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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무한전직-314화 (314/332)

# 314

314화

‘흐음, 감옥 안으로 들어가야 되는데…….’

먹잇감이 온전히 있는 것을 확인한 레온은 게슴츠레 뜬 눈으로 감옥의 주위를 샅샅이 살피기 시작했다.

점점 레온의 표정이 꽤나 진지해져 가고 있었다.

한데 그럴 만도 했다.

흔히들 ‘판테라의 X캄 수용소’라는 별명으로 부를 정도의 악명만큼이나, 이 장소의 보안 수준이 끔찍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감옥이 위치한 가운데 공간을 제외하고는 바닥이 뻥 뚫려 있었다.

얼마나 깊게 더 파 놓은 것인지, 아무리 눈에 힘을 주어 바닥을 내려다보아도 깊은 심연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다만 아래에서는 절대로 사람의 것이 아닌 끔찍한 울음소리가 들려올 따름이었다.

일단 추락하는 순간 소리를 눈치챈 간수들의 총공격과 더불어 사망 선고가 이뤄질 터였다.

그리고 위층 계단에서 연결되는 사람 하나가 겨우 서 있을 수 있는 약간의 틈에는 이미 완전 무장한 간수들이 빠짐없이 들어차 있었다.

감옥으로 점프를 하려고 해도, 어느 곳에도 발을 디딜 자리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이럴 때 어울리는 것 같았다.

어느 누구라도 두 손 두 발 들고 포기할 만한 극악의 난이도였다.

……하지만 그러던 그때.

‘그래, 평범한 놈이라면 그렇겠지.’

레온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속으로 생각했다.

어느새 해결책을 찾아낸 레온이 자신의 인벤토리를 뒤지기 시작했다.

처척.

벽 속에 숨어 있는 그의 손에 자연스레 아크 데몬즈 플레어가 들려 있었다.

스윽.

이어 레온이 벽 속에서 조심스레 아크 데몬즈 플레어의 총구를 바깥으로 내밀었다.

슈아아아!

곧이어 자그맣게 튀어 나와 있는 총구에 마력이 모이기 시작하였다.

그에 몇몇 간수가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내 바람 소리로 생각하고 다시금 자신의 임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진 다음 순간.

‘자, 일단 목격자들부터 지워 보자고!’

피융!

미세하기 그지없는 총소리와 함께 총구에서 마력탄 한 발이 발사되었다.

쐐액!

퍼억!

“……!”

단말마의 비명조차 내지 못한 채, 레온의 공격에 적중당한 간수가 자신의 목을 부여잡았다.

힘을 잃고 비틀거리던 녀석은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추락하였다.

“헉!”

“뭐, 뭐야?”

난데없는 상황에 다른 간수들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던 그때.

띠링

띠링.

레온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심층부 1급 간수, ‘무칸’에게 치명적인 대미지를 입혔습니다.

-심층부 1급 간수, ‘무칸’을 처치하였습니다.

-첫 공격에 암살 성공으로 ‘은신’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 이런.”

간수장이 황급히 비상사태를 알리는 종을 울리려 했지만.

쐐애액!

푸욱!

“-끅!”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갑작스레 느껴지는 극심한 고통에 자신의 가슴팍을 부여잡았다.

뻥 뚫린 구멍에서 피가 솟구치고 있었다.

결국 간수장 또한 의식이 흐려지며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해 떨어졌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쐐애액!

푸욱!

푸욱!

파공성과 함께 소름끼치는 소리가 연이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럴수록 바닥으로 고꾸라지는 간수들의 행렬이 시작되었다.

무형(無形)의 암살자인 레온의 마력탄이 마치 자기 의지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움직이며, 간수들의 심장을 뚫어 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

“……!”

도저히 막아 낼 수 없는 마력탄의 말도 안 되는 속도에, 표적이 된 간수들은 어떠한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일시에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단 한 발이었지만, 그것이 불러온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비명조차 내지 못하고 죽어 가는 처참한 광경에 레온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후후, 내가 바로 판테라의 욘x 우돈타다!’

당연하게도 레온의 이번 사격은 일반 공격이 아닌 그랜드 건블레이드 마스터의 핵심 스킬 중 하나였다.

[이기어탄]

사수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초고밀도의 마력탄을 발사하여 적을 공격합니다.

(사수가 원할 시, 오토 모드로 변환이 가능합니다.)

-스킬 레벨이 상승할수록 동시에 사용 가능한 마력탄의 개수가 증가합니다.

(현재 : 1개)

-발사된 마력탄은 일정 범위(20m) 내에 모든 은신한 적을 절대적으로 감지합니다.

-마력탄은 사수의 총 HP의 절반에 해당하는 HP가 적용됩니다.

무협 소설에서 경지를 이룩한 고수만이 사용하는 검을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이기어검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한 이기어탄은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 주고 있었다.

모든 은신한 적을 감지해 주는 효과도 효과였지만, 레온의 특수성과 합쳐지며 더욱더 사기적인 힘으로 탈바꿈되었다.

그건 마력탄이 바로 사수의 HP의 절반에 해당하는 체력을 지니게 된다는 점이었다.

레온이 원거리 딜러이면서도 탱커를 뛰어넘는 체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마력탄도 덩달아 상식을 뛰어넘는 체력을 얻게 된 것이다.

푸욱!

그러던 그때,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간수가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에 레온이 슬그머니 총검을 회수한 후, 이내 다른 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바로 감옥의 바로 위에 있는 천장이었다.

‘좋아! 자, 이제 그럼!’

도착한 레온은 투영환신 스킬을 해제하였다.

그러자 곧바로 레온의 몸이 천장에서 감옥의 윗부분으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철창에 닿으려는 순간.

타앗!

슈우욱!

레온이 연금술 스킬을 사용해 철창을 통과하였다.

“후훗, 쏘 이지하구먼.”

체조의 마무리 자세로 착지에 성공한 레온은 여유 넘치는 태도로 말을 꺼냈다.

곧이어 수감되어 있는 라스푸틴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라스푸틴은 팽팽히 당겨진 쇠사슬에 묶여 있었는데, 멀리서 본 것보다 몰골이 더욱 처참하였다.

“……으으, 으으읍.”

뒤늦게 다른 존재가 감옥 안에 들어온 것을 알아차린 라스푸틴이 재갈이 묶여 있는 채로 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안대가 쓰인 채 아등바등하는 그 모습에 레온이 피식하고 웃어 보이며 속으로 생각했다.

‘자식, 꼴에 눈치는 빨라 가지고 구해 주러 온 걸 바로 알아차리네?’

레온이 라스푸틴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하지만 레온은 총검을 꺼내어 쇠사슬을 잘라 주지 않았다.

스윽.

조용히 안대와 재갈만을 풀어 줄 뿐이었다.

“으으.”

오랜 시간동안 빛을 못 봤던 탓에 라스푸틴이 신음성을 흘렸다.

눈물을 흘리며 끔뻑이던 그가 곧이어 레온을 확인하고는 질문을 건넸다.

“자, 자네는 누구인가.”

그에 레온은 쯔쯔, 하고 혀를 차며 시큰둥한 태도로 대답을 해 주었다.

“보면 몰라? 널 구해 주러 온 사람이잖아.”

‘……너? 이 쓰레기 같은 놈이 감히!’

레온이 자신을 향해 반말을 찍찍 내뱉자 라스푸틴은 화가 끓어올랐지만, 애써 꾹 참으며 이어 말했다.

“그, 그래. 그럼 얼른 이 쇠사슬을 잘라 다오. 그럼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마.”

물론 거짓말이었다.

구속에서 해방되어 힘을 되찾는 순간, 레온부터 죽일 작정이었다.

‘어서 잘라라, 어서!’

라스푸틴이 사악한 본심을 숨기던 그때.

레온이 손가락으로 제 귓구멍을 후비적거리며 말을 꺼냈다.

“클리라우한테 다 털린 주제에 다 주긴 개뿔.”

“뭐, 뭣?”

자신의 상처를 후벼 파는 레온의 말에 라스푸틴이 발끈했지만.

“아아, 시끄럽고.”

레온은 단칼에 말을 끊어 버렸다.

그러곤 한마디 말을 덧붙였다.

그건 바로.

“너, 내 노예나 되라.”

라는 것이었다.

‘이 자식이 뭐라는 거야?’

레온의 갑작스러운 노예 계약 제시에 벙 찐 표정을 짓고 있던 라스푸틴이 겨우 제정신을 차렸다.

그러곤 차오르는 모욕감에 분노를 터뜨리며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더러운 이교도 놈! 무슨 헛소리냐! 이제 보니 클라리우 놈의 졸개였구나!”

펄펄 뛰는 반응에 레온이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으며, 아무 말 없이 품속에서 한 가지 물건을 조용히 꺼내 들었다.

잔뜩 흥분하여 소리를 높이던 라스푸틴이 그 물건을 확인하고는 두 눈을 커다랗게 부풀렸다.

그러곤 잔뜩 당황하여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 그건! 네놈이 그걸 어떻게?”

“후후, 눈에 익은 물건이지?”

공포심이 번들거리는 라스푸틴의 눈동자를 보며 레온이 악마의 그것과 같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었다.

레온이 꺼낸 것은 바로 암스트롱에게 장착되어 있던 ‘정화된 폭발과 세뇌의 펜던트’였다.

[정화된 폭발과 세뇌의 펜던트, 카달과날 / (소유자 : 레온)]

분류 : 목걸이

등급 : 에픽

내구도 : 파괴 불가 / 조건부 파괴

착용 제한 : NPC / 유저 사용 불가

-마몬교에 소속된 NPC에게만 사용 가능

-자신의 레벨보다 낮은 레벨의 NPC에게만 사용 가능

-자신의 능력치의 총합보다 낮은 능력치의 총합을 지닌 NPC에게만 사용 가능

-자신의 클래스보다 등급이 낮은 클래스를 지닌 NPC에게만 사용 가능

옵션 :

-착용자에게 상태 이상 ‘절대세뇌’ 부여

-목걸이가 장착되는 즉시, 주종 관계가 성립됩니다

-착용 해제 시 폭발하며 착용자에게 ‘즉사’ 부여

-착용한 이의 모든 능력치 –500

-착용 시, 어둠 속성 마법 저항력 +200

천신 나이샤의 힘으로 깨끗하게 정화된 펜던트.

오로지 기적을 일으킨 ‘레온’만이 사용할 수 있다.

억지로 떼어 내려 하면 폭발과 함께 착용자의 목숨을 앗아 간다.

그랬다. 레온은 펜던트를 사용할 숙주로 교황, 라스푸틴을 선택했던 것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이 녀석을 노예로 만들면 여러모로 이용할 방법이 아주 많으니까.’

여러 까다로운 제약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키면서도 가장 쓸모가 많은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뚜벅뚜벅.

레온이 목걸이를 든 채, 라스푸틴에게 한 걸음씩 다가서기 시작했다.

“하, 하하, 머, 멍청한 놈. 그 물건은 나에게 통하지 않는다!”

그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 주려 했지만, 정작 낯빛은 시체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후후, 글쎄? 일단 장착시켜 보면 네 말이 맞을지 내 말이 맞을지 확인할 수 있겠지.”

방해 공작에도 레온이 끄덕도 없자, 라스푸틴이 세차게 몸을 흔들며 빽빽 소리를 질러 댔다.

“으아아아! 썩 꺼져라! 악마 같은 놈아!”

“쯔쯔, 어차피 넌 노예가 되게 되어 있다니까. 자진해서 노예가 되는 게 마음이 편하잖-.”

그에 레온이 혀를 차며 진정을 시키려던 그때.

“퉤! 썩 꺼져라! 이 쓰레기 놈아! 난 절대 마신님을 배신하지 않는다!”

라스푸틴이 레온에게 침을 뱉으며 발악을 했다.

순간 볼 부근에 침이 묻은 레온의 얼굴 표정이 차갑게 식었다.

‘어, 어라?’

라스푸틴은 갑작스레 전신의 모골이 송연해지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후아아아!

콰아아아!

순간 레온의 전신에서 심층부를 다 덮어 버릴 정도의 가공할 마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어 손등으로 묻은 침을 닦아 내며 레온이 나지막하게 말을 꺼냈다.

“……후우, 이 자식이 좀 좋게 가려고 해 줬더니 기어코 뚜껑을 열리게 하네.”

“마, 마신님께 상응한 응징을 받을 것이다!”

그에 라스푸틴이 애써 쫄지 않은 척하며 말을 꺼내자 레온이 피식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

“마신? 난 신은 안 믿어. 근데 믿는 신념은 딱 하나 있지. ……그게 뭔 줄 알아?”

파밧!

순식간에 코앞까지 다가간 레온이 다음 말을 속삭이자.

‘히익!’

라스푸틴이 겁에 질려 몸을 벌벌 떨어 대기 시작했다.

레온이 전한 말은 바로.

“자, 네가 자초한 거야.”

……‘매 앞에 신이고 나발이고 없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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