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49화.아저씨, 나 하고 싶어.... (352/371)

< 아저씨, 나 하고 싶어.... >

유진이를 픽업한 곳은 비가 온 이후 땅이 채 마르지 않은 강남구청역 근처였다. 

 루즈핏 티셔츠를 숏팬츠에 넣어 입었고 야구모자와 마스크를 썼다.

“아, 날씨 졸라 꿉꿉해."

차에 탄 녀석이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모자와 마 스크를 벗고 풍성한 머릿결을 손빗으로 정리한다. 

대시보드에서 에어컨 조작버튼을 찾다가 포기하며 투덜거린다.

“에어컨 좀 빵빵하게 틀어 봐요.”

나는 온도를 낮춰주면서 훈장질했다.

“너는 걸그룹이 졸라가 뭐냐, 졸라가.”

“졸라가 뭐. 존나만 안 쓰면 되지.”

“졸라가 존나 되고 존나가 씨발 되는 거야.”

“아아, 아저씨가 오빠 되고 오빠가 여보 되는 것 처럼?”

 “올해 들었던 말 중에서 가장 거지같은 비유네.”

 “Yeh~ yeh~ 꼰대.”

 이 “에이, 내가 꼰대까지는 아니다.”

 “서원이가 그러는데 아저씨 완전 찐 끈이라는데?"

“내가 진짜 꼰대였으면 서원이나 너나 둘 다 뼈도 못 추렸지.”

 “나는 왜.”

“걸그룹 애들 중에서 나한테 반말하는 사람은 너 밖에 없다.”

 “거봐, 꼰대 맞네.”

 “뭐 먹을래? 메뉴부터 정하고 출발하자.”

 “술.”

 “저녁은 먹어야 될 거 아냐.”

 “응, 안 먹어. 살 쪄.”

 “빈속에 먹으면 속 버려.”

 “난 괜찮으니까 아저씨 배고프면 뭐 먹어.”

“그럼 일단 밥집으로 가자. 밥 안 먹으면 술 안 시켜줄 거야.”

  “오올 누가 츤장님 아니랄까봐 되게 츤츤하시네.”

 “너네 대표님한테는 뭐라고 하고 나왔어?”

“나? 엄마 보러 간다고.”

나는 차를 출발시키며 덤덤하게 대꾸했다.

“응. 그럴 줄 알고 내가 제희 씨한테 너 만난다고 얘기했어.”

“아아앜! 언제?!”

 “너랑 약속 잡히자마자.”

 “미쳤나왘! 그걸 왜 말해에엑!”

 “미치긴 뭘 미쳐. 당연히 말해야지.”

 “하아...."

거짓말은 했을지언정 상황을 회피할 성격이 아닌 녀석은 곧바로 제희한테 전화를 걸었다. 

내게도 통화 내용을 들려줄 생각인지 스피커폰으로 전환했다.

-응, 유진아. 어머님 만났어? 

“하하하하, 대표니임? 제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 하는 사람이 대표님인 거 아시죠?" 

 -그럼 ~ 알다마다. 김윤호 어머님한테도 안부 전해드려? 

 “제가요, 거짓말을 하려고 한 게 아니라요, 원래는 진짜 엄마를 만나려고 했는데요, 생각해보니까 김씨 아저씨 만날 시간이 딱 오늘 밖에 없는 게 아니겠어요? 생각해보면 제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대표님이랑 저랑 연결해준 사람이 아저씨잖아요. 그래서 한국 떠나기 전에 얼굴은 봐야 할 것 같아서, 아하하....”

 -우리 유진이가 혓바닥이 참 길어졌네. 너는 핸 드폰 2주 압수야. 

“네에....”

 -김씨 아저씨 옆에 계시니? 

“어, 제희야. 스피커폰이야.”

제희는 장난스럽지만 뼈가 있는 목소리로 빈정 거렸다.

-김씨 아저씨. 웬만하면 사람 많은 데는 피해주세요. 우리 유진이 열애설 터지면 안 돼요.

“네 ....”

 -고열량 먹이지 말고, 

“그건 걱정 마. 살찐다고 밥도 안 먹는대.”

-걔 그러다가 술 마시면 식욕 폭발해서 접시 핥으니까 속지 마. 

“제, 제가 언제요!”

-너 저번에 회식하다가 접시 핥는 사진 김씨 아저씨한테 보내줄까?

“끊을게요! 사랑해요 대표님♥”

용감하게도 대표의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은 녀석이 내게 비아냥거린다.

“쓸데없이 솔직하네. 그렇게 철두철미한 사람이 왜 뽀뽀 당하는 사진을 찍혔을까.”

 “고기 먹자?”

 “나경이 걔는 남돌 사이에서 인기 진짜 많은데 왜 아저씨를 좋아한데요?" 

“니가 나를 좋아하는 거랑 비슷하지 않을까?”

 “아 뭐래. 근데 나경이랑도 섹스 했음?”

 “안했지.”

 “왜 안했어?”

 “지켜주고 싶어서.”

 “푸학! 프하하하하!”

 “웃어? 사나이의 순정이 우스워?”

 “아저씨도 좋아하긴 했구나?" 

“좋아했지....”

“씹선비님, 좋아하면 당연히 섹스를 하는거지 지 켜주긴 뭘 지켜줘요. 완전 옛날 사람이네. 이러는 사이에 나경이는 다른 남자들이랑 하고 있을 걸?" 

“안하고 있을걸.”

 “풉, 순진하긴.”

“세상 여자가 다 너 같은 줄 아냐.”

 “나 섹스 별로 안 좋아한다고 접때 말했잖아.”

 “아, 그랬지. 내가 잘못 말했다. 미안."

“내가 외모만 색기가 흐르지 사귀는 남자랑도 웬만큼 분위기 잡히지 않는 이상 잘 안 해. 키스나 포옹 같은 스킨십은 좋아하는데 섹스는 별로인 거 같아. 아프기만 하고 ..." 

“나도 알아. 내가 잘못 말한 거야.”

정유진의 성욕은 C, 개방지수는 B. 성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서원피셜에 따르면 첫 경험 때의 기억이 고통스러웠던 탓에 아직도 약간 의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니가 성욕이 없는 편은 아니야.”

“에이, 성욕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나 자위는 자주하는 편이야. 어젯밤에도 했어. 섹스를 별로 선 호하지 않을 뿐이지...."

 그렇게 말한 녀석은 나를 놀리려는 생각인지, 시 트에 다리를 M자로 벌리며 자위하는 시늉을 했다.

“다리 이렇게 벌리고 했다?”

 “그래.”

“나 봐봐.”

 “봤어. “

"풉, 아저씨 부끄러워?”

 “부끄러움을 모르는 니가 부끄럽다.”

 “뭐 어때. 어차피 볼짱 다 본 사이인데.”

녀석은 나를 시험하는 것처럼 떠보듯이 물었다. 

“오늘도 할까?”

 “네, 다음 섹스 안 좋아하는 사람.”

 “네, 다음 늙은 자지.”

 “네, 다음 그 늙은 자지가 너무 맛있어서 맨날 먹고 싶다고 했던 사람. 또라이 될 것 같다고 했던 사람. 인생 섹스라고 했던 사람. 해주기만 하면 자기 베프랑 셋이서도 할 수 있다고 했던 사람.”

“푸흡! 아저씨 기억력 좋다. 그걸 다 기억하네?”

“기억하지.”

“서원이랑 마지막에 한 건 언제야?"

“꽤 됐어. 한... 두 달 정도 된 거 같은데.”

“정작 열애설 터져야 할 건 나경이가 아니라 서원인데 용케 안 걸리고 잘 하네.”

“그러니까. 섹스한 너랑은 안 터지고 고작 뽀뽀 한 나경이랑 터지네.”

“와... 근데 나랑 아저씨랑 섹스한 거 걸렸으면 대 박이었겠다. 그치?"

“은퇴해야지.”

“무섭다... 근데 다른 연예인들도 섹스 하고 살잖아? 걸리지만 않을 뿐 아닌가?”

“안 걸리는 게 중요한 거지.”

“그럼 오늘도 안 걸려야겠당..”

“누가 너랑 한데?”

“누가 아저씨랑 한데?”

“응, 미안”

별다른 터치가 오고가지도 않았는데 은근하게 발 기가 되고 쿠퍼액이 샜다. 

스킨십보다는 이런 간질간질한 대화가 오히려 흥 분될 때가 있지.

“근데 우리 지금 어디로 가는 거야?”

“나 아는 고기집. 방으로 돼 있어서 사람 눈 신경 안 써도 되고 괜찮아.”

“음... 나 고기는 별론데... 그냥 술집으로 가면 안 돼? 그냥 안주를 먹을게.”

 “그럼 그러든가."

“아니면 준코 같은 데로 가자. 안주도 먹고 술도 먹고 노래도 부를 수 있잖아.”

“노래 부를 거야?”

“노래방은 국룰이지.”

“그래? 음... 그럼 그냥 가라오케로 갈래?”

“그런데 비싸지 않아? 가라오케 갈 거면 준코가 낫지. 안주도 무한인데.”

“나한테 돈이 중요하겠냐....”

“하긴, 아저씨 맘대로 해. 나는 상관없어."

나는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지선경의 가게 '아마조네스’로 행선지를 정했다. 가라오케는 아니지만 룸 안에 노래방 기계가 있고 안주도 맛있으니 괜찮 을 것 같다. 매니저인 강인영에게 전화를 걸어 예약 을 걸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예, 인영 씨. 저 지금 가려고 하는데 혹시 방 있 나요?”

-없어도 빼드려야죠. 몇 분이세요?

“두 명이요. 지금 강남구청역 근처니까 늦어도 10분 안에 도착할 거 같아요.”

-예, 바로 세팅해놓겠습니다. 천천히 오세요.

전화를 끊자 정유진이 다시 봤다는 듯 빙글거린다.

“올, 없어도 빼드린데, 사장님 포스 뿜뿜.”

“사장님 포스는 개뿔.... 근데 시트에서 발 좀 내 리지? 신발 젖은 거 아니야?”

“시트는 닦으면 되지. 사장님 포스 취소.”

“차라리 내 몸에 물이 묻는 게 낫지, 차는 좀 지켜줘.”

“뉘에뉘에.”

유턴을 하기 위해 신호대기를 하던 중이었다. 

녀석은 한소리 들은 게 억울했던지 신발을 벗고 맨발을 핸들 위의 내 손에 턱 올렸다. 

내가 아무리 발친놈이라고 해도, 아무리 걸그룹의 발이라고 해도, 한여름 습기가 찬 뜨끈한 발의 기분은 영 별로였다. 절로 짜증이 새어나간다.

“아... 진짜.......”

“왜, 아저씨 몸에 대는 게 낫다며, 그렇게 해준 건데?”

녀석은 그렇게 말하면서 검정색 페디큐어가 칠 해진 엄지발가락으로 내 손가락 사이를 삐질삐질 파고들었다.

“...짤라버리기 전에 저리 치워라.”

안전벨트를 느슨하게 늘어뜨린 뒤 아예 내 쪽으로 몸을 돌린다. 그러고는 다른 쪽 발로 내 뺨을 꾹꾹 눌렀다.

불쾌한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신발이 새 운동화 였던지 가죽 냄새가 좀 심하게 났다. 

 참다못한 나는 볼을 누르고 있는 발가락을 잘근 깨물어버렸다.

-발끈

“아얏!”

“미쳤냐고 진짜.”

아프다고 꽥꽥 거릴 줄 알았던 녀석의 입에서 의 외의 대답이 튀어나온다.

“아, 뭐지...? 나 방금 오르가즘 느꼈어....”

“변태 어서 오시고.”

솔직히 나도 꼴렸.... 

정유진의 발이 다시 내 볼을 쿡쿡 찌른다.

“또 물어줘.”

이번에는 애정을 담아 잘근 깨물면서 혀로 낼롬 핥기까지 했다. 

그러자 정유진은 대놓고 쾌감을 표출했다.

“꺄흐응... 기분 이상해... 아저씨 , 나 발가락이 성감대인 가봐.”

 “그럴 수 있어.”

 “아저씨 똥꼬에 발가락 넣어 보고 싶다.”

 “그럴 수는 없고.”

 “아저씨 똥꼬에다 해봤어?”

 “어? 갑자기?”

“나 그 쪽으로는 좀 변태 맞는 거 같아. 어떤 느낌인지 똥꼬에다 한 번은 해보고 싶어.”

“안 팔아요. 다른데 가서 알아보세요.”

“아니, 아저씨한테 한다는 게 아니고 내 똥꼬에 해보고 싶다고.”

“아....”

<초저녁 잠을 주무시던 '미트엘 님’께서 번쩍 하고 눈을 뜨셨습니다.>

[밑에... 밑에를...?]

“근데 많이 아프겠지? 하긴... 짬지에만 해도 아 픈데 거긴 당연히 아프겠구나.”

“안 아프게 해줄 수 있어.”

 “큽, 기다렸다는 듯이 갑자기?”

 “해보고 싶다며.”

왕성하게 발기한 나는 녀석의 티셔츠 넥라인 속에 손을 넣어 곧장 꼭지까지 만져버렸다.

 몹시도 말랑말랑한 유두의 감촉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꺄아아! 간지러!”

녀석은 내 손을 끌어안으며 몸을 움츠렸다.

검지로 꾹꾹 누르자 얼굴을 귀엽게 찡그리며 흠칫흠칫 경련한다.

"아앙, 누르지 마아, 기분 진짜... 이상해. 흐응..."

"너는 왜 항상 먼저 도발을 해놓고 약해지냐고.”

"도발 안 했어....”

“.....그냥 우리 집으로 갈까?”

“응? 술 안 마시고...?”

“지금 상황에서 술이 뭔 의미가 있을까 싶은데"

“아, 나 술 마시고 싶다고.”

“우리 집에서 마셔." 

“노래도 부를 거란 말이야.”

“알았어, 알았어.”

그래, 꼴렸다고 해서 일정을 무시한 채 서두르는 건 잡배에 불과하지. 

넘버원 창남이라면 열매가 익을 때까지 참을 줄 알아야 하는 법.

“하고 싶어...?”

“하고 싶은데 일단 참을게.”

“나도 아저씨랑 하고 싶어.....”

“너도 일단 참아.”

“큽, 알았어.”

-빵!

시선은 분명히 앞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말랑말랑한 상태에서 서서히 딱딱해지고 있는 유진의 꼭지에 정신이 팔려있던 나는 뒤에서 들리는 짧은 경적 소리를 듣고서야 신호가 바뀌었다는 걸 알았다.

"어이쿠, 죄송합니다.....”

나는 뒤차에 혼잣말로 사과하며 유진의 가슴에서 손을 떼고 핸들을 틀어 메다닥 유턴을 했다. 

 유진은 그런 내 모습을 보며 “귀여워.”라고 중얼 거렸다.

“운전에 집중하세요 변태 아저씨.”

“꼭지가 너무 말랑말랑해서 잠깐 정신줄을 놓고 있었어.”

“말랑말랑하게 잘 자고 있었는데 아저씨가 만져서 딱딱해졌잖아.”

옷 위로 브래지어를 정리하며 시크하게 피식거 린다. 

 우리는 잠시 뒤 아마조네스에 도착했다. 

 여전히 섹시하고 고유의 여성미를 풍기는 강인 영과 인사를 한 뒤 그녀의 안내를 받아 예약된 룸으 로 들어갔다. 

 유진이가 누구인지 아는지 모르는지는 모르겠지 만, 강인영은 굳이 녀석의 정체를 묻지 않고 가볍게 눈인사만 나눴다.

“술은 어떤 걸로 준비해드릴까요?”

“너 뭐 마실래.”

정유진은 고급스런 인테리어에 압도됐는지 강인영에게 소심하게 물었다.

“여기 혹시 소주... 는 없겠죠...?" 

“소주 있습니다. 어떤 걸로 드릴까요?”

“참이슬 후레시요.”

“예, 참이슬 후레시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근데 언니 되게 멋있으시다...."

“흐흐흐흥, 감사합니다. 걸그룹 멤버분한테 그런 소리 들으니까 기분 좋네요."

“아, 저 누군지 아세요?”

“에이, 그럼 당연히 알죠. 저 메이퀸즈 좋아해요. 리플레이걸 때도 투표 했어요.”

“와, 대박.”

“이번에 A타입'으로 나온 것도 봤는데 너무 잘 하시던데요? 아예 처음부터 그렇게 한 팀으로 데뷔 해도 좋았을 거 같아요.”

“그거 아저씨가 만들어준 거예요.”

“아저씨...?”

“아, 김윤호 대표님이요.”

“흐흐흐흥, 대표님이 유진 씨한테 아주 꽉 잡히셨구나.”

“얘 지금 그나마 인영 씨 앞이라고 이미지 관리하고 있는 거지 진짜 장난 아니에요. 방금도 차 타고 오는데 도로 한복판에서 발로 막 내 얼굴 때리고..."

“아앙, 그런 걸 왜 말해!”

“에이, 대표님도 싫은 기색이 아니신데요 뭐. 대표님한테 이렇게 막 대하는 여자 얼마 없잖아요. 그래서 두 분이 더 잘 맞는 거 아닐까요?”

지선경의 오른팔이라더니 보면 볼수록 멋있고 기품 있는 여자다. 

성숙하고 포스 있는 여성미가 걸그룹 기믹인 정유진도 강인영의 연륜 넘치는 포스와 고급스런 태도 앞에서는 마냥 귀여운 소녀가 돼버렸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주문을 마친 강인영이 밖으로 나가자 정유진이 애처럼 찡찡 거린다.

“아잇, 발로 얼굴 찌른 걸 왜 말해앵! 메이퀸즈 팬이시라는데 나를 뭐라고 생각하시겠어.”

“괜찮아. 인영 씨도 우리 식구야.”

“조폭이냐 식구게. 아, 몰라. 나 노래 부를래.”

“불러라.”

대리석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나와 마주 앉은 정유진은 신발을 벗고 소파에 양반다리로 앉아서  라드를 불렀다. 

한참 분위기를 잡으며 몰입하고 있다가 웨이트리스가 주문한 술과 안주를 가지고 들어오자 부끄러워하며 메다닥 정지 버튼을 누르는 모습을 보니 딱 그 나이 때 여자애처럼 보였다. 

우리는 차 안에서의 좆냥냥한 분위기를 잊은 채 소주잔을 기울이며 연예계와 관련된 대화를 나눴고, 유진은 중간중간 노래를 부르며 가수로서의 재능을 뽐냈다.

목을 긁으며 나가는 중저음의 허스키는 학원 트레이닝에 길들여진 요즘 걸그룹 보컬에서는 좀처럼 들을 수 없는 매력적인 음색이었다. 

과거 성대를 크게 다친 후에 얻게 된 보물 같은 목소리다.

“크으, 우리 유진이 역시 잘하네.”

“심사위원 점수 몇 점?”

“제 점수는요... 99점입니다. 1점은 겸손하라는 뜻으로 뺐어.”

“치 ... “

"아이돌 안 했으면 어쩔 뻔 했어?”

“다 아저씨 덕분이지. 고오맙소.”

“나보다는 서원이한테 고마워해야지.”

“걔한테는 늘 고마워하고 있지. 미안하기도 하고..."

“아이돌 한 거 후회는 안 하지?" 

“후회는 무슨.... 내가 꿈꾸던 걸 이뤘는데 당연 히 행복하지.”

“행복하다니 다행이다. 넌 지금보다 더 잘 될 거니까 열심히 해.”

“안 어울리게 갑자기 왜 진지를 잡수고 그래, 아 저씨 취했어?”

녀석도 일진이었다는 과거 때문에 여전히 악플을 달고 사는 중이다.

 일진이 된 배경과 당시의 행동이 어쨌든 간에, 일진과 어울렸다는 사실은 팩트이기 때문에 일진과 관 련된 악플은 평생 녀석을 따라다닐 것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유진을 연예계로 끌어들인 사람이 바로 나였다. 

 나는 녀석이 그 주홍글씨를 이겨내고 자신의 과오를 사회에 긍정적이고 이로운 방향으로 환원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눈빛 속에 응원의 뜻을 담아 녀석의 얼굴을 쳐다봤다.

“아저씨 진짜 취했나보다. 눈빛 개 느끼해졌어.”

“잘 하라고 새꺄."

“잘 할 거라고.”

“노래해줘. “

"뭐 해줄까. 신청곡 있어?”

“아델 거 해줘. 롤링 인더 딥.”

“어려운 거 시키시네. 흠, 흠, 아, 아!”

리모컨으로 선곡을 마친 녀석이 일어섰다. 그러고는 시작된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면서 내 옆 자리에 앉아 등을 내게 푹 기댔다.

풍성한 머리칼에서 풍기는 샴푸 냄새에 취해, 나는 유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녀석은 노래를 멈추고 고개를 돌려 지그시 눈을 감은 채 내게 키스를 했다. 

 부드럽게 휘몰아치는 나의 혀 놀림에 한참을 취 해 혀를 내맡겼던 녀석이 입술을 떼며 말한다.

“하아... 아저씨, 나 하고 싶어...." 

“여기서...?”

“응....”

녀석은 내 손을 잡고 자신의 티셔츠 속으로 이끌 었다.

열매가 무르익었다.

< 아저씨, 나 하고 싶어....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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