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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무한전직-279화 (279/332)

# 279

279화

네 길드의 전투 상황은 미튜브와 방송국을 통해 수많은 이들에게 생중계되고 있었다.

아슬란과 블루 아이즈가 역전을 하는 듯하던 그 순간 매덕스가 새로운 소환수들을 꺼내 놓자,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었다.

-저기요? 저건 사기잖아요!ㅋㅋㅋㅋㅋ

-아슬란 길드원들 사고가 일시 정지돼 버려쬬? 망해 버려쬬?

-와, 역시 매덕스 X 오진다. 저번에 봤을 때 세 마리가 한계였던 것 같은데, 고새 두 마리를 추가로?

-다섯 마리……? 어떻게 이김?

-미친 것 같은데.

그들의 말처럼 아슬란과 블루 아이즈의 길드원들은 멘탈이 완전히 나간 상태처럼 보였다.

한데 그럴 만도 해 보였다.

매덕스가 소환하는 몬스터들은 전부 원래라면 긴 시간 동안 레이드를 통해서 잡아야 하는 매우 강력한 보스 몬스터들이었다.

그런 놈들이 세 마리나 있는 통에 이렇게 생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놀리기라도 하듯 두 마리나 더 추가로 늘어났으니.

병사들이 제정신을 차리려야 차릴 수가 없는 것이다.

딸랑! 딸랑!

“자, 가루라! 바실리스크! 눈앞의 이 건방진 놈들을 모두 죽여 버려라!”

그러던 그때, 매덕스가 손에 쥔 완드를 흔들어 대며, 새롭게 나타난 몬스터들에게 공격을 명령하고 있었다.

-크와아앙!

-뀌이이이이!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거대한 두 날개를 펼치고 있는 조류 몬스터 괴조 가루라와 석화의 마안을 사용하는 도마뱀 몬스터 바실리스크가 다시금 커다란 울음소리를 토해 냈다.

쉬이익!

펄럭!

그러곤 곧이어 가루라가 날갯짓을 반복하며 엄청난 속도로 전장에 합류하였고, 바실리스크 또한 혀를 날름거리며 기어가기 시작했다.

촤아악!

콰가가강!

이윽고 폭음과 더불어 섬뜩한 절삭음이 공간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크윽!”

“끄아아!”

“사, 살려 줘!”

귓전에 선명하게 들려오기 시작하는 병사들의 신음소리에 브룩이 안타까워하며 속으로 방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젠장……. 저 두 놈들은 어떤 병력으로 상대를 시켜야 하지.’

스윽.

그가 쉴 새 없이 바쁘게 방패를 들어 올리면서도 빠르게 주변의 상황을 훑어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모든 병력이 각자 맞상대하는 상대 병력이 있었다.

아슬란 길드에는 더 이상의 여유 병력이 없었다.

속이 시커멓게 탄 브룩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세토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크윽, 사정이 다르지 않나보군.’

세토의 얼굴에도 침통함이 떠올라 있었다.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아무리 돌려 보아도 추가된 두 마리의 몬스터들을 그들이 상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결론만이 도출되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이곳은 포기해야 하나…….’

사실 객관적으로는 지금쯤 전 병력을 후퇴를 시키는 것이 맞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브룩은 섣불리 결정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후퇴를 한다고 한들 모두가 무사히 도망칠 수 있을 각이 아니야. 게다가 사기가 밑바닥으로 추락할 텐데.’

온전하게 병력이 보전된다면 당장이라도 후퇴를 하겠지만, 과연 저 거대 몬스터들의 추격을 피할 수 있을지 짐작이 되지를 않았다.

오히려 퇴각하면서 추격전이 벌어지며 더욱 막심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그렇게 상황이 펼쳐지면 힘겹게 상승시켜 놓은 사기와 승기를 잡은 분위기가 저들 쪽으로 넘어갈 위험이 다분했다.

‘하아, 유호야 어떡하냐. 난 도저히 답이 보이지를 않는다…….’

브룩은 씁쓸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항상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를 제시해 주었던 자신의 친구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렇게 아슬란 길드가 패색이 짙어진 상황을 바라보는 매덕스에게 감출 수 없는 승자의 패기가 뿜어지고 있었다.

그가 한껏 당당히 어깨를 피며 속으로 적들을 비웃었다.

‘흐흐, 감히 누구에게 덤벼. 역시 마몬의 사도가 최고라니까.’

이어 그는 자신의 완드를 바라보았다.

마신의 소환술사의 직업 아이템인 이 ‘흑마조(黑魔鳥)의 딱총나무 완드’가 그가 다섯 마리나 되는 보스 몬스터들을 한꺼번에 소환하여 부릴 수 있는 핵심이었다.

‘이게 없었다면 겨우 한 마리나 다룰 수 있었을까.’

흑마조의 딱총나무 완드는 착용자의 보스 몬스터의 복종 성공 확률과 통솔력 수치를 기하급수적으로 올려 주는 사기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스 몬스터를 복종시킬 수 있다니. 이런 힘은 나만이 가지고 있겠지!’

그때 매덕스의 곁에 있던 간부들이 다시금 아부를 쏟아 내기 시작하였다.

“크으, 완전히 분위기가 반전이 됐군요. 역시 대단하십니다. 매덕스 님!”

“다섯 마리의 보스 몬스터라니. 이제 우리 길드를 막을 놈들이 누가 있겠습니까!”

“하하, 매덕스 님의 말대로 리로이 놈의 도움 따위는 필요도 없었습니다.”

마지막에 이어진 간부의 말을 들은 매덕스의 표정이 묘하게 변화되었다.

‘후후, 도박이 잘 먹혔어.’

사실 매덕스는 페가수스의 길드장 리로이가 이끄는 병력과 함께 이곳에 도착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그들의 병력보다 이틀은 빠르게 이곳에 도착을 하게끔 앞당겨 준비하였다.

그의 속도와 맞출 수 있는 실력자들만을 추리느라, 다수의 병력을 데려오지는 못하였지만.

매덕스는 소환술사인 자신의 힘을 믿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넘겼다.

매덕스가 이러한 선택을 한 이유는 간단했다.

‘흥, 페가수스 놈들 따위는 이제 필요 없어.’

계속되는 내부의 분란으로 인해 두 길드의 결속력은 이미 상당히 와해된 상태였다.

하지만 블루 아이즈와 아슬란이라는 외부의 적 때문에 가까스로 지탱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상황이기에 매덕스는 흑풍회까지 무릎을 꿇리며 북부 대륙을 완전히 접수할 동안 동맹을 이어 가려 했던 생각을 머릿속에서 접었다.

‘블루 아이즈를 먹고 난 뒤에 바로 뒤를 친다.’

이러한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부터 발 빠르게 그 준비를 하려 했던 것이었다.

여기서 매덕스 혼자만의 활약으로 전장을 역전시키고 모든 영토들을 수복하고 나면, 이전의 패전들은 모두 페가수스 길드의 결함 때문이라고 인식되지 않겠는가.

‘후후, 그러고 나면 후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 유저들은 모두 우리 편에 붙겠지.’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용병들은 승리 보상이 가장 큰 보상이기 때문에 유리한 쪽에 붙기 마련이었으니까 말이다.

그에게는 블루 아이즈와 아슬란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같은 마몬의 사도인 리로이만이 표적에 있었다.

‘쯧, 질기군 질겨. 이쯤 되면 알아서 뒈질 것이지.’

그때 매덕스가 브룩을 바라보며 지겹다는 표정을 지었다.

브룩은 병력 간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제 역할을 해내며 버텨 내고 있었다.

“아이아스의 방패!”

슈아아아!

쿠우웅!

브룩이 스킬을 시전하자, 보스 몬스터들의 진격을 막아 버리는 거대한 방패가 나타났다.

성벽과 비견될 만큼 거대한 크기였다.

그것을 바라보는 매덕스의 미간이 좁아졌다.

‘저놈을 처리해야 이후의 상황이 편해지겠군.’

처척.

이어 매덕스가 한 가지 계획을 머릿속으로 떠올리고는 다시금 자신의 완드를 들어 올렸다.

딸랑.

우웅!

소름 끼치는 방울 소리와 함께 완드에서 검은 보랏빛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어진 다음 순간.

-갸오오오오!

처음 들어 보는 거대한 울음소리가 멀리서 울려 퍼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전신의 털이란 털이 모두 쭈뼛쭈뼛 설 정도의 압도적인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그 상황 속에서 코르부스 길드의 간부들이 짝짝, 소리가 나게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오오! 한 마리가 더 있었던 겁니까!”

“이번에는 어떤 보스 몬스터입니까!”

하지만 그들은 매덕스의 표정을 살피고는 입을 싹 다물었다.

‘……뭐야, 저 소리는?’

어리둥절해하는 그의 얼굴에 감출 수 없는 당혹감만이 감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놀란 것은 그들뿐이 아니었다.

또 다른 괴물의 울음소리를 들은 세토가 다급한 말투로 브룩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안 되겠어, 브룩아. 일단 퇴각 신호를 보내자.”

그 말을 들은 브룩의 낯빛이 더욱 어두워졌다.

‘하아, 한 마리가 더 있었다니. 이제 정말 답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빼는 것이 맞는 건가.’

고민을 거듭하던 브룩이 한숨을 푹 내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세토가 큰 목소리로 전군에게 명령을 내렸다.

“전군! 퇴……!”

아니, 내리려고 하였다.

두드드드드드!

콰아아아아아!

그러던 그때, 명령을 하달하는 그녀의 목소리를 갑작스레 터져 나온 가공할 굉음이 덮어 버렸다.

그와 함께 느닷없이 피어오른 먼지 구름이 모든 병사들의 시야를 덮어 버리고 있었다.

‘……저건?’

눈살을 찌푸리던 매덕스는 흐릿한 시야 속으로 먼지 구름 안에 거대한 의문의 형상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가루라!”

-끼에에에!

그에 그는 허공에 떠올라 있는 가루라에게 먼지 구름을 날려 버릴 것을 명령했다.

펄럭펄럭!

힘찬 날갯짓과 함께 먼지 구름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이윽고 먼지 구름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자.

의문의 형상의 정체를 확인한 매덕스의 눈동자가 커다랗게 확장되었다.

“……!”

너무 놀란 그는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등 뒤로 서있던 간부들이 떨리는 손가락으로 한곳을 가리키며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저, 저건!”

“마, 말도 안 돼!”

“저게 어떻게 여기에……!”

거기에는 바로, 뼈로 이루어진 날개를 펼친 채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그들을 향해 돌격하고 있는 ‘본 드래곤’이 존재하고 있었다.

-크와오오오오!

포효를 내뿜는 최상위 포식자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보이고 있었다.

“헉!”

“보, 본 드래곤이 여기에 왜?”

“보스 몬스터들 틈으로 도망쳐!”

갑작스레 펼쳐진 상황에 패닉 상태가 된 병사들이 싸우던 것을 멈추고 각자 보스 몬스터들의 등 뒤로 쫄래쫄래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대가 줄행랑을 치자 어리둥절해하던 아슬란과 블루 아이즈의 병사들 또한 뒤늦게 본 드래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오!”

“우리 편 괴수가 나타났다!”

“눈에는 눈, 괴수에는 괴수다!”

투스 연합의 병사들과는 정반대로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브룩과 세토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본 드래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저게 여기에 있다는 건.’

‘……설마?’

그리고 그때 때마침.

“플레어 버스터!”

피유우웅!

콰아아앙!

귀가 먹먹해지는 거친 파공성과 함께 빛의 포격이 하늘에서 쏟아지기 시작했다.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고개를 돌린 유우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크게 소리를 질렀다.

“오빠!”

그녀의 시선이 닿은 곳에 등 뒤에 검은 날개를 펄럭이며, 마력총을 난사하고 있는 레온의 모습이 담기고 있었다.

우아아아아!

와아아아아!

영주님이 오셨다! 레온 님이 오셨다!

아슬란 병사들이 내는 열화와 같은 함성 소리가 전장을 뒤덮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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