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64화.에필로그(9)-라희는 숫자에 불과하다 (367/371)

< 에필로그(9)-라희는 숫자에 불과하다 >

<(19)익명 게시판>

안녕하세요 저는 사내 비밀 연애를 하는 24살 여자입니다.

남자 친구가 해외 출장 중인데 이번에 제가 남친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되면서 두 달 만에 만나게 되었어요.

너무 좋고 설레지만 막상 얼굴을 보려고 하니까 이상하게 어색하고 소심해질 것 같아요ㅜㅜ

제가 어색한 상황이 되면 오히려 더 차갑게 구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게 될까봐 걱정입니다.

혹시 이런 분들 계신가요?

(추가)

남친은 저보다 나이가 한참 많고 ㅅㅅ는 했습니다.

남친이 제 첫 경험인데 속궁합이 너무 잘 맞아서 저도 좋아해요ㅎㅎ

―익명1 : 그럼 ㅅㅅ부터 시작해. 어색함 깨는 데는 그게 최고지

ㄴ글쓴이 : 그래야할까요ㅜㅜ

―익명2 : 오래 만난 사이에요?

ㄴ글쓴이 : 만난 지는 1년 정도 됐어요

ㄴ익명2 : 그럼 섹수져. 술 한잔하면서 서로의 육체를 탐닉해여ㅋㅋㅋ

ㄴ글쓴이 : 아닠ㅋㅋ 왜 다 그런 쪽으로ㅋㅋㅋ

―익명3 : 왜 어색하지? 속궁합 잘 맞는다는 거에서 이미 답 나온 거 아님??

ㄴ글쓴이 : 그래도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옷부터 벗을 수는 없잖아요ㅜㅜ

―익명4 : 기만자여

ㄴ글쓴이 : ㅠㅠ

―익명5 : 쓰니가 어떤 성격인지 알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오히려 관심 없는 척 하는 타입이네.

ㄴ글쓴이 : 맞아여ㅜㅜ

ㄴ익명5 : 그럼 당연히 섹수지. 소중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거든(찡긋)

ㄴ글쓴이 : 다들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그게 맞는 것처럼 세뇌가······.

―익명6 : 남친이 큼?

ㄴ글쓴이 : 뭐가여??

ㄴ익명6 : 뭐긴 뭐야 자지지, 자지

ㄴ익명1 : 노빠꾸ㅋㅋㅋㅋㅋ

ㄴ익명7 : ㅋㅋㅋㅋㅋㅋㅋㅋ

ㄴ글쓴이 : 잘 모르겠어요;; 제가 다른 남자를 만나본 적이 없어서 크기에 대한 기준이 잡혀있지 않거든요.

ㄴ익명6 : 그래도 보지에 들어올 때 느낌이 있을 거 아니야. 아프다든지 널널하다든지

ㄴ익명7 : 익명6좌ㅋㅋㅋㅋㅋㅋ

ㄴ글쓴이 : 저한테는 딱 맞아요. 들어오면 아무 생각도 안 나고 그냥 좋기만 함ㅋ

ㄴ익명6 : 와 씨발 꿀자지네. 내 남친은 가는버들 갯지렁이 자지라서 지 혼자 헐떡거리다가 지 혼자 싸재끼고 지 혼자 존나 흡족한 표정으로 담배 피우고 TV 틀어놓고 런닝맨 처 보면서 실실 쪼개는데 진심 면상 후려갈기고 싶음;; 부럽다 꿀자지!!!!!

ㄴ익명8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익명2 : ㅋㅋㅋㅋㅋㅋㅋㅋ

ㄴ익명3 :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익명1 : 가는버들 갯지렁이ㅋㅋㅋㅋㅋㅋ

ㄴ익명9 : 6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쓴이 : 어색함을 깨는 데는 정녕 ㅅㅅ밖에 없는 건가요ㅜㅜ

ㄴ익명6 : 복에 겨운 소리하네. 언니가 마지막으로 말하는데 개똥같은 소리는 비비빅으로 후장 자위할 때나 하고 꿀자지 남친 만나자마자 꼬추부터 쪽쪽 빨아먹어. 먹는 게 남는 거야. 내 남친이 꿀자지면 잠도 안 재우고 옆방에서 컴플레인 들어올 때까지 박아댈 듯

ㄴ글쓴이 : 의견 감사합니다···

―익명10 : 근데 익명6 언냐는 남친이 실좆이 아니라 본인 보지가 그랜드캐년 대허벌 보지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

ㄴ익명8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익명1 : 아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익명6 : 씨발년아

ㄴ익명10 : 아니면 아니지 왜 욕을 해 무섭게ㅜㅜ

ㄴ익명6 : 아가리 싸물어 개썅년아

***

“아, 겨드랑이까지 펼치긴 뭘 펼쳐 진짜.”

규율이는 구경꾼들이 모두 사라진 이후에도 단번에 태세전환을 하지 않았다.

지유에게 음어를 요구한 내 행동을 타박하며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왜 자꾸 지유한테 이상한 말 시켜요. 요즘 거의 없어졌는데 그러다가 증상 다시 나타나면 어쩌려고.”

“내가 볼 땐 거의 다 나았어.”

“암튼 셋 셀 동안 내 엉덩이 사이에 있는 거 안 빼면 나 진짜 화낼 거예요. 하나, 둘, 셋···.”

순순히 빼기에는 음경을 쫀득하게 휘감는 질벽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녀석의 말을 귓등으로 흘린 나는 도록도록 귀두를 자극하는 질주름 하나하나를 감사한 마음으로 만끽하며 중간 속도로 후배위 피스톤 운동을 이어갔다.

최고다.

따뜻하고 미끌미끌한 살 뭉치 속을 파고드는 촉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귤럭귤럭귤럭귤럭

“아, 아, 빼라고요 빨리···.”

규율이는 신음을 흘리면서도 끝까지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나 역시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했다.

“안 하고 싶었어?”

“이런 식으로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이게 뭐야, 분위기도 없고··· 아, 아···.”

“그렇다고 이미 넣은 걸 빼는 것도 좀 웃기지 않을까.”

“진짜 별로예요···.”

“며칠 일정으로 온 거야?”

“오늘부터, 아··· 2박3일··· 아읏···.”

“그래, 이제 활동 시작하면 잠잘 틈도 없을 텐데 푹 쉬다 가.”

“그러니까, 흣, 좀, 쉬게··· 아, 해달라고요···.”

내가 대꾸 없이 애액 파밍에 집중하면서 대화가 끊겼다.

질벽이 꽁냥꽁냥하게 조여든다.

흥건히 새어나온 귤즙에 허벅지 안쪽이 서늘해졌다.

“아··· 아··· 아···.”

“나 없는 동안 자위는 했어?”

“해, 했죠···.”

“야동 보면서?”

“아뇨··· 전 야동은 별로···.”

“그럼 뭐 보고 했어.”

“그냥 뭐··· 상상으로 하는 거죠···.”

“내 상상?”

“예···.”

“막 내 이름 부르면서?”

“아잇, 뭘 그런 걸 물어봐요···.”

“되게 수줍어졌네. 이러니까 꼭 처음 만났을 때 같다.”

“아, 아, 대표님은··· 성욕 어떻게 푸셨어요···? 하루라도 안 하면 입에 가시 돋잖아요···.”

업키걸 아이들이 다녀간 건 모를 것이다.

나는 규율이의 보드라운 가슴을 양손으로 주무르면서 둘러댔다.

“나도 뭐 자위로 풀었지.”

“거짓말···.”

“큭큭, 그럼 누구랑 해.”

“뭐··· 여행하다가 친해지게 된 사람 있을 거 아니에요··· 혼자 유럽여행 가는 여자들도 많던데···.”

“솔직히 하긴 했어.”

“누구랑요···?”

“유럽은 아니고, 하와이에서 만난 일본 야동 배우 두 명이랑.”

“네, 네···.”

규율이는 실없는 농담으로 생각했나보다.

건성으로 대충 대답하고는 소심하게 말을 이었다.

“얼굴 보면서 하고 싶은데···.”

“나도.”

나는 삽입을 해제하고 규율이를 침대에 눕혔다.

티셔츠와 브래지어를 벗기고 정자세로 지그시 눈을 맞추면서 다시 결합을 했다.

뒤에서 앞으로 바뀐 포인트에 규율이의 얼굴이 야릇하게 일그러진다.

이런 순수한 빌드업도 나쁘지 않다.

―쯔걱쯔걱쯔걱쯔걱

“아응···!”

“솔직하게 말해봐. 얼마나 하고 싶었어.”

“별로···.”

“뻥 치네. 보지는 완전 젖었는데?”

“저 원래 물 많은 편이잖아요···.”

“그래서 지금 마지못해 하는 거야?”

“그냥 뭐···.”

규율이는 마치 포맷이라도 된 것처럼 처음 만났을 때보다 도리어 부끄러움이 많아졌다.

하지만 몸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뺨은 생명력 넘치는 홍조로 물들었고 음경이 살을 파고들 때마다 복부는 툭툭 튀었다. 양팔을 위로 올려 뽀얀 겨드랑이를 훤히 드러내며 시트를 움켜쥔다.

―북적북적북적북적

“아, 아! 아! 아읏···! 아흣!”

일정 구간을 지나 규율이의 성감도가 절정의 문턱으로 접어들었다.

그제야 조금씩 예전의 폼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아··· 대표님··· 좋아요··· 아, 아!”

역시 규율이는 서서히 허물어뜨려야 제 맛이지.

나는 피스톤 운동의 속도와 타격감을 높이면서 음어의 수위를 서서히 높···.

“아읏, 꿀자지···.”

“응? 꿀자지?”

“대표님 자지가 저한테 딱 맞는 꿀자지예요. 아, 아!”

녀석은 내 목을 확 끌어안으며 키스를 갈구했다.

서로의 혀가 끈적끈적하게 엉켰고, 규율이는 내 목을 지지대 삼아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체위가 좌위로 바뀌었다.

열대기후의 뜨거운 햇살은 규율이의 하얀 피부를 그 어떤 조명보다 밝게 비춘다. 직각으로 세워진 팔뚝의 작은 솜털까지 낱낱이 드러났다.

나는 규율이의 양쪽 오금을 들어 올리며 시트에 닿아 있던 녀석의 엉덩이를 내 허벅지 위로 완전히 주저 앉혔다.

삽입이 깊어지면서 보지가 자지를 완전히 집어삼켰고, 애액 샐 틈 없이 음경을 꽉 휘감는 보짓살에 몽글몽글 사정감이 피어오른다.

“아, 너무 깊어요··· 아, 아!”

나는 궤도에 오른 오르가즘에 취해, 완력으로 띄운 규율이의 하체를 퍽퍽 끌어당기며 쾌감을 증폭시켰다.

“쌀 거 같아요?”

“아니, 아직.”

“그럼 저 밖에서 해도 돼요?”

“테라스?”

“바다가 너무 예뻐서···.”

“풉, 근데 너 진짜 왜 이렇게 소심해졌냐. 올림픽공원 화장실에서 오피스룩 입고··· 읍!”

규율이는 그 누구보다 음탕했던 과거가 민망한지 내 입을 틀어막으며 부끄러워했다. 코맹맹이 소리로 변명을 하며 쩔쩔 맨다.

“아 왜 이렇게 창피하지···?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겠어요···.”

귀여운 척, 수줍은 척 컨셉을 잡는 게 아니었다.

이게 나도 모르던 규율이의 숨겨진 이면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색다르게 느껴졌다. 그러고 보면 나를 인생의 구원자로 여기고 있는 어덕 멤버들 중에서 내게 이성으로 고백을 했던 사람은 규율이 뿐이었다.

나를 향한 감정은 어덕이 아니라 업나니 쪽에 더 가까운 것이다.

그때문에 내 앞에서 다른 오리들에 비해 감정 컨트롤을 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규율이를 들박으로 끌어안은 나는 수영장이 있는 테라스로 나왔다.

우리는 에메랄드빛 바다를 배경으로, 아침에 시트를 교체한 새하얀 썬베드에서 나뒹굴었다.

습한 바다 공기에 피부가 금세 끈적끈적 질척인다.

평소였으면 다소 찝찝할 습도였겠지만 지금은 내가 진짜 열심히 섹스를 하고 있구나, 하고 일깨워주는 보람찬 촉매제가 되어주었다.

“하앙, 대표님! 오랜만에 하니까 너무 좋아요! 너무 좋아서 눈물 날 것 같아요!”

규율이는 절정에 이르러서야 파란 하늘을 향해 본심을 내질렀다.

눈물이 날 것 같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녀석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슬픈 개구리 표정을 지으며 애절하게 울먹였다.

“너무 보고 싶었어요, 진짜···.”

“나도.”

“거짓말···.”

쭈글이가 된 규율이의 태도에 나는 헛웃음이 터졌다.

“정규율 너 진짜 왜 이렇게 자존감이 떨어졌어? 외모만 똑같고 속은 완전 딴사람 같아.”

이쯤 되니 내가 없는 사이에 규율이에게 어떤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한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나는 피스톤 운동을 잠시 멈추고 음경을 빼며 물었다.

“혹시 한국에서 무슨 일 있었어?”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그냥··· 대표님은 저희 옆에 항상 같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없어지니까··· 뭐랄까··· 너무 무서웠어요.”

“누가 들으면 내가 죽은 줄 알겠다.”

“아, 그런 말 하지 마요.”

“맨날 연락하고 지냈는데도 그래?”

“연락은 하는데 보고 싶을 때 못 보니까··· 얼굴 보고 얘기하는 거랑 톡으로 하는 거랑은 다르잖아요.”

“으응, 어떤 마음인지 알겠다. 나도 유럽 여행할 때 그랬어.”

“···저 보고 싶었던 적도 있어요?”

“그럼, 당연하지.”

규율이는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던 빙구 같은 미소를 지었다.

“프히···.”

“이제 기분 좀 괜찮아졌어?”

“예. 여기 오고 나서도 뭔가 이유 없이 계속 불안했었는데 이제 편해졌어요.”

“그럼 다시 할까?”

내가 귀두를 대음순에 살짝 접지하며 묻자,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해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야한 말 해봐.”

멘탈을 잡은 규율이는 이제야 슬픈 개구리 상에서 벗어나 매혹적인 고양이 눈매로 나를 올려보며 끈적하게 말했다.

“핏줄 솟은 김윤호 꿀자지에 정신 나갈 때까지 박히고 싶어.”

“이제야 정규율답네.”

“나 먹고 싶었어요?”

“어.”

“그럼 빨리 먹어.”

녀석은 대음순 사이를 슬쩍슬쩍 문대고 있던 음경을 잡고 직접 자신의 안으로 밀어 넣었다.

“아흣, 좋아요···. 이 좋은 걸 어떻게 두 달 넘게 안 하고 살았지?”

“그러고 보면 우리 애들이 참 속이 깊어. 리더 먼저 하라고 자리도 비켜주고. 그치?”

“그러니까요. 다른 애들은 몰라도 란이가 양보해줬을 땐 솔직히 좀 감동 받았어요.”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인데, 미오랑 란이는 규율이의 우울증을 눈치 채고 일부러 이런 상황을 연출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찌걱찌걱찌걱찌걱

“아, 너무 좋아! 나 오래 안 해도 되니까 짧게 두 번 싸줘요. 보지에 한 번, 애널에 한 번.”

“애널에도 박히고 싶어?”

“웅!”

“알았어. 근데 우리 규율이 많이 귀여워졌네. 혀 짧은 소리도 낼 줄 알고.”

“대표님은 하고 싶은 거 없어요? 내가 다 해줄게.”

“난 그냥 너랑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굳이 특별한 거 할 필요···.”

“고등학교 다닐 때 입던 교복 가져왔···.”

“어, 그거, 그거!”

“큭큭, 수영복이랑 속옷도 야한 걸로 준비했고, 스타킹도 종류별로 챙겨 왔어요. 여기 있는 동안 그거 다 입고 해줄 게요.”

“그럼, 그럼. 다 해야지.”

“근데 여기 진짜 우리 밖에 없어요?”

“직원들이 있기는 한데 내가 부르지 않는 이상 거의 마주칠 일 없어. 그래서 밤 되면 쫌 외로워.”

“그럼 저 이따가 상황극 해주면 안 돼요?”

“어떤 상황극?”

“저는 객실 청소하는 직원이고 대표님은 투숙객이에요.”

“프롤로그부터 흥미진진하네. 그래서?”

“제가 짧은 치마 입고 욕실을 청소 중인데, 맞은 편 방에 있던 대표님이 저를 훔쳐보면서 자위를 하는 거죠. 그런데 저는 대표님이 훔쳐보고 있다는 걸 알면서 일부러 슬쩍슬쩍 팬티 보여주면서 유혹해요. 그러다가 자위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 대표님이 저를 확 덮치는 거예요.”

“굉장하네···.”

“이런 것도 괜찮을 거 같아요. 제가 바다에서 혼자 수영을 하다가 물에 빠져서 기절을 했는데, 그때 마침 주변을 지나던 대표님이 저를 구해서 인공호흡을 해요. 그러다가 갑자기 흥분을 해서······.”

규율이는 이외에도, 객실 마스터키를 이용해서 자고 있는 여자 손님 방을 덮치는 남자 직원, 각각 신혼여행을 온 새신랑, 새신부가 눈이 맞아 저지르는 하룻밤 불장난 등, 즉석에서 서너 가지의 굉장한 상황극을 짜냈다.

앞으로 미오, 란, 지유의 쌓인 욕정도 풀어줘야 하는데, 규율이가 말한 플레이를 전부 수행하려면 아이템을 써서 바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일단 규율이와의 웰컴섹스는 녀석이 요구한 대로 질내사정 1회, 직장 사정 1회로 깔끔 명료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그 사이 다른 아이들은 각자 마음에 드는 방을 1인 1객실로 선택한 뒤에 짐을 풀었다.

어덕 데뷔 이후 첫 휴가나 다름없던 녀석들에게는 섹스보다 노는 것이 먼저였다.

해상레저를 담당하는 직원 두 명의 가이드를 받아 스노클링 포인트로 이동한 우리는 해변에서 해산물 요리와 맥주를 마시며 스노클링을 즐겼다.

나와 규율이는 라희에게도 맥주 한 캔을 허락했는데, 잔뜩 기대한 표정으로 맥주 캔을 받아든 라희의 설렘은 단 한모금만에 와장창 깨져버렸다.

“으아아아아, 엄청 맛없어요오! 원래 이런 맛이에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술을 마셔봤다던 막내는 그 한모금만으로도 금세 얼굴이 벌개져서 헤롱헤롱 거렸다.

그 알딸딸한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걸까.

자기 혼자 홀짝홀짝 마시는가 싶더니 결국 한 캔을 다 비워버렸다. 그리고 일몰 감상 후 리조트로 돌아올 때까지 꼬장을 부렸다.

“대푯님 저 지금여 너어무 잘하고 있거든여어. 곡도 어~엄청 많이 썼고요, 안무도 어~엄청 늘었어여. 그러니까 칭찬해 쥬세여. 빨리여어. 네?”

아··· 이 얘기만 다섯 번 넘게 들었는데···.

처음에는 귀엽더니 슬슬 질리기 시작한다.

“어, 어, 나는 니가 정말 자랑스럽다. 니가 어덕의 에이스야.”

“에이스까지는 아닌데여··· 근데 저 진짜 마니 노력하고 잇셔여. 히···.”

다른 놈들은 리조트에 도착하자마자 라희를 내게 떠넘긴 채 자기들 방으로 메다닥 흩어졌다.

“야, 야, 이지유! 막내는 니가 챙겨야지 어딜 도망가!”

“저 샤워만 간단하게 하고 나올 테니까 대표님이 잠깐만 맡아주세요! 라희 방 503호예요!”

라희는 대놓고 자기를 떠넘기는 분위기가 서운했는지, 모두가 떠난 복도에 우뚝 서서 입술을 삐죽 내밀며 울상을 지었다.

“대푯님, 저는 아무래도 언니들한테 기찮은 존재인 거 가타여.”

“아냐, 아냐.”

“아니에여 제 말이 맞아욤. 제가 미자라서 그런지 언니들 하고 거리감이 좀 있어여. 이건 반박불가 팩트예요.”

“아니야, 왜 그렇게 생각해. 일단 들어가자. 카드키 갖고 있지?”

“근데요 대푯님. 제가 옛날부터 느낀 건데요오, 대푯님도 저를 무시하고 계신 거 같아여.”

“그럴 리가 있나. 니가 없었으면 어덕은 만들어지지도 못했어.”

“아녀, 그런 거 말고요오!”

귀엽게 투정을 부리던 녀석이 갑자기 정색을 하며 꽥 소리를 질렀다.

그러더니 잔뜩 심술 난 표정으로 씨익씨익 거리며 내게 눈을 부라린다.

“왜 저는 안 해줘요?”

“뭘···.”

“떽뜨!”

“떼트?”

“아니, 섹뜨요, 섹뜨! 에스, 이, 엑뜨, 섹뜨!”

“아, 그거···? 너는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나중에 크면 꼭 하자. 약속의 2년!”

“약속의 2년 같은 소리 하시네. 라희는 숫자에 불과한 거 아닌가요오! 저도 잘 할 수 있어여! 꼭 하고 싶습니다! 한번 믿어쥬세여! 예라희 빠이팅!”

“미오! 빨리 나와서 라희 데리고 가!”

< 에필로그(9)-라희는 숫자에 불과하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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