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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무한전직-41화 (41/332)

# 41

* * *

아직까지도 레온은.

‘대체, 이게?’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만보고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현재 그를 그렇게 만드는 건 바로.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레온의 레벨 업을 알리는 시스템 메시지들이었다.

그가 아까부터 경악스러운 반응을 보였던 이유는, 가공할 만한 그의 레벨 업 속도 때문이었던 것이다.

한데 그럴 만도 했다.

보스 몬스터도 아닌 필드의 일반 몬스터 한 마리를 잡았을 뿐인데 순식간에 그의 레벨이 4단계나 올라 버렸으니까 말이다.

히든 던전에 들어오기 전에 30레벨을 찍었으니, 이 한 마리를 잡자 단번에 34레벨이 된 것이었다.

마몬교 파수견의 레벨은 그와 동일한 30.

당연하게도 일반적인 경우에는 1레벨도 상승하기 어려웠다.

히든 던전의 경험치 두 배 효과 때문일까?

하나 레온이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이게 두 배로 가능한 일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였다.

물론 히든 던전이 몬스터를 사냥했을 때, 유저에게 주는 두 배의 경험치가 결코 적은 것이 아니었다.

하나 두 배의 혜택으로 이해하기에는, 이번에 레온이 얻은 막대한 경험치의 양은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그때.

“아!”

레온이 탄성을 내뱉었다.

그는 그제야 비로소 이것이 어떻게 전개된 상황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초기화 혜택이랑 중첩된 거구나!’

바로 그것이었다.

그의 이 말도 안 되는 경험치 획득은, 히든 던전의 경험치 두 배 획득 버프와 레온의 초기화 혜택의 경험치 버프가 맞물리며 상호작용을 일으킨 결과인 것이었다.

그것밖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경험치 혜택이 중복으로 적용되다니!’

……이건 정말 말 그대로.

‘대박이다!’

순간 레온은 입 밖으로 함성을 지를 뻔한 것을 겨우겨우 꾹 참으며 생각했다.

그는 여태껏 판테라를 해 오며, 경험치 버프가 중첩되는 일은 들어 본 바가 없었다.

한데 그런 축복 같은 일을 경험하게 되다니!

이러면 초기화 혜택이 끝나는 50레벨까지는, 눈 깜짝할 새에 도착할 것 같았다.

순간 그의 표정에서 무언가 한시름 덜었다는 안도의 심정이 깊게 느껴졌다.

한데 그가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였다.

‘다행이다. 인장을 사용할 때마다, 망하면 초기화를 해야 한다는 거에 적지 않게 부담이 갔었는데…….’

사실 인장의 가장 큰 단점이 바로 등급 상승에 실패하였을 때, 초기화로 레벨이 다시 1로 돌아가는 것이지 않은가.

초기화 혜택이 있다고는 하지만 다시 레벨을 올려야 하는 것이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데 이번에 레벨 복구를 더욱 빠르게 촉진시킬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자, 마음의 짐을 하나 벗어던진 느낌인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달은 순간.

“후후.”

레온이 문득 음흉한 웃음소리를 흘려내었다.

그러고는 눈빛에 이채를 띠며, 사실을 되짚어 보듯 또박또박 말하였다.

“그렇다는 건, 내 폭렙이 합법적이라는 거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내 목을 이쪽저쪽으로 돌려 가며 우두둑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렇게 레온이 거하게 몸을 다 풀고 난 후.

“흐흐. 자, 그럼 한 번 호로록 털어 먹어 볼까?”

이윽고 레온의 2층 소탕 작전이 시작되었다.

* * *

챙! 챙!

크르르!

크왕!

날붙이가 만들어 내는 날카로운 금속성과 몬스터들의 흉포한 울음소리가 한데 뒤섞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두 소리들은 현재 레온이 벌이고 있는 치열한 전투가 바로 그 출처였다.

그러던 그때.

“하앗!”

촤아악!

케……엑!

레온의 힘찬 기합 소리와 함께 또 한 마리의 마몬교 파수견의 몸이 그대로 땅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어느새 레온이 거머쥐고 있는 칼에는 몬스터의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한 마리를 처치했지만, 쉴 틈이 없었다.

“후.”

그는 가볍게 숨을 한 번 내뱉으며 호흡을 가다듬은 후.

곧바로 바쁘게 다음 상대에게로 눈을 돌리면서, 자신의 뒤편을 향해 소리쳤다.

“단단아, 잘해 주고 있어! 지금처럼 땅땅이 보호에만 힘써! 땅땅아, 넌 준비되면 바로바로 쏴!”

물론 그 외침의 내용은 자신과 함께 싸우고 있는 스켈레톤들에게 내리는 명령이었다.

쉬지 않고 자신의 빈틈을 노리고 있는 몬스터들 때문에, 차마 고개를 돌릴 겨를도 없이 말을 전달했건만.

따닥, 딱!

딱!

레온의 스켈레톤들은 명령을 제대로 하달받았다며, 곧장 경쾌하게 턱뼈를 부딪치며 마찰음을 냈다.

파바밧!

대답이 들려오자, 안심한 레온이 다른 한 마리와 다시금 사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한데 이 상황에 무언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소환수들은 모두 후방에 가 있고, 레온이 최전면에 나서 있다는 사실이었다.

일반적인 네크로맨서라면 이렇듯 소환수들을 뒤로 보내고, 술자가 앞으로 나서는 상황은 말도 되지 않는 것이었다.

아니, 말이 되지 않는 정도가 아닌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연약하디연약한 네크로맨서의 몸으로 무슨 전투의 선두에 나선다는 말인가.

만약 그따위 무모하기 짝이 없는 행동을 취한다면, 그대로 몬스터들의 한 끼가 될 터였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네크로맨서의 경우에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레온은 달랐다.

그는 동 레벨대의 전사와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 뛰어난 체력 스텟을 지니고 있었거니와, 이 정도 레벨대의 몬스터들이라면 아무리 협공을 쏟아 낸다 하더라도 손쉽게 모두 회피해 버릴 수 있을 만한 최고 수준의 컨트롤 실력 또한 겸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이렇듯 패기 넘치게 네크로맨서의 몸으로 전면에 나설 수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가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었다.

‘단단이랑 레벨 차이가 너무 나니까.’

예배당의 새로운 몬스터들과 10레벨의 단단이 간의 레벨 차이가 너무 크게 났기 때문이었다.

앞서 상대했던 역병 들개의 평균 레벨은 16~20.

하나 이곳 버려진 예배당의 출현 몬스터들은 가장 낮은 놈이 30이었다.

‘20레벨 차이는 힘들지.’

레온이 객관적으로 봤을 때, 단단이는 10레벨 차이까지는 어떻게 할 수 있지만, 20레벨은 감당할 수 없었다.

한 마리까지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 것 같긴 했으나, 여러 마리가 동시에 달려든다면 절대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레온은 단단이를 땅땅이의 경호로 붙여 주었던 것이다.

그러던 그때.

레온의 시야로 진한 살기를 내뿜는 파수견 두 마리의 모습이 담겼다.

눈동자를 살벌하게 번뜩이고 있었지만, 레온이 그런 것 따위에 겁먹을 리 없었다.

피식.

오히려 그는 그런 그들을 비웃으며, 한 번 더 도발했다.

“뭐, 눈싸움하자고? 언제까지 째려만 보고 있을래. 눈알 빠지겠다, 인마. 그쯤 하고 얼른 들어와.”

그에 열이 받은 파수견들이 레온을 향해 달려들었다!

크, 크왕!

-그르르!

파밧!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놈들이 땅을 박차고 레온에게 뛰어올랐다!

그러면서 흉악한 송곳니를 들이밀었다.

꽤나 날카로운 공격이었지만.

‘멍청한 놈!’

레온은 코웃음 치며, 놈들이 허공에 뜨는 타이밍에 맞춰 미리 생각해 두었던 스킬을 즉시 사용했다.

“본 스파이크!”

레온의 말이 끝나는 그 순간!

두드득!

지면에서 치솟아 오른 하얀 창날들이 두 녀석의 몸을 덮쳤다.

[본 스파이크]

눈앞의 지면으로부터 날카로운 뼈 쐐기들을 소환해 벽을 만들어 적들의 이동을 방해합니다.

-솟아오른 뼈 쐐기는 일정량의 대미지를 가할 경우, 부서집니다.

쿠엑.

꽥!

공격해 들어왔던 파수견들의 끔찍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비명만큼이나, 처참하기 그지없는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뼈 쐐기에 파수견들이 꼬치처럼 꿰여 있었던 것이다.

촤아악!

그 순간 레온이 움직임이 봉해진 몬스터를 그대로 베어 버렸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쏜살같이 휘두른 그 참격에.

투둑. 툭.

반 토막이 난 몬스터들이 그대로 바닥을 뒹굴었다.

레온이 사용한 스킬 본 스파이크는 사실 대부분 상대와 자신 사이를 가로막는 벽 형태로 많이 사용하지만.

이렇듯 시전 타이밍을 잘 맞추어 사용하면, 몬스터를 꿰뚫는 죽창의 형태로 만들 수 있는 것이었다.

물론 그 타이밍을 이처럼 칼같이 정확하게 잡을 수 있는 것은 최정상급의 동체 시력을 지니고 있는 레온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때 레온이 속으로 생각했다.

‘그건 그렇고, 나 죽창이랑 인연이 좀 많네? 이거, 나중에 죽창 전사로나 전직을 해 볼까?’

너무도 여유로운 나머지, 시답잖은 생각까지 하고 있던 그때.

피융! 피융!

귓전에 땅땅이의 스톤 애로우 소리가 날아드는 소리가 들려왔고.

크에에!

깨깽!

곧이어 그에 적중당한 또 다른 파수견들의 신음성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 * *

그로부터 잠시 후.

레온은 마지막 전투까지 승리로 마무리 지으며, 드디어 예배당 2층을 깨끗이 정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렇게 최후의 한 놈을 처치하고 난 뒤.

그는 자신의 눈앞에 주르륵 떠올라 있는 시스템 메시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헤헤.”

그리고 그런 그의 얼굴에는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해맑은 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땅땅이의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중략……

-땅땅이의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땅땅이의 레벨이 한계 레벨에 도달하였습니다.

-새로운 스킬, ‘바위 폭풍’을 획득하였습니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이걸로 48이구나!’

그럴 만도 했다.

이것으로 그는 무려 48레벨을 달성했던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느 누구라도 미쳤다는 표현이 절로 튀어나올 만큼 가파른 상승세였다.

물론 이는 히든 던전의 경험치 버프와 초기화 혜택, 일명 쌍버프를 두른 채 쉬지 않고 열심히 사냥에 열중했기에 이룩할 수 있었던 성과였다.

‘후후, 이제 50레벨까지 단 2레벨 남았군.’

슬슬 50레벨에 도달하면 다음 직업을 어떻게 할지, 고민을 좀 해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뭐, 일단 그건 지금 당장 급한 것은 아니니까.’

그 문제는 아직 조금 시간이 남아 있었기에, 레온은 지금 당장 시급한 것부터 먼저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다.

“자, 그럼…….”

그리고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이란.

‘만들어 볼까, 새로운 스켈레톤!’

바로 새로운 스켈레톤의 제작이었다.

그가 추가로 스켈레톤을 만들기로 한 일은, 즉흥적으로 결정한 문제가 아니었다.

계속된 2층에서의 전투에서 새로운 스켈레톤의 필요성을 실감하였기 때문이었다.

전투를 치르는 와중에 그가 깨달은 것은 하나였다.

‘함께 전면에서 전투를 수행할 녀석이 필요해.’

그건 근접 전투에 특화된 스켈레톤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레온이 몬스터와의 전투가 벅찼기 때문은 절대 아니었다.

자신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다만 그가 일대다의 전투를 수행하여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한 마리씩 놓치는 경우가 생겼는데.

그럴 때마다 발생하는 여파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이곳에서는 탱커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단단이와 마법사이기에 체력이 현저히 적은 땅땅이가 그 놓친 녀석의 표적이 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둘의 호흡으로 잘 버텨 내었지만.

그는 현재 3층으로 향하는 계단의 앞에 머물러 있는 상태였고, 예상컨대 이제 이 위층부터는 보스 몬스터가 나올 확률이 매우 컸다.

더 강력한 놈들이 나타날 텐데, 미리 대비를 해 두어야 했던 것이었다.

결국 그렇게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 볼 때, 지금이 새로운 스켈레톤을 추가할 적기였다.

‘……게다가 제작할 스켈레톤의 콘셉트도 미리 생각해 두었고 말이지.’

생각을 끝낸 레온이 닫혀 있던 입을 열었다.

“제작!”

띠링.

귀에 익숙한 기계음이 들려옴과 동시에 눈앞에 낡은 양피지 책의 모습이 떠올랐다.

촤라락.

그러고는 마치 바람이라도 분 것처럼 책장이 자동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는데.

차착!

이내 그것이 멈추고 나서야,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제작할 몬스터를 지정해 주십시오.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레온은 무언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마몬교 파수견.”

그는 이어 지금껏 사냥을 해 오던 마몬교 파수견의 이름을 호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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