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31화.저보고 미오랑 하라고요? (334/371)

<저보고 미오랑 하라고요?>

<과제 및 해법>

규율이의 성대결절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질내사정을 해야 한다.

<가정>

1. 질내사정이라는 것이 '김윤호 음경에 의한 피스톤 운동 후 사정'까지 포함된 범위, 즉 삽입 섹스라는 뜻인가?

2. 김윤호와의 스킨십 없이도 오르가즘과 정액 주입만으로 해결이 가능한가?

3. 단순히 김윤호의 정액을 넣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만약 1의 조건이 전제가 돼야 한다면 방법은 없다. 내 부재시 규율이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병원 치료만으로 이겨내야 한다.

3의 조건이라면 그냥 주사기에 내 정액을 넣고 주입하기만 하면 된다. 이게 가장 편하고 나이스하다.

내가 근 며칠간 미오,지유와 머리를 맞대고 준비한건 2의 조합 -오르가즘이 동반된 뮤노즙-에 대비한 실험이었다.

지유의 틱은 안타깝게도 1번 케이스였다.

지난주에 지유의 진짜배기 틱이 터졌던 적이 한 번 있었는데, 미리 착즙한 정액을 주사기로 주입도 해보고 미오의 페니반 딜도를 통해 오르가즘+사정을 해봤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실망스러운 한편 내심 뿌듯했다.

단순히 정액만 주입해서 해결이 될 문제였으면 내가 지금까지 종마처럼 개고생을 했던 의미가 퇴색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규율이도 1번 케이스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이유은 미오도 퍽커이기 때문이다.

녀석이 라희 다리에 생긴 보라색 반점을 볼 수 있고 미미하긴 해도 가 핸드 마사지의 효과도 나타난 이상 작은 희망이라도 걸어봐야 한다.

하지만 규율이는 미오의 대리 질싸 자체를 허락하지 않았다.

잘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에 힘을 주고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나를 노려봤다.

"저보고 미오랑 하라고요..?"

동서남북 사방 난교와 브레멘 음악대 체위까지 소화한 마당에 이게 웬 앙탈이냐 싶겠지만, 규율이 입장에서는 내가 포함된 난교는 할지언정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삽입당하는 것은 싫다는 뜻이었다.

나는 대체 왜 미오의 페니반에 움푹 당해야만 하냐며 날을 세우는 규율이를 설득해야 했다.

"내가 너네 옆에 없을 경우도 있잖아. 그때를 대비하자는 거지."

"저번처럼 그냥 약병에 넣어서 먹으면 되는거 아니었어요?"

녀석은 토론 배틀에 참가한 학생회장처럼 딱 부러지게 말하고는 맡겨놓은 물건을 달라는 듯이 내게 손을 내밀었다.

"주세요, 제 정액. 제 전용 약."

"아니아니, 이번엔 먹는게 아니라 질안에 직접 넣어야 돼."

"그런건 대체 누가 정하는 건데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투로 되묻는다.

"미오가 대신 해도 되는 거였으면 지금까지 우리가 왜 그 고생을 한 거였어요? 저희 증상은 대표님만 고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지, 이렇게 물어봐야 정상이지.

이렇게 물어봐야 할게 어디 한두가지인가.

대체 왜 병원에서도 치료하지 못한 라희의 다리 마비를 내가 치료할 수 있으며.

왜 나와 섹스를 하면 지유의 틱과 미오의 해리성인격장애가 고쳐지는 것이며.

왜 내 정액과 침을 먹으면 성대 결절이 낫고, 이번에는 왜 또 질에다가 직접 주입을 해야하는 건지.

애초에 왜 나란 인간의 정액에는 그런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는건지.

퍽커인 미오를 제외한 나머지 놈들은 애초에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원초적인 의문점을 가져야 했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라희, 란이, 지유가 이상한 거다.

규율이도 그동안 자기가 직접 경험을 하고 목격한게 있으니까 지금까지 그러려니 한 거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산더미였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가진 이능력의 근원은 나도 정체를 모르기 때문에 설명해줄 수가 없다.

내 능력은 어떤 노력이나 연습 없이 그냥 어느 날 갑자기 생겨버린 거고, 그나마 선경 누나를 통해 퍽커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 정도만 알게 된 것 아닌가. 그렇다고 규율이한테 '나랑 미오는 퍽커라는 초능력자들이야.'라고 말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실험을 한 번 해보자는 거지. 이게 나만 고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다른 사람을 통해서도 되는 건지. 라희 다리 마비 왔을 때도 미오가 도움이 됐잖아."

"그 실험을 왜 굳이 지금 해요. 저는 싫습니다."

"굳이 너라서가 아니라 지유한테는 이미 해봤어."

"...."

"내가 지방이나 해외에 나갈 일이 생길 수도 있잖아. 그럴 때 갑자기 증상이 생기고, 그때 마침 취소할 수 없는 중요한 무대나 스케줄을 앞두고 있으면 어떡할래? 지금까지는 다행히 내가 너네 옆에 항상 있었지만 그래도 사람 일이라는게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미리미리 대비하자는 거지."

규율이는 미오가 가져온 조잡한 음경 모양의 사정형 딜도와 페니반을 거리 한복판에서 마주한 개똥 보듯이 쳐다보며 물었다.

"그래서... 대표님 정액을 넣은 딜도를 미오가 차고 저한테 넣는다고요? 레즈비언처럼 하라는 거잖아요."

"꼭 미오랑 하라는 건 아니고, 그 전 단계에서 해결이 되면 안해도 돼. 이게 단순히 정액만 넣으면 해결이 되는 건지, 아니면 오르가즘이 동반돼야 되는건지, 아니면 꼭 나랑만 해야 되는건지 나도 잘 몰라서 그러는 거니까."

녀석은 자기가 한걸음 양보했다는 듯 한숨을 푹 쉬며 물었다.

"정액만 넣어도 되는 거면 어떻게 넣으실 건데요?"

"뭐, 딜도가 거부감 들면 주사기로 넣어도 되고..."

"그냥 제가 병원을 갈게요."

녀석은 어이가 없다는 투로 헛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간 대화에 나도 슬슬 염증이 나기 시작한다.

"병원에 가서 해결이 되는 거였으면 내가 왜 이고생을 하겠냐. 너도 알다시피 성대결절이라는건 한번 걸리면 치료가 문제가 아니라 후유증이 무서운 거잖아. 치료가 잘 된다고 해도 음역대랑 목소리 컨트롤에 문제가 생길수밖에 없는데, 내가 치료를 하면 그 후유증이 안 생긴다고. 그리고 병원 가면 뻔하지 약 먹으면서 쉬라고 할텐데, 다음 달이면 데뷔할 애가 그게 되냐고. 너네 공연용 레파토리도 연습해야 되잖아."

규율이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다.

당연히 규율이의 반응이 정상적인 사고방식이고 우리가 처한 상황이 비정상적이다. 하지만 내 입장을 전하다 보니 나도 몰게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 커져서 언성이 조금 높아졌다.

"그래 니 몸이니까 니가 판단해. 성대결절 후유증 감당할 수 있고, 데뷔하기 전까지 목소리 안 쓰고 쉴 자신 있으면 병원가서 치료 받아. 나도 하기 싫다는 애 억지로 붙잡고 설득해서 섹스 하는거 이제 지긋지긋하다. 내가 무슨 섹스에 미친 변태도 아니고..."

분위기가 급격하게 어색해졌다.

나와 규율이 사이에 낀 미오가 눈치를 본다.

규율이가 승낙을 한다고 해도, 한바탕 다툰 듯한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옷 벗고 섹스를 하는것도 못할짓이다.

규율이의 성대치료는 어차피 24시간 내에 해결하면 된다.

기분이 상한 나는 그냥 규율이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내일을 기약하기로 했다.

조금 누그러진 말투로 전했다.

"그래 니가 하기 싫다면 안 하는거지. 내일까지 시간 있으니까 천천히 생각해보고 결정하고, 일단 병원가서 진찰부터 받자. 목 많이 아플텐데 진통제라도 받아야겠다."

규율이의 목소리에서도 그제야 반발심이 사라졌다.

자기도 조금 날카로웠다는 것을 인정하며 나를 달랬다.

"아니에요, 지금 해요. 제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좀 예민하게 굴었어요."

"아니야 지금은 내가 할 기분이 아니다. 너도 괜히 무리하지 말고 마음 좀 추스리고 내일 해."

내가 일어서며 나갈 채비를 하자 뒤에서 다가온 규율이가 내 반팔 티의 소매를 살짝 붙잡는다.

"제가 잘못했어요. 죄송해요..."

아니아니, 니가 그렇게 나와버리면 내가 속좁은 놈이 돼버리잖아.

치과 의자에 앉은 환자처럼 다소곳해진 규율이의 모습에 내가 괜히 미안해진다.

하여튼 얘도 성격 참 이상해. 어차피 할거 처음부터 기분좋게 하면 안되나?

내가 부탁할 땐 꼭 뻣뻣하게 굴다가, 정색을 하면 꼭 이렇게 져주는 바람에 내가 옹졸하고 나쁜 놈이 되는것이다.

나는 어느정도 풀린 기분으로 그 점을 지적했다.

"정규율 너 성격 변태인거 너 스스로도 알지?"

"제가 뭐요..."

"너는 내가 뭐 부탁하면 꼭 한번은 뺐다가 내가 정색하면 그제서야 들어주더라?"

규율이의 동공이 어색하게 흔들린다.

녀석은 부성애를 유발하는 표정으로 병약하게 헛기침을 하며 말을 돌렸다.

"크흠, 흐응... 저 지금 말하는 것만으로도 많이 아파요, 빨리 정액 주세요..."

"참나..."

"언니, 편하게 누우세요."

규율이와 나의 기분이 풀어질 기미가 보이자 가만히 눈치만 보고 있떤 미오가 재빨리 개입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규율이는 핏줄이 불뚝불뚝 선 분홍색 딜도와 페니반을 보며 고개를 젓는다.

"아무리 봐도 진짜 적응 안되네..."

"목 아프시면 따뜻한 물 한잔 드릴까요?"

간단하게 샤워를 마치고 온 규율이가 1층 침대에 누웠다.

소매에 레터링이 새겨진 흰색 쭉 티, 검정색 스키니 진, 맨발, 핫핑크 페디큐어.

'소녀날다'때부터 몸매 매니아들을 들었다 놨다 한 '슬렌디하면서도 골반이 있는' 명품 몸매, 하얀 피부, 쭉쭉 뻗고 올곧은 각선미.

꾸준한 운동으로 보기좋게 잡힌 하체 근육.

몸매 깡패 미오를 제치고 어덕 센터를 차지한 신예 비주얼 퀸 답다.

나도 참 나지.

방금전까지도 내일 하느니 분위기가 어쩌느니 하며 규율이에게 섭섭함을 표현했떤 주제에 녀석의 눈부신 몸매와 ㅅ긴장으로 발그래해진 볼을 보자 머리와 심장이 아닌 고환과 음경으로 반응을 하는 것이다.

미오가 딜도의 사정 펌프를 꾹꾹 눌러 점검을 하며 내개 말했다.

"대표님 착즙 먼저 하셔야 되지 않아요?" 

"어, 해야지."

딜도에 넣을 정액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나는 착정을 하기 전에 규율이에게 선택권을 줬다.

"규율아, 주사기로 먼저 넣을까 아니면 바로 딜도로 할까? 내 개인적으로는 주사기는 조금 비인간적인것 같아."

"... 딜도는 인간적이고요?"

"그래도 고추모양이니까..."

"저한테는 둘다 똑같으니까 대표님 편하신대로 하세요."

"그럼 딜도로 할게."

"근데 굳이 미오가 안 해도 되지 않아요? 대표님이 해주셔도 되잖아요."

"그건 그런데, 나 없을 때는 미오가 해줘야 하니까 미리 연습해두는 거지."

"대표님 안 계실땐 제가 직접 해도 되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굳이 남에게 부탁해야 되는거면 저는 미오보다는 라희가 편하죠, 아니면 지유도 괜찮고요. 란이랑 미오만 아니면 돼요."

"언니, 저 상처받아요."

"야, 나는 더이상 받을 상처도 안남았다."

미오의 남근증후군을 대비한 실습이기도 하다는 말은 차마 못하겠다.

지유는 아무 말 없이 따라줬는데 규율이는 역시 만만치 않네.

일단 오늘은 내가 해줘야겠다.

"알았어 내가 할게, 미오야 입으로 착정좀 해줄래?"

"예."

"잠깐만요, 저한테 넣을 건데 왜 미오한테 해달라고 해요?"

규율이는 착정 파트너 선정까지 태클을 걸었다.

"너 목아프잖아."

"꼭 입으로 해야 되는건 아니잖아요."

"그럼 니가 해주든가. 나는 너 생각해서 그런거지."

"쓸데없는데서만 배려심 넘치시지..."

규율이는 젊었을 때 남편에게 억눌려 살다가 늙어서 전세가 역전이 된 아내처럼 내게 틱틱거렸다. ㅡ러면서도 끼니는 꼬박꼬박 챙겨주듯이 츤츤한 어투로 말했다.

"바지 벗으세요."

"어."

나는 바지와 팬티를 내렸다.

음경은 아직 발기가 되기 전이었다.

1층 침대에 걸터앉은 규율이는 내 엉덩이를 자기쪽으로 끌고 가더니 귀여운 음경을 입술로 쪽 빨아들인 뒤 발기 펠라를 시작했다.

따뜻하고 촉촉한 입 속 점막과 혀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발기를 독촉한다.

나는 절로 신음이 새어나갔다.

"끄으음..."

미오가 주의사항을 전한다.

"언니 입에다 받으면 안돼요. 정액이랑 언니 침이랑 섞이면 안되거든요. 제가 1회용 용기 가져올테니까 거기에 쏴주세요."

"응..."

"하아..."

<저보고 미오랑 하라고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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