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29화.발기도 허락 맡고 해요 (332/371)

<발기도 허락 맡고 해요>

내가 파악한 홍이의 성벽은 두 가지다.

여자가 남자를 지배하고 주도하는 펨돔. 그리고 노출증.

전자는 내게만 발동되는 특성이고 -홍이가 지금까지 관계를 맺은 사람이 나뿐이니 당연한 얘기겠지만- 후자는 불특정다수에게도 적용되는 뒤틀린 욕망이다.

아무리 잘 나가는 연예인이 됐어도 특유의 소심함과 쭈글미를 버리지 못한 홍이는 자신의 이면은 펨돔과 노출이라는 양극의 판타지로 표출한다.

그런 녀석에게 있어서 야노 플레이라는 것은, 자신이 노력으로 일군 나이스 바디를 자랑하고 싶은 나르시시즘적인 욕구와 '누군가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배독감의 리스크가 동전의 양명처럼 맞대고 있는 최상의 플레이였다.

우리 쪽으로 자전거가 다가온다는 소리에 홍이의 흥분도는 더 높아졌다.

잠깐 몸을 숨기고 있으라는 내 말조차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녀석은 오히려 숏팬츠와 팬티를 허벅지까지 내리고 음모를 노출하기에 이른다.

"야잇 너 진짜···."

"대표님, 제 보, 보지 좀 봐주세요."

그 사이 자전거와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인도 가장자리에 자리잡은 나는 홍이가 있는 쪽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핸드폰으로 뭔가를 검색하는 척 했다.

홍이가 너무 대담하게 나오는 바람에 나도 꽤 긴장이 된다.

그나마 상대가 여자라서 다행이었다.

세련된 걸프복을 입은 아줌마는 우리 존재 따위는 관심조차 없다는 듯 무심하게 페달을 밟으며 내 등 뒤를 지나쳐갔다.

자전거 바람이 남기고 간 낯선 화장품의 짙은 잔향이 숲의 냄새를 덮으며 후각을 자극한다.

나는 홍이에게 물었다.

"넌 쫄리지도 않냐."

콩깍지가 씌어 그런 건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투로 어깨를 살짝 올렸다가 내린다.

하긴, 성욕에 눈이 멀었는데 그런 게 보일 리가 있나.

성욕이 발동하면 누구보다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드는 내가 지적할 만한 주제는 아니었다.

녀석의 젖꼭지는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딱딱하게 발기돼 있었다.

유륜도 꽤 부풀어 오른 걸로 미뤄 단순한 온도 변화 때문이 아니라 성적으로 상당히 고조돼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폭유와 부푼 유륜의 조합은 정말이지 최고다, 최고.

덩달아 내 교미력과 음란지수도 치솟는다.

"보지 젖었어?"

묻자, 홍이는 음부를 손바닥으로 스윽 만진 뒤 내게 내밀었다.

여자에게 있어서 최고의 전희는 분위기와 상황이라고 했던가. 아무런 스킨십도 오가지 않았는데 홍이의 보지는 이미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사진 찍어줘?"

"예···."

나는 홍이의 부탁에 응하며 핸드폰 카메라에 녀석의 야노 플레이를 담았다.

어차피 얼굴은 모자와 마스크로 가려져 있기 떄문에 전신을 찍어도 상관없었다.

물론 홍이의 팬들은 실루엣만 봐도 알아보겠지만, 이 사진이 외부에 유출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으면 처음부터 찍지도 않았을 것이다.

홍이는 누가 올까 긴장된 눈빛 속에서도 다양한 포즈를 잡으며 음습한 성벽을 분출했다.

잡처 위를 밟고 서 있는 슬리퍼와 맨발, 날다리의 조합이 야생의 섹시함을 더해준다.

거유만이 할 수 있는 자신의 가슴을 잡고 스스로 꼭지를 핥는 자가꼭핥.

뒤로 돌아 폭력적인 엉덩이를 양쪽으로 버리고 뒷보지를 자랑하는 뒤태 깡패.

마스크를 벗은 뒤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싸이월드 시절 감성 포즈.

내 얼굴과 홍이의 전신이 한 화면에 나오게끔 셀카 구도로도 몇 장 찍었다.

소변을 보는 자세로 쪼그려 앉아 보지를 완전히 노출하는 자세에서는 음부 한가득 고여있던 애액이 투명한 실을 만들며 꿀처럼 주르륵 흘러내리기도 했다.

내 귀두 역시 광견병 걸린 개처럼 쿠퍼액을 뷰릇뷰르릇 흘러대며 어서 홍이의 하체를 침략하지 않고 뭐하고 자빠져 있느냐며 고래고래 아우성기를 친다.

홍이는 포즈를 취할수록 스스로의 모습에 도취돼 더욱 대담해졌다. 급기야 완전한 알몸이 됐다. 모자와 마스크, 슬리퍼만 착용한 상태다.

녀석은 좌우 100m 이내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아예 내가 서 있는 인도 위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공원 바깥쪽에는 이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고층 빌딩이 없고, 그나마 있는 아파트 단지도 왕복 10차로에 가로막혀 100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좌우만 확인하면 됐다.

개를 산책시키던 소녀와 자전거 아줌마 이후로 웬만해서 사람이 오지 않을 분위기였다.

비록 누군가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포인트인 야노 본연의 짜릿함은 반감됐지만, 야노 초보자인 우리에게는 딱 이 정도가 안전했다.

홍이는 아까 자전거가 오던 방향을 보고 벌 받는 개처럼 쪼그려 앉아서 보지를 적나라하게 내보였다.

나는 정면에서 그 광경을 지켜봤다.

두툼한 대음순 사이로 보이는 음순의 생김새는 더엾이 간소하고 담백하며 질 구멍은 참새의 눈알처럼 작고 좁다.

그 쫀쫀한 구멍에서 뻐끔뻐끔 새어나온 천연 러브젤이 마치 꿀 같은 실의 모양새로 흘러내리며 바닥에 고였다.

내가 좋아해 마다않는 보지와 허벅지 사이의 대근육.

내가 좋아해 마다않는 보지와 허벅지 사이의 대 근육.

그곳과 맞붙어 짓눌린 물풍선처럼 삐져나온 종아리 알.

깨끔발을 들어 슬리퍼와 떨어진 발뒤꿈치, 무게 중심이 쏠려 하얗게 힘이 들어간 발가락.

환상적이다.

역시 덕 중의 덕은 육덕이며, 진정한 육덕은 단순 살덩이가 아닌 근육과 지방의 탄력적인 밸런스다.

가슴과 엉덩이 라인은 진짜 한국에서는 좀처럼 나올 수 없는 상위 0.1%라고 생각한다.

이곳이 88 서울 올림픽 공원인지 2016 리우 올림픽 공원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원래 이 정도 크기의 가슴이면 처질 수밖에 없는 게 자연과 물리 과학의 이치이거늘, 홍이의 미드는 폭유치고는 중력을 최대한 거스르며 탄력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가로등 불빛을 무대 조명처럼 받은 홍이의 글래머러스하고 육덕한 몸매는 확실히 실내에서 보던 것보다 더 자극적이었다. 

그리고 마스크를 끼고 있어서 살짝 이질감이 들었는데, 그게 오히려 더 신선하게 다가오며 발기 포인트로 작용했다.

자지가 부륵부륵 근육을 키워나간다.

발기가 진행될 때마다 귀두가 팬티에 쓸리는 바람에 귀두가 한껏 예민해지고 쿠퍼액이 찐득찐득 짓무른다.

홍이는 호흡이 과다하게 담긴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대, 대표님 것도 보여주세요."

"자지?"

"예···."

나는 슬랙스 지퍼 사이로 핏대가 잔뜩 선 발기 자지를 퉁-하고 꺼내 홍이에게 보여주었다.

홍이의 질 구멍이 확 수축한다.

"조, 좋아요···."

나는 주변을 경계하며 소곤거렸다.

"근데 이거 은근히 짜릿하다."

"저는 너무 흥분돼서 다리에 힘이 풀릴 것 같아요."

"안 추워?"

"몸에 열 올라서 더워요···."

"그래도 아직은 모기가 없어서 다행이다."

"저 사진 찍은 거 보고 싶어요."

나는 고추를 그대로 드러낸 채 홍이와 풀숲으로 내려가서 내가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실내에서 벗어나 자연 및 도심과 어우러진 자신의 나체를 보는 홍이의 호흡이 점점 가빠진다.

그러다가 내 얼굴이 함꼐 찍힌 사진에서는 성감대를 자극받기라도 한 것처럼 몸을 바르르 떨었다. 현실감 없이 솟은 탱탱볼 같은 엉덩이가 순간적으로 수축하며 탄력을 자랑했다.

나는 크흣 코웃음을 흘리며 물었다.

"니가 니 몸을 보는데도 흥분이 돼?"

"예··· 앞모습은 샤워할 때 많이 보잖아요? 근데 뒷모습이나 보, 보지 쪽은 평소에 잘 못 보는 부위라서 그런지 기분이 되게 야릇해요···."

은빛, 서원, 요나, 리야느 보지라는 단어를 발음할 때 각자의 말투에 맞게 쩍쩍 달라붙는다.

그런데 홍이는 아직 그 단어가 자연스럽지 못했다.

물론 제 딴에는 성기나 음부라는 표현보다 차라리 보지 쪽이 자연스러워서 그렇게 말했겠지만 모범생이 일진 흉내를 내는 것처럼 아직은 어색했다.

나는 어깨를 맞대고 있는 녀석의 엉덩이 사이로 손을 넣어 미끌미끌한 뒷보지를 어루만졌다.

"흣!"

"하고 싶어?"

"미칠 거 같아요···."

"하고 싶으면 니가 주도해봐."

나는 녀석의 펨돔 성향에 불씨를 당겨주었다.

물론 처음에는 주저했다. 하지만 내가 음부에 중지를 넣어 꼼지락거리며 질벽을 긁어대자 서서히 시동을 걸었다.

"대표님도 하고 싶어요?"

"어, 미치도록 하고 싶어."

"그, 그럼 애원해 봐요."

"니 보지에 넣고 싶어."

"하아, 좋아요···."

S성향의 여자와 M성향의 남자가 합을 맞추는 펨돔 플레이의 성향 상 나는 낮은 자세가 되어 홍이를 주인님처럼 떠받들어야 했다.

하지만 나 역시 제대로 된 M플레이는 아직 몸에 익지 않았기에, 펨돔이라기 보다는 남자가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애원하는 뉘앙스로 적당하게 분위기만 띄웠다.

"음란한 보지에 넣고 싶어."

"하아··· 제, 제 보지가 그렇게 좋아요?"

옳지, 옳지.

우리 홍이 잘한다.

"어, 너만 보면 섹스하고 싶어서 미칠 거 같아."

"그렇게 섹시해요?"

"응."

내가 분위기를 잡아나가자 홍이도 몰입을 하며 자신의 억눌렀던 욕구를 표출한다.

"그럼 제가 하라는 대로 다 할 거예요?"

"어."

"그럼 제 보지에서 더러운 손부터 빼세요."

그래, 이거지.

나는 애액으로 흥건한 엉덩이 사이에서 손을 뗐다.

홍이는 나를 마주한 뒤,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발기 자지를 내려다봤다. 그러더니 여전히 존댓말이지만, 방금 전보다 제법 단단하고 신념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나를 몰아세웠다.

"누구 맘대로 커지래요."

"미안해···."

내가 겸역쩍게 사과하자 녀석은 검지 끝으로 귀두를 툭툭 건드리며 되물었다.

"누가 사과하래요? 저는 누구 맘대로 커졌는지 물었어요."

"내, 내 맘대로 커진 거 같아···."

"잘했어요, 잘 못했어요?"

"잘못했지."

"앞으로는 발기 할 때도 내 허락 맡아서 해요."

"어, 알았어."

"내 허락 없이 함부러 커졌다가는 자지를 발로 짓이겨 버릴 거예요."

이거 꽤 신선한데?

짓이겨 버린다는 말에 고환이 본능적으로 움츠러드는 한편, 심장 박동의 RPM이 급격히 올라가며 흥분지수가 높아졌다.

평소에는 얀얀 거리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흑우가 돼버리는 서원이와는 정 반대의 상황이었다.

"대답 안 해요?"

"어, 알았어."

"그리고 이제부터는 나한테 존댓말 써요."

"예."

"나는 반말 쓸 거예요."

"어··· 아, 예, 말 낮추세요."

"왜? 기분 나빠?"

"안 나빠요."

"근데 표정이 왜 그래."

내 표정이 어쨌다고···.

본격적인 펨돔 플레이에 들어간 홍이는 제법 표독스럽게 나를 압박했다.

"웃어."

"갑자기요···?"

"두 번 말하게 하지 말고 웃으라면 웃어."

오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그동안 멤버 중에서 알리야와 가장 가까이 지낸 덕분인지 홍이에게서 리야가 한창 천둥벌거숭이처럼 굴던 시절 때의 느낌이 조금 묻어나왔다.

그리고 홍이는 원래 팬들 앞에서도 변하지 않는 서원이와 리야의 도도하고 까칠한 마이페이스를 동경했었다.

여왕이라 불리는 서원이 흉내를 내겠다며 팬들에게 냉미녀 코스프레를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아 순하고 수동적인 본래 천성으로 돌아갔지만, 나는 홍이가 그때의 짜릿함을 늘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리야와 요나가 자신들의 아이덴티티와 반대되는 '복종'과 '피학'에 쾌감을 느끼는 것처럼 홍이도 일상에서 풀지 못한 내면의 로망을 나를 통해 분출하는 것이다.

"김윤호, 웃어."

나는 꽤 흥미로운 심정으로 상황극에 몰입했다. 점점 자연스러워지는 홍이의 여왕놀이에 맞춰 억지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러자 한껏 흥이 오른 홍이의 다음 명령어가 입력됐다.

거만하게 팔짱을 끼더니 슬리퍼를 벗은 한쪽 발을 살짝 든다.

나는 이게 진짜 고추를 발로 짓이기려는 줄 알고 반사적으로 엉덩이를 뒤로 뺐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핥아."

"발가락을··· 요?"

"그래. 니가 좋아하는 발가락 마음껏 빨아 먹으라고. 싫어?"

싫기는.

이건 포상이지.

나는 크림색 슬랙스가 더러워지는 말든 홍이 앞에 무릎 꿇고 앉았다.

페디큐어가 칠해진 녀석의 발가락에는 흙이 살짝 묻어 있었다. 그것까지 먹을 마음은 없었기에 잽싸게 털어내고 엄지와 검지 발가락 사이를 혀로 핥았다.

홍이가 경멸적인 목소리로 나를 깔아 내린다.

"꼴에 흙은 먹기 싫나보지?"

이상하다.

홍이가 까칠하게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 귀두가 저릿저릿하게 반응한다.

사실 나는 뼈 속까지 S다.

내가 의도하고 의식해서 발현된 성향이 아니라 성관계를 맺으면서 자연스럽게 튀어나온 내 본성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내가 제일 상대하기 힘들었던 상대가 보추 버전 미오였다.

남성향으로 폭주한 미오가 S로 변해 내 애널을 노리고 딥쓰롯을 요구하는 것이 나는 진짜 싫었다.

댕댕이로 전락하기 이전의 리야가 나를 먼저 개처럼 취급했던 것도 싫었다.

그랬던 내가, 지금 홍이와의 펨돔 플레이에서는 재미와 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자가진단을 내려 보자면, 그동안 회사 대표로서 업키걸, 어덕을 관리하거나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리는 것에 염증이 난 거 같다.

리야, 요나, 홍이가 자신의 일상과 반대되는 성 판타지로 내면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과 똑같은 입장이 된 것이다.

"더러운 자지가 막 꿈틀 거리네? 천하의 김윤호가 흙 묻은 여자 발가락 따위나 핥으면서 흥분하는 변태라는 걸 누가 상상이나 하겠어."

<발기도 허락 맡고 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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