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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무한전직-26화 (26/332)

# 26

판테라에 다시 접속한 레온은 서둘러 이동해, 어느새 찾아낸 정보가 가리킨 장소에 도착해 있었다.

“흐흐.”

순간 레온의 음흉한 웃음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그는 한 곳을 바라보며 군침을 삼키고 있었다.

‘쓰읍, 저놈들 뼈가 아주 실하구먼.’

덜그덕. 덜그덕.

그의 시선이 닿은 곳에 살아 움직이는 해골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살점이 모두 사라진 백골 상태였는데, 텅 빈 두 동공에서는 기분 나쁘게 빛나는 푸른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레온은 그들을 보고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워하고 있었다.

‘얼른 형 품으로 오렴!’

물론 그 이유는 그들이 바로 레온을 네크로맨서로 만들어 줄 고마운 존재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저 해골 몬스터들이 바로 댓글에서 언급되었던 ‘야생 스켈레톤’이었다.

‘그건 그렇고,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다행히도 그 말처럼 레온은 손쉽게 놈들이 있는 이곳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네크로폴리스에 있는 수많은 사냥터 중 야생 스켈레톤이 출몰하는 사냥터는 한 군데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이곳 ‘해골 안식처’ 말이다.

“하앗!”

“죽어라!”

순간 귓가로 유저들의 시끄러운 기합 소리가 들려왔다.

스윽.

그 소리에 문득 레온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못내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쩝, 그득그득하네.’

수많은 유저들이 필드를 채우고 있었던 탓이었다.

지금까지 레온이 갔던 사냥터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몬스터와 전투를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해골 안식처는 네크로폴리스의 초보 유저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사냥터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원인은 바로 주 몬스터인 야생 스켈레톤의 특징에 있었다.

야생 스켈레톤의 AI는 네크로폴리스뿐만 아니라 모든 몬스터들 중에서도 최하위권에 속했다.

AI가 낮다는 것은 쉽게 표현하자면, 멍청하다는 뜻이었다.

일단 공격 패턴도 매우 단조롭기 그지없었으며, 가끔은 뭐가 잘못됐는지 아무도 없는 허공에다가 검을 휘두르고 있기도 했다.

비껴 나간 공격이 동료 스켈레톤을 가격하자, 몬스터들끼리 싸움이 붙은 일도 있다고 들었다.

“예스! 잡았고!”

그때 딱 보아도 갓 게임을 시작한 것 같은 뉴비 한 명이 스켈레톤을 처치하고 있었다.

후드득-.

스켈레톤은 소름 돋게 생긴 외견과는 반대로 제대로 된 공격도 해 보지 못한 채,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무너져 내린 자리에는 뼈 무더기만이 남아 있었다.

피식.

레온이 스켈레톤을 처치하고 팔짝 뛰며 기뻐하는 초보 유저들을 보며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귀엽네. 스켈레톤 한 마리를 잡았다고 저렇게 기뻐하다니. 캬,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참고로 현재 레온의 레벨은 1.

남들이 보기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모르는 레온이었다.

하지만 그의 그런 여유도 잠시뿐이었다.

‘어, 어라?’

후드득. 후드득.

그것이 시작인 것처럼, 유저들이 이곳저곳에 뼈 무더기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던 것.

레온은 빠른 속도로 스켈레톤들이 한 마리, 한 마리씩 처치당하자 살짝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윽, 얼른 나도 시작해야겠는데. 이러다가 영락없이 리스폰 때까지 기다려야 하겠어.’

흐뭇하게 그들의 사냥 과정을 지켜보던 레온이 불현듯 정신이 차리고는 얼른 행동에 나섰다.

슬금슬금.

레온은 무척 조심스럽게 필드로 진입해 들어갔다.

이렇게나 전투 중인 유저가 북적인다면, 자칫 잘못하다가 타인의 싸움에 휘말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후후, 쓸어버리겠지만.’

레온이 어깨를 으쓱하며 생각했다.

그 모습이 영 꼴 보기 싫었지만, 근거 없는 허세가 아니었다.

그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설사 스켈레톤 무리가 자신을 둘러싼다고 하더라도 죄다 처치할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말이 같은 1레벨이지, 초기화 혜택으로 레온은 1레벨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스텟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됐다.

그리고 그 이유는 바로.

‘……쩝, 근접 전투를 해서 인장 경험치가 쌓이면 다른 직업이 생길 테니까.’

자신은 네크로맨서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근접 전투로 인장의 경험치를 쌓으면 격투가 같은 것이 나올지 모르지 않는가.

그리고 그럴까 봐 그는 미리 목걸이도, 무기도 모두 장비 해제 시켜 놓고 맨손으로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스르륵.

그러던 그때, 레온이 한 발, 한 발 물 흐르듯 유유히 이동해 갔다.

다른 유저들의 전투 지역을 침범하게 되는 선을 절묘하게 지나치며 접근하고 있었다.

척.

그리고 그는 무리에서 홀로 떨어져 있는 스켈레톤 한 마리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진지한 눈빛으로 놈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덜그덕.

스켈레톤은 텅 빈 동공이 그런 레온과 마주쳤다.

그러자.

철컹.

곧장 이가 나간 낡은 검을 뽑아 든 채, 레온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검을 휘두를 기세였다.

하나 그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레온은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호감도를 높이고 테이밍을 해야 하다니.’

과연 가능한 일일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말이 안 되는 일인 것만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계획대로 해 봐야지.’

순간 레온의 눈빛이 다시금 번뜩였고.

“핫!”

파바밧!

그는 외마디 기합을 내뱉으며, 앞서 조심스러웠던 걸음과는 정반대로 순식간에 앞으로 질주해 나갔다.

분명 1레벨에 불과한데도, 그의 기세에서 왠지 모를 위압감이 배어 나왔다.

촤악!

그에 놀란 스켈레톤이 황급히 전면에 사선으로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스슥-!

-완벽한 움직임, 회피에 성공하셨습니다.

레온은 왼발을 축으로 삼아 살짝 몸을 비틀며, 공격을 가볍게 피해 냈다.

묘기의 한 장면 같았으나, 그에게는 동작을 펼쳐 내는 것이 너무도 손쉬워 보였다.

레온이 ‘피식’ 하고 비웃었다.

‘이딴 거를 맞을 리가 없죠?’

당연하게도 그는 이런 수준 낮은 공격에 맞을 리가 없었다.

타닥-!

회피에 성공한 후, 레온이 그대로 스켈레톤의 지근거리로 진입했다.

어느새 스켈레톤의 코앞까지 접근한 레온이 굳게 말아 쥐고 있던 일격을 날렸다.

공격에 실패한 스켈레톤은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었다.

치명적인 급소들이 활짝 열려 있었다.

하지만 그의 공격은 스켈레톤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퍽! 카캉-.

레온의 공격이 적중하자.

곧이어, 하늘로 붕 뜬 스켈레톤의 검이 저 멀리 땅에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만들었다.

띠링.

-절묘한 일격!

-스켈레톤의 장비를 해제시키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효과음과 함께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랬다. 레온은 스켈레톤이 아닌 장착하고 있는 검을 노렸던 것.

순식간의 자신의 무기를 잃은 스켈레톤은 지닌 표정은 없었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그 순간 레온이 품속에 손을 집어넣더니 무언가를 쏜살같이 꺼내 들었다.

그와 동시에 큰 소리로 외쳤다.

“수고했고, 들어가서 좀 쉬어라!”

촤악-!

그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양손으로 의문스러운 물건의 끝자락을 잡고 확 펼쳤다.

그러자 스켈레톤은 다음 순간 자신의 눈앞이 온통 어둠으로 가득 차는 것을 느꼈다.

물론 놈은 눈도 없었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건 스켈레톤이 무슨 일인지 파악조차 못 하고 발버둥 치고 있던 그때.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던 레온에게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었다.

그만큼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윽고 하나둘 당황한 사람들의 말소리가 터져 나왔다.

“어? 저 사람 뭐야?”

“어깨에 저거 왜 저리 들썩거려?”

“……설마 포대에다가 스켈레톤을 담은 거야?”

그들의 말에 레온이 최대한 얼굴을 숨기려 슬쩍 고개를 숙였다.

‘쩝, 이래서 사람들이 없었으면 했는데.’

그랬다. 레온은 마을에서 챙겨 온 포대에 스켈레톤을 집어넣었던 것!

덜그럭-! 덜걱-.

그때 스켈레톤이 레온의 어깨 위의 포대 안에서 요동을 치자.

퍽!

레온이 적절히 힘을 조절한 한 방으로 포대를 가격했다.

그러자 미동조차 없이 순식간에 잠잠해졌다.

그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의 얼굴은 더욱 황당해질 수밖에 없었다.

‘좋아, 이제 그럼…….’

튀어 볼까.

파밧!

순간 레온이 어깨에 포대를 들쳐 멘 채, 땅을 박차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사람들이 어, 어 하는 사이에 시야 바깥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어어! 저놈이 스켈레톤을 유괴해 간다!”

“스켈레톤 유괴범이다!”

“뭐야, 이건 어디다가 신고를 해야 해?”

레온의 등 뒤로 어이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 * *

그리고 잠시 후.

레온에게 납치(?)당한 스켈레톤은 근처 인적이 드문 동굴 안에서 텅 빈 동공을 세차게 떨고 있었다.

스켈레톤은 거대한 돌덩이에 포승줄로 꽁꽁 묶여 있는 상황이었다.

도망가기 위해 발버둥을 칠 법도 하건만 이상하게도 놈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사실은 이미 난리를 피우고 난 후였다.

스켈레톤도 진이 빠진 것이리라.

그리고 그런 놈 앞에 레온이 서 있었다.

넌 절대 빠져나갈 수 없다는 분위기를 풍기며, 팔짱을 낀 채로 말이다.

지루한 대치가 이어지던 그때.

한 발짝.

또 한 발짝.

레온이 스켈레톤에게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딱. 딱.

야생 스켈레톤이 제 턱뼈를 연신 부딪치며 분노를 표현했다.

레온은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하나 놀랍게도 그 뒤에 일어난 일은 서로 생사를 겨루는 몬스터와 플레이어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것이었다.

레온이 친근하기 그지없는 말투로 스켈레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던 것.

“허허, 이제 마음을 열 때도 되지 않았니? 자, 첫 만남은 찝찝했지만 친하게 지내보지 않으련?”

“딱 보니까 남자 해골 같은데, 형이랑 친해지면 형이 예쁜 뼈대의 여자 해골 소개해 줄게, 어때?”

“……네 골격이 일찍 여읜 동생 같아서 형이 데리고 온 거야. 동생아, 형이 기억나지 않니?”

온갖 되도 않는 말을 떠벌리며, 어떻게든 구슬려 보려 했지만.

뭔 개수작이냐?

스켈레톤은 누가 보아도 그런 의미를 담은 싸늘한 눈빛만을 보낼 뿐이었다.

-스켈레톤이 명백한 적의를 뿜어냅니다.

‘젠장.’

스켈레톤이 여전히 그에게 적대감만을 표출하자 레온은 답답한지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그 모습에 레온은 자신의 예측이 틀린 것이 아닌지 문득 헷갈려졌다.

‘끄응, 이거 테이밍 가능한 것 맞아? 너무 강경한데…….’

하지만 레온은 금세 정신을 차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틀릴 가능성은 적었다.

그가 스켈레톤을 테이밍했다는 댓글을 보고 탄성을 지른 것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그 댓글에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판테라에서 테이밍 하면 떠오르는 것은 소환술사이지만, 기초 테이밍 스킬 자체는 모든 유저들이 가지고 있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스킬 중 하나인 것이다.

물론 그 스킬의 급이 전문화된 소환술사의 것과는 하늘과 땅 같은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기초 테이밍 스킬은, 몬스터에게는 생각도 못 하고 그보다 AI가 낮은 대상들에게만 한정되었다.

즉, 애완동물로나 삼을 만한 작은 동물에게나 쓸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야생 스켈레톤의 AI는 동물이 더 나을지 모를 정도로 낮다고 정평이 나 있지 않은가.

굳이 사람들이 스켈레톤과 호감도를 올릴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거기서 레온은 가능성을 보았던 것이다.

그 사실을 떠올린 레온은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실망을 하기는 이르다.

아직 자신은 비장의 무기를 꺼내지 않지 않았는가.

슬쩍.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레온이 인벤토리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꿈틀.

그러자 스켈레톤은 화들짝 놀라며 몸을 떨었다.

고새 트라우마가 됐는지 이제는 레온의 손이 품속으로 가기만 하면 식겁하는 스켈레톤이었다.

“끙차!”

그륵?

잠시 후 스켈레톤이 레온의 손 위에 수북하게 들린 물건들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거기에는.

“자,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 봤어.”

우유를 비롯한 뼈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잡화들이 한가득 들려 있었다.

레온의 생각해 낸 수법은 뇌물, 아니 선물 공세였던 것.

‘그래, 몬스터든 사람이든 간에 호감을 얻으려면 선물이 최고지!’

“뭐니, 뭐니 해도 스켈레톤의 상징은 윤기가 감도는 뼈 아니겠냐? 자, 사양 말고 한 입 해.”

음식을 목구멍에 넘겨 주려던 그때 레온이 순간 멈칫했다.

그의 눈에 뼈밖에 없는 스켈레톤의 몸이 들어왔다.

“쩝, 흡수라도 되게 발라 줘야 하나?”

이윽고 다시금 선물을 든 그의 손이 다가간 순간.

탁-! 투두둑.

들고 있던 선물들이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스켈레톤이 묶인 와중에 움직일 수 있는 두개골로 내려쳐 죄다 떨어뜨렸던 것.

“…….”

잠시간 침묵이 이어졌다.

이윽고 묵묵히 엉망이 된 선물들의 상태를 바라보던 레온에게서 끔찍한 살기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아씨, 그냥 처치해 버릴까?’

그의 눈빛이 한없이 차갑게 식어 갔다.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했던 것.

‘그래, 이놈은 그냥 좋은 곳에 보내 주고 다른 고분고분한 놈을 찾아보자.’

그리 마음먹은 레온이 이내 악마 같은 얼굴로 스켈레톤을 바라보았다.

‘네가 저지른 일이니, 네가 다 감당해야지.’

그의 눈동자에 그런 말이 적혀 있는 듯했다.

당장이라도 상대를 베어 넘길 것 같은 레온의 흉흉하기 짝이 없는 기운이 쏟아지고 있었다.

덜덜-.

그러자 스켈레톤이 전에 없이 벌벌 떨기 시작했다.

그에게서 끔찍한 생존의 위협을 느꼈던 것.

그리고 레온을 향한 스켈레톤의 공포심이 극에 달했을 때.

띠링.

시스템 메시지를 알리는 효과음이 들려왔다.

-스켈레톤을 겁박해 공포에 이르게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획득 조건을 달성하여, 새로운 칭호 ‘뼈다귀를 겁주는 자’를 획득하셨습니다.

-공포심 10% 달성. 스켈레톤의 공포심이 100%에 달하면 일시적으로 복종시킬 수 있습니다.

-칭호 ‘뼈다귀를 겁주는 자’

스켈레톤을 극한의 상황에 몰아붙여 공포를 주는 데 성공한 자만이 얻을 수 있다는 칭호.

-자신을 향한 스켈레톤의 공포심이 100%에 달할 시, 최저치의 호감도를 가진 채 제한적 테이밍을 할 수 있다.

떠오른 시스템 메시지를 확인한 레온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부하를 호감도를 올려 얻는 경우도 있지만, 공포로 굴복시키는 방법도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다는 것은.

스윽.

레온이 한없이 차가운 미소를 얼굴에 지은 채 스켈레톤을 바라보았다.

뜨끔.

그러자 스켈레톤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제 자신에게 펼쳐질 끔찍한 미래에 대해 감이 온 것일까.

그러던 그때 레온이 닫혀 있던 입을 열었다.

“네가 내게 큰 깨침을 주는구나…….”

이내 잠시 말을 멈췄다가 곧이어 살벌하기 짝이 없는 뒷말을 이어 나갔다.

“……그래. 자, 형이 매에는 장사 없다는 걸 보여 줄게.”

두둑. 두두둑.

레온이 거칠게 손을 푸는 소리가 들려왔고.

“칭호, 뼈다귀를 겁주는 자 장착.”

‘히익.’

스켈레톤의 흐릿한 빛을 내는 동공이 세차게 떨려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꾸에에에에!

덩기덕. 쿵더러러.

북 치는 듯한 소리와 멱따는 소리가 동굴을 뒤덮었고.

-스켈레톤을 굴복시키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강압과 공포로 복종시켰습니다, 최저치의 호감도를 갖습니다.

-스켈레톤은 언제든지 도망갈 준비를 해 놓았습니다.

……마침내 레온은 충성심은 없으나, 주인에 대한 끔찍한 공포심에 사로잡힌 포로 하나를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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