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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무한전직-156화 (156/332)

# 156

레온이 제대로 행동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잠시 후.

울창한 밀림 속에 전에 없던 괴이한 소음들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것들은 바로.

푸푹!

푸욱!

무언가(?)가 시원하게 관통되는 소리와.

“……!”

“……끅!”

“흐응!”

그와 동시에 터져 나오는 일단의 무리의 고통에 찬 신음성들이었다.

정찰대들은 하체를 포근히 감싸 오는 풀잎 송곳의 일격에 정말 속수무책으로 쓰러져 나가고 있었다.

한데 그 과정들이 어떤 위기도 없이 너무나 손쉽게 척척 진행이 되어 가고 있었다.

밀림에 발을 디딘 정찰대 전원이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본대에 위험을 알리는 신호는 어디에서도 울려 퍼지지 않은 채, 시간은 계속하여 흘러갔다.

‘뭐야 이거, 너무 쉬운데?’

이러한 결과에 당사자인 레온조차 약간 의아할 정도였다.

지금 이곳에 당도하여 있는 달의 마을의 병력들은 앞서 레온이 상대했던 샤와푸흐의 병력들보다 훨씬 뛰어난 정예병사들일 터였기에 더욱 이상한 일이었다.

한데 그 이유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듯했다.

레온이 순간 혀를 차며 속으로 내린 결론을 되짚었다.

‘쯔쯔, 역시 언제나 방심이 가장 큰 적이지.’

그랬다. 방심이 가장 뼈아픈 이유였다.

그들은 이미 끝난 전쟁이라고 단정 지은 후, 완전히 해이하진 마음 상태로 밀림 지대에 발을 들였던 것이었다.

며칠 전, 샤와푸흐가 행한 태양 마을에서의 내란이 성공한 소식은 전군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로 샤와푸흐에게 전갈이 오지 않는 것은 그가 실수로 제사장 후보를 놓쳐 버린 탓이 아닐까 예측하고 있었다.

그들 중에 만타의 반격이 이루어졌을 것이라거나, 그 과정에서 샤와푸흐가 패배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는 이는 단언컨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런 상황이었으니, 이렇듯 적군이 저들을 마중을 나와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던 것이다.

길을 트는 데에만 온통 정신이 팔려 있는 와중에 느닷없이 크고 아름다운 공격이 들어오니, 제대로 된 반항 한 번 못 해보고 속절없이 죽어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그때.

“끄……!”

털썩.

또 한 명의 적군이 자신의 둔부를 움켜쥔 비참한 자세로 땅바닥에 꼬꾸라졌다.

그러자 레온이 미소를 머금은 채, 쾌재를 불렀다.

‘좋아, 또 한 명 잡았고!’

“크으.”

그가 순간 뱀처럼 미끄러지듯 꿈틀거리고 있는 덩굴들을 바라보며 감탄을 토해 냈다.

S등급 포탑의 힘은 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

‘후후, 이렇게 넓은 범위의 숲을 포탑 하나로 하나의 던전처럼 만들 수 있다니!’

정말 S등급의 포탑은 가공할 정도의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한데 지금 이 순간 또 하나의 의문이 들었다.

그건 바로 레온이 어떻게 4성 영혼을 또다시 손에 얻었느냐는 것이었다.

빠르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당연하게도 레온은 소울코인으로 중급 영혼 캡슐을 뽑아 새롭게 4성 영혼을 획득한 것이었다.

한데 샤와푸흐와 전투를 치르기 전에 총 네 개의 캡슐을 뽑고 소울코인은 5,000밖에는 남지 않았지 않던가.

이후 샤와푸흐의 병력들을 모조리 섬멸하였다 하지만, 획득한 소울코인의 양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아무래도 몬스터들이 더욱 많은 양을 드롭하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그는 갑작스럽게 어디서 중급 캡슐을 뽑을 소울코인을 얻은 것일까?

……이 모든 것의 해답은 바로.

레온이 해결한 ‘영혼이 깃든 포탑’ 퀘스트의 보상에 있었다.

[영혼이 깃든 포탑]

(……중략……)

이제 당신은 이제부터 보유할 자격을 얻은 소울코인을 모아 S등급 포탑을 제작하려면 필요한 지닌 강대한 영혼을 손에 넣어야 한다.

퀘스트 난이도 : SS

퀘스트 목표 : 4성 이상의 영혼을 획득해, S등급 포탑을 건설하라.

퀘스트 보상 : 100,000 소울코인, 경험치. 명성 5,000

그때, 레온이 속으로 생각했다.

‘10만 소울코인! 정말 최적의 타이밍으로 손에 넣었다.’

라고 말이었다.

잠시 잊고 있다가 처음 퀘스트의 보상을 획득했을 때, 그는 정말 뛸 듯이 기뻐했다.

그럴 만도 했다.

소울코인을 획득하기 위해선 보스 몬스터 노가다가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제 노가다를 할 시간이 없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는데, 눈앞에 떡하니 10만에 달하는 막대한 코인이 뚝 떨어졌으니 말이었다.

그 후, 곧장 레온은 행복한 고민을 시작하였다.

사용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중급 영혼 캡슐 열 개냐, 상급 영혼 캡슐 한 개냐.’

그것이 문제였던 것이었다.

10만 소울 코인이면 상급 영혼 캡슐을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하게도 상급 영혼 캡슐에는 4성 이상의 영혼이 드롭될 확률이 존재했다.

한동안 머리를 바쁘게 굴리던 그는 이내 결정을 내렸다.

‘그래, 중급 영혼 캡슐 열 개로 가자.’

그는 전자를 택하였다.

한데 사실 그가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였다.

물론 4성 영혼도 이렇게 뛰어난데, 5성 영혼은 어떠할까 하는 호기심과 탐구심은 굴뚝같았다.

하지만.

‘쩝, 상급 영혼 캡슐에서 5성 영혼이 나타난다고 해도, 지금 당장 SS등급 포탑의 설계도가 없어.’

안타깝게도 그 영혼을 감당할 SS등급의 설계도가 수중에 없었다.

아직 설계 스킬의 레벨이 부족한 탓이었다.

지금 당장 활용이 가능한 영혼을 얻는 편이 더 실용성 면에서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4성 영혼을 더 손에 넣자는 결론을 내린 후, 중급 영혼 캡슐 열 개를 단숨에 질러 버렸다.

그리고 그 결과.

‘으헤헤.’

그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뜻밖의 행운이었어. 4성 영혼을 네 개나 얻다니!’

엄청난 결과였다.

그의 말처럼 놀랍게도 그는 열 개의 중급 캡슐에서 총 네 개의 4성 영혼과 여섯 개의 3성 영혼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일전에 네 개를 까서 한 개의 4성 영혼이 나온 것을 생각하여 볼 때 정말 말도 안 되는 확률의 대박이 터진 것이었다.

‘흐흐, 여기 하나에 배부르지 마시게나. 다른 4성 영혼들로 만든 포탑들도 잘 차려 놓았으니.’

순간 레온이 적들에게 그렇게 생각하던 그때.

후방에 있던 적의 본대에서 한 줄기 날카로운 음성이 울려 퍼졌다.

“기습이다! 모두 전투를 준비하라!”

채앵!

챙챙!

이어 수많은 병력들이 동시에 칼을 빼 드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이제야 확실히 이상함을 알아차린 듯싶었다.

한데 알아차릴 만도 했다.

정찰대로 보낸 병력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돌아오지 않고 있었으니 말이었다.

‘도망친 태양 마을의 잔당들인가?’

그 순간, 그리아몰과 제사장 요우는 암습자의 정체에 대하여 그렇게 짐작하고 있었다.

마을을 빼앗기고 외곽 지대에서도 쫓겨나, 이곳에 겨우 몸을 숨기고 있다가 우연찮게 자신들을 맞닥뜨린 것이라 생각한 것이었다.

태양 마을이 다시금 수복되었고, 적들이 자신들을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아직까지도 하지 못했다.

레온이 얼굴에 아쉬워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며 생각했다.

‘쳇, 눈치챘나.’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암습으로 꿀을 쪽쪽 빨고 있었는데, 딱 여기까지였던 것이었다.

레온이 다음 순간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 그렇다면…….’

레온이 눈을 빛내며 끝말을 이었다.

‘……전면전으로 가 볼까!’

레온이 자그마한 목소리로 입술을 달싹이며, 포탑의 스킬을 시전하였다.

“식육식물 개화.”

그리고 그때, 레온의 말이 끝난 순간에 맞추어 밀림 속으로 달의 마을의 병사들이 달려들었다.

그런 그들에게서 일말의 방심과 해이함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확실히 정예 병력은 정예 병력인 듯했다.

정신을 차린 그들에게서 흘러나오는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진입하고 난 후.

“……뭐야?”

“저것들은 대체?”

이내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깜짝 놀라며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촤르르-.

파아앗!

갑작스레 밀림의 이곳저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괴이한 형상을 지닌 꽃들이었다.

병사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머뭇거리고 있었다.

누구 하나 당당히 그 꽃들에 다가서지 못하였다.

사람보다 커다란 크기라고는 하나 한낱 꽃에 불과한데, 과민 반응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꽃들 하나하나가 넘실거리고 있는 음험하기 짝이 없는 기운을 본다면 그런 말을 하지 못하리라.

그런 상황이 이어지자, 지휘관으로 보이는 달의 마을 부족장 한 명이 호통을 쳤다.

“에잇! 저까짓 꽃들이 뭐라고 멈추는 게냐!”

타다닥!

촤아악!

그러곤 몸소 앞장서 달려들더니, 그대로 꽃 하나를 그대로 베어 넘겼다.

너무나 쉽게 잘려 나간 꽃을 바라본 부족장이 뒤를 돌아 병사들에게 큰 소리로 말을 건넸다.

“이것 봐라! 별것 아니……?”

그러나 그는 제대로 말을 끝마치지 못하였다.

콰아아!

촤아악!

“크억!”

일순간 주변에 있던 다른 꽃들이 제 몸을 일으키더니, 그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순식간에 수많은 인간형의 식물 몬스터들이 밀림에 모습을 드러내어 있었다.

[식육식물 ‘뚜벅풀’]

아이비의 힘으로 두 개의 뿌리를 발처럼 사용하여 스스로 걸어 다닐 수 있게 된 독초.

덩굴로 먹이를 휘감은 후, 강제로 대량의 독 꽃가루를 끼얹어 버린다.

그 후, 움직이지 못하게 된 먹이를 잡아먹는다.

[식육식물 ‘모다피르’]

달콤한 향기로 먹이를 유혹해 녹여 먹는 식육식물.

가늘고 긴 몸을 가졌지만 먹이를 잡을 때의 움직임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재빠르며.

포충낭처럼 생긴 머리 안에는 철도 녹여 버릴 수 있는 용해액이 들어있다.

“끄아아!”

부족장이 사지 모두를 뚜벅풀의 촉수 같은 덩굴에 휘감긴 채, 비명을 내질렀다.

온몸이 찢겨 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한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히익!”

잔뜩 겁에 질린 그를 향해 원통형의 얼굴을 지닌 또 다른 식육식물인 모다피르가 서서히 다가서고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부족장이 발버둥을 치다가 덩굴에 휘감긴 채, 용해액을 뒤집어쓰고 끔찍한 몰골로 변해 버렸다.

그러자 달의 마을의 병력들의 표정이 하얗게 질려 버렸다.

등줄기로 식은땀이 흐르는 처참한 광경이었다.

그러던 그때, 병사들의 사기를 챙기려는 지휘관들의 고함 소리가 연신 터져 나왔다.

“몬스터들이다!”

“진을 갖추고 한 놈씩 해치워라!”

지휘관들은 적군의 습격이 아닌 몬스터의 습격이라고 생각을 하는 듯했다.

사실 그것이 자연스러운 생각일 듯싶었다.

어떤 누구도 이것들이 포탑이 만들어 내는 소환체라고는 상상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한데 그때.

달의 마을의 병력들 중 한 사람만이 냉철하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마몬의 사도, 그리아몰이었다.

‘네놈이냐.’

그리고 그런 그를 목격한 레온의 눈빛이 일순간 이채를 발하였다.

한눈에 그가 자신의 상대가 될 마몬의 사도임을 깨달은 것이었다.

그러곤 레온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눈에 담기 시작하였다.

레온이 위험을 무릅쓰고 이렇게 적진에 홀로 잠입한 것은 한시라도 빠르게 적 마몬의 사도의 정보를 파악하기 위함도 있었다.

‘철저히 파악해 주마!’

레온은 철저히 모습을 숨긴 채, 전투를 오로지 식육식물들에게 맡기고는 매의 눈으로 검을 뽑고 있는 그리아몰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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