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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무한전직-295화 (295/332)

# 295

295화

레온의 전투를 지켜보던 병사들은 데스 나이트의 등장에 경악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지만.

‘신이 날 선택한 건가? 이제는 데스 나이트까지 준다고?’

레온은 자꾸만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막느라 무진장 애를 쓰고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검은 풀 플레이트 갑옷을 입고 위용을 뽐내고 있는 데스 나이트들이 레온의 눈에는 곧 자신의 부하가 될 강아지들로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신의 몽크라기에 추가 소환수는 매덕스 거로 끝인 줄 알았는데, 이게 웬 꿀이냐.’

매덕스에게서 마족을 약탈을 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데스 나이트를 빼앗으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리로이는 레온이 표정 관리를 하느라 말이 없어지자, 다른 이유 때문인 것으로 착각을 했다.

“흥, 왜 말이 없어졌지. 데스 나이트를 보니 이제야 좀 네 처지가 어떤 건지 알아차린 거냐.”

레온이 겁에 질린 것으로 생각한 리로이는 콧방귀를 끼며 말을 건넸다.

‘뭐라는 거야, 이 쓰레기는.’

그 모습을 보며 레온은 너무 어이가 없는 나머지, 작게 고개를 저었다.

“그래, 무서워 죽겠으니까 얼른 덤벼 봐.”

그러곤 자신을 가운데에 두고 원을 그리며 포위하고 있는 적들에게 손을 까닥거리며 말을 꺼냈다.

그러자 순간 리로이가 미간을 좁히며 속으로 생각했다.

‘언제까지 그렇게 건방을 떠는지 지켜보겠다!’

“죽여!”

리로이의 명령이 떨어진 순간, 모든 데스 나이트들이 레온에게 맹렬히 돌진하기 시작했다.

처처척!

투다다다!

‘어라?’

한데 레온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데스 나이트들을 바라보다가, 무언가 특이한 점을 발견하였다.

‘이 녀석들, 검이 없잖아?’

그가 아는 데스 나이트는 기본적으로 검을 장착하고 있었는데, 리로이가 소환한 데스 나이트들은 수중에 무기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곧이어 레온은 자연스레 그 의문을 해결할 수 있었다.

-크롸아아!

-크아아아!

데스 나이트들이 얼굴을 뒤덮고 있는 투구 속에서 짐승의 것과 같은 울음소리를 내자.

우우웅!

지이잉!

그들의 손과 발이 강렬한 마기를 내뿜으며, 그가 조금 전에 보았던 스킬들을 내뿜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모두 데스 나이트들의 소재가 된 페가수스 길드의 간부들이 펼친 스킬들이었다.

콰아앙!

쿠우웅!

데스 나이트들이 펼쳐 내는 권각을 피해 내며 검으로 막아 내며, 레온은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이 녀석들, 제물이 된 녀석들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건가!’

그리고 그의 추측은 정확했다.

건틀릿을 통해 소환된 데스 나이트는 제물이 된 유저가 지닌 스킬 또한 사용할 수 있었다.

게다가 레온은 모르는 한 가지 더 사기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건 바로 데스 나이트는 소환이 끝나기 전까지 사용할 수 있는 마력의 한계가 없다는 것이었다.

데스 나이트들은 사도의 맹약자의 스킬을 난사하며 레온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리고 레온을 꺾으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어둠의 손길!”

“언홀리 블레스!”

“마신의 방벽!”

모즈구스가 참전시킨 고위 신관들이 후방에서 끊임없이 데스 나이트들을 보조할 수 있는 스킬과 디버프 스킬을 쏟아 내고 있었던 것이다.

확실히 모즈구스의 직속 부하들답게 스킬들의 등급과 숙련도가 꽤나 높았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노력에도 키메라틱 파츠와 오토마톤 장착으로 극대화된 레온의 방어력을 쉽사리 뚫지 못하였다.

‘이때다!’

투콰앙!

잠깐의 틈을 놓치지 않고, 레온이 횡으로 크게 대검을 휘둘러 공간을 벌렸다.

그러곤 재빠르게 풀 오러 블레이드를 검에다 두르고 참격을 쏟아 내었다.

“그랜드 크로스!”

쐐애애액!

콰아아아앙!

“……!”

마스터의 경지에 이른 그랜드 크로스가 검에서 방출되어, 뒤쪽에서 상황을 재고 있던 리로이를 덮쳤다.

-크에에엑!

한참을 거리를 벌리고 있었기에 마음을 놓고 있던 리로이는 갑작스런 공격에 당황하여 가장 가까이에 있던 데스 나이트를 움직여 자신을 감싸게 했다.

그리고 그 결과.

-데스 나이트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습니다.

-데스 나이트를 처치하였습니다.

털썩.

그랜드 크로스를 정통으로 맞은 데스 나이트가 볼품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기습을 당한 리로이의 얼굴에 분노가 가득 차올라 있었다.

그 모습을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레온이 검지를 하나 펼쳐보였다.

“일단 한 마리?”

그러곤 레온은 다시금 신들린 듯이 움직이며 전투를 속행하였다.

그에 리로이가 부들부들 제 몸을 떨고 있었다.

* * *

레온은 그렇게 완전히 압도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었지만, 전체적인 전황은 결코 아슬란 연합 측에 유리하지 않았다.

“크, 크헉!”

“크억!”

“크하하, 죽어라! 아슬란 놈들아!”

“히든피스의 쓴맛!”

레온을 제외한 모든 곳이 밀리고 있었던 것이다.

레온이 미리 펼쳐 놓은 소환수 군단들이 있었음에도 역부족이었다.

마신 퀘스트를 통해 강력해진 적군의 수준과 너무나 큰 차이로 벌어져 버린 숫자의 차이를 도저히 커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상황에 가장 힘겨워하고 있는 것은 부지휘관인 브룩이었다.

‘젠장, 어느 곳 하나 이기고 있는 곳이 없네.’

브룩은 일기토를 하고 있는 레온을 대신해 병사들을 전체적으로 조율하고 있었는데, 모든 전장이 밀리고 있자 방법이 없어 끙끙 앓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때, 한 무리에 시선을 보낸 브룩이 눈빛에 분노를 띠었다.

‘저 자식들은 끝까지 구경꾼이네, 망할 놈들.’

그들은 바로 레온이 중부 왕국들로부터 받아 온 지원 병력이었다.

그들은 숨 가쁘게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음에도, 처음과 마찬가지로 소극적으로만 전투에 참여하고 있었다.

도움이 하나도 되지를 않고 있었다.

자신들의 왕국에 암흑성국의 깃발이 꽂혀 봐야 정신을 차릴 것 같았다.

고구마를 집어 삼킨 듯 답답해지자, 브룩은 한숨을 내쉬며 속으로 생각했다.

‘휴, 그냥 저것들은 생각을 버리자. 그게 마음이 편하겠어.’

브룩의 이마에 주름살이 생겨나던 그때, 유우에게서 다급한 내용의 귓속말이 도착했다.

-오빠, ‘그것들’ 아직도 도착하려면 멀었어? 지금 우리 너무 밀리는데…….

그녀의 말에 브룩은 더욱 고민이 깊어지는 표정이었다.

곧이어 브룩이 한숨을 푹 내쉬며 그녀의 귓속말에 답장을 보냈다.

-조금만 버텨 줘! 좀만 있으면 곧 도착할 거야!

한데 그러던 그때였다.

띠링!

띠링!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브룩의 귓전에 뾰족한 효과음이 울려 퍼졌다.

‘도착한 건가!’

그 순간, 브룩의 표정에 밝은 미소가 번졌다.

기다리던 ‘그것들’이 도착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런!’

곧이어 눈앞에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를 확인한 브룩의 낯빛이 까맣게 변해 갔다.

-적군의 지원 병력이 도착하였습니다.

-암흑성국의 ‘흑십자단’이 적 병력도에 추가됩니다.

도착한 것은 아슬란 연합의 지원군이 아니었다.

바로 암흑성국에서 출발하여 뒤늦게 도착한 모즈구스의 군세였다.

흑십자단은 이단 심판관 중 가장 전투 능력이 뛰어난 이들로 편성이 된 전투부대였다.

500여 명이 넘는 숫자를 볼 때, 소속된 전원이 이곳으로 온 것 같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지원 부대가 등장하자, 아슬란 연합의 병사들의 표정이 더욱더 어두워졌다.

“이교도들에게 깨어날 수 없는 죽음을!”

“깨어날 수 없는 죽음을!”

투다다다!

군마를 타고 있는 흑십자단이 암흑성국의 깃발을 펄럭이며, 아슬란 연합의 병사들을 덮쳤다.

또다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 아수라장을 보며 브룩은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 가는 것만 같았다.

‘……진짜 끝인가.’

레온이 말해 주었던 전략이 실행되기도 전에 이렇게 끝나 버리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드르르륵!

드르르!

‘어라?’

어딘가에서 정체불명의 소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전장의 함성을 지워 버릴 만큼 엄청난 데시벨의 소음이었다.

“아오, 시끄러!”

“이게 무슨 소리야!”

전투를 치르던 페가수스 길드의 병사들조차 짜증을 낼 정도였다.

“뭐, 뭐야!”

“헉! 저건?”

그러던 그때, 병사들이 하나둘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경악한 반응을 토해 내고 있었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것들을 보니, 그들 모두가 동일한 반응을 보일 만도 해 보였다.

하나같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그들의 시선 끝에는.

‘……저, 전차?’

일전에 레온이 제작하는 데 성공했던 기동형 포탑, 기어즈 타워 300기가 웅장한 바퀴 소리를 내며 돌진해 오고 있었다.

그 순간, 브룩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아군의 지원 병력이 도착하였습니다.

-기어즈 타워 300기가 아군의 병력도에 추가됩니다.

‘드디어 도착했구나!’

브룩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와 유우가 기다리고 있던 ‘그것들’의 정체가 바로 이것이었던 것이다.

우아아아!

아슬란 연합측의 병사들이 환호성을 쏟아 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해 페가수스 길드의 인원들은 자신들을 향해 전차로 밀려오고 있었음에도 당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게임에 뜬금없이 전차가 등장을 하였으니 경악할 만도 할 것이었다.

……그러나 놀랄 부분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어라, 저건?’

‘저놈들이 왜?’

가까워오는 기어즈 타워 위에 올라타고 있는 이들을 확인한 페가수스 측의 병사들이 또 한번 황당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끼에에에!

-쿠에에에!

순간 전장에 몬스터의 뾰족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였다.

그랬다. 기어즈 타워에는 다름 아닌 몬스터들이 승차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을 확인한 브룩이 이 모든 사건의 주인공인 레온을 생각하며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미친놈, 진짜로 몬스터를 파일럿으로 삼는 데 성공했네.’

중부 대륙으로 떠나기 전, 레온은 대장장이들과 다크 드워프들 그리고 샤먼 마을의 건축가들을 모두 소집해 설계도를 건네주고 기어즈 타워의 원형을 양산하게끔 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모두 연금술을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가공하였다.

몬스터들이 파일럿이 되어 이끄는 전차 부대가 바로 그것이었다.

몬스터들을 추가하기로 한 것은 매덕스의 신물을 얻으며 레온이 떠올린 아이디어였다.

최상위의 테이밍 스킬인 ‘하이퍼 테이밍’을 통해 상급 몬스터들을 소환수로 삼은 레온이 그것들을 그대로 포탑들과 융합을 시켜 보았고, 이러한 놀라운 완성품을 만들어 낸 것이었다.

-끼에에!

-뀨뀨!

그러던 그때, 킹 고블린과 오크 엠퍼러가 각자 다른 포탑들에 전투 명령을 하달했다.

투콰아앙-!

콰아앙-!

포신이 연달아 불을 뿜기 시작했고, 적들이 거대한 폭발 속에서 죽어 나가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레온이 하나하나 포격을 명령해야 적중률이 상승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부분이 완전히 해결이 되어 있었다.

파일럿 몬스터들은 자신들의 생각대로 움직이며, 정확하게 적들을 적중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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