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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무한전직-180화 (180/332)

# 180

파바밧!

그렇게 시작 아이템을 챙긴 레온은 곧바로 땅을 박차며 적 플레이어를 향해 점프해 들어갔다.

-스턴이 걸린 상대에게 도약할 수 있습니다.

블리딩 다트에 의해 3초 스턴에 걸렸을 때, 사용할 수 있는 효과인 조건부 돌진기를 사용한 것이었다.

레온은 꽤나 떨어져 있던 거리를 단숨에 좁히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크윽! 이건 또 뭐야?’

닭벼슬남은 그런 레온을 피하려 제자리에서 발버둥을 쳐 댔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그는 이미 스턴에 걸린 상태.

회피가 가능할 리 없었다.

“하아앗!”

레온은 곧바로 리모컨으로 정지 상태를 누른 것처럼 멈추어 있는 놈에게 기합과 함께 빠르게 공격을 날렸다.

퍼퍽!

퍽!

묵직한 타격음이 울려 퍼졌다.

“크억!”

무방비 상태로 얻어맞은 상대는 비명을 질러 댔다.

스윽!

레온의 공격이 다시금 연이어 시작되려던 찰나.

-스턴이 해제되었습니다.

‘칫!’

아쉽게도 곧이어 3초의 지속 시간이 끝이 났다.

타다닷!

상대 플레이어가 얻어맞은 부위를 부여잡은 채, 재빨리 거리를 벌렸다.

“후욱, 훅.”

‘이 개자식이.’

거칠게 심호흡을 하며 닭벼슬남이 가지고 있던 포션을 목구멍으로 넘겼다.

등 뒤로 식은땀 한 줄기가 흘렀다.

하마터면 순식간에 당할 뻔한 순간이었다.

피융!

쐐애액!

다시금 레온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러자 그는 병사들을 방패막으로 삼아 레온의 공격을 막아 내기 시작했다.

몇 명 남아 있지 않았지만, 조금은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재빨리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이런 스킬에 아무런 페널티가 없을 리 없는데.’

그는 레온을 유심히 살폈다.

그러자 아무런 공격도 당하지 않았는데도, 그의 체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체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어! 스킬이 체력 코스트인 거군!’

그의 말처럼 레온의 체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블리딩 다트 스킬이 체력을 소모시키면서 발동되기 때문이었다.

띠링.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스킬 포인트를 분배해 주십시오.

그러던 그때, 닭벼슬남의 레벨이 2로 올랐다.

막타를 처치하지 못하더라도 주변에서 적 병사들이 죽으면, 극소량이나마 얻는 자동 경험치 덕에 겨우 오른 것이었다.

그나마 희소식이었지만 기뻐하기에는 일렀다.

레온은 이미 4레벨이 되어 있었으니까.

순간 닭벼슬남의 눈빛이 음험하게 번들거렸다.

‘2레벨 차이가 난다고 하지만, 공격 스킬만 잘 들어가면 기회는 있어!’

지금까지의 양상을 볼 때, 저놈은 분명 견제에 특화되어 있는 듯했다.

그리고 그런 스타일의 경우, 대체적으로 체력과 방어력이 높지 않았다.

동시에 그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경우는 극히 희박하니까 말이었다.

타다닷!

그러던 그때, 병사 뒤에 숨어 있던 닭벼슬남이 틈을 노려 지면을 박차며 앞으로 전광석화처럼 달려들었다.

“죽인다!”

그러곤 코앞까지 도달하여 자주색 기운이 넘실거리는 자신의 검을 일도양단의 기세로 휘둘렀다.

‘이 체력이라면 한 방에 보낼 수 있다!’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말이었다.

하지만 이어진 다음 순간.

씨익.

오히려 레온은 회심의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었다.

‘이런!’

그때 닭벼슬남은 문득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말이다.

꿀꺽.

꿀꺽.

레온이 그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자신의 시작 아이템 ‘기사회생의 영약’을 자신의 목구멍으로 넘겼다.

[기사회생의 영약]

종류 : 포션

사용한 즉시, 3분간 플레이어의 체력과 공격력이 크게 증가합니다.

우우웅!

순간 위험 수치까지 떨어져 있던 레온의 체력이 순간적으로 80%에 육박하게 차올랐다.

바로 영약의 효과로 막대한 체력을 얻어 회복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뭐 아무튼 체력이 늘어난 건 팩트지만 말이야.’

이 영약의 최고의 장점은 추가 체력과 공격력이 즉시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이렇듯 초반 생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에 낚시를 하기에 특화되어 있었다.

물론 소모성 아이템이기에 실패하고 나면 뒤가 없긴 했다.

하지만 그가 살펴본 결과 다른 여타의 시작 아이템들보다 가성비가 매우 뛰어났고, 레온이 낚시 플레이를 하는 건 프로급이었기에 그런 단점들이 상쇄되었다.

‘게다가 약물 중독 스킬의 효과로 효율이 대폭 상승한 게 주효했어!’

[약물 중독]

포션 사용 시, 그 효율을 배가시킵니다.

병사 처치 시, 적은 확률로 무작위의 효과를 지닌 포션을 습득합니다.

쾅!

레온은 자신을 향해 궤적을 그리고 있는 상대의 칼을 붉은 기운이 맴돌고 있는 주먹으로 강타했다.

“크억!”

피잉!

그러자 그 칼은 볼품없이 날아가 지면에 나뒹굴며 소음을 냈다.

‘이, 이런!’

창졸간에 무장해제된 닭벼슬남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던 그때, 레온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상대를 희롱했다.

“힝, 속았지?”

라고 말하면서 말이었다.

부들부들.

레온의 한마디에 닭벼슬남이 제 몸을 떨어 댔다.

“이 개자……!”

하지만 그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콰가가!

쾅!

엄청난 위력을 담고 있는 레온의 발차기가 그런 그를 직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띠링.

띠링.

-퍼스트 킬! 첫 킬 특전으로 추가 코인을 획득합니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스킬 포인트를 분배해 주십시오.

레온을 포함한 청군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 * *

“오오, 상단 라인이 그나마 사람이구먼.”

“하아, 시바 저 친구와 하단 라인을 갔어야 했는데…….”

“뭐, 인마?”

잠시 후, 레온을 칭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었다.

약간은 어깨에 힘이 들어갈 법도 하건만, 킬을 획득한 뒤 자동으로 부여되는 귀환 스킬을 사용해 본진의 신전으로 돌아온 레온은 전혀 거기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순간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미소를 띤 채, 레온이 혼잣말을 하였다.

“흐흐, 내 예상이 맞았어.”

그의 눈앞에 이 전장과는 전혀 상관없는 시스템 창이 떠올라 있었다.

그리고 그건 바로.

[창생의 인장]

티어 0 / 경험치 25%

그가 지닌 인장의 상태 창이었다.

한데 자세히 보니 그곳에 변화가 일어나 있었다.

25%가 달성되어 있는 경험치.

그랬다. 불멸자의 협곡의 전투를 통해 인장의 경험치 또한 상승하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그는 맞아떨어진 자신의 예측에 주먹을 움켜쥐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곳에서 전투가 끝나는 순간, 내 새로운 직업도 얻을 수 있겠군!’

사실 처음에 레온은 그저 악명을 떨쳐 버리기 위한 수단으로 암흑무투전에 참여를 하기로 결정을 했다.

하지만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찾으며 또 이렇게 참여를 하고 나서 보니, 자연스레 암흑무투전이 새로운 직업을 창조하는 데에 충분한 역할을 해 줄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생각해 보라.

고작 1레벨이 수십 혹은 백이 넘는 막대한 레벨 차이가나는 유저들과 전투를 벌일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겠는가.

투기장조차 그 정도로 레벨 차이가 나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었다.

게다가 투기장에서는 패배하여 사망할 경우, 그에 따른 페널티가 부여되지 않는가.

하지만 이곳에서는 설령 죽는다 하더라도, 상대의 악명을 전가받을 뿐 그 외의 사망 페널티는 부여되지 않았다.

게다가 오로지 암흑무투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을 획득해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메리트가 있었다.

순간 레온이 살짝 고개를 주억이며 속으로 생각했다.

‘어찌 보면 전투에 관련해 양질의 인장 경험치를 쌓기에는 최적의 장소 중 하나일 수도 있겠어.’

그리고 이어 레온은 전쟁 상점으로 이동해 갔다.

그의 수중에는 다른 플레이어들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코인이 모여 있었다.

모든 병사들의 CS를 획득한 데다가, 첫 킬을 기록하며 보너스 코인까지 얻었기 때문이었다.

전쟁 상점에 도착하자, 상인의 축하 인사가 들려왔다.

“오, 리오 군, 돌아왔는가. 승전보는 들었네. 대단하구먼.”

그의 말에 레온이 살짝 웃어 보이자 상인이 말을 이어 갔다.

“자, 그래 이번에는 어떤 물건을 원하는가?”

그러자 순간 레온의 표정이 한없이 진지해졌다.

한데 그럴 만도 했다.

‘지금 전쟁 상점에서 구입하는 무기로 다음 직업이 탄생되겠지.’

또 영약을 살 수는 없었기에, 이제 이후 사용할 주 무기를 골라야 했다.

그리고 그렇다는 건, 그 무기로 인장의 경험치를 100%까지 올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과 마찬가지였던 것이었다.

지팡이, 총, 도끼, 활, 메이스, 플레일 등등.

수많은 직업의 수많은 무기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레온의 눈은 단 한 가지 무기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걸로 주세요.”

“오오, 만병지왕인 검이군. 좋은 선택일세.”

[라자루스의 바스타드 소드]

종류 : 양손 검

공격력 : 180

드레이크 나이츠라고 불렸던 라자루스가 사용했던 장검.

검신에서 연신 날카로운 예기가 내뿜어지고 있다.

-본 아이템은 불멸자의 협곡에서만 장착이 가능하며, 협곡에서 벗어날 시 자동으로 회수됩니다.

그의 선택은 바로 양손 검이었다.

순간 그가 눈을 빛내며 속으로 생각했다

‘다음 직업은 검사를 바탕으로 만들겠어!’

그가 다음 직업의 루트를 검사로 잡은 이유는 몇 가지가 존재하였다.

일단 첫째는 이제는 기억도 까마득한 옛날 같지만, 초기화 전 레온의 직업이 바로 검사였기 때문이었다.

그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라 느끼는 직업이 바로 검사였던 것.

그리고 두 번째가 결정에 가장 주효했는데.

그건 바로 최근에 마몬의 검투사와 전투를 치르며 느꼈던 부족한 부분 때문이었다.

‘지금 전투 양상이 너무 소환수에 치중되어 있어. 아무리 막대한 스텟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근접 전투에 특화된 직업과 겨루기에는 역부족이야.’

암살자, 네크로맨서, 샤먼.

모두 근접 전투에 특화된 것이 없었다.

잘 싸우고 있다가 적에게 일격을 허용하였을 때, 그의 체력이 뭉텅이로 빠져나가며 한 번에 핀치에 몰렸던 것이 못내 가슴에 걸렸던 것이다.

스릉.

‘좋았어.’

레온은 예기를 발하고 있는 자신의 무기를 살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한데 그때 상인이 탐욕스런 얼굴로 말을 꺼냈다.

“뭐, 더 살 것은 없는가? 보아하니 사고도 코인이 꽤 남은 것 같던데.”

그러자 레온이 문득 생각났다는 듯 말을 이었다.

“아, 살 건 없고…….”

쿠웅.

그가 품속에서 웬 복주머니 같은 것을 꺼내어 선반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곤 주머니의 입을 벌려 내용물을 보여 주며 말했다.

“……이것들을 좀 팔려고 하는데요.”

“으응, 이건?”

상인의 눈에 가지각색의 수많은 물약들이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그 복주머니는 바로 물약 꾸러미였던 것이었다.

-병사 처치 시, 적은 확률로 무작위의 효과를 지닌 포션을 습득합니다.

[미끄럼 포션(小)]

[먹구름 포션(小)]

[끈적임 포션(小)]

(……중략……)

스킬 ‘약물 중독’의 효과로 병사를 처치하며, 부수적으로 획득한 다양한 효과를 지닌 포션들이었다.

약물 중독 스킬을 습득하자, 자동으로 생겨난 물약 꾸러미에 포션들이 담겼던 것이다.

한데 생각보다 포션들의 성능이 영 별로였던지라, 팔아나 버리자 하고 말을 꺼냈던 것이었다.

……하지만 레온의 계획은 안타깝게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때 상점 주인의 말이 이어졌다.

“흠, 미안하네만 이 포션들은 구매할 의사가 없다네.”

“네? 왜요?”

그러자 상점 주인이 진열되어 있는 포션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안 그래도 포션은 너무 많다네. 더 들일 이유가 없어.”

‘이런.’

아무래도 스킬로 획득한 포션은 팔 수 없는 듯 보였다. 제약이 걸려 있는 듯했다.

‘쩝, 아쉽네. 그럼 그냥 마구잡이로 써서 소모시켜야 하려나.’

레온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그때.

스윽.

상점 주인이 갑자기 선반에서 웬 물건 하나를 꺼내어 레온에게 보여 주었다.

“물약이 그렇게나 많다면 혹시 이 물건을 사용해 보는 것은 어떤가?”

‘호오, 이건?’

그리고 다음 순간.

흥미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것처럼 레온의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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