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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무한전직-240화 (240/332)

# 240

라분에게 보상 아이템을 받은 순간부터, 레온은 지금까지 한편에 지니고 있던 의문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건 바로.

‘판탈로네가 줬던 건틀릿을 왜 이자들이 가지고 있는 거지?’

라는 것이었다.

그랬다. 아침에 성문 앞에서 드워프들이 전투태세를 갖출 때 레온이 보였던 놀란 표정을 지었던 이유는, 드워프들이 각자 그의 비전 건틀릿과 동일한 아이템들을 장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는 머리가 복잡했지만, 차근차근 정리를 해 보기 시작했다.

‘흐음, 라분에게서 받은 아이템에만 ‘헥스테크’라는 어디서도 들어 본 적이 없는 고유한 단어가 적혀 있고. 또 이 수많은 일족들이 전부 하나씩 가지고 있단 말이지.’

그렇다는 얘기는 판탈로네보다는 다크 드워프들이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과 가까운 사이임이 분명하다는 것이었다.

다음 순간, 레온은 곰곰이 판탈로네에게서 처음 건틀릿을 받았던 순간을 떠올려 보기 시작했다.

‘……그래, 분명히 그 아저씨 이걸 어떻게 얻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었지.’

그러자 이내 판탈로네가 아이템의 출처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않았던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어 레온의 얼굴에 황당하다는 표정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 합리적인 의심이 생겨나고 있었다.

‘이 작자, 혹시 나에게 장물을 준 거 아니야?’

아무리 생각해도 암살 대상에게서 훔친 물건을 자신에게 준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스윽.

순간 레온이 조심스레 자신의 건틀릿을 장착을 해제하여 인벤토리에 복귀시켰다.

만에 하나라도 자신의 추측이 맞는다면, 들키는 즉시 힘들게 올려놓은 다크 드워프들의 호감도가 떨어질까 걱정을 했던 것이었다.

그러곤 이어 레온이 라분에게 감사를 표시하며 질문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한데 대체 이건 어떤 물건입니까? 무척이나 값진 물건인 듯한데.”

그러자 라분이 아직까지도 감동이 가시지 않은 눈빛으로 레온을 바라보며 말을 꺼내었다.

“허허, 저희가 지니고 있는 물건 중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물건입니다. ……다만 죄송스럽게도 약간의 흠은 가지고 있지만, 그것도 언젠가 꼭 고쳐 드리겠습니다.”

흠이 있다고?

레온은 라분의 말 중에 하나가 마음에 걸려 왔다.

아직 아이템을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던 레온이 곧바로 눈앞에 상세 정보 창을 띄우고 있었다.

‘이, 이건!’

그리고 곧이어 레온이 두 눈을 커다랗게 확장시키며 놀란 반응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헥스테크 건틀릿, 헤븐즈 플레어 / 노후화]

분류 : 암기 / 건틀릿

등급 : 전설 / 영웅 (제한)

내구도 : 파괴 불가

착용 제한 : 레벨 200

방어력 : 1,460

공격력 : 1,120

옵션 :

-민첩 스탯 +420

-힘 스탯 +330

-연사 시, 1회당 공격 속도 5% 증가

(최대 10회 중첩)

-치명타 확률 +37%

-치명타 피해 +220%

-장착 시, ‘플레어 버스터’ 스킬 발동 가능

(노후화로 인해 현재 사용 불가)

-부품 교체가 필요합니다.

-필요 부품 목록 (상세 보기)

현재는 실전된 최고위 마법과 고대의 공학이 합쳐져 만들어진 공방 일체의 마법포화총기(魔法砲火銃器).

3,000년 전, 의문의 멸망을 한 드워프들의 제국 ‘나비아’의 제국군 정예 병사들이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고대 제국의 무기라니! 이런 건 본 적도 없어!’

레온이 그렇게 놀란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난 성능과 등급을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판탈로네의 비전 건틀릿은 오로지 스핏파이어 스킬만으로 공격이 가능하다는 뚜렷한 한계를 지니고 있었지만, 그에 반해 헤븐즈 플레어는 기본적인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였다.

게다가 1,120의 공격력은 그가 지니고 있는 원거리 무기인 정령왕의 바람살의 공격력 620보다 훨씬 뛰어난 수치였다.

정령왕의 바람살을 대체할 만한 원거리 무기를 이렇게 쉽게 얻게 되다니, 정말 운이 좋았다.

한데 그때, 밝기만 하던 레온의 얼굴이 미묘하게 변화하였다.

순간 레온이 속으로 생각했다.

‘쩝, 다만 등급에 빗금이 쳐져 있는 건 못내 아쉽군.’

그렇게 상세 설명을 쭉 읽어 내려가다가, 라분이 말했던 ‘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아차린 것이었다.

아이템에 노후화가 되었다며, 부품 교체가 필요하다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본래 전설 등급이던 아이템이 영웅 등급으로 한 단계 떨어져 있었고 말이었다.

그때, 레온의 표정을 캐치한 라분이 슬며시 말을 건네왔다.

“해주신 일에 비해 약소한 것 같아 마음에 걸리는 군요. 혹시나 실망하시지는 않으셨는지…….”

그러자 아차, 하고 놀라며 레온이 다시금 표정관리를 시작하고 말을 이었다.

“실망은요, 아닙니다. 이런 귀한 물건을 내어주시니 고마울 따름이지요.”

레온의 대답에 라분이 표정이 밝아졌다.

“귀한 것이기는 하지요. 저희들이 지니고 있는 것은 모두 그 물건의 모조품에 불과하니까요.”

“아, 그렇습니까?”

“네, 그 물건을 제대로 본 상태로 복원시키면 저희들의 것들도 모두 한 단계 더 진화시킬 수 있을 것이기에 많은 노력을 했습죠. 후, 하지만 여태껏 답보 상태라 아쉬울 따름입…….”

신나서 떠들던 라분이 순간 말을 멈추었다.

‘이, 이거 너무 들떴었군.’

순간적으로 지금 자신이 실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 것이었다.

자신들의 일족들을 구출해 주기는 하였으나, 상대는 어엿한 암흑성국의 일원이 아니던가.

여태껏 그들이 지닌 무기를 개량할 계획을 실행하고 있었다는 것은 들리기에 따라, 굉장히 위험한 발언일 수 있었다.

라분이 낯빛이 하얗게 변한 채,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때, 그의 걱정과는 달리 레온은 그런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그는 그저 라분 몰래 교체 부품 목록을 눈앞에 띄워 보고 있을 뿐이었다.

[필요 부품 목록]

1. 고대의 방아쇠 / 공격력 상승

2. 고대의 태엽 장치 / 스킬 제약 해제

3. 고대의 뇌관 / 방어력 상승

-모든 부품이 교체가 완료될 시, 등급의 제한이 해제되며 모든 성능이 복구됩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가 레온의 표정이 살짝 미묘해지기 시작하였다.

‘……잠깐만, 저거 혹시?’

그건 바로, 필요 부품 목록 중에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머릿속에, 암흑 무투전을 치른 후 이동했던 보상의 방에서 챙겨 놓았었던 재료 아이템 하나가 생각이 나고 있었다.

[의문의 태엽 조각]

분류 : 재료

등급 : 희귀

정교한 기계장치에서 떨어져 나온 듯한 파편. 쓰임새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희미한 마력이 깃들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레온이 눈을 반짝이며 속으로 생각했다.

‘맞아, 그것도 분명 태엽이었어!’

아직까지는 일말의 가능성에 불과했지만, 분명히 관련성은 있어 보였다.

흥분감이 차오르며 얼굴이 상기되기 시작했다.

그가 얼른 인벤토리 속에서 태엽 조각을 꺼내어 자신의 손바닥 위에 놓았다.

그러자 그 순간!

‘오오!’

태엽 조각에서 황금빛의 광채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다크 드워프들 또한 경악한 반응을 쏟아 내기 시작하였다.

“으읏, 눈부셔. 뭐지?”

“헉! 저, 저건?”

“담당관님이 어떻게 저 물건을?”

레온은 그들의 눈빛과 반응을 확인하고는 자신의 짐작이 들어맞았음을 깨달았다.

띠링.

띠링.

그리고 이어 레온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숨겨진 아이템의 실체를 밝혀내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수중의 ‘의문의 태엽 조각’이 ‘고대의 태엽 장치’로 이름이 변경됩니다.

‘이게 웬 떡이냐아!’

막힘없이 쭉쭉 진행되는 전개에 레온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렇게 레온이 자신의 입꼬리가 자꾸만 말려 올라가는 것을 참지 못하던 그때.

“리온 님, 자, 잠시만 저에게 그 물건들을 건네주실 수 있겠습니까?”

라분이 몸을 덜덜 떨며 말을 꺼내고 있었다.

그의 뒤로 수많은 다크 드워프들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역시나 장인들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일까.

그들은 오랜 시간 찾고 있던 재료를 발견하자, 제작을 하고픈 욕망이 차오르는 듯했다.

당연하게도 이런 기회를 거절하면 바보 천치였다.

스윽.

레온이 슬쩍 건틀릿과 태엽 장치를 건네주자, 다크 드워프들이 채 가듯이 가져갔다.

뚝딱뚝딱.

그러곤 딱 보아도 연륜이 느껴지는 대장장이들 여럿이 힘을 합쳐 노후화된 건틀릿의 부품 교체 작업을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장로인 라분을 포함해 가장 뛰어난 솜씨를 지닌 이들인 것 같았다.

그 순간, 레온의 두 눈동자에 탐욕이 생겨나고 있었다.

레온이 온통 정신이 건틀릿에만 가 있는 다크 드워프들을 바라보며 혀로 입술을 축였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이자들, 탐난다.’

레온은 자신의 세력에 이들을 포함시키고 싶어진 것이었다.

‘뛰어난 실력의 대장장이이자, 판테라 세계에 여태껏 없던 총병(銃兵)들이라.’

놓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존재들이었다.

그 순간, 레온이 머릿속에 그들을 사로잡기 위한 스토리를 구상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잠시간의 시간이 지난 후.

-부품 교체가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

-현재 부품 교체 상황 1/3

-고대의 태엽 장치 교체로 인해, ‘플레어 버스터’ 스킬의 제한이 해제되었습니다.

레온의 눈앞에 자신의 건틀릿의 부품 교체가 완성이 되었다는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여기 있습니다, 리온 님.”

레온은 말없이 조용히 라분에게서 물건을 받았다.

그러자 곧이어 라분에게서 당연한 질문이 이어져 나왔다.

“……한데 리온 님, 도대체 어떻게 이 물건을 지니고 계신 겁니까?”

라분의 말이 끝나자, 모든 다크 드워프들의 시선이 레온에게 향했다.

그에 레온은 그들 모두를 슬며시 바라보다가, 이내 나지막하게 말을 꺼내기 시작하였다.

“흠, 이제 아무래도 저의 정체를 공개할 때가 된 것 같군요.”

뚱딴지같은 레온의 말에 모두가 당황하던 그때, 레온은 아무도 생각지 못한 일을 단행하였다.

위잉!

“어어?”

“뭐, 뭐야!”

레온은 리온으로 변신한 자신의 모습을 해제시키고, 본래의 모습을 그들에게 노출시켰던 것이었다.

“다, 당신은 누구?”

놀란 표정으로 질문을 건네 오는 라분을 바라보며, 레온이 미리 떠올린 거짓말을 속사포처럼 쏟아 내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인사드리죠. 저는 암흑성국의 전복을 위한 비밀 결사, 데빌즈 네스트의 수장 레온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을 구출하기 위해 이곳에 신분을 위장해 잠입해 들어왔습니다.”

라분을 포함한 모든 다크 드워프들이 경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신들을 구하러 잠입을 해 왔다는 레온의 말은 그만큼 놀라운 것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사실일까?”

“진짜지, 그럼! 아니면 우리를 왜 구해 주었겠어!”

“흐흑, 우리에게도 빛이 드는 건가.”

레온이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정체를 드러냄으로써 진실함이 느껴진 탓에, 모두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레온의 말을 믿고 있었다.

순식간에 장내는 소란스러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던 와중에 유일하게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던 라분이 레온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질문을 건네었다.

“……그 말이 정말 사실입니까?”

레온은 그의 말에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순간, 레온이 속으로 생각했다.

‘자, 어디 한번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해 볼까?’

그러곤 이어 한마디 말을 더 건네었다.

“모두 사실입니다. 자, 이후로 저를 ‘조금만’ 도와주신다면 여러분들 모두의 안전한 구출을 비롯해 제가 마련한 ‘비옥한 영토’에서 살 수 있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레온의 말에 라분 또한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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