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무한전직-213화 (213/332)

# 213

위이잉!

지이잉!

레온이 새로운 오토마톤의 이름을 호명함과 동시에 효과음과 함께 지면에 소환진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스키르니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레온은 살짝 속이 쓰려 왔다.

‘역시 사냥터의 급이 급이라 그런가. 보스 룸까지는 꺼내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가 없군.’

사실 처음 출발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보스 몬스터를 사냥할 때까지 아껴 두려고 했었는데, 벌써 두 개나 꺼내고 있는 탓이었다.

‘……이게 아니었으면 다른 방법을 찾았을 거야.’

하지만 레온이 생각을 바꾼 것은 그가 얻었던 보상 중 한 가지의 효력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건 바로, 그가 오토마톤을 최초로 발견한 업적으로 얻어 낸 히든 칭호인 ‘기계장치의 아버지’였다.

[기계장치의 아버지]

기어 골렘을 뛰어넘는 새로운 소환수를 만들기 위한 평생의 노력을 들인 연금술사만이 얻을 수 있다는 칭호.

-칭호 장착 시, 소환한 모든 오토마톤의 최대 소환 지속 가능 시간 1.5배 상승

-칭호 장착 시, 모든 오토마톤의 재사용 대기시간 20% 감소

오토마톤을 살피느라 뒤늦게 확인한 새로운 칭호는 정말 꼭 필요한 성능을 지니고 있었다.

‘휴, 이거라도 얻었으니 진짜 다행이지. 최대 소환 지속 가능 시간이 1.5배나 증가하다니.’

가장 큰 단점이었던 짧은 소환 시간을 늘려 주는 효과였던 것이다.

그러던 그때.

-시스템 준비 완료.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레온의 귓전에 소환이 완료된 스키르니르의 기계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스키르니르는 페가수스의 모습을 하고 있던 슬레이프닐과는 달리 평범한 인간형이었다.

한데 일반적인 기어 골렘의 거대한 크기와 달리 주인인 레온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작았다.

언뜻 보면, 강철로 된 전신 갑옷을 꺼낸 것으로 착각할 모습이었다.

파지지직!

-죽인다! 저열한 인간 놈들!

그 순간, 다크 발키리들이 한 손에 두른 검은 번개에서 스파크를 튀기며 지척까지 접근하여 있었다.

그러자 연금술사들이 레온을 바라보며, 다급히 말을 꺼냈다.

“레온 님!”

“명령을!”

그런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레온의 다음 명령은 전혀 의외의 것이었다.

“장착, 스키르니르!”

마치 오토마톤을 스켈레톤 슈트를 입는 것처럼 장착한다는 명령어를 내뱉고 있었던 것이다.

한데 다음 순간.

-입력 완료. 명령을 시행합니다.

스키르니르는 레온의 명령을 그대로 시행하기 시작하였다.

철컹-!

철컹-!

처처척!

레온이 오토마톤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개복을 하던 것과는 달리, 스키르니르의 모든 파트가 자동으로 개방되고 있었던 것이다.

촤아앗!

그러곤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스키르니르가 슬레이프닐의 위에 올라타고 있는 레온에게 날아들었다.

레온은 피하지 않고 그대로 스키르니르에게 몸을 맡겼다.

“어어?”

“뭐, 뭐야?”

그러자 연금술사들의 당황에 찬 반응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눈에는 갑작스레 오토마톤이 자신의 대장을 집어삼킨 것으로 보였으리라.

하지만 잠시 후.

그들은 다른 의미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런 게 가능한 거였어?”

“……저분은 대체.”

위이잉!

철컥!

스키르니르의 파츠들이 레온의 체형에 정확하게 맞추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제 말 그대로 강철의 슈트를 온몸에 두르고 있게 된 것이었다.

순간 레온이 스스로의 아이디어에 탄복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후후, 장착형 스켈레톤을 재료로 삼으면 혹시나 장착 기능이 그대로 이전될까 했던 내 생각이 정확히 들어맞았어.’

그랬다. 레온이 두 번째 오토마톤의 재료로 선택한 스켈레톤은 전도사 스켈레톤, 즉 힐러 스켈레톤이었던 것이었다.

연금술사들이 뛰어난 포션을 지니고 있기는 했지만, 포션은 분명히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그 한계를 극복시키기 위해, 레온은 이 녀석을 만들었던 것이었다.

[오토마톤 / 스키르니르]

레벨 140

분류 : 메카닉 언데드

등급 : 유일

힘 620 민첩 750

지혜 1,560 체력 700

생명력 82,000 마력 246,800

보유 스킬

1. 강철신의 세례

2. 강철비의 가호

3. 오토 리페어(패시브)

4. 마력 저항 LV. 3(패시브)

5. 정신계 마법 저항 LV. 2(패시브)

보유 영력

1. 강제 마력 흡수

호문클루스와 기어 골렘의 중간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오토마톤의 한 종류.

아군의 보조와 착용자의 마력 향상에 최적화된 오토마톤이다.

-최대 소환 지속 가능 시간 : 4시간

-재사용 대기시간 : 8시간

그리고 그때.

-형태 최적화 완료.

이윽고 모든 진행이 완료가 되었다는 스키르니르의 기계음이 들려왔다.

스윽.

레온이 스키르니르를 완전히 장착한 채, 가볍게 제 몸을 움직여 보았다.

‘호오.’

자연스레 탄성이 흘러나왔다.

약간의 불편함도 없이 온전히 자신의 몸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좋았어, 이제 시작해 볼까!’

그에 씨익, 하고 미소를 지어 보인 레온은 곧장 스키르니르의 스킬을 시전하기 시작하였다.

“강철신의 세례!”

우우웅!

파아아앗!

레온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레온에게서 강렬한 은색의 기운이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 그 기운은 순식간에 사방으로 전이되듯 퍼져 나가더니, 금세 모든 연금술사들과 기어 골렘들을 감쌌다.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은색의 기운에 어리둥절해하던 연금술사들은 곧이어 흥분한 반응을 쏟아 내기 시작하였다.

“……이건?”

“체력이! 체력이 회복되고 있다!”

“오오, 기어 골렘도 회복되고 있어!”

[강철신의 세례]

40미터 내에 존재하는 모든 파티원 혹은 공격대원과 소환수의 생명력을 6초에 걸쳐 회복시키고, 3분 동안 다른 스킬로 받는 치유 효과를 20%만큼 증가시킵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10분

레온이 시전한 스킬, 강철신의 세례는 이전에 힐러 스켈레톤이 지니고 있던 ‘광신의 축복’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

이전의 광신의 축복은 오로지 언데드에게만 효력을 발휘한다는 커다란 제약이 있었는데, 오토마톤이 되면서 그것이 완전히 해결이 되어 있었다.

회복되어 가는 연금술사들의 체력을 살피던 레온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강철신의 세례 한 번으로 회복된 양이 상당했던 탓이었다.

순간 레온이 자신만만해진 연금술사들을 향해 총공격을 명령하였다.

“자, 다 쓸어 버려라!”

투다다다!

쿠쿵! 쿠쿠쿵!

“자, 가자! 레온 님을 위해!”

“히트 실린더!”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연금술사들과 기어 골렘들이, 접근해 오는 다크 발키리들을 향해 오히려 대놓고 돌격해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뿌듯한 미소를 지어 보이던 레온이 잠시 슬레이프닐에서 내려왔다.

또 다른 스킬을 시전하기 위함이었다.

그에게는 체력을 회복시킬 수단이 하나 더 있었다.

“토템 설치, 회복의 토템, 흡혈의 토템.”

레온이 허리를 굽혀 지면에 토템을 설치하였다.

처척.

척.

범위 안에 있는 모든 아군의 체력 회복 속도를 높여 주는 토템과 아군의 공격에 흡혈 효과를 부여하는 토템이었다.

강철신의 세례가 다른 스킬로 받는 치유 효과를 20%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어, 조금이나마 더 보탬이 되라고 설치를 한 것이었다.

토템을 설치되자마자,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것 같은 기운이 전투 중인 연금술사들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 나도 가 볼까.”

그것까지 확인한 레온은 꺼내 들고 있던 자신의 흑염룡의 거태도에 걸어 놓았던 형태 변화 스킬을 풀어 버렸다.

스아아-.

그러자 본래의 흉폭하고 거대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 나타났다.

레온은 다시금 슬레이프닐에 올라탔다.

강철의 천마와 강철의 기사.

그리고 어둡게 불타오르는 마검이 함께 어우러지자, 흡사 마왕의 그것과 같은 기세가 뿜어지고 있었다.

“가자!”

투콰아아앙!

레온의 말과 함께 슬레이프닐이 앞으로 전광석화처럼 달려 나갔다.

서거거거걱!

콰가가가!

“하하하! 참새구이로 만들어 주마!”

쏟아지는 레온의 무차별적인 참격과 함께 치명상을 입은 다크 발키리들이 지면으로 연이어 추락하고 있었다.

띠링.

띠링.

그리고 그와 동시에 레온의 귓전에 효과음이 끊이지 않고 울려 퍼지고 있었다.

아직 보스 몬스터를 잡지도 않았는데도, 경험치와 막대한 소울코인이 쏟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만일 레온 혼자였다면 절대 달성하지 못할 결과였다.

아무리 오토마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끊임없이 나타나는 많은 숫자의 몬스터들을 해치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또 한 마리의 다크 발키리를 베어 넘기면서 레온이 속으로 생각했다.

‘크으, 노예들을 얻은 건 정말 최고의 행운이야! 커티스 이 자식, 뽀뽀라도 해 주고 싶군.’

순간 본부에서 쉬고 있던 커티스가 갑작스런 오한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그렇게 꽤나 긴 시간이 흐른 후.

궁전 안에 시체의 산을 세운 레온은 마침내 연금술사들과 함께 목적지에 도착하여 있었다.

“여기군.”

드디어 보스 룸으로 진입하는 문에 도착하여 있었던 것이었다.

이어진 다음 순간.

‘……이제 본게임이다.’

끼익.

그리고 레온은 거침없이 그 문을 열어 버렸다.

* * *

NT의 모니터링 파트.

이곳 파트의 직원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 한 가지를 꼽으라면, 불타오르는 애사심도 그 어떠한 것도 아닌 그저 극에 이른 피로도일 것이었다.

한데 그중에서도 유독 한 곳에 모여 있는 직원들에게서 어두운 오오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총 다섯 명으로 이루어진 레온 전담 모니터링 팀이었다.

다섯 명이나 되는 직원이 한 사람만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이런 취급은 유저 중에서도 게임 내 메인 시나리오에 영향을 주었거나, 줄 가능성이 매우 큰 극소수의 유저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현재 레온의 관찰 등급은 가장 높은 등급으로 상향되어 있었다.

한데 생각해 보면, 레온이 이런 취급을 받을 만도 해 보였다.

레온은 이미 샤먼 파트에서 다른 마몬의 사도를 쓰러뜨렸고, 또한 보패와 요계에 대한 정보를 손에 넣거나, 류한 대륙에 대한 단서를 얻는 등 수많은 파란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그때.

다크 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와 있는 듯한 허 주임이 화면 속에서 보스 룸의 문을 열고 있는 레온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과 함께 말을 꺼내었다.

“저놈 저거 또 시작이네.”

그러자 동시에 직원 세 사람이 그에 동조하며 말을 꺼냈다.

“……그러니까요. 아니, 저놈은 무슨 히든피스 찾는 탐지견인가. 뭐 저리 냄새를 잘 맡는대요?”

“크흑, 제때 좀 퇴근하고 싶다고.”

“……누가 저 야근 요정 좀 안 데려가나.”

한데 그때, 네 사람의 반응을 보던 마지막 한 직원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을 꺼냈다.

“네? 보스만 잡으면 되니 금방 끝나지 않을까요?”

그는 아직 팀에 새롭게 배정받아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었다.

그 말에 허 주임은 고개를 살짝 돌려 그와 눈을 맞추더니 쯔쯔, 하고 혀를 찼고.

이어 나머지 세 사람이 토닥토닥 신입의 등을 두드리며 말을 건넸다.

“이 불쌍한 어린 양을 어이할꼬.”

“네가 뭘 상상하건 그 이상을 보게 될 거란다.”

“어서 와, 레온은 처음이지?”

그 반응들에 신입사원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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