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무한전직-141화 (141/332)

# 141

레온은 S등급 포탑의 설계도를 획득하였다는 메시지를 보고는 기뻐하다가.

이내 이상하게 적혀 있는 포탑의 이름을 마저 확인하고는 멈칫하였다.

그러곤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아해했다.

‘뭐야, 근데 왜 포탑 이름이 물음표지?’

무슨 이유에선지 포탑의 이름이 물음표로 나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태껏 이런 경우는 한 번도 없었기에, 레온은 꽤나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상세 정보를 눈앞에 띄워 보았다.

“아이템 상세 정보.”

하지만 그렇게 확인을 끝마치고 난 후,

‘……이게 무슨?’

레온은 더욱 미궁에 빠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포탑 설계도]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 있는 S등급 포탑의 설계도

필요 자재 : ?

아이템의 이름뿐만이 아니라 포탑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재의 정보 또한 물음표로 나와 있었던 것이었다.

순간 흥분한 레온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니, 이런 타이밍에 버그가 떠! 게임사 놈팽이들, 제대로 일 안 하나!”

그는 이 상황이 백 퍼센트 버그라고 확신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러면 설계도를 얻었다 한들, 포탑을 만들 수가 없지 않은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전개였다.

‘하아, 이거 나가서 판테라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건의라도 해 봐야 하나.’

레온이 뻣뻣해지는 뒷목을 주무르며 로그아웃을 준비하던 그때.

띠링.

띠링.

띠링.

난데없이 그의 귓전에 또다시 효과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나타날 메시지가 없기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레온이었다.

벌써 버그 픽스가 들어가는 건가?

라고 순간 그는 생각했지만.

눈앞에 연이어 떠오른 시스템 메시지들은 전혀 다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조건을 만족하여, 터렛 샤먼의 직업 퀘스트 ‘영혼이 깃든 포탑’을 획득하였습니다.

-‘영혼 뽑기’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100 소울코인을 획득하였습니다.

‘오오!’

생각지도 않은 희소식이었다.

획득 조건을 달성하였다며, 터렛 샤먼의 직업 퀘스트와 신규 스킬 그리고 처음 보는 아이템까지 손에 넣었던 것이다.

‘그럼 달성한 조건은 분명 S등급 포탑의 설계도를 얻은 것 때문이겠군!’

직감적으로 레온은 새롭게 얻은 스킬과 아이템에 S등급 포탑의 물음표들을 없앨 수 있는 힌트들이 숨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눈에 띄게 환해진 얼굴이 된 레온이 하나하나 확인해 보기 시작하였다.

‘일단 퀘스트부터 확인해 볼까.’

그는 일단 먼저 직업 퀘스트의 내용부터 읽어 내려갔다.

[영혼이 깃든 포탑]

당신은 S등급의 포탑의 설계도를 구상해 내는 데 성공하였다.

이로써 당신은 진정한 터렛 샤먼으로서의 첫발을 내딛는데 성공한 것이다.

터렛 샤먼은 S등급 이상의 포탑을 제작하면서부터, 그 정수를 깨우칠 수 있다.

S등급 이상의 포탑부터는 그저 기계가 아니다.

영령의 하위 단계인 영혼을 동화시켜 포탑에 이지理智를 부여하고, 혼과 기계의 경계선에 있는 포탑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영령의 주인이 되려면 자격이 필요하듯, 영혼을 불러내기 위해선 그들에게 정당한 값어치를 지불하여야 한다.

이제 당신은 이제부터 보유할 자격을 얻은 소울코인을 모아 S등급 포탑을 제작하려면 필요한 지닌 강대한 영혼을 손에 넣어야 한다.

퀘스트 난이도 : SS

퀘스트 목표 : 4성 이상의 영혼을 획득해, S등급 포탑을 건설하라.

퀘스트 조건 : 터렛 샤먼으로 전직한 자

퀘스트 보상 : 100,000 소울코인, 경험치. 명성 5,000.

‘4성의 영혼? 소울코인?’

여태껏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용어들이 주르륵 이어지자, 레온이 머리를 바쁘게 굴렸다.

그러자 잠시 후, 여전히 낯설기는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S급 포탑을 제작하려면 영혼이 필요하고, 그 영혼을 얻기 위해선 소울코인이 필요하다는 것 말이었다.

순간 레온이 눈에 이채를 띠며 닫혀 있던 입을 열었다.

“영혼 뽑기.”

그는 일단 한 번 스킬을 사용해 보았다.

그것이 가장 이해가 빠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내 그러면서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쩝, 대상이 있어야 발동이 되려나? 적한테서 영혼을 뽑아내는 거 같기도 하고.’

‘뽑기’라는 어감상, 몬스터들에게서 영혼을 강제로 추출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염려와 달리 스킬은 대상을 지정하지 않아도 잘 발동이 되었다.

띠링 하는 효과음과 함께 그의 눈앞에 시스템 창 하나가 떠올랐다.

“아.”

그리고 그는 시스템 창 안에 떠올라 있는 형상을 바라보며, 자신이 스킬의 뜻을 잘못 이해했음을 곧바로 깨달았다.

“허, 그래서 소울‘코인’이 필요한 거였어?”

그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의 시선이 닿은 허공에 떠올라 있는 시스템 창 안에는 투명한 유리막에 캡슐들이 수두룩하게 들어가 있는 ‘뽑기 머신’의 형상이 나타나 있었다.

뽑기 머신은 오락실이나 가챠 숍에 있는 기계로 일반적으로 동전을 넣은 후, 레버를 돌려서 랜덤한 물건들이 들어 있는 캡슐을 뽑는 기계였다.

한데 그것이 스킬로 구현이 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영혼 뽑기]

유계에 머무르고 있는 영혼들을 시전자가 합당한 값을 지불하고 불러옵니다.

그것만으로도 놀랄 노릇이었는데, 레온은 뽑기 머신의 옆에 둥둥 떠올라 있는 글자들을 보고는 할 말을 잃어버린 듯한 표정이 되었다.

[가격표]

최하급 영혼 캡슐 - 100 소울코인

하급 영혼 캡슐 – 1,000 소울코인

중급 영혼 캡슐 – 10,000 소울코인

상급 영혼 캡슐 – 100,000 소울코인

고급 영혼 캡슐 – 1,000,000 소울코인

고오급 영혼 캡슐 – 10,000,000 소울코인

-상위 등급의 영혼 캡슐일수록, 강력한 영혼이 내재되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현재 보유 소울코인 : 100 소울코인

“이거 완전…….”

가격표를 보는 순간, 레온이 가격을 책정한 놈을 양아치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등급이 올라갈수록,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던 것이었다.

양심 없는 확률을 지닌 뽑기 게임의 악명을 익히 알고 있는 레온은.

순간적으로 S등급 포탑을 만드는 길이 쉽지만은 않으리라는 예상이 들었다.

‘아냐, 아냐. 현실 고증을 제대로 안 해 놨을 수도 있잖아. 아직 속단하기는 일러.’

가격표의 하단을 보니, 그가 지니고 있는 소울코인의 양도 적혀 있었다.

100 소울코인.

아까 스킬을 획득하며 얻었던 것이었다.

‘이것도 일단 한 번 사용해 보자.’

“100 소울코인 사용.”

곧바로 레온은 명령어를 내뱉었다.

짤랑.

그러자 시스템 창이 은은한 빛을 발하고 사라졌다.

그러자 어느새 레온의 손 안에 핑크색 동전 하나가 놓여 있었다.

동전에 100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의도는 분명해 보였다.

‘이걸 넣으라는 거구나.’

레온은 곧바로 소울코인을 뽑기 머신에 있는 코인 투입구에 집어넣었다.

달칵.

“에잇!”

그러곤 지체하지 않고 바로 레버를 세차게 돌려 버렸다.

드르륵.

또로롱.

그러자 투명한 유리막 안으로 캡슐들이 뒤엉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윽고 뽑기 머신의 배출구로 둥근 캡슐 하나가 튀어나왔다.

통!

“우옷.”

경쾌한 소리와 시스템 창에서 튀어나온 그것을 레온은 한 손에 집었다.

캡슐의 크기는 주먹만 한 정도로 그리 크지 않았다.

한데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크게 요동을 쳤다.

캡슐 안에서 빨리 빠져나가고 싶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것 같았다.

캡슐은 위아래가 나뉘어져 있었기에, 살짝 힘을 주어 돌리면 바로 열 수 있었다.

하지만 일단 열기에 앞서 레온은 상세 정보를 한 번 확인했다.

“아이템 정보.”

[최하급 영혼 캡슐]

소유자 : 레온

유계에서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데려온 의문의 영혼이 담겨 있는 캡슐.

빨리 열어 주지 않으면, 갇혀 있는 이의 저주를 받을지도 모른다.

‘흐음.’

이어 레온이 이리저리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아무래도 캡슐 형태일 때는 무엇이 들어있는 지 알 수 없는 듯했다.

그러던 그때, 레온이 이제 마음을 먹고 바로 캡슐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을 꾹 주어 돌렸다.

‘그래, 열어 보자!’

끼릭.

그러자 캡슐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반으로 쪼개졌다.

슈우웅!

우우웅!

진동음이 울려 퍼졌고, 이내 반 토막이 난 캡슐 안에서 수증기의 형상을 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너무 약한 거 같은데?’

그러나 레온은 사실 그렇게 큰 감흥이 없었다.

확실히 캡슐에서 얻는 영혼은 영령보다 낮다는 말이 사실이기는 한 것 같았다.

파크를 소환할 때마다 느껴지는 기운에 비하면, 정말 가소롭기 그지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다.

띠링.

띠링.

순간 효과음과 함께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보유 영혼 목록 탭이 활성화됩니다.

일전에 파크를 얻었을 때 영령 목록 탭이 활성화 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영혼의 차례였다.

그리고 이어 수증기에서 농기구를 든 평범한 농부의 형상이 된 영혼의 정체가 드러났다.

-영혼 ‘마몬교 광신도, 제임스’가 목록에 추가됩니다.

‘아오, 뭔 놈의 또 마몬교 나부랭이야.’

레온은 참지 못하고 얼굴을 구겼다.

정말 자신은 신실하게 마몬교를 믿어 보아야 하는 걸까?

난데없이 여기서도 마몬이라는 이름이 적힌 무언가가 튀어나오고 말았던 것이었다.

-믿음, 소망, 살해. 그것이 마몬의 가르침.

그가 그렇게 불만을 토로할 때, 불쑥 영혼이 그에게 말을 건넸다.

한숨을 내쉰 레온이 정보를 확인했다.

“휴, 영혼 정보.”

[마몬교 광신도, 제임스]

등급 : 1성.

암흑 성국의 시골 마을에서 살아온 농부.

평범한 외모, 평범한 집안이지만 유일하게 다른 이들보다 뛰어났던 것이 마몬에 대한 신앙심이었다.

보유 영력 :

1. 굳건한 믿음 (포탑 / 소환수)

-마몬교 성직자의 치유 스킬의 대상이 될 때, 효력이 10% 증가합니다.

-타 종교 성직자의 치유 스킬의 대상이 될 때, 본래 치유량을 대미지로 입습니다.

파크와 동일하게 영혼도 영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 효과가 비교가 되지 않게 구렸다.

과연 저 스킬을 사용하는 날이 올까 의아할 정도였다.

레온이 슬쩍 영혼의 등급을 살폈다.

우리 쓸모없는 제임스의 등급은 1성이었다.

레온이 망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생각했다.

‘완전 꽝이네.’

분명 퀘스트에 S등급 포탑을 만들기 위해서는 4성 이상의 영혼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었다.

‘100 소울코인으로는 고작해야 1성짜리 영혼이나 나온다는 건가.’

현재의 결과를 보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을 때.

아무리 그래도 중급 영혼 캡슐 정도는 되어야, 4성의 영혼이 나올 확률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쩝, 말이 중급이지. 그것도 10,000 소울코인이던데.’

지금 당장은 어떻게 얻는 지도 모르는 탓에 레온은 가슴이 꽉 막힌 듯한 답답한 기분을 받았다.

“야, 무쓸, 아니 제임스. 컴컴.”

순간 레온이 오랜만에 들른 현세의 공기를 만끽하며 이리저리 부유하고 있는 제임스에게 말을 건넸다.

그러자 영혼이 스르르 레온에게 다가왔다.

다행히 말은 알아먹는 듯 보이자, 레온이 질문을 던졌다.

“소울코인은 어떻게 얻는지 좀 말해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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