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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무한전직-248화 (248/332)

# 248

-히든 퀘스트 획득 조건을 만족시켰습니다.

-히든 퀘스트 ‘스피릿츄얼 웜 히드라을 퇴치하고, 봉인된 정령을 해방시켜라’를 획득하였습니다.

갑작스레 들려온 효과음은 퀘스트의 획득을 알려 주는 알림음이었다.

-키에에에!

파밧!

휘익!

레온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웜 히드라의 꼬리 공격을 회피하며, 눈앞에 떠오른 퀘스트 창을 확인하였다.

[스피릿츄얼 웜 히드라을 퇴치하고, 봉인된 정령을 해방시켜라]

당신은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이전에 터널 공사장에 발생하였던 지진이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 아닌 인공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눈앞에 나타난 스피릿츄얼 웜 히드라의 소행이다.

이 몬스터는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힘을 발산하고 있다.

마기와 더불어 정령의 기운이 함께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부터 어떻게든 웜 히드라를 처치하고, 체내에 강제적으로 봉인되어 있는 정령을 해방시켜 주어야 한다.

퀘스트 난이도 : SSSSS

퀘스트 조건 : 정령 혹은 영령을 보유하고 있는 자.

퀘스트 보상 : 보유한 정령 혹은 영령의 등급 한 단계 상승, 명성 40,000, 칭호 ‘정령의 구원자’ 획득, 알 수 없음.

내용을 쭉 읽어 내려간 레온의 머릿속에 불현듯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근데 몬스터에다가 정령을 어떻게 집어넣은 거지?’

일반적인 상식으로 몬스터와 정령이 함께 융합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정령은 자연의 순수함에서 태어난 존재들.

마기에서 태어난 몬스터들과는 상극이었기 때문이었다.

한데 앞서 읽었던 몬스터의 설명에서도 분명 체내에 상급 정령을 억지로 융합시켰다고 적혀 있었다.

머리를 굴려 보았지만 쉽게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에 레온은 명쾌한 다른 방법을 떠올렸다.

‘그래, 뭐,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저 놈을 쓰러뜨리고, 보낸 당사자를 조지고 물어보면 되겠지.’

레온은 생각을 정리하고 난 후 이내 눈을 빛냈다.

그러고는 회피 일변도에서 태세를 급변하였다.

콰앙!

파앗!

땅바닥에 균열이 생길만큼 커다랗게 진각을 밟으며, 날카롭게 앞으로 몸을 날린 것이다.

어느새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검 위로 푸른빛을 발하는 풀 오러 블레이드가 떠올라 있었다.

‘278레벨에 상급 정령의 힘을 지니고 있다면 절대 가볍게 볼 상대가 아니지.’

미지의 상대와 전투를 벌일 때 명심해야 할 것은 결코 방심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레온은 첫 공격부터 연금검제의 힘을 사용하였다.

1.5M를 넘는 오러 블레이드가 눈앞에 나타나자, 웜 히드라의 수많은 머리가 톱날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밀었다.

휘이익!

훼에엑!

레온은 허공으로 뛰어오르며 단 하나의 틈새로 파고들어 그 공격들을 피해 내었다.

“하아아앗!”

그러고는 기합 소리를 내며 허공에서 핑그르르 돌며, 그대로 풀 오러 블레이드를 적에게 꽂아 넣었다.

투콰아아앙!

콰아아앙!

레온의 풀 오러 블레이드가 몬스터에게 적중하자, 엄청난 파열음과 폭음이 함께 터져 나왔다.

차착!

레온은 가볍게 착지를 한 후,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얼마나 대미지를 입혔으려나?’

모래 먼지가 피어올라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하지만 잠시 후…….

‘뭐, 뭐야?’

먼지가 걷히고 나자, 레온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당혹스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털끝만큼도 변한 게 없잖아?’

그랬다.

반투명한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는 몬스터는 전신에 단 하나의 생채기도 존재하지 않았다.

분명히 제대로 꽂아 넣은 것을 알고 있는 레온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키에에에에에!

웜 히드라가 분노에 찬 울음소리를 내고 있던 그때.

띠링.

띠링.

레온의 눈앞에 이것이 어찌된 영문인지 알려주는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스피릿츄얼 웜 히드라에게 0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정령에게는 물리 공격을 입힐 수 없습니다.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그의 공격은 정말로 피해량이 0이었던 것이다.

레온이 어이없어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물리 공격이 전부 무효화된다고? 뭐 이딴 개사기 몬스터가 다 있어?’

정령을 융합시켜 놓았다고 하더니, 저 녀석의 취급이 정령으로 인식되는 것인가 보았다.

물리 공격이 원천 봉쇄되어 있었다.

‘끄응, 풀 오러 블레이드가 먹히지 않을 정도면 정말 물리 공격은 아무것도 먹히지 않는다는 건데…….’

레온은 마법사류의 직업을 하나도 전직해 놓지 않았던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며 아랫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소환수로 이 위기를 타개해 볼까 생각했지만, 안타깝게도 마땅한 녀석이 없었다.

‘포바는 근접 전투 특화되어 있어서 꺼내도 나랑 똑같은 신세일 것 같고. 본 드래곤이 가장 좋기는 하지만…….’

순간 레온이 공동을 훑어보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여기서 본 드래곤을 사용했다가는 갱도 자체가 완전히 붕괴되어 버릴 거야.’

본 드래곤이 지닌 마법들은 하나같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공동에서 사용하자니 무너져 내릴 것이 뻔했고, 바깥에서 사용하기에는 주변에 깔린 시선이 너무 많았다.

‘어찌 해야 할까?’

레온이 고민을 거듭하던 그때였다.

“끌끌,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런 아지트를 만들어 놓다니……. 손재주가 좋으시구려.”

어딘가에서 기분 나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왔나?’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종교재판관 보댕이 그 모습을 드러내어 있었다.

보댕은 팔짱을 낀 채 한껏 여유로운 자세를 보이고 있었다.

레온은 몬스터의 공격에 회피를 계속하면서 말을 꺼내었다.

“어때, 꽤 괜찮지?”

그러자 보댕이 비웃음이 가득한 눈빛으로 레온을 내려다보며 대답했다.

“저열한 그대의 묘지로 삼기에 딱 알맞은 것 같구려.”

그에 레온이 기세에서 조금도 지지 않고 말을 꺼냈다.

“뭐, 묘지가 될 것 같기는 한데. 그게 누구의 묘지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걸?”

보댕은 대답해 줄 가치도 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흥, 곧 죽을 놈이 끝까지 허세를 떠는군.’

전황은 완전히 웜 히드라 쪽으로 넘어가 있었다.

레온은 제대로 된 공격 한 번을 못한 채, 쥐새끼처럼 도망만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보댕은 속으로 생각했다.

‘흐흐, 역시 모즈구스 님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군. 머지않아 이것이 양산이 가능케 되는 순간…… 그때가 대륙 전체에 마몬님의 깃발을 꽂는 날이 될 것이다.’

그렇게 암흑 성국이 대륙을 통일하는 망상을 하며 감동에 몸을 부르르 떨던 그는 이내 제정신을 차렸다.

보댕이 미간을 와락 찌푸렸다.

‘쥐새끼 같은 놈, 도망은 잘 다니는군.’

금방 곤죽이 되리라 생각했던 레온이 아직까지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래 기다릴 필요 없지. 얼른 죽여 주마.’

스윽.

“마몬이시여, 저에게 악을 처단한 힘을!”

그러고는 보댕이 들고 있던 성서(聖書)에 마몬의 성력을 불어 넣기 시작했다.

위이잉!

샤아아!

성서가 음험하기 짝이 없는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끼에에에에!

그와 동시에 웜 히드라가 거친 울음소리를 토해 내었다.

녀석들의 눈동자에 선혈처럼 붉은 기운이 넘실거렸다.

‘이거 위험한데?’

레온은 그것을 보며 무언가 불안한 감정이 고개를 드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잠시 후 그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하였다.

크가가강!

그와아아!

곧이어 웜 히드라가 자신들의 머리를 한곳에 모으더니, 그 위로 공간을 진동시킬 정도의 기운을 모으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젠장, 만들어 낸 존재도 제어할 수 없다며!’

레온은 앞서 읽었던 웜 히드라의 설명을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스피릿츄얼 웜 히드라가 대지의 상급 정령 ‘노마룬’의 힘을 사용합니다.

-30초 후, 정령 마법 ‘가이아 템페스트’가 필드에 시전됩니다.

30초 후, 채널링 스킬이 시전 된다는 것을 확인한 레온은 얼굴이 굳었다.

스킬 시전에 시간이 필요한 채널링 스킬은 대부분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보댕은 아예 이곳을 무너뜨려 자신을 죽일 작정인 것 같았다.

‘안 돼! 내 보석들!’

그때 레온이 갱도가 무너지면 사라지고 말 자신의 찬란한 보석들을 떠올리고는 레온은 사색이 되었다.

목숨은 상관없었다.

하지만 돈을 잃을 수는 없다.

“죽어라!”

그러던 그때, 보댕의 고함이 터져 나왔다.

우우우웅!

크와아아!

그리고 웜 히드라가 원형의 마력파를 쏟아내었다.

‘잠깐!’

그러던 그때 그의 머릿속에 벼락처럼 이 상황을 반전시켜줄 존재가 스쳐 지나갔다.

‘그래, 녀석이 있었지!’

절체절명의 순간, 레온이 한 존재를 소환하였다.

그건 바로,

“소환, 파크!”

중급 영령 파크였다.

슈웅!

-흐암, 주인. 오랜만이……. 헉!

말이 끝나자마자, 모습을 드러낸 파크가 인사를 건네려다가 자신의 눈앞에 엄청난 크기의 마력파가 떡하니 존재하고 있자 놀란 반응을 보였다.

“베르제브의 식탐!”

그때 레온이 곧바로 파크가 지니고 있는 스킬을 사용하였다.

후우웁!

그러자 파크가 숨을 들이마시듯 마력파를 흡수하기 시작하였다.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던 마력파가 바람 빠지는 풍선처럼 순식간에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그 광경을 지켜보며 레온이 쾌재를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좋았어. 역시 되는군!’

정령의 힘이든 뭐든…… 어쨌거나 스킬이지 않은가!

스킬을 흡수할 수 있는 베르제브의 식탐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었다.

한동안 본 드래곤에 강령하는 용도로만 사용을 하였던 탓일까?

파크의 힘에 대해 살짝 잊고 있었던 레온이었다.

-꺼억! 음냐…….

순간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트림을 쏟아내는 파크의 모습을 확인한 보댕은 그저 입을 쩍 벌리고만 있었다.

‘마, 말도 안 돼! 저건 대체?’

보댕은 파크와 같은 힘을 지닌 존재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러던 그때, 레온과 눈이 마주친 보댕이 침음을 흘렸다.

“크윽! 저 놈이!”

그러는 이유는 간단했다.

어느새 한 쪽 입꼬리를 슬며시 말아 올린 레온이 보댕을 쏘아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넌 이제 ×된 거야, 개자식아.’라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부들부들.

보댕이 분노로 몸을 떨었지만, 레온은 그런 보댕을 무시해 주었다.

그러고는 곧이어 적의 스킬을 무위로 돌린 레온이 곧장 다음 싸움을 준비하였다.

이제 아이템 빙의를 할 차례였다.

그가 검을 인벤토리에 집어넣고, 헥스테크 건틀릿을 장비하였다.

……한데 그때였다.

그의 눈앞에 무언가 이상한 현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키에에에에!

-꺄아아아악!

난데없이 웜 히드라의 목소리 속에 다른 소리가 섞여 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건 마치 어린아이의 비명과도 같았다.

‘뭐지?’

레온이 의아한 눈빛을 띠었다.

하지만 이어진 다음 순간…….

“읏!”

레온이 신음성을 흘렸다.

갑작스레 자신의 곁에서 엄청난 공명음과 위압감을 느낀 것이다.

진원지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레온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얘가 왜 이래?’

우우우웅!

위이이잉!

그의 시선에 전신에서 칠흑의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파크의 모습이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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