에서 마신의 기운을 불태우며 클라리우는 정령들의 공격을 열심히 막아 내었지만.

“크윽!”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의 뺨에 긴 상처가 생겨 있었다.

전투 정령은 일반 정령보다 한 단계 높은 공격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 말인즉, 여기에 있는 최상급 정령들은 모두 정령왕과 동일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는 말이었다.

“으아아! 감히 한낱 정령들 따위가!”

끝을 볼 생각으로 마신의 힘을 한계 이상으로 발휘했음에도 불구하고 레온의 발 언저리에도 도달하지 못하자, 클라리우가 분노를 터뜨렸다.

그 모습을 보며 레온이 피식, 하고 비웃음을 흘렸다.

그러곤 속으로 생각했다.

‘자식아, 이제 이 형이랑 싸우려면 빌려 오는 것 말고 마신이 직접 와야 돼.’

처척.

그러고 난 후, 레온은 자신의 아크 데몬즈 플레어를 들어 올리며 전투태세를 가다듬었다.

아무래도 정령들만으로는 몰아세우는 것은 가능하지만 끝을 내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후후, 앞에서 잘 막아 주고 있으니 어디 한번 제대로 농락시켜 줘 보실까!’

우우우웅!

진동음과 함께 아크 데몬즈 플레어의 칼날의 가운데가 양쪽으로 갈라지더니 원거리 요격을 위한 형태로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곧이어 그 속에서 광채를 내뿜는 구슬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얼티밋 미티어 캐논!”

콰아아앙-!

콰가가가가-!

아가리를 벌린 레온의 검에서 빛의 탄환들이 클라리우를 향해 무자비하게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파바밧!

파밧!

파크의 텔레파시로 미리 명령을 받은 정령들이 일제히 뒤로 물러났다.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 레온의 스킬에 휘말리면 정령들이라도 버틸 수 없었다.

정신없이 휘몰아치던 정령들의 공격이 끊어지자, 한숨 돌리려던 그는 레온이 발사한 빛의 탄환들을 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가 다급하게 속으로 생각했다.

‘이건 피해야 돼!’

막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정령들이 몸으로 시야를 가려 주다가, 획 하고 비켜 주어 타이밍을 완전히 놓쳐 버렸기 때문이었다.

“크윽!”

파바바밧!

탄환들이 직격하기 전, 종이 한 장의 차이로 겨우 피해 내었다.

빛의 탄환들이 그를 벗어나 그대로 뒤로 향했다.

체력은 많이 떨어졌지만, 다행히도 아직 그의 속도는 저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레온의 또 다른 스킬이 이어졌다.

“이기어탄!”

레온이 말이 끝난 순간.

그와아아앙!

갑자기 클라리우의 등 뒤에서 원인 모를 소음이 들려왔다.

등줄기로 식은땀 한줄기가 흘러내렸다.

‘뭐, 뭣?’

그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이어진 기습을 방어하기에는 너무 늦어 있었다.

퍼퍼퍼펑!

콰아아앙!

콰가가강!

“크아아아아!”

클라리우가 고통에 찬 신음을 쏟아 내었다.

폭음과 함께 전신에 엄청난 충격들이 전해지고 있었다.

‘이게 무슨……!’

걸레짝이 된 자신의 몸뚱이를 넋이 나가 바라보던 그는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분명히 피해 내었던 빛의 탄환들이 그대로 돌아와 자신을 직격한 것이었다.

뒤통수를 얻어맞고 휘청거리는 클라리우의 모습을 보며 레온이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후후, 총알을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있다니. 개꿀인 걸?’

[이기어탄]

웨폰 퓨전으로 만들어 낸 무기로 발사해 낸 모든 투사체를 자유로이 조종할 수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분명히 총구를 떠난 탄환을 돌아오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이기어탄 스킬의 효력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일반 공격에만 해당이 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히든 사용법을 미리 발견해 놓고 있었다.

완전히 방심을 하고 있다가 공격을 허용한 대가는 컸다.

“크윽, 이건. 이건 말도 안 돼. 마신의 힘을 이어받은 내가…….”

산처럼 느껴지던 클라리우의 마신의 힘은 눈에 띠게 약해져 있었다.

전투를 지켜보던 암흑성국의 병사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길었던 전투의 결말이 그들의 눈에도 예상되어지는 듯했다.

‘자, 이제 마무리를 지어 보실까.’

그러던 그때, 레온이 마무리 일격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난, 난 질 수 없다! 성국을 위해! 폐하를 위해! 난 질 수 없어!”

클라리우 또한 악을 토해 내며 풀 오러 스피어를 다시금 발현시키기 시작하였다.

우우우우웅!

그와아아아아앙!

아크 데몬즈 플레어의 총구에서 고농도의 마력이 반딧불 무리처럼 환한 빛을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아크 데몬즈 플레어 내부에 힘이 충전되면 충전될수록, 레온의 힘에 가중되는 부하가 커지기 시작하였다.

콰직.

레온이 발을 딛고 있던 지면이 움푹 파이고 있었다.

레온의 정상적인 범주를 한참 벗어난 체력과 근력 스텟 덕에 간신히 버틸 수 있는 것이었다.

만일 일반인이었다면 어느 누구도 도전하지 못했으리라.

파바바밧!

“으아아아!”

그때 클라리우가 모든 힘을 다 쓰며 레온에게 달려들었다.

정령들과 파크는 미리 레온에게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는지 공격을 막아 내지 않았다.

엄청난 속도로 클라리우와 레온이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아냐. 더, 더!’

레온은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고 한계까지 마력을 증가시키고만 있었다.

“죽어라아-!”

쐐애애액!

그리고 레온의 코앞까지 클라리우가 도달하였던 시점이 되어서야.

‘지금이다!’

레온은 커다랗게 스킬명을 내뱉었다.

“헬파이어 버스터!”

콰가가가가-!

쿠아아아앙-!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거대한 폭음이 공간에 울려 퍼졌다.

지진이라도 난 듯 지면이 어지럽게 흔들렸다.

“……!”

총구에서 내뿜어진 지옥의 열기를 품은 에너지 광선은 달려들던 클라리우를 그대로 집어삼켰다.

파스스슥!

파지직!

피할 생각도 못하고 정면으로 그 광선을 받아 낸 클라리우는 신음도 내지 못한 채, 온몸이 타들어 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싸아-.

전장에 방금 전까지 전쟁이 치러졌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 싸늘한 정적이 감돌고 있었다.

띠링!

띠링!

그때, 분위기에 걸맞지 않는 시끄러운 효과음이 아슬란 연합군의 귓전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드디어.

-암흑성국의 흑암기사단장, 클라리우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습니다.

-암흑성국의 흑암기사단장, 클라리우를 처치하였습니다.

-암흑성국의 모든 병사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되었습니다.

-여신 퀘스트를 조건부 완료하였습니다.

-여신 퀘스트의 내용이 갱신됩니다.

레온의 손에 흑암기사단장이 목숨을 잃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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