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
* * *
폴른 왕국의 암살자 길드 ‘다마스커스’의 총단.
“……고맙네, 정말 고맙네.”
그곳의 수장인 판탈로네의 얼굴이 감동에 젖어 있었다.
이어 그는 눈앞에 선 한 남자의 손을 연신 흔들어 대며 감사를 표하고 있었다.
“당연히 해야 했을 일을 한 것뿐입니다.”
그러자 레온이 옅은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한 치의 욕심도 없어 보이는구나.’
그의 정중한 태도와 진실한 말투에 판탈로네는 더욱 마음이 울컥했다.
불카노의 비밀 공간에서 신물인 카타르를 회수한 후, 입을 싹 씻을까 했던 레온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없는 듯 보일 뿐이었다.
‘빨리 아이템이나 내놔!’
레온의 속마음은 그 당시와 똑같았으니까.
실상은 얼른 아이템은 안 주고, 쓸데없는 말만 반복하는 이 상황이 죽을 맛인 레온이었다.
‘휴, 언제까지 이러려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은 그대로 한 채, 레온은 슬며시 주위를 살폈다.
그리고 이내 곁눈질을 마친 그의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그건 그렇고, 암살자 지부에 이렇게 속한 인원이 많았던 거야?’
공간 내부의 분위기는 판탈로네와 독대했던 저번 방문 때와는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범상치 않은 기운을 쏟아 내는 암살자들이 두 사람의 뒤쪽으로 쭉 도열해 있었던 것.
아무래도 판탈로네가 길드원 전원을 소집한 듯 보였다.
오싹.
문득 레온은 등줄기로 소름이 쫙 돋는 것이 느껴졌다.
‘……그냥 넘겨주기로 한 것이 정답이었어. 이놈들 전원이 내 뒤를 쫓았다면.’
현재 자신의 실력으로는 조금도 버티지 못했으리라.
딱 보아도 이들의 기세는 보통이 아니었던 것.
그렇게 레온이 분위기를 살피며 가만히 기다리고 있자, 판탈로네가 다시금 말을 이어 나갔다.
“……자네는 우리 다마스커스의 은인이네! 이것을 어찌 갚아야 할지.”
그러는 판탈로네는 아직까지도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레온은 내심 흐뭇한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알면 좋은 것 좀 줘 봐.’
그도 물론 저 태도가 자신에게 좋은 보상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화할 것임을 예감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윽고 레온의 속물적인 진심이 그에게 잘 전달이 되었는지.
마침내 판탈로네가 무언가를 결심한 듯 비장한 얼굴로 자리하고 있는 간부들을 소집했다.
“간부들은 모여 보게.”
파밧.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열 명의 암살자들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그 열한 명의 암살자들은 레온을 우두커니 세워 놓고, 자기들끼리 숨 가쁜 설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들 목소리를 낮추어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으나, 판탈로네가 어떤 제안을 하자 모두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지, 지부장님! 그것을 주는 건 너무 과합니다!”
“맞습니다. 다른 방법을 생각하시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간부들이 하나같이 판탈로네를 말리는 발언을 쏟아 냈다.
부들부들
‘저 자식들이.’
배은망덕한 놈들!
레온은 자신의 선물을 빼앗아 가려는 저들의 뒤통수를 후려치고 싶은 욕구가 차오름을 느꼈다.
하나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어허! 지부의 신물을 가져온 은인에게 그 정도도 해 주지 못해서야, 어찌 길드의 면이 서겠는가!”
“…….”
판탈로네가 언성을 높이며 그들을 다그쳤기 때문이었다.
‘좋아, 좋아. 영감! 그거야!’
레온이 티 나지 않게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지겠으니, 모두들 그렇게 알게.”
좌중은 다시금 침묵에 빠졌다.
문득 그 과정을 바라보던 레온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쩝, 뭔데 저렇게 호들갑인데.’
저 난리를 피우는 것을 보면 그에게 줄 것이 결코 사소한 것은 아닌 듯 보였다.
이윽고 판탈로네가 간부들의 곁을 떠나 다시금 레온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품에서 조심스레 무언가를 건넸다.
“받게나. 자네가 한 일에 비하면 사소한 보답이지만, 우리가 보일 수 있는 최선의 성의라네.”
고개를 끄덕이며, 건네받은 레온은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그 물건의 정체를 확인하고 눈이 휘둥그레 커지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뭔데 이게?’
하지만 레온은 자신의 손바닥을 쳐다보며, 표정 관리를 하기에 급급할 뿐이었다.
거기엔 푸른색 곡옥曲玉 하나가 있을 뿐이었으니까.
‘……개고생을 했는데 이까짓 보석 하나야?’
그는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허탈감이 몰려들었지만, 혹시 모른다는 생각으로 레온은 살며시 아이템 정보 창을 띄워 보았다.
그리고.
‘이, 이게 뭐야?’
그 또한 다른 이들과 같이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신뢰의 증표]
분류 : 잡화
단 한 번에 한해 다마스커스 지부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요청이나 이것은 명령으로 취급된다.
지부장을 비롯한 길드원들은 어떠한 이유로도 거절할 수 없으며, 요청을 받은 즉시 그것을 길드원 모두의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
순간 레온은 정신이 나갈 뻔했다.
‘대, 대박이다!’
작은 보석이라고 생각했던 것의 가치가 자신의 상상을 초월했던 것이다.
일반 유저가 NPC가 이끌고 있는 직업 길드에 명령을 하달할 수 있다니.
게다가 그 한계 또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그 말인즉 악의적으로 사용하려고 하면 어떠한 결과도 만들 수 있다는 것.
‘이거 맘만 먹으면 별걸 다 시킬 수 있겠는데?’
예를 들자면.
‘왕까지는 아니더라도, 성주 암살 정도는…….’
분명 그런 일도 가능하긴 하리라.
뭐, 물론 그럴 경우 왕국의 공적이 되어 전 대륙에서 쫓기겠지만.
당연히 레온이 그런 미친 짓을 할 리 없겠지만, 이 증표가 그만큼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암살자 길드를 내 맘대로 써먹을 수 있다니!’
물론 단 한 번이기는 하지만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득이었다.
현재 판테라 내에서 NPC와 이 정도의 교류를 맺은 것은 레온이 유일무이하리라.
……하지만 놀라기에는 일렀다.
레온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던 그 순간.
판탈로네가 품에서 종이 한 장을 더 꺼내어 그에게 넘겼다.
“그리고 이것도 가져가게.”
그랬다. 보상은 증표가 끝이 아니었던 것.
‘이건 또 뭘까?’
이윽고 종이의 상단에 적혀 있는 제목을 확인하고는 레온이 동공을 확장시켰다.
단숨에 내용을 살펴본 그가 목소리를 떨었다.
“이, 이건? 정말입니까?”
판탈로네는 그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증표에서 더 놀랄 것이 있을까 싶었던 레온은 그 예상이 산산이 깨어졌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지부 설립증]
분류: 잡화
지부장이 단 한 사람에게만 줄 수 있는 증서.
성주에게 증서를 건넬 시, 혹은 본인이 성주로 있는 영지에서 사용 시 암살자 길드의 지부를 설립할 수 있습니다.
-자동으로 그 지부장은 본인이 위임됩니다.
‘이건 진짜다……!’
내용을 확인한 순간, 레온은 머릿속에 남겨져 있던 ‘신물을 넘기지 말걸 그랬나?’라는 후회가 단 한 톨만큼도 남지 않고 모두 사라졌다.
왕국으로부터 작위를 받아 자신의 영지를 얻는 것.
그것은 아직 이룬 사람이 없지만, 판테라를 하는 모든 유저들의 꿈이었다.
물론 레온 또한 그 유저 중 한 사람이었고 말이다.
그는 분명 자신이 언젠가 영지를 꾸릴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한데 방금 자신의 땅에 암살자 지부를 설립할 수 있는 증서를 얻은 것이었다.
게다가 그 지부장이 자신이 된다고?
이것은 즉 레온만을 따르는 암살 부대를 영지 내에 가질 수 있다는 뜻이 아닌가.
게다가 암살자 전직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영지로 찾아올 것이다.
‘뭐, 아직은 머나먼 미래의 얘기지만.’
물론 사용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할 것이었다.
하지만 만약 그 시점이 왔을 때는…….
분명 남들보다 훨씬 앞서갈 수 있으리라.
‘크윽, 나에게 이런 날이.’
그는 감개무량한 표정이 절로 나왔다.
‘뽀뽀라도 해 주고 싶네, 영감!’
키스 충동을 꾹 참아 내며 레온은 판탈로네에게 진심을 담아 대답했다.
“판탈로네 님!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허허, 이런 것밖에 줄 수 없는 내가 아쉬울 따름이네.”
그 후 한동안 레온과 판탈로네는 서로의 칭찬들을 쏟아 내며 화목한 대화를 이어 갔다.
순식간에 자신들의 운명을 레온에게 저당 잡힌 다른 암살자들은 영 떨떠름한 표정들이었지만 말이다.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지.’
하지만 레온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었다.
오히려 자신에게 증표를 주려 했을 때, 반대했던 이들을 은밀히 눈 속에 담고 있었다.
‘난 은혜도 안 잊지만…… 원한은 절대 안 잊으니까.’
오싹.
그의 눈이 닿았던 이들이 왠지 모를 오한을 느끼며 몸을 떨었다.
그리고 잠시 후.
어느새 레온은 문 앞에서 길드를 나설 채비를 모두 마치고 있었다.
다른 암살자들은 사라져 있었고, 판탈로네만이 배웅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레온이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여정을 떠나려던 찰나.
스윽.
판탈로네가 불쑥 무언가를 건넸다.
“받게나.”
레온은 얼떨떨한 얼굴로 엉겁결에 그 물건을 받아 들었다.
‘오! 아이템이네.’
다른 암살자들의 쪼잔한 반응을 보며 더 이상의 보상은 없을 것이라 단정 짓고 있었는데, 예상을 뒤엎고 판탈로네가 아이템 하나를 건넨 것이다.
‘헉!’
레온은 건네받은 물건을 제대로 확인하고는 입을 쩍 벌릴 수밖에 없었다.
[판탈로네의 비전 건틀릿]
분류 : 암기 / 건틀릿
등급 : 레어
내구도 3,000/3,000
방어력 50
옵션 :
-장착 시, ‘스핏파이어’ 스킬 발동 가능.
폴른 왕국의 암살자 길드 ‘다마스커스’의 수장 ‘판탈로네’가 ‘레온’에게 건넨 선물.
외형은 평범한 팔목 보호대로 보이지만, 그 내부에 암살 대상에게 치명상을 가할 수 있는 비장의 암습 스킬이 숨겨져 있다.
그건 바로, 건네받은 아이템이 무려 유일 등급이었기 때문이었다.
‘방어구인 동시에 암기로 사용이 가능하다니……. 게다가 유일 등급! 이거 너무 좋은 거 아냐?’
신물은 넘겨주었지만, 그에 상응하는 물건을 받은 것이다.
“이, 이건?”
레온은 판탈로네를 보는 눈에 애정이 듬뿍 담아 입을 열었다.
그러자 그가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레온에게 대답했다.
“쉬잇,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주는 보답일세. 부디 받아 주게나.”
‘당연히 받아야죠!’
물론 그런 속마음은 잘 숨겼다.
“……휴, 감당하기 힘든 호의입니다만, 선의를 거절하는 것도 무례일 테니. 잘 쓰겠습니다!”
꾸벅.
진심을 듬뿍 담아 인사를 마친 후 레온은 문밖으로 나섰다.
그의 얼굴에는 의미심장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받을 것도 다 받았겠다.
이제 다음 챕터로 넘어갈 차례였다.
잠시 후.
길드의 문밖을 나선 레온은 예상과 달리 포를란으로 향하고 있었다.
의아한 행선지 선택이었다.
이제 포를란에 더 이상 있을 마땅한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인장 퀘스트의 보상을 받으며, 그 사기성과 중요성을 몸소 깨달은 상태였다.
무엇으로 보나, 네크로폴리스로 향하는 것이 일견 당연해 보였다.
하나 그는 무언가 다른 계획이 있는 듯 보였다.
그리고 어느새 다람쥐의 집 여관에 도착한 레온은 일사천리로 결제를 끝냈다.
“편히 쉬세요.”
한결같이 어여쁜 종업원의 인사를 뒤로한 뒤, 그는 곧장 자신의 객실로 들어섰다.
털썩.
“휴.”
한숨을 푹 내쉰 레온이 방 안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러고는 미간을 잔뜩 찡그린 채, 사뭇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끄응.’
살짝만 보아도, 깊은 고민에 빠진 듯 보였다.
‘증표’와 ‘설립증’이라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큰 보상을 받아 온 순간이지 않은가.
대체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드는 것일까?
-죽음과 가까이 있다 보니, 죽음 그 자체에 진리가 숨겨져 있을지도 모름을 깨달은 것이다.
사실 레온의 머릿속에는, 불카노의 비밀 공간에서 읽었던 전 주인의 글귀만이 맴돌고 있었다.
‘……죽음 그 자체에 진리가 숨겨져 있다. 그리고 행선지는 네크로폴리스. 조합해 보면 놈이 다음으로 선택한 직업은 ‘네크로맨서’일 확률이 높아.’
추측이지만,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하……. 그럼 ‘인장 초기화’를 하고 암살자 트리를 벗어나야 하나.’
놀랍게도 그는 인장의 마지막 기능인 ‘초기화’를 입 밖에 꺼내고 있었다.
그의 레벨은 한계 레벨인 50에 도달해 있었으니, 인장의 특성을 사용할 수 있는 건 맞았지만,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현재 암살자 직업으로 일명 ‘꿀을 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숨을 내쉰 레온이 생각을 이어 갔다.
‘휴, 가설이기는 하지만 인장 퀘스트를 이어 가려면, 전주인의 직업과 연관된 직업을 나 또한 창조해야 하는 것 같으니…….’
전 주인의 흔적을 쫓으려면, 레온 자신 또한 전 주인의 직업에 관련된 직업으로 전직을 해야 한다.
그가 이런 확신에 가까운 추측을 하게 된 것은 암살자가 된 이후의 일어난 일을 종합해 보면서였다.
살성이라 불렸던 전 주인의 흔적을 쫓는 데 성공했던 것은 레온의 직업이 암살자였던 점이 주효했기 때문이란 걸 깨달은 것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판탈로네에게 살성에 관한 정보도 못 얻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퀘스트조차 획득하지 못했을 테니까.
‘……게다가 내 직업이 네크로맨서가 아니라면, 네크로맨서 NPC들이 도시의 모든 부분을 꽉 잡고 있는 네크로폴리스에서 전 주인의 단서를 찾아내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결론은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네크로맨서로 전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으아, 어떻게 하지!”
레온이 제 손으로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말했다.
머리로는 이해를 하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쉽사리 옮기지 못하는 레온이었다.
왜냐하면 그도 사람인지라 자꾸만 암살자에 미련이 남는 것이었다.
‘암살자란 직업이 나랑 잘 맞기도 하고, 지금 진화를 하면 괜찮은 게 뜰 확률이 꽤 큰데…….’
슬쩍 다시금 떠올려 봐도, 이번에 암살자로 전직한 후 몬스터를 학살해 댄 것만 몇 번이었는가.
자신의 활약상들이 하나둘 생각나자 레온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렇게 꽤나 오랜 시간을 고민하던 중.
레온의 눈빛이 반짝였다.
마침내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은.
“인장 티어 상승!”
여태껏 했던 모든 걱정을 뒤로하고, 인장 특성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래! 일단 달려 보자. 전 주인의 흔적이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순식간에 빛무리가 레온의 전신을 휘감았다.
-사용할 특성을 선택해 주십시오.
“진화.”
선택을 묻는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자, 레온은 암살자 루트로 이어지기를 바랐기에 고민 없이 진화를 선택했다.
웅웅.
이윽고 작게 울리던 공명음이 점점 커져 갔다.
전신으로 흐르는 기운이 더욱 강렬하게 퍼져 나갔다.
그리고 곧이어 그 모든 현상들이 멈추었을 때.
그의 눈앞에 기다리던 시스템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암살자’가 클래스 트리에 저장됩니다.
-저장된 직업의 스킬은 ‘초기화’ 전까지 사용 가능합니다.
-새로운 직업 ‘섀도우 워커’를 획득하셨습니다.
‘좋았어!’
직업의 이름을 확인한 레온이 속에서 슬쩍 마음을 놓았다.
지금까지로 보아선, 직업의 이름이 반은 먹고 들어가지 않았는가.
요번 이름은 딱 보아도 괜찮은 듯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인가.’
섣부르게 그런 생각을 하는 레온이었지만.
하지만 아쉽게도.
뒤따르는 시스템 메시지를 확인한 레온은 그 생각을 고이 접을 수밖에 없었다.
-노멀 클래스를 획득하셨습니다.
-인장 티어 상승에 실패하셨습니다.
-클래스 진화에 실패하셨습니다.
“어라?”
아무래도 그의 고생길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