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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무한전직-286화 (286/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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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화

시끌벅적했던 회식 자리가 마무리되어 갈 즈음.

레온은 곧장 펍의 2층에 마련된 객실 중 하나를 잡았다.

“오빠, 벌써 가는 거야? 이제 시작이라고!”

“야, 야, 주인공이 무슨 벌써 내빼는 거야.”

“앗, 아쉽습니다, 레온 님.”

그러자 양 길드의 사람들이 모두 나서 그를 붙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레온은 그런 제안들을 모두 힘겹게 뿌리치며, 길드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정말 죄송하지만 오늘만 봐주세요. 하루 종일 이동해 왔더니 너무 지치네요.”

레온이 그렇게까지 말하자, 모두들 아쉬웠지만 곧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레온이 휴식을 취하러 객실로 올라가게끔 놔주었다.

한편으로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레온이 이해도 되었던 것이었다.

오늘 전투를 위해 이동한 거리도 거리였거니와, 치러진 전쟁에서 레온이 전선의 사방팔방을 바쁘게 뛰어다니며 활약을 하는 장면을 모두가 지켜보지 않았던가.

쩝, 하고 입맛을 다시는 길드원들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 레온이 휴식을 취하러 객실로 올라갔다.

털썩.

“휴, 이제야 혼자가 됐구먼.”

푹신한 침대에 걸터앉으며 레온이 말을 꺼냈다.

오늘 같은 날은 그다지 돈을 아끼고 싶지 않아 가장 좋은 객실을 잡은 덕에 내부는 매우 깔끔하고 안락했다.

이대로 누워 쉬는가 싶었지만, 그의 눈동자에는 어느새 이채가 떠올라 있었다.

순간 레온이 양손을 파리처럼 비비며 나지막하게 말을 내뱉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그랬다. 레온이 동료들에게 꺼낸 휴식을 취한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다.

그가 회식을 빠져나온 것은 미치도록 하고 싶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윽.

그가 재빠르게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악.”

그리고 무슨 이유에선가 레온이 달뜬 신음성을 내뱉고 있었다.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소리였지만, 그의 행동은 건전하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처척.

품에 집어넣은 그의 손에 이끌려 객실에 비치된 나무 탁자 위에 아이템 두 개가 꺼내져 있었다.

휘황찬란한 빛을 내고 있는 그 두 가지 아이템을 바라보는 레온의 얼굴에 헤벌쭉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각각 지팡이 하나와 주먹만 한 크기의 보석이었다.

그때, 감상을 마친 레온이 탄성을 내지르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크으, 난 정말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니까.”

두 아이템들은 바로 매덕스를 처치하고 획득한 전리품들이었다.

그는 보상 아이템들을 확인하기 위해 자리에서 빠져나왔던 것이었다.

그때 레온이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젓고는 한숨을 내뱉었다.

“후우, 길드장이 되니까 뭔 놈의 할 일이 그렇게 많은지. 이거야 원 아이템 하나를 확인할 시간이 없네.”

브룩은 전투가 끝나자마자 레온에게 그동안 영주 대행을 수행하며 밀려 있던 중요 업무들을 모두 넘겨주었다.

그것들을 처리하고 오래 못 봤던 병사들을 챙기느라, 보상 아이템을 확인할 시간을 여태껏 가지지 못했다.

순간 레온이 속으로 브룩이 알았다면 곧바로 수도로 넥 슬라이스를 날렸을 생각을 떠올렸다.

‘쩝, 안 되겠어. 최대한 빨리 페가수스도 마저 점령하고 얼른 암흑성국으로 다시 도망가야지.’

그러고 난 후, 레온은 행동을 시작했다.

그는 먼저 흑마조의 딱총나무 지팡이의 정보를 확인했다.

매덕스가 열심히 공을 들여 놓았는지 아이템의 등급은 이미 전설 등급으로 성장이 완료되어 있었다.

[흑마조의 딱총나무 완드]

분류 : 완드

등급 : 전설 / 성장형

공격력 : 760

내구도 : 파괴 불가

착용 제한 : 마신의 소환술사

-본인이 소환한 모든 소환수의 자체 능력치 30% 상승

-본인이 소환한 모든 소환수의 소환 지속 시간 50% 추가 지속

-보스 몬스터 테이밍 성공 확률 15% 증가

-소환수 친밀도 상승 확률 100% 증가

-통솔력 스텟 +350

-귀속 스킬, ‘흑마조 강림’ 사용 가능

(보유 지혜 스텟이 1,400 포인트 이상이어야 합니다.)

-귀속 스킬, ‘하이퍼 테이밍’ 사용 가능

-그 외 귀속 스킬 목록(상세 보기)

‘와, 이건 대박인데?’

상세 정보를 확인한 레온은 입을 쩍 벌리고 경악한 반응을 쏟아 내었다.

너무 기쁜 까닭에 레온은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만큼 흑마조의 딱총나무 완드는 레온에게 완벽히 맞는 아이템이었다.

일단 첫째로, 본인이 보유한 모든 소환수의 능력치가 30% 상승하는 사기적인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레온은 여태껏 이렇게 엄청나게 높은 퍼센트 수치로 소환수의 능력치를 상승시켜 주는 아이템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지금도 엄청난 힘을 지닌 소환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레온인데, 전력이 더욱 강대해졌다.

게다가 모든 소환수의 지속 시간이 50%가 상승하였다.

이로써 오토마톤이 지녔던 다소 짧은 소환 지속 시간이라는 문제도 해결이 되는 것이다.

그 순간 레온은 자신과 전투를 치렀던 매덕스가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참나, 그놈은 이런 걸 가지고도 이기지 못한 거야?’

이런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소환수 능력치 증폭 장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소환수 하나를 이기지 못했던 까닭이었다.

단언컨대 괴수 대전은 레온 측의 완벽한 승리였다.

‘아니지. 그만큼 내 본 드래곤과 호문클루스들이 강하다는 반증 아니겠어?’

그러던 그때, 레온이 어깨를 으쓱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소환술사의 최상급 테이밍 스킬인 ‘하이퍼 테이밍’ 스킬을 얻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소득이었다.

‘물론 나에겐 스켈레톤이 있지만. 뭐, 선택지가 많아진다는 건 그만큼 좋은 거니까.’

스켈레톤의 제작에는 제물이 되는 몬스터에 ‘뼈’가 존재해야 한다는 조건이 존재하였는데.

이제 판테라에 존재하는 모든 몬스터 종류를 자신의 수하로 삼을 수 있게 된 레온이었다.

순간 레온의 눈이 반짝였다.

‘흐음, 혹시 살아 있는 몬스터를 재료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이 있으려나?’

암흑성국이 만들어 낸 키메라라는 완성된 실험체를 본 적이 있지 않던가.

연금술사의 힘을 사용한다면 충분히 자신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연금술사들을 또 쥐어짜 봐야겠군.’

마지막으로 살펴본 ‘흑마조 강림’ 스킬은 흑염룡의 거태도에 부여된 ‘흑염 강신’ 스킬처럼 최후의 비기와 같은 느낌이었다.

‘어라, 잠깐만.’

한데 레온은 무슨 이유에선가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전투 중에 이 스킬을 사용하는 매덕스의 모습을 보지 못하였던 탓이었다.

‘아아.’

하지만 이내 밑에 적힌 한 줄을 보고는 어떻게 된 까닭인지 알 수 있었다.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지혜 스텟이 1,400포인트 이상이어야 된다는 제약이 있었던 것이었다.

매덕스는 스텟을 찍지 못해 사용하지 못했던 것이리라.

하나 레온은 문제될 것이 없었다.

‘1,400정도야 진작에 넘었으니까.’

그렇게 파악이 끝난 흑마조의 완드를 인벤토리에 회수한 후, 레온은 옆에 놓여 있던 보석에 손을 뻗었다.

사실 그는 이 아이템이 이번 전투에서 획득한 최고의 성과가 아닌가 하고 조심스레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천신의 눈물]

종류 : 소모품

등급 : 에픽

마몬의 사도를 퇴치한 용사의 활약에 감격한 여신이 흘린 눈물 한 방울.

현세에 떨어지며 보석의 형태로 변화하였으며, 그 안에 천신, 나이샤의 기운이 가득 담겨 있다.

보석을 꼭 움켜쥐고 기도를 하면 기적에 가까운 일이 생겨날 것만 같다.

‘진짜 엄청나게 놀랐었지.’

천신의 눈물은 그가, 아니 판테라의 유저 중 최초일지 모르는 에픽 등급을 지닌 아이템이었기 때문이었다.

단언컨대 이것을 경매에 올리는 순간, 서버가 다운이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리라.

물론 레온은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저지를 생각이 추호도 없었지만 말이다.

한데 천신의 눈물은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레온이 손가락으로 보석을 집어 올려, 눈앞에 놓은 채 생각했다.

‘흐음, 생긴 건 영락없이 보석인데. 아이템 종류가 소모품이라…….’

보석이면 아이템 종류에 분명히 ‘재료’라고 적혀 있어야 하는데. 천신의 눈물은 포션과 같은 ‘소모품’으로 적혀 있었던 것이다.

그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 생겨날 것만 같다.’는 아이템의 설명 한 줄을 읽고는, 정체 모를 이 보석이 펼쳐질 다음 전투에서 분명히 크나큰 역할을 하게 되리라 조심스레 짐작하고 있었다.

* * *

레온이 매덕스를 처참하게 격파한 뒤,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러 있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벌어진 일들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합류한 레온을 총지휘관으로 삼은 아슬란과 블루 아이즈 길드는 거센 반격을 시작하였고, 내분을 겪고 있는 페가수스와 코르부스 길드는 계속해서 영지를 빼앗기고 있었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기세가 아슬란 연합 측에 넘어가 있었다.

이 최악의 사태에 페가수스의 길드장, 리로이는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그건 바로 이렇게 내외가 어지러울 때는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을 먼저 제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페가수스 길드는 곧바로 레온이 진격해 오는 경로에 있는 영지들에 최소한의 방어 병력들만을 남겨 둔 후, 모든 길드원들을 자신의 본진에 합류시켰다.

그리고 곧바로 코르부스 길드와 전면전에 돌입하였다.

-쩝, 이러면 얼마나 빨리 진정시키느냐가 관건인데.

-리로이도 맛탱이가 갔구먼. 지금 아슬란이 미친 듯이 개돌하고 있는데. 여기서 코르부스랑 싸운다고?

-ㅉㅉ. 모르는 소리 하시네. 코르부스 정리 못 하면 지는 건 똑같음요.

-아무리 그래도 난 에바 같음. 투스 연합은 실력이 둘 다 거의 비등했는데, 잡을 수 있겠음?

이를 두고 커뮤니티의 대다수 유저들은 페가수스가 자충수를 두었다며 날 선 비판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었다.

-매덕스, 추락의 끝은 어디인가.

-패배, 패배. 코르부스 또 패배.

-이제 남은 영지는 단 세 개.

코르부스 길드가 페가수스 길드에게 싸우면 싸우는 족족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먼저 뒤통수를 쳤기 때문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던 코르부스가 계속하여 패배하자, 사람들은 어리둥절해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치러진 전투 동영상이 계속해 올라오자, 내용을 살펴본 그들은 이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무슨 이유에선가 매덕스가 자랑하던 보스 몬스터들의 숫자가 아슬란과의 전투 때에 비해 확연히 줄어들어 있었던 것이다.

매덕스의 소환수들은 코르부스 길드의 가장 큰 핵심 전력이었다.

그것이 약화되었으니 길드장들이 서로 나섰음에도, 코르부스 길드가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리로이는 힘을 잃은 까닭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가 지니고 있던 마신의 사도 아이템이 보이지 않고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몰랐지만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리로이는 파죽지세로 몰아붙이며 결국 코르부스의 내란을 완벽하게 진압했다.

그렇게 한때 4중이라 불렸던 코르부스 길드는 분해되며 처참하게 몰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내홍을 잠재우는 데 성공한 페가수스 길드는 어느새 투스 연합이 본래 지니고 있던 중부 지역의 3분의 1을 접수한 레온과 전면전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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