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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무한전직-302화 (30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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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화

레온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레온의 품에서 파크가 튀어나왔다.

-알았다! 주인아!

자신감 넘치는 한마디 말과 함께 파크는 겁도 없이 검은 태양을 향해 달려들었다.

“흥! 고작 그따위 하급 정령으로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냐!”

상급 영령이 되며 크기가 커지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어린아이 정도의 크기에 불과하였기에 모즈구스는 코웃음을 치며 파크를 무시하였다.

그러나 레온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파크의 스킬을 시전하였다.

“베르제브의 식탐!”

후우웁!

그러자 파크가 숨을 들이키는 동작을 취하며 검은 태양을 채내로 흡수하기 시작하였다.

슈아아아!

파아아!

파크가 전력을 다해 힘을 빨아들이기 시작하자, 검은 회오리가 생겨나며 파크와 이어졌다.

너무나 강대해 보이는 힘에 멈추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느껴졌지만.

“뭐, 뭣!”

곧이어 마침내 도저히 멈추지 않을 것 같던 대지로 내리꽂히던 검은 태양이 허공의 한 자리에 결박되었다.

하지만 마음을 놓기에는 너무 일렀다.

파크의 반응이 결코 쉽지 않은 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크윽! 주인아. 이거 너무 세다!

여태껏 손쉽게 흡수를 끝마쳤던 파크가 신음성을 흘리며 몸을 파르르 떨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그때, 레온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현재 영령의 등급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스킬의 파괴력입니다.

-베르제브의 식탐의 사용 제한 시간이 발생합니다.

-1분 후, 베르제브의 식탐이 자동으로 취소됩니다.

스킬의 파괴력이 파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던 모양이었다.

남은 시간은 단 1분밖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허공에는 절반 이상의 검은 태양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것 같았지만, 레온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있었다.

그때 파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건네왔다.

-주인아, 더 이상은 무리다…….

1분이 지나고 파크는 힘을 잃고 비틀거리며 레온에게 쓰러졌다.

촤아아아아!

콰가가가가!

그러자 다시 움직임을 재개한 검은 태양이 레온에게 직격을 하려 하고 있었다.

“아, 아아! 안 돼!”

“레온 님!”

아슬란 연합의 병사들과 왕국 지원군들의 병사들이 떨리는 목소리로 레온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던 그때, 레온이 쓰러지는 파크의 몸을 자신의 품속으로 당기었다.

‘수고했다, 파크야!’

처척!

그러곤 곧장 양손을 검은 태양을 향해 번쩍 들어 올리며, 이럴 때를 대비하여 미리 준비해 둔 한 가지 스킬을 사용하였다.

그가 사용한 것은 바로.

“우로보로스 룸!”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여 창조한 다른 차원에 강제 이동시켜 버리는 연금술 오의인 우로보로스 룸이었다.

사실 우로보르스 룸 또한 받아 낼 수 있는 최대치 이상의 대미지를 지닌 스킬은 이용을 할 수가 없는 제약을 지니고 있었는데.

파크가 썬 오브 디스트로이의 절반의 힘을 흡수하며, 그 발동 조건을 만족시켜 준 것이었다.

슈아아아아!

파아아앗!

허공의 검은 태양이 마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듯 엉망진창으로 어그러지며 빠르게 소멸되기 시작했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 모즈구스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그다음에 일어난 일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이게 무슨……!”

슈아아아아!

슈룹!

갑작스레 파도처럼 솟아오른 그림자가 그의 거체를 집어삼키더니, 안쪽으로 끌어당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어떻게 막아 볼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모즈구스는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전장에서 모습을 감추어 버렸다.

우로보로스 룸이 만들어 낸 공간으로 강제 이동된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스킬을 시전한 레온 또한 어느새 허공에서 검은 태양과 함께 사라져 있었다.

그러자 곧이어.

우아아아!

아슬란 연합군 측에서 거대한 함성 소리를 뿜어냈다.

자신들을 향해 쏟아지는 이글거리는 검은 태양에 잠시 소강상태에 빠져 있던 양쪽 병력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여신의 용사께서 검은 태양을 없애 주셨다!”

“우리를 위해 용사께서 마몬의 신관을 데려가셨다!”

경이로운 광경에 유저고, NPC고 할 것 없이 모두 진심으로 감동을 하여 있었다.

그들은 레온이 지닌 우로보로스 룸 스킬의 효과를 알 리가 없었기에, 레온이 검은 태양에 홀로 뛰어들어 홀로 모든 힘을 받아 냈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레온 님은 분명히 돌아오실 것이다. 우리는 그때까지 적들을 쓰러뜨린다!”

“전군, 돌격하라!”

“용사님을 위하여!”

그때 브룩을 포함한 모든 아슬란의 지휘관들이 모즈구스가 사라진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총공격을 명령하고 있었다.

* * *

레온이 우로보로스 룸으로 홀연히 입장하자, 공간의 정보를 알리는 시스템 메시지가 그의 눈앞에 떠오르고 있었다.

-우로보로스 룸의 변이 형태가 ‘섀도우 스페이스’로 확정되었습니다.

-우로보로스 룸의 최대 지속 가능 시간은 50분입니다.

섀도우 스페이스란 이름에 걸맞게 내부 공간은 그림자처럼 조금의 빛도 없는 완전한 어둠으로 채워져 있었다.

어둠 속에 숨어 조용히 내용을 확인한 레온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좋아, 50분이라. 넉넉하구만.’

어찌나 스킬의 파괴력이 강대했는지, 대미지에 따라 결정되는 공간의 지속 시간이 최대치인 50분으로 할당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쿠아아앙!

콰아앙!

그러던 그때, 공간에 커다란 소음이 울려 퍼졌다.

“크아아아! 이 쓰레기 같은 이교도 놈! 모습을 드러내라!”

정신을 차린 모즈구스가 공간을 파괴할 의도로 자신의 촉수를 사방에 거칠게 휘둘러 대며 발생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모즈구스가 그렇게 발광을 하고 있었음에도, 공간에는 어떠한 사소한 균열도 발생하지 않고 있었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레온이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쯔쯔, 이제 곧 자기 꼬라지가 어떻게 될 지도 모르고 난리 치는 꼴이라니.’

슈우욱!

그러곤 레온은 그림자 속을 유영하듯 움직이며, 모즈구스의 지근거리까지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림자 은신을 지니고 있는 레온에게 이곳은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파앗!

곧이어 모즈구스의 코앞까지 당도한 레온이 너무나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런 뒤, 난데없이 모즈구스에게 큰 소리로 야단을 치기 시작했다.

“어허, 누가 남의 집에서 이렇게 시끄럽게 떠들라고 가르쳤나. 예의를 아주 똥구멍으로 처먹은 상놈이로구먼.”

“거기 있었구나! 이 개자식, 죽여 버리겠다!”

쐐애액!

그러자 들려온 소리로 정확히 위치를 파악한 모즈구스가 곧장 자신의 촉수를 쏟아 내었다.

한데 자신을 향해 수많은 촉수들이 습격해 오고 있었음에도, 레온은 피하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티팅!

팅!

피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레온을 향해 쏟아진 모즈구스의 공격이 모두 솟구쳐 오른 섀도우 스페이스의 그림자들에 가로막혀 있었다.

“이, 이잇!”

그에 깜짝 놀라 다시금 공격을 전개하려던 모즈구스는 무슨 이유에선가 행동을 취하지 못하고 신음성만 토해 냈다.

부들부들 떨기만 할 뿐이었다.

“이, 이건 말도 안 돼!”

마치 마신의 손아귀에 붙잡힌 것처럼 모즈구스의 촉수들은 완벽히 행동이 제약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황에 찬 모즈구스의 표정을 감상한 레온이 혀를 차며 말했다.

“쯔쯔, 잘 좀 해 보지그래. 뭐 이리 공격이 맥아리가 없어.”

레온의 말에 자존심이 무너진 모즈구스가 더욱 발악을 하였지만, 그럴수록 섀도우 스페이스의 그림자는 그의 전신을 억세게 파고들 뿐이었다.

[섀도우 스페이스]

창조자가 내부에 갇힌 적에게 첫 공격을 하기 전까지, 어떠한 피해도 입힐 수 없는 공간을 만들어 낸다.

새롭게 얻은 변이 형태인 섀도우 스페이스는 레온이 공격을 하기 전까지 상대의 모든 공격을 무효화시키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로부터 한참을 그림자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을 하던 모즈구스는 결국 포기를 하고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레온을 노려보았다.

그러곤 커다랗게 소리쳤다.

“이따위 조잡한 힘으로 나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냐!”

한데 그 말을 듣고 내뱉은 레온의 대답이 무언가 이상했다.

“맞아, 못 이길 것 같아.”

갑자기 자신이 그를 이길 수 없음을 인정해 버린 것이었다.

예상치 않은 대답에 모즈구스가 어리둥절해하던 그때.

레온이 씨익, 하고 회심의 미소를 짓고는 이어 말했다.

“그래서 더 강해지려고. 자, 거기서 잘 지켜보고 있어?”

“……뭐?”

모즈구스는 의미를 짐작할 수 없는 레온의 말에 왠지 모를 오싹함을 느꼈다.

그 순간, 레온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장 티어 상승.”

레온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전신에서 찬란한 빛무리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슈아아아!

파아아아아!

어둠으로 물들어 있던 섀도우 스페이스에 레온이 태양처럼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레온이 섀도우 스페이스를 택한 이유가 바로 이것에 있었다.

적의 방해를 피하여 자유로이 인장을 사용할 공간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띠링.

귓전에 들려오는 효과음과 레온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사용할 특성을 선택해 주십시오.

메시지를 보고 레온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특성을 선택하였다.

그가 택한 것은 바로.

“창조.”

다름 아닌 창조였다.

우우우우웅!

지이이이잉!

레온의 온몸이 떨려 오며 더욱 강렬한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온몸으로 흐르는 짜릿한 인장의 기운을 느끼며 레온은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까지 전투를 치르며 쌓인 경험치라면 분명히 내가 생각한 직업이 나올 거야!’

그런 레온의 모습을 바라보던 모즈구스는 자신이 지닌 모든 마신의 힘을 끌어모았다.

‘이, 이건 위험하다!’

극도의 공포심이 그의 온몸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크아아아!”

이어진 다음 순간, 놀랍게도 모즈구스는 섀도우 스페이스의 제약을 마신의 힘으로 상쇄시키고 레온에게 공격을 쏟아 내는 데 성공하였다.

쐐애애액!

촤아아악!

공기가 찢어지는 파공성이 터져 나오며, 수십 개의 촉수들이 레온을 파고들었다.

어느새 빛을 뿜어내던 레온의 형상이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촉수에 담긴 산성 용액에 의해 형태도 없이 사라진 것 같았다.

‘서, 성공한 건가?’

레온이 있던 자리를 바라보며 모즈구스가 침을 꿀꺽 목구멍 속으로 삼켰다.

그러나 모즈구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던 순간.

“하, 하하, 하하하!”

그림자 속의 어디선가 레온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슈아아아!

그러던 그때, 공간에 가득했던 그림자가 싹 걷히고 있었다.

레온이 온전한 제 모습을 드러냈다.

‘제, 젠장!’

모즈구스는 레온의 표정에 떠올라 있는 미소를 보자, 레온의 의식이 성공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저벅저벅.

레온이 자신의 눈앞에 떠올라 있는 시스템 메시지들을 조용히 바라보며, 모즈구스의 앞으로 걸어 나갔다.

-인장 티어가 ‘7로 상승하였습니다.

-‘에픽’ 클래스를 획득하셨습니다.

-인장 티어 상승에 성공하셨습니다.

-‘연금검제 / 알케믹 소드마스터’가 클래스 트리에 저장됩니다.

-저장된 직업의 스킬은 초기화 전까지 사용가능합니다.

-새로운 직업 ‘총검신황(銃劍神皇) / 그랜드 건블레이드 마스터’를 획득하였습니다.

처척!

착!

그러는 사이 어늣새 왼손에는 흑염룡의 거태도가, 오른손에는 헤븐즈 플레어가 장착되어 있었다.

두려움에 가득찬 모즈구스를 향해 레온이 나지막히 말을 꺼내고 있었다.

“자, 이제 지옥을 보여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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