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무한전직-209화 (209/332)

# 209

“더, 더 레온 님이 힘을 낼 수 있게 꽉 붙들어!”

“크억! 버텨!”

“끄응! 으차! 으차!”

해괴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연금술사들이 레온을 헹가래를 해 주듯 머리 위로 띄운 채, 몸을 꽉 붙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서 레온은…….

“아오! 좀 들어가!”

이렇게 소리치며 두 발로 흉부가 열린 기어 골렘 안으로 피르호크를 억지로 집어넣고 있었던 것이다.

기어 골렘이 거대하기는 했지만, 피르호크의 크기 또한 그에 못지않았기에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끼, 끼루!

꾸깃꾸깃 몸이 접혀 가는 고통에 피르호크가 구슬픈 신음 소리를 내뱉었다.

하지만 그에 마음이 약해질 레온이 아니었다.

절대 멈추지 않고 그 작업을 연이어 반복한 결과.

잠시 후, 마침내 레온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후우, 됐다.”

이마의 땀을 닦으며 그렇게 말하는 레온의 눈앞에 완전히 기어 골렘의 내부에 쏙 들어가 있는 피르호크의 모습이 보였다.

그러자 곧이어 연금술사들의 놀란 반응이 이어졌다.

“허참, 기어 골렘의 내부에 생명체를 넣어 보려는 시도는 해 본 적이 있지만…….”

“도저히 살아 있는 존재를 공기도 통하지 않는 저 내부에서 살려 둘 방도가 없어 포기한 것이었는데.”

“레온 님의 해법대로 언데드라면 정말 가능하겠군.”

그리고 이어진 다음 순간.

꾸드득. 쿠쿵.

레온은 자신이 강제로 열어 놓았던 기어 골렘의 흉부를 다시 닫았다.

그때 레온이 뒤를 획 하고 돌아보았다.

“헙!”

눈을 마주친 커티스가 그런 레온에게 살짝 겁을 먹은 듯한 표정으로 놀란 반응을 만들어 냈다.

레온의 행동이 섬뜩하기는 했던 모양이었다.

스윽.

하지만 그가 그러거나 말거나, 레온은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그에게 그저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주재료의 준비가 완료되었으니, 조합 재료들을 얼른 건네 달라는 것이었다.

“아, 아. 여기 있네.”

그러자 커티스가 허둥지둥하며 현자의 돌, 영원의 허브, 순백의 핵철, 달빛 소금 등 총 네 가지의 조합 재료를 모두 건네주었다.

레온은 물건들을 받고는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꺼냈다.

“저, 근데 이 재료들은 재고가 충분히 있는 거죠?”

혹여나 이 재료들이 하나밖에 남지 않은 것들은 아닌지 염려가 되었던 탓이다.

하지만 이어진 커티스의 대답은 그런 레온의 걱정을 싹 사라지게 만들어 주었다.

“물론이네. 걱정 말게나, 조합 재료들은 아무리 써도 결코 동이 나지 않을 만큼 충분히 모아 놓았으니 말이네.”

‘호오.’

레온의 눈이 반짝였다.

저렇게까지 말할 정도라니, 언제 한번 날을 잡아 데빌즈 네스트의 창고를 거닐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들었던 것이었다.

뚜둑.

레온은 손의 관절을 풀며 소리를 내었다.

‘시작해 볼까!’

촤악. 슈욱.

그러곤 곧장 조합 재료들을 모두 기어 골렘에 가져다 대기 시작하였다.

띠링. 띠링.

그러자 레온의 생각대로 효과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조합 재료, 현자의 돌을 기어 골렘에게 사용하시겠습니까?

-조합 재료, 영원의 허브를 기어 골렘에게 사용하시겠습니까?

(중략).

레온은 당연히 모든 시스템 메시지에 Y 버튼을 클릭했다.

그러자 다음 순간.

우우웅! 우웅!

엄청난 공명음과 함께 기어 골렘이 환한 빛줄기를 사방에 뿜어내기 시작했다.

‘좋아! 변화가 있어!’

순간 레온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자신의 예측대로 기어 골렘에 눈에 띄는 변화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레온이 숨을 죽이고 결과를 기다리던 그때.

다른 연금술사들의 감동한 반응이 이어졌다.

“흐윽, 엘릭 형제님이시여!”

“오오오! 진짜다! 진짜가 나타난다!”

빛줄기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빛무리 속에서 기어 골렘의 외형이 눈에 띄게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기계 페가수스?’

신화에 나오는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와 같은 형상이었다.

싸아-.

이윽고 마침내 빛이 모두 사라지고 나자, 레온을 포함한 모든 좌중은 침묵 속에 빠져 있었다.

모두 다 입을 쩍 벌리고 놀라느라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실루엣을 보고 레온이 생각하였던 것처럼, 기계장치로 만들어진 날개를 펼치고 있는 페가수스가 눈앞에 나타나 있었다.

피르호크와 토니 1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강대한 기운과 위용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런 레온의 눈앞에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들이 떠올라 있었다.

-히든 조건을 만족하였습니다.

-신규 오토마톤 ‘슬레이프닐’을 창조하였습니다.

-히든 칭호, ‘기계장치의 아버지’를 획득하였습니다.

딱 보아도 효과가 엄청날 것 같은 히든 칭호를 얻었지만, 레온은 그보다 ‘오토마톤’이라는 새로운 단어의 등장에 잔뜩 흥분을 해 있었다.

“상세 정보, 슬레이프닐.”

레온은 곧바로 새로운 소환수의 정보를 눈앞에 띄워 확인해 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하나 읽어 내려갈수록 그의 표정은 경악과 희열로 가득 차 갔다.

[오토마톤 / 슬레이프닐]

레벨 190

분류 : 메카닉 언데드

등급 : 유일

힘 1,400 민첩 1,650

지혜 560 체력 2,000

생명력 192,000 마력 46,800

보유 스킬

1. 공중날기

2. 강철 날개

3. 기간틱 대시

4. 허리케인 개틀링

5. 오토 리페어(패시브)

6. 마력 저항 LV 3(패시브)

7. 정신계 마법 저항 LV 2(패시브)

보유 영력

1. 다중 강제 수면

호문클루스와 기어 골렘의 중간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오토마톤의 한 종류.

거대한 강철의 날개는 엄청난 속도로 허공을 비행하게 만들어 주며, 강철의 발굽은 단단함을 지닌 적이라도 박살을 내 버린다.

-최대 소환 지속 가능 시간 : 3시간

-재사용 대기 시간 : 12시간

‘……대박이다.’

레온이 그렇게 기뻐할 만도 해 보였다.

기어 골렘과 언데드 소환수, 영혼이 지닌 모든 능력들이 하나로 합쳐지며 더욱 강력한 힘을 지닌 존재로 재탄생되어 있었던 것이다.

능력치들의 상승 폭도 엄청났지만, 더욱 놀라운 점은 스킬들도 진화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레벨이 상승한 것들도 있었지만, 피르호크와 토니 1의 각기 다른 스킬이 하나로 조합되어 있는 것들도 있었다.

딱 하나 아쉬운 것을 뽑자면 소환 지속 시간에 제한이 있다는 정도였다.

레온은 속으로 다행이다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3성 영혼에 희귀 등급의 언데드라 호문클루스가 완성이 되진 않았지만, 이로써 내가 찾아낸 해답이 정답이라는 것이 명백해졌군.’

한데 그때, 그제야 제정신을 차린 연금술사들이 레온의 슬레이프닐을 보고는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을 꺼내기 시작하였다.

“오오! 오토마톤이라니!”

“오로지 엘릭 형제님들만이 사용하였다고 전해지는 최강의 기어 골렘이 이렇게 만들어졌던 건가!”

“레온 님이 바로 엘릭 형제님의 현신이었어!”

‘호오?’

그들의 말을 통해 레온은 몰랐던 사실을 또 하나 깨달을 수 있었다.

바로 자신이 만들어 낸 오토마톤이 가장 강력한 연금술사라고 전해지는 엘릭 형제가 사용했던 기어 골렘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위 단계도 이렇게 강력하면, 도대체 호문클루스는 얼마나 강력하다는 거지?’

레온은 애써 놀란 기색을 숨기며, 커티스와 다시금 눈을 마주쳤다.

그러자 혼이 나간 듯한 모습의 커티스가 레온에게 말을 꺼내었다.

“……자, 자네는 대체, 정체가 무엇인가?”

그에 레온은 그저 씨익 하고 웃어 보일 뿐이었다.

곧이어 커티스가 마음이 진정이 되자, 레온에게 말을 이었다.

“후우, 이로써 자네의 가설은 사실로 판명이 났군.”

“다행히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 아까 말했던 두 번째 문제란 무엇인지 말해 줄 수 있겠나?”

당장이라도 호문클루스를 만들고 싶어 하는 커티스의 태도에 레온은 침착한 목소리로 설명을 해 주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은 6성 등급의 영혼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이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소울코인이 너무 부족하니까.’

레온이 현재 지니고 있는 소울코인이 6성 영혼이 담긴 캡슐을 뽑을 만큼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까지 캡슐을 사용한 결과를 토대로, 각 영혼 캡슐에서 나오는 등급의 영혼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자면 이러했다.

최하급 영혼캡슐 : 1성, 2성 - 100소울코인

하급 영혼캡슐 : 2성, 3성 – 1,000소울코인

중급 영혼캡슐 : 3성, 4성 – 10,000소울코인

상급 영혼캡슐 : 4성, 5성 – 100,000소울코인

고급 영혼캡슐 – 5성, 6성 – 1,000,000소울코인

고오급 영혼캡슐 – 6성, 7성 – 10,000,000소울코인

사실 상급과 고급은 사 본 적이 없었기에, 예측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최하급에서 중급까지는 동일한 패턴이었기에, 이후도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현재 필요한 6성 등급의 영혼을 얻기 위해선 최소 고급 영혼캡슐을 사야 했다.

하지만 그의 현재 수중에는 30만의 소울코인밖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일전에 퀘스트로 보상으로 얻었던 10만 소울코인과 그 이후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안 쓰고 모아 놓은 20만이 모여 30만 정도가 되었던 것이었다.

무려 70만 소울코인이나 부족한 것이다.

그런 레온의 말에 연금술사들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커티스도 나지막하게 혼잣말을 꺼냈다.

“……흠, 몬스터들을 처치해서 소울코인이란 것을 더 모아야 한다는 말이군.”

레온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홀로 생각에 잠겼다.

그 자신도 살짝 걱정이 들기는 한 것이다.

이후 16강전이 끝나고 기사단에 들어가면, 한가롭게 몬스터 사냥을 나갈 시간이 있을지 없을지 몰랐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이번 나흘 안에 어떻게든 승부를 봐야 한다는 뜻이었다.

최소 만 소울코인은 떨굴 보스 몬스터를 찾은 후, 되살리던 작업을 반복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흠, 분명 151레벨이었던 바포메트 주니어가 5천의 소울코인을 드롭했었지.’

그렇다면 만 이상을 드롭하려면, 보스 몬스터의 레벨은 최소 레벨이 220레벨은 넘어야 될 것 같았다.

그 정도의 레벨의 몬스터라면 레온의 모든 힘을 총동원해서 잡는다고 쳤을 때, 한 시간은 소요되리라.

‘한 시간에 1만이라. 삼 일을 밤을 새우며 반복하면 100만은 넘길 수 있겠지만, 200만은 무리겠는데. 끄응, 그러면 딱 하나의 고급 영혼캡슐밖에는 못 사겠는데…….’

무언가 하나만 사서 6성 영혼이 나오기를 비는 것은 나올 가능성이 낮을 것 같다.

하지만 레온은 걱정을 그만 생각을 멈추기로 하였다.

이렇게 걱정을 하고 있을 시간도 아까웠던 탓이다.

순간 레온이 얼른 커티스에게 근처의 던전으로 출발을 하겠다고 말을 꺼내려고 하였다.

한데 그때였다.

‘……어라?’

그가 전혀 생각지 않은 상황이 발생되고 있었다.

갑작스레 커티스가 모든 연금술사들에게 큰 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외부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전투 인원을 모두 불러들이게!”

커티스의 말에 깜짝 놀란 연금술사 하나가 의도를 물어 왔다.

“네? 모두 말입니까? 어찌하여 그러시는지?”

그러자 커티스가 당연한 소리를 묻느냐는 태도로 말을 이었다.

“그들은 전부 총대장 레온과 함께 여섯 별의 영혼을 얻기 위해 몬스터를 처치하러 갈 것이네.”

커티스의 말을 들은 레온의 눈이 화등잔처럼 커졌다.

‘오오!’

전투직 연금술사들의 총동원이라니.

연금술사들 모두 임무에 나가 있으니 안 될 것이라 단정 지었던 일이 거짓말처럼 이루어진 것이었다.

한데 커티스의 말은 거기서 끝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레온 자네에게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모든 연금술사들을 다스릴 명령권을 하사하겠네.”

“오오! 감사합니다!”

그에게 모두를 다스릴 수 있는 명령권을 주었던 것이다.

그 말인즉 맘대로 부릴 수 있는 전투 노예들을 빌려주었다는 것.

이러면 말이 달라졌다.

그 순간 레온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속으로 생각하였다.

‘흐흐, 좋아. 남은 나흘, 호문클루스를 내 손에 넣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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