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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무한전직-294화 (29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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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화

레온의 도발에 넘어간 리로이가 이를 빠득, 소리가 나게 악물었다.

그러곤 자신의 뒤에 서 있던 간부들에게 빼액 소리를 내질렀다.

“뭣들 하고 있어! 지켜만 보고 있을 거냐!”

“네, 넵!”

그러자 리로이의 눈치를 살피던 간부들이 재빨리 대답을 마치고 레온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투다다다!

슈아아아!

진각을 박차며 돌진한 그들의 몸 주위로 칠흑 같은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마몬의 힘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섯 명의 간부들 모두 리로이에게 사도의 힘을 나눠 받은 것이었다.

‘……넷, 다섯, 여섯인가. 직업은 모두 무투가겠고.’

한꺼번에 적들이 달려들고 있었음에도 레온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었다.

그저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간부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이들이 아니었다.

그때 레온이 저 너머에서 얼굴에 오만한 표정을 한 채, 그를 지켜보고 있는 모즈구스를 노려보며 속으로 생각하였다.

‘좀만 기다리라고. 금방 해치워 줄 테니까.’

채챙!

그것도 잠시뿐. 레온이 장착하고 있던 완드를 집어넣고 흑염룡의 거태도를 꺼내 들었다.

적들은 무투가로 근접 전투에 특화되어 있었으니 그에 적합한 무기로 싸워야 했기 때문이었다.

파밧!

타닷!

하지만 레온이 그렇게 전투태세를 갖추려고 하는 것보다 적들의 공격이 한 템포 빨랐다.

“흑마지저권!”

“흑마참쇄격!”

“흑마참풍각”

어느새 지근거리까지 도착한 적들이 전광석화처럼 공격을 쏟아 내고 있었다.

그들의 공격은 오랜 시간 합을 맞춰 온 것이 티가 나고 있었다.

레온이 피해 낼 수 있는 모든 방향을 하나씩 정확히 선점하며, 마몬의 힘을 담은 권각을 뻗어 내고 있었던 것이다.

회피하기에는 너무 늦어 있었다.

‘좋았어!’

‘완벽하게 들어갔다!’

‘뒈져라!’

완벽한 타이밍을 잡았다고 생각한 간부들이 모두 회심의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공격이 레온의 살갗에 닿은 순간.

티팅!

팅!

“……!”

“뭐, 뭣!”

자신감에 차올라 있던 그들은 당황에 찬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아슬란 길드의 ‘레온’에게 150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공격이 실패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내 공격이 고작 150이라고?’

‘왜, 왜, 공격이 실패한 거지?’

어떠한 방어도 없이 정통으로 들어간 그들의 공격이 티도 나지 않는 경미한 대미지를 주는 데에 그쳤거나, 심지어 어떠한 피해도 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호오, 이것도 제법 쓸 만한데.’

그러던 그때, 레온이 또 한 단계를 넘어선 자신의 극강의 방어력에 감탄을 토해 내었다.

레온이 이렇게 맨몸으로 공격을 받아 냈음에도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은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합쳐진 덕분이었다.

그것들은 바로 마신 스킬의 위력을 경감시켜 주는 항마력 스텟과 자체 방어력을 상승시켜 주는 탄소 경화 스킬.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사용해 본 ‘키메라틱 파츠’ 스킬이었다.

[키메라틱 파츠]

소유한 소환수의 신체 일부를 일시적으로 시전자의 신체에 부여합니다. 각 부위별로 특정한 능력치가 상승합니다.(상세 보기)

-현재 소환 중이지 않은 상태의 소환수여야 합니다.

-오로지 인간형의 소환수만을 선택 가능합니다.

-시전자와 다른 성별을 지닌 소환수는 스킬의 대상으로 선택이 불가합니다.

‘마족의 신체를 손에 넣은 건 나뿐이겠지?’

그리고 레온이 키메라틱 파츠를 사용해 빌려 온 소환수의 신체는 이전에 매덕스로부터 빼앗았던 업화의 자작 슬레인져의 것이었다.

레온이 흑마조의 딱총나무 완드를 얻으며 귀속 스킬을 통해 획득한 마족 또한 소환수의 일부로 취급이 되는 것을 알아차렸던 것이다.

‘모즈구스가 대놓고 지켜보고 있느라 소환을 못하니까, 이렇게라도 써먹어야지!’

그러던 그때, 레온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계속하여 떠오르고 있었다.

-마족의 종족 특성으로 일반 공격의 피해를 무효화합니다.

-마족의 종족 특성으로 마기를 담은 공격의 피해량이 감소됩니다.

‘종족 특성? 이건 또 뭐야. 개꿀인데?’

그 순간, 레온이 생각하지 못한 특수 효과가 발휘되고 있었다.

종족 특성이란 것으로 인해 적들의 공격의 피해량이 추가로 감소되고 있었던 것이다.

휘익!

쐐애액!

쏟아지는 적들의 공격을 가볍게 막아 내면서 레온은 마족의 신체를 생각보다 더욱 유용하게 쓸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마신의 힘을 부여받은 모든 히든 클래스 유저들을 모조리 카운터 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얻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키메라틱 파츠 스킬은 한 가지 장점을 더 가지고 있었다.

“허억, 헉.”

“흐억.”

그때 쉬지 않고 공격을 이어 가다가, 제 풀에 지친 간부들이 뒤로 물러서 거친 숨을 골랐다.

그러곤 그들에 비해 쌩쌩하기 그지없는 레온을 질린 눈으로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몸에다가 담금질이라도 해 놨나, 왜 공격이 안 들어가는 거야…….’

‘신체 강화 스킬이 뭐 이리 지속 시간이 길어.’

그랬다. 키메라틱 파츠 스킬은 소환수를 소환하지 못하게 되는 커다란 페널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다른 강화형 스킬들보다 지속 시간이 매우 길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전쟁이 끝날 때까지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하여 발동을 하고 있을 수 있을 정도였다.

페널티로 인해 소모되는 마나의 부담이 엄청난 간부들이 감당하기에는 레온은 너무나 힘든 상대였다.

‘뭐, 이 정도면 스킬 분석은 끝난 것 같고. 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

그렇게 분석을 끝마친 레온이 확 바뀐 눈빛으로 간부들을 노려보았다.

마치 먹잇감을 포착한 들짐승과 같은 눈빛에 가뜩이나 움츠러들어 있던 간부들이 움찔하며 몸을 떨었다.

콰앙!

파바밧!

그러던 그때, 이번에는 레온이 커다란 소음과 함께 폭발적인 속도로 적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또 다른 스킬을 시전하였다.

우우웅!

위이잉!

그의 입술이 달싹이고 나자, 레온이 달리고 난 지면에 소환진이 나타났다.

여태껏 소환하지 않았던 장착형 오토마톤 스키르니르였다.

처처척!

질주하고 있는 레온의 몸에 쪼개진 스키르니르의 파츠들이 날아와 장착되기 시작했다.

“저, 저놈 또 변신한다!”

“아오! 망할 프X저 자식!”

“얼른 완성되기 전에 조져!”

이형의 신체로 변신하는 것도 모자라 강철 장갑까지 몸에 두르기 시작하자, 간부들이 목청을 높이며 레온에게 달려들었다.

“흑마진천……!”

연합해서 발동할 수 있는 스킬이 있었는지, 그들은 또 한 번 레온에게 공격을 쏟아 내었다.

하지만.

‘늦어!’

그 공격보다 장착을 완료한 레온이 허공으로 박차고 뛰어오르는 것이 빨랐다.

모든 공격을 회피하고 번쩍 뛰어오른 레온은 그대로 대검을 번쩍 들어 올렸다.

촤아아아!

화르르륵!

그러자 검날 위로 끝을 모르고 풀 오러 블레이드가 솟아올랐다.

주위의 수많은 병사들에게는 엄청난 굵기의 번개 줄기로 보이고 있었다.

감탄을 토해 내는 아슬란 연합의 병사들과는 달리 페가수스의 간부들은 자신의 최후를 직감했는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하아앗!”

다음 순간, 짧은 기합 소리와 함께 레온이 자신의 검을 맹렬히 휘둘렀다.

콰가아앙-!

콰아아앙!

그러자 곧이어 귀를 먹먹하게 만드는 거대한 폭음이 터져 나왔다.

마치 폭탄이 떨어진 듯했다.

순간 풀 오러 블레이드가 발산하는 광채에 눈을 가렸던 리로이가 서서히 돌아오는 시야를 확인했다.

‘……이 미친놈.’

그러곤 이어 경악한 반응을 만들었다.

그의 눈앞에 사람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은 결과가 펼쳐져 있었다.

레온이 오러 블레이드를 내리꽂은 곳에 마치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움푹 패여 있었던 것이다.

-사도의 맹약자, ‘할트’가 사망하였습니다.

-사도의 맹약자, ‘루도’가 사망하였습니다.

-사도의 맹약자, ‘켄덴스’가 사망하였습니다.

-(……중략……)

‘빌어먹을.’

귀에 거슬리는 시끄러운 효과음 소리와 함께 시야를 가득채운 간부들의 사망 메시지에 리로이가 제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이기지는 못하여도 레온에게 상당한 피해는 입힐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건만, 상대에게 조금의 피해도 주지 못하고 처참하게 발리는 모습만을 연출하고 말았다.

리로이가 슬쩍 고개를 돌려 뒤쪽을 살피자, 모즈구스가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젓고 있었다.

그러자 그 순간, 리로에게는 뼈아픈 시스템 메시지가 추가로 떠올랐다.

-당신에게 모즈구스가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모즈구스의 친밀도가 하락합니다.

‘거지같이 꼬였군.’

가뜩이나 낮은 친밀도가 또다시 떨어져 있었다.

리로이가 뒷골이 당겨 오는 것을 느꼈다.

현재 그는 모즈구스의 지휘 아래에 있었다. 친밀도가 하락하면 전쟁이 끝나고 나서 받는 보상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 분명했다.

‘어떻게든 만회해야 해.’

리로이가 초조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그때, 모즈구스가 곁에 있던 고위 신관들이 눈짓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자 고개를 끄덕인 신관들이 곧장 리로이에게 빠르게 이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리로이만으로는 레온에게 상대가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저 NPC 자식이!’

그것을 보며 자존심이 상한 리로이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쯔쯔, 또 고새 지원군을 부른 거냐? 수준하고는, 쫄보 자식.”

그러나 곧이어 들려온 레온의 무시가 가득한 조롱이 더욱 그를 분노하게 만들고 있었다.

레온은 대검을 바닥에 질질 끌며 여유가 넘치는 모습으로 한 걸음씩 리로이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곧 그렇게 건방을 떨어 댄 걸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

진득한 살기가 가득한 눈빛을 발산하며 리로이가 장착하고 있던 그의 사도 전용 아이템인 ‘흑마랑의 건틀릿’에 힘을 불어 넣었다.

처척!

우우웅!

그러자 건틀릿에 박혀 있는 다섯 개의 검은 빛깔 보석이 음험한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슈아아아!

촤아아!

건틀릿에서 내뿜어진 기운은 곧이어 뱀과 같은 형상을 갖추더니, 엄청난 속도로 지면을 훑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레온이 공격이라 생각하고 검으로 튕겨 내려 했지만.

‘뭐야, 이건?’

곧이어 다섯 개로 분열된 기운은 레온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그것들은 방금 전 레온이 쓰러뜨린 사도들의 회색빛 시체들에 파고들었다.

그러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현상이 발생하였다. 가까이에 있던 아슬란 연합의 병사들이 벙 찐 얼굴로 당황에 찬 반응을 만들었다.

“뭐, 뭐야?”

“살아난다고?”

회색빛 시체들이 꿈틀거리다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부활 스킬을 사용한 것인가 하였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다시 눈을 뜬 간부들의 몸에 검은 뭉게구름에 감싸여지더니 곧이어 전혀 다른 형상으로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크롸아아!

-쿠에에에!

이윽고 잠시 후, 인간의 것이 아닌 울음소리를 내는 그들은 모두 데스 나이트로 변화가 되어 있었다.

흑마랑의 건틀릿은 사도의 맹약자에 한정하여 그들이 사망 시, 최강의 언데드 몬스터 중의 하나인 데스 나이트로 탈바꿈할 수 있는 스킬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순식간에 다섯 명의 데스 나이트와 10여 명의 암흑 사제들 그리고 리로이가 레온을 포위하는 형국이 펼쳐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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