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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무한전직-212화 (212/332)

# 212

각기 소환한 기어 골렘을 대동한 채, 연금술사들은 레온과 함께 궁전의 깊숙한 내부로 이동해 들어가고 있었다.

꽤나 걸었는데도 아직 몬스터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었다.

30인 이상만이 들어올 수 있는 대형 던전이었기에, 내부의 크기도 그만큼 커다란 것 같았다.

한데 그때, 무슨 이유에선가 레온의 표정이 무언가 조금 이상했다.

그는 쩝, 하고 연신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그 원인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쩝, 기어 골렘도 단점이 있네.’

이동하는 와중에 기어 골렘의 단점을 하나 발견하였던 것이었다.

철컹-.

철컹-.

30기의 강철 골렘이 궁전의 바닥에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만들어지는 소음이 레온의 귓전에 계속하여 들려오고 있었다.

기습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레온이 연금술사들에게 주의시키며 이동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아무래도 기어 골렘은 은밀한 이동에는 전혀 적합하지 않은 듯했다.

‘흠, 이런 건 어쩔 수 없나.’

아쉽지만 어쩔 도리가 없는 듯했기에 레온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포기를 했다.

한데 그때였다.

처척.

선두에서 걸어가고 있던 연금술사가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자 동시에 모든 이들이 자리에 멈춰 섰다.

순간 모두의 표정에 긴장이 감돌았다.

걸음을 멈출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다.

드디어 그들의 앞에 몬스터가 출현한 것이었다.

한데 지금까지 레온이 상대했던 흉측하고 끔찍한 몰골의 괴물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검은빛으로 물든 두 날개를 등에 달고 있는 천사들이 날개의 색처럼 검게 물든 창칼을 손에 움켜쥐고 있었다.

레온이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탄성을 내뱉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크으, 기계 골렘 대 타락 천사라. 비주얼은 엄청나겠구먼.’

[다크 발키리]

레벨 : 213

분류 : 천사형

등급 : 영웅

마신의 유혹에 넘어간 타락한 천계의 천사들.

마기의 영향으로 매우 호전적인 성격으로 변화하였으며, 인간을 극도로 혐오한다.

타락하며 모든 신성력을 잃어버렸지만, 그 대신 얻은 강력한 뇌전 마법을 사용한다.

그러던 그때, 천사들 또한 레온과 연금술사들을 발견하고는 높은 데시벨로 소리를 질러 댔다.

-감히 성전에 함부로 발을 들이다니!

-더러운 인간 놈들!

-죽여 버리겠다!

그러곤 폼으로 그냥 날개를 달고 있는 건 아니었는지.

쐐애액!

촤아앗!

엄청난 속도로 40에 달하는 다크 발키리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맹렬한 돌격에 연금술사들의 표정이 살짝 굳는 것을 눈치챈 레온이 재빨리 명령을 하달했다.

“자! 미리 말해 준 포메이션대로 산개해!”

“네, 넵!”

“알겠습니다! 가자!”

쿵쿵!

처척!

레온의 명령이 떨어지자, 똘똘 뭉쳐 있던 30명의 연금술사들이 다섯으로 나뉘어 여섯 개의 조로 분산되기 시작하였다.

다크 발키리들은 상세 설명처럼 강력한 뇌전 마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한데 뇌전 마법의 경우 가장 큰 특징이 거의 대부분의 스킬들이 광역 대미지로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레온은 각자 소규모로 찢어 대기시킨 것이었다.

게다가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30기의 기어 골렘들은 근접 전투, 원거리 전투, 보조형 등등 모두 각기 다른 성능을 지니고 있었다.

레온은 던전으로 이동하던 시간 동안 그들의 모든 기어 골렘들의 특징들을 모두 인지한 후.

각자의 알맞은 역할군에 따라 조를 짜서 편성하였던 것이었다.

개인 임무에 치중하던 그들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해했지만, 이어 감탄을 연이어 쏟아 낼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여섯 조가 모두 방어 태세를 갖추는 데 성공하자 레온이 그들의 긴장을 풀어 주기 위해 커다란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겁먹지 마라! 너희들에게는 내가 있다! 나만 따르면 무조건 이긴다!”

우오오오!

패기 넘치는 레온의 말이 이어지자, 연금술사들의 포효가 이어졌다.

언제 긴장을 했었냐는 듯, 연금술사들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져 있었다.

네크로폴리스에서, 샤먼 마을에서 이미 수차례 대규모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치른 레온이었다.

전투를 시작하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이 병사들의 사기라는 것 정도는 당연히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때였다.

‘3, 2, 1. 지금!’

속으로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던 레온이 닫혀 있던 입을 열었다.

“원거리 요격형 기어 골렘 전원 공격 개시!”

레온의 말이 끝나자마자, 조용히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던 여섯 조의 연금술사들 중에 몇몇이 자신의 기어 골렘에게 공격을 명령하기 시작하였다.

“예썰! 옵티머스! 매그너스 샷!”

“에그제! 브루스 캐논!”

“죽여 버려!”

그리고 다음 순간.

우우웅!

퍼퍼펑!

콰가강!

흉부, 팔, 머리 등등 각기 다른 기어 골렘의 위치에서 연달아 커다란 폭음이 터져 나오며 스킬이 폭풍처럼 쏟아졌다.

-크아악!

-끄어어!

미친 듯이 달려들던 선두의 타락 천사들이 공격을 정통으로 맞고는 날카로운 비명성을 내질렀다.

정확한 타이밍에 일시에 쏟아진 스킬들은 결코 가볍지 않은 위력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러자 뒤따르던 다크 발키리들이 잠시 멈칫하며, 움직임을 멈추었다.

‘좋아, 이때다!’

그리고 레온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오토마톤 소환, 슬레이프닐!”

레온은 곧바로 자신의 오토마톤 슬레이프닐을 소환하였다.

우우웅!

소환진에서 강철의 천마가 모습을 드러내자, 레온은 몸을 날려 곧장 그 위에 올라탔다.

순간 꼬리뼈가 뻐근해지는 것을 느끼며 레온이 속으로 생각했다.

‘아오, 강철이나 뼈나 승차감 구린 건 똑같네.’

그리고 이어진 다음 순간.

레온은 슬레이프닐에게 위험천만한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슬레이프닐! 저놈들의 중심으로 뛰어 들어!”

-명, 령을 수행합니다.

지이잉!

쐐애애액!

콰가가가!

짧은 기계음으로 대답을 마친 슬레이프닐은 강철의 날개를 펼쳤다.

그러곤 이내 마치 부스터라도 단 것 같은 엄청난 속도로 허둥지둥하고 있는 다크 발키리 무리의 중심으로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어어!”

“저, 저런!”

그러자 연금술사들의 식겁한 반응이 쏟아졌다.

한데 그럴 수밖에 없었다.

원래 지휘관이란 가장 뒤편에서 서는 존재가 아니던가.

그들의 기준에서는 저렇게 갑자기 돌격대장처럼 전장 속으로 홀로 달려드는 것을 처음 보았던 것이었다.

그런 의문이 들던 그때, 레온이 슬레이프닐의 스킬을 시전하고 있었다.

“기간틱 대시!”

부우웅!

우우웅!

레온의 말이 끝난 순간, 갑자기 슬레이프닐의 몸이 주황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곧이어 주황빛의 기운은 슬레이프닐을 감싸는 둥근 원형의 막을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레온은 조심스레 몸을 낮추었다.

곧이어 슬레이프닐의 비행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강렬한 파공성이 터져 나오며, 공간을 뒤덮었다.

쿠가가가!

콰아앙!

그리고 찰나의 순간이 지난 후.

쿠쿠쿵!

콰가강!

-끄아아아!

-크억!

속도를 전혀 멈추지 않은 슬레이프닐에게 강타당한 적들이 그대로 튕겨 나가 궁전의 벽과 기둥에 볼품없이 처박혔다.

-다크 발키리 3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다크 발키리 7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다크 발키리 8이 1분간 스턴 상태에 빠져 움직이지 못합니다.

-(……중략……)

[기간틱 대시]

원형으로 전신을 감싸는 강력한 충격파를 온몸에 두른 채, 그대로 적들에게 충돌합니다.

-70%의 확률로 적중당한 적을 1분간 스턴 상태를 적용시킵니다.

-보유 공격력의 15%의 바람 속성 추가 대미지를 입힙니다.

-적에게 적중하는 순간에 최대 53,000의 대미지를 막는 마법 배리어를 얻습니다.

바닥에 나가떨어진 다크 발키리들이 스턴에 걸려, 파르르 몸을 떨고 있었다.

그 처참한 모습을 바라보며 레온이 기분 좋게 웃어 보였다.

‘이거 진형 붕괴에 엄청나게 좋은 스킬인데?’

그의 말처럼 날아들면서도 어느 정도 진형을 갖추고 있던 적들은 레온의 말도 가공할 위력의 돌격에 한 번에 산산이 흩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레온이 진형을 일부러 산개시킨 것과 같은 것이 아니었다.

난잡하게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것에 불과했다.

그때 레온이 뒤편을 향해 큰 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이때다! 근접 기어 골렘들 모두 돌격!”

우아아아아!

그러자 어느 때보다 더 강렬한 연금술사들의 함성 소리가 울려 퍼졌다.

쿠쿵!

쿠쿠쿵!

레온의 용감한 돌진에 감격한 연금술사들이 자신들도 질 수 없다며, 기어 골렘과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한동안 이어지던 전투의 전황을 살피던 레온이 이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좋아, 확실히 제압하겠어.’

처음 자신들 쪽의 인원이 적들보다 적었기에, 약간은 걱정을 한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사기충천해진 그들은 그런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전투에 임하고 있었다.

원거리 포격 기어 골렘, 근접 전투 기어 골렘, 보조형 기어 골렘의 삼박자가 이루어지자, 몬스터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전장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는 것은 레온의 오토마톤인 슬레이프닐이었다.

투다다다다!

콰가가강!

“허리케인 개틀링!”

갑작스레 강철 날개 위로 네 개의 포신을 생성하더니, 가공할 위력을 담은 에너지 포를 연발로 적들에게 쏟아 내는가 하면.

“영력 발동! 다중 강제 수면!”

최대 10마리의 몬스터들을 30초간 강제로 수면 상태로 만드는 막강한 디버프 효과의 영력을 사용하며 전장을 맘대로 휘젓고 있었던 것이었다.

-유피테르 선더볼트!

-다크 라이트닝!

게다가 분노한 적에게서 쏟아지는 마법 공격은 ‘마력 저항 LV. 3’ 패시브 스킬의 효과로 반감시켜 버리고 있어, 자신이 입는 피해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레온이 슬레이프닐의 위에서 광오하게 웃으며 소리를 질러 대고 있었다.

“으하하하! 잠자코 소울코인이나 되어라!”

그렇게 첫 전투는 가볍게 승리로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았다.

……한데 그때.

예상치 못한 전개가 이어지려 하고 있었다.

두두두두!

촤아아아!

갑작스레 어딘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소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에 전투를 치르고 있던 연금술사들이 소음이 나는 진원지를 바라보더니, 낯빛이 하얗게 질리기 시작하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승리를 자축하려던 연금술사들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 서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였다.

“헉! 저건……!”

“이, 이런. 큰일이군. 아직 재정비를 하지 못했는데.”

그 순간, 그들이 바라보던 쪽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망할 인간 놈들!

-감히 우리의 궁전을 침범하다니!

적의 원군이 도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방금 해치웠던 숫자와 거의 동일한 양의 다크 발키리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놀란 연금술사들에 비해 레온은 전혀 감정의 동요가 없었다.

그저 속으로.

‘호오? 새로운 밥공기들이 달려오고 있구먼.’ 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레온의 눈에는 그저 그들이 경험치와 소울 코인으로 보이고 있었다.

한데 그때, 연금술사 한 명이 레온에게 다급한 톤으로 말을 건네 왔다.

“……레온 님, 모두의 체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습니다. 잠시 후퇴해서 물약을 먹으면서 체력을 회복시킬까요?”

하지만 그에 대한 레온의 대답은 단호했다.

“아니, 그럴 필요 없다.”

“……네?”

그는 의아한 감정이 역력한 채, 레온에게 되물었다.

레온은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연금술사를 지그시 한 번 바라보고는, 몰려오는 적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러곤 닫혀 있던 입을 열었다.

“오토마톤 소환, 스키르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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