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88화. #들어서 혼내주자, 프라미슈12 (291/371)

< #들어서 혼내주자, 프라미슈12 >

<멜론 TO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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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 분수 : 은빛, 서원

프라미슈 순위를 확인하던 중 발견한 익숙한 제목.

발매한 지 몇 달이 지난 라희의 시오후키가 아직도 상위권에 올라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직원들을 향해 말했다.

“이게 뭐야, 분수가 아직도 탑텐이네?”

“큭큭큭, 단단히 고였죠.”

“고인 것도 모자라서 순위가 두 계단 오르기까지 했습니다.”

“노래방 인기차트도 아직 10위권 안에 있던대요.”

“와······ 거의 3개월째 탑텐 알박기면 라희 저작권료 엄청 쏠쏠하겠는데? 정산 아직 안 들어왔지?”

“예, 음원 정산은 아직 두 달 남았어요.”

각설하고.

차트 순위를 확인하는 스크롤이 다시 밑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안타깝게도 10~20위권 내에서는 프라미슈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모두의 예상대로 50위 밑으로 내려가야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더 밑에 있을지도 모르니 마음을 내려놔야지, 라고 생각하던 그때, 내 눈에만 마치 홀로그램처럼 유독 튀어나와 보이는 제목 하나가 있었으니···.

34. (NEW) Beauty sunshine : 프라미슈12

“어, 떴다!”

“어디요? 어!”

“우와, 34위이이이~”

“오오오오오!”

“러빙도 39위예요.”

발매 1시간 스트리밍만으로 34위에 진입.

단연, 프라미슈 역대 최고의 음원 성적이었다.

실질적 타이틀곡인 ‘러빙’보다 ‘뷰티선샤인’의 순위가 높은 것은 더블타이틀로 명시된 ‘뷰티 선샤인’이 1번 트랙이기 때문이다. 활동은 러빙으로 할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러빙의 순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러빙’이 현재 기록한 39위도 ―나를 제외한 이들에게는― 기대 이상의 높은 순위였다.

3번 트랙이자 팬덤을 위한 팬송 ‘보고 싶은 너에게’ 또한 78위에 랭크되며 싱글앨범 3곡 모두 차트에 진입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크으, 이쯤 되면 그냥 ‘미다스의 손’이 아니라 그냥 ‘김윤호의 손’이라고 표현을 바꿔야 되는 거 아니에요?”

“차트 100위도 간당간당하던 애들이 첫진입 34위면 확실히 김윤호 효과라고 밖에 볼 수 없쥬?”

나를 향한 직원들의 오랄 서비스가 이어졌고, 나는 겸손하게 대답했다.

“나랑 상관없이 원래 뜰 애들이었어. 이번 건 노래랑 컨셉 괜찮잖아?”

“에이, 요즘에 안 좋은 노래가 어디 있나. 결국은 마케팅 싸움인데 그걸 형이 해 준거죠. 방윤수 대표한테 전화해서 추석 때 한우 세트 보내라고 해요.”

안 보내면 진짜 쫓아갈 것처럼 말하는 염을 향해 피식 미소를 지어보인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러다가 1위하면 김윤호 동상이라도 세우겠네.

아직 기술이 다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나는 대표실로 돌아와서 프라미슈 단톡방에 쌓인 12개의 숫자를 잠시 미뤄둔 뒤, 업키걸 단톡방에 치트키를 입력했다.

나 [지구인들아, 프라미들에게 기를 모아줘!]

씨바색기 [오, 빵순이들 앨범 나왔어?]

나 [ㅇㅇ 첫진입 34위]

욘나예쁨 [ㅊㅋㅊㅋ! 대표님도 고생하셨어요!]

멍멍멍멍 [멜롱 34위면 프라미슈 기준 최고 성적인거예요]

미절흑우 [하꼬들 주제에 나름 선방했네. 걔네 수준에 그 정도면 된 거 같은데 우리가 굳이 홍보를 해줘야 하나]

최종병기 [한서원 너어는 진짜 나빴다. 우리도 어려웠던 시절이 있는데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거잖아]

미절흑우 [너는 걔네한테 잘해주고 싶냐?]

최종병기 [다 같이 잘되면 좋지. 리플걸 동료잖아]

미절흑우 [돼지라서 그런지 역시 속이 좋구나. 나는 아직도 속이 부글부글 거리는데.]

최종병기 [(눈을 흘기는 캐릭터 이모티콘)]

미절흑우 [왜 뭐 왜. 째려보면 어쩔 건데]

체인지 방송 이후, 다른 아이들은 장난으로 질투질을 했었지만 서원이만큼은 진짜였다. 내가 두 집 살림이라도 한 것처럼 아직까지도 예민한 상태다.

서원이와 홍이의 신경전이 촉발된 후 한동안 채팅창이 잠잠하다 싶더니, 이내 은빛이의 생생한 실황 중계가 시작됐다.

씨바색기 [오빠! 서원 언니랑 홍홍 언니 치고 박고 싸워!]

나 [하아······]

씨바색기 [리야랑 욘리다가 말리고는 있는데 역부족인 상황이야!]

씨바색기 [서원 언니가 물려고 한 거 홍홍 언니가 헤드락 걸어서 막았어!]

나 [굉장하네]

씨바색기 [홍홍 언니 진짜 열 받은 거 같은데 이러다가 서원 언니 죽는 거 아닌가?]

나 [걱정하지 마. 죽을 정도로 때리는 아이는 아니잖아. 그리고 말하는 거 보니까 서원이는 좀 혼나야겠더라]

씨바색기 [그치···?]

나 [ㅇㅇ 다른 애들은 냅두고 우선 너랑 리야라도 먼저 기 좀 모아줘]

씨바색기 [틴스타에 홍보해주면 되는 거지?]

나 [그렇지. 이게 다 우리 회사 잘 되라고 하는 일이니까 신경 좀 써줘라. 리야한테도 그렇게 전해주고]

씨바색기 [알써알써]

씨바색기 [리야야 오빠가 언니들은 냅두고 너랑 나부터 먼저 홍보해 달래]

나 [아니아니, 그걸 왜 여기다 써. 바로 옆에 있는데 그냥 말로 하면 되잖아 모질아]

씨바색기 [아 그렇구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멍멍멍멍 [ㅇㅋㅇㅋ 알리야의 18.8백만 인친들한테 전할게]

내가 마지막에 확인했을 때는 1천 4백만이었는데 그새 또 늘었구나.

은빛이랑 둘이 합치면 거의 우리나라 인구 절반 수준이다.

나 [‘들어서 혼내주자’라는 문구 잊지 마]

씨바색기 [예압]

멍멍멍멍 [멍멍!]

상태창 꿀팁에서는 은빛이만 활용하라고 했지만, 나는 업키걸 아이들 외에도 같은 연예계 동료이자 ‘리플레이걸’ 1기 출신인 GIG 혜진이, 메이퀸즈 유진이, 립밤에게도 SNS 홍보를 부탁했다.

일단 우리 쪼꼬미.

나 [부탁 좀 할게]

GIG 혜진 [넹넹 알겠습니당!ㅋㅋ]

나 [고마워ㅋㅋ]

GIG 혜진 [(부끄러워하는 캐릭터 이모티콘)]

다음은 개싸가지.

나 [부탁 좀 하자]

메이퀸즈 유진 [누가 보면 프라미슈가 YH 소속인줄]

메이퀸즈 유진 [아저씨 진짜 열심히 사는구나]

나 [그럼 열심히 살아야지 막 사냐?]

메이퀸즈 유진 [메이퀸즈 앨범 나와도 그렇게 도와주쉴?]

나 [당연하지. 근데 너는 메이퀸즈보다 프로젝트 팀 준비부터 먼저 해야 될 걸?]

메이퀸즈 유진 [뭐라도 좀 진행을 하고 그런 말을 해요. 맨날 준비만 하고 있으래..]

나 [총괄은 너네 회사에서 맡기로 했으니까 제희씨한테 말해라]

메이퀸즈 유진 [저보다는 대표님 남친님께서 직접 말하는 게 더 빠를 듯]

나 [누가 남친이야]

메이퀸즈 유진 [그냥 아저씨네가 진행하면 안 돼요? 울 대표님 완벽주의 성격 있어서 한참 걸린단 말이야]

나 [너한테만 말 안할 뿐이지 차근차근 진행 중이니까 걱정하지 마]

메이퀸즈 유진 [근데 아저씨. 나 진지하게 할 말 있는데..]

나 [뭔데]

메이퀸즈 유진 [나 아저씨랑 잔 이후로 3달째 생리 안 하고 있어요. 다른 남자랑 한 적도 없는데··· 나 너무 무서워ㅜ]

나 [나도 진지하게 말하는데 그런 뻥은 치는 거 아니다. 진짜 혼난다]

메이퀸즈 유진 [안 속네?]

나 [나 바쁘니까 이만]

메이퀸즈 유진 [ㅇㅇ 수고링]

말은 틱틱 거려도, 내가 프라미슈 기 모으기를 부탁한 사람들 중에서 가장 먼저 SNS에 홍보 글이 올라온 건 유진이였다.

녀석을 시작으로 다른 아이들의 ‘들어서 혼내주자’ 운동도 이어졌다.

역시 반응이 가장 빠르고 화끈한 건 인싸대장 은빛이의 SN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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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general : 들어서 혼내주자! #프라미슈12

리플걸 동기인 빵순이12녀들이 새 앨범으로 돌아왔쓰요!

음원과 뮤비는 이미 절찬리에 판매 중이구요, 너튜브는 3시부터 개장이래요!

우리 맛있는 빵순이들 먹으면서 남은 하루도 으쌰으쌰 힘내요?

츄라이, 츄라이!

#Beauty box #Loving #Beauty sunshine #보고 싶은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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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이 굳이 은빛이를 돌격대장으로 지목한 이유가 있었다.

해외 팬의 비율이 높은 리야보다는 국내 인싸들로 이뤄진 씹대장 팔로워 군단의 화력과 반응이 가장 거세게 일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리야의 SNS에도 글이 올라왔는데, 팔로워 수가 넘사벽으로 차이가 나는데도 게시글에 달린 ‘좋아요’ 수는 오히려 은빛이 쪽이 더 많았던 것이다.

은빛이의 ‘좋아요’가 744,200개였고 리야가 563,098개였다.

1시간 만에 둘이 합쳐서 1백 3십만 ‘좋아요’를 받은 건데, 음원차트 1위의 24시간 재생 횟수가 80만 건 정도인 걸 생각하면 프라미슈의 당일 음원 1위가 진짜 허황된 꿈만은 아니었다.

물론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이 전부 들어줬을 때’라는 지극히 단순한 계산법이지만, 굳이 그 전부가 아닐지라도 그들 중에서 단 5% 정도가 반복해서 들어주기만 하면 순위는 비약적으로 오를 것이다. 그리고 순위가 높을수록 일반 대중들의 클릭 횟수도 늘어나기 때문에 스트리밍 횟수는 계속 누적이 되겠지.

잠시 뒤 프라미슈12 음원 차트에는 업키걸을 비롯한 다른 동료들이 올려준 SNS를 보고 왔다는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고 프라미슈12의 공식 커뮤니티에도 스트리밍 인증샷이 대거 올라왔다.

소속사 동료인 브이라벨도 팀 SNS를 통해 응원영상을 공개하며 ‘들어서 혼내주자, 프라미슈12’ 운동에 동참해주었다.

그렇게 10차례의 차트 갱신이 지나고 난 다음날 새벽 1시.

6. (↑4) Loving : 프라미슈12

비록 기대했던 당일 1위는 이루지 못했지만, 12개 스타킹에 정액을 흩뿌리며 울부짖었던 내 노력의 결실이 마침내 송글송글 맺어지기 시작했다.

프라미슈의 팬덤인 빵덕이들도 동서남북 상하좌우로 울부짖었다.

―멜론 6위 실화냐?????

―와 시발 나 진짜 현울 터졌다ㅜㅜㅜ

―이런 날도 오는 구나ㅋㅋㅋ

―살아있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외쳐 갓뮨!!!!!!!!

―빵덕들아 대부님께 절 올리자

―늘보찡 양갈래 보스의 귀환ㅎㄷㄷ

―와 뮤비 비주얼들 ㄹㅇ 존예롭다

―존버는 항상 옳다ㅋㅋㅋㅋ

―[GIG 갤] 프라미슈12의 떡상을 축하드립니다

―@@이제부터 매일 두 번 찾아오는 8시30분을 ‘킹뮨시’로 정합니다@@

―의심해서 죄송합니다. 이제부터 믿겠습니다 뮨멘

―뮨멘

―뮨멘

―뮨렐루야

―Loving MV 조회수도 벌써 100만 돌파!!!

―중요한건 아직 하루도 안 지났다는 거ㅋㅋㅋㅋ

―와 이게 사네

―[업키걸 갤] 화환 전하러 왔습니다

―[메이퀸즈 갤] 부러움과 함께 축하드리러 왔습니다~

―나경이 머리 존예다ㅏㅏㅏ

―공카는 지금 독립기념일 분위기ㅋㅋㅋㅋㅋ

―수고했다 서나야

―수고했다 영아야

―수고했다 루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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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 대부님

―진짜 공중파 1위 가능하겠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자 쇼케이스 단체짤

―미모 다들 미쳤누

―쇼케 인터뷰 들어보니까 뷰션이랑 러빙이랑 헤어스타일 바뀐것도 대부님 작품이라더라u ―아아 대부님 당신은 도덕책

―헉헉,,,, 뮤노 형아 나 죽어,,,,, 

이 쉐끼덜,,,,,ㅎㅎ 그러게~~ 이 형님이 뭐라고 했냐~~~!!!!!!%^%&

이 형님만~~!! 믿고~~~!! 기다리면 된다고 했거늘~~~!!!!!ㅎㅎㅎ

아까 전에는 로그인레코드 방윤수 대표에게도 전화가 왔다.

쇼케이스 때 현장 반응이 좋았고, 프라미들의 섭외 전화가 하루 종일 울렸다며 자랑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이틀 뒤.

1. (↑1) Loving : 프라미슈12

(상태창과) 나의 호언장담대로, 차트 맨 윗줄에 프라미슈12의 이름이 떡! 하니 박히고야 말았다.

업키걸을 통해서 몇 번이나 체험했던 경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마치 새로운 경험인 것 같은 절대 전율을 불러일으켰다.

인지도에 비해 앨범 판매량은 원래부터 좋았던 팀이다. 이제 음원과 SNS 점수까지 받쳐주고 있으니 1위를 못할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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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뒤.

<프라미슈12, 첫 싱글 앨범 ‘Beauty Box’ 초동 판매 3만장 돌파 기염. 올해 걸그룹 판매량 9위······>

‘러빙’의 음원 순위가 7위까지 떨어졌지만 음반 판매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초동에서 3만장이나 팔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앨범 발매 후 일주일간의 판매량을 ‘초동 판매량’이라고 한다.

프라미슈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살랑살랑’이 수록된 스페셜 싱글의 총 판매량이 1만7천 장이었고, 그 이후에 발매된 앨범이 그보다 떨어진 1만5천 장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초동판매 3만장은 업계 전체가 깜짝 놀란 경이로운 수치가 아닐 수 없었다.

여기서 프라미슈의 최대 무기인 팬 사인회가 계속 이어지면 앨범 판매량은 꾸준히 오를 것이다.

물론 소속사 동료인 브이라벨의 데뷔 앨범 초동이 8만장이었던 걸 생각하면 초라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걔네는 VNF와 업키걸을 잇는, 3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초대형 그룹이기 때문에 논외로 쳐야한다.

3만장이라는 초동 판매량만 놓고 봤을 때는 원래 목표였던 케이블 1위는 걱정할 것도 없고, 공중파 음악방송 1위 자격 또한 충분했다.

나는 프라미들의 쇼케이스가 끝난 뒤 수고와 감사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이후, 바쁘다는 핑계로 일부러 프라미들의 단톡방 출입을 자제했다.

우리 쪽도 ‘소녀날다’ 때문에 한창 정신이 없던 지라 실제로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프라미들의 컴백 무대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지도 모르고 있다가 프라미슈 매니저의 전화를 받았다.

“예, 문다정 실장님.”

―저희 내일 첫 무대인 거 아시죠?

“아··· 벌써 그렇게 됐네요. 내일이면 뮤직 스테이션이죠?”

―예. 저희가 1위 후보래요.

“어이쿠우, 축하드립니다. 근데 뮤직스테이션은 당연히 받겠죠. 이제 우리는 공중파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

―예, 그래서 전화 드렸어요. 대세가요에서도 1위 후보 통보 받았거든요.

“우오오와······ 공중파 컴백과 동시에 1위 후보오오오···!”

―진짜 뮨멘이고 뮨렐루야입니다, 큭큭큭.

< #들어서 혼내주자, 프라미슈1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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