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56화.알댕쓰, 옷 벗고 자위해 (259/371)

< 알댕쓰, 옷 벗고 자위해 >

사실 나는 영양제 수액을 맞아본 적이 없어서 효능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저 수액 매니아인 립밤 멤버들의 경험담을 건너들은 바, 감기 몸살에 걸렸을 때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맞은 뒤 몇 시간이면 원래의 몸 상태로 돌아가지만, 그래도 처음 서너 시간 동안은 확실하게 개운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로그인레코드 측에서는 나경이가 수액을 맞고서라도 촬영을 마쳐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어차피 트로피컬 정액 주스가 답이니, 나는 일단 그 말에 따르는 시늉을 했다.

 검색해보니 가장 빨리 문을 여는 개인 병원은 9시.

 “우선 나경이는 병원 문 열 때까지 숙소에서 좀 더 자고, 다른 멤버들은 샵으로 가서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멤버들 샵에 태워다놓고 다시 숙소로 와서 나경이 병원에 데려갈게요.”

 딱히 군더더기 없는 내 교통정리에 제작진이 동의했다.

 나는 미용실에 빵순이들을 픽업해준 뒤, 나경이를 병원에 데려가기 전에 잠깐 제희가 자고 있는 우리 집에 들를 예정이다. 나경이에게 먹일 싱싱한 정액의 착즙을 제희에게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발기조차 어려우니 어쩔 수 없었다.

 그냥 실물 제희의 자고 있는 알몸을 보면서 자위만 해도 된다.

 나는 우리 회사 단톡방에 ‘빵순이들을 미용실에서 케어해줄 로드 매니저 한 명을 보내 달라’고 요청한 뒤, 나경이를 제외한 아이들을 미용실에 데려다주었다.

 11명의 헤어, 메이크업은 적어도 3시간 이상 걸린다.

 제작진과 내 담당 VJ에게는 집에 잠시 볼 일을 보러 다녀온다고 말한 뒤 미용실을 나섰다.

 프라미슈의 숙소와 미용실, 우리 집이 전부 강남권 안에 있어서 다행이었다.

 ―삑삑삑삑, 애너르

 그렇게 다시 돌아온 나의 집.

 안방 문을 슬쩍 열어보니, 제희는 내가 온 것도 모를 만큼 이불 속에 폭 감겨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나는 주방 찬장을 열어 트로피컬 정액 주스를 제조할 용기를 찾았다. 용량이 눈금으로 표시된 쉐이커가 있었다.

 여기에 정액 30ml와 침 10ml을 섞어야 한다.

 규율이 성대결절 약을 만들 때 측정해본 결과, 30ml면 입의 반 정도가 차는 물 한 모금 정도였다.

 쉐이커를 들고 안방으로 건너간 나는 우선 제희에게 내가 왔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옷을 그대로 입은 채 침대 위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여전히 알몸으로 자고 있는 그녀의 유두를 혀로 짤깍짤깍 간질였다.

 제희의 복부가 미세하게 튀어올랐고, 으응, 얕은 콧신음을 흘리며 잠에서 깼다.

 “벌써 끝났어···?”

 “아니, 잠깐 들렀어.”

 “왜···.”

 “너 보고 싶어서.” 라고 대답하던 그때였다.

 ―삑삑삑삑, 뚜르륵

 뭐임? 뭐임? 뭐임!?

 누군가 도어락 번호를 누르고 집에 들어왔다.

 업키걸 애들은 화보 촬영을 위해 쿠알라룸푸르에 가 있어서 올 사람이 없는데?

 어젯밤까지도 단톡방으로 대화를 나눴는데 긴급하게 한국에 들어올 기미도 없었다.

 “힉··· 누구 온 거 아니야?”

 제희가 화들짝 놀라며 이불을 목 끝까지 끌어당기던 그때 현관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렸다.

 “응? 윤호 집에 있는 거 같은데? 신발 있잖아.”

 “에이, 이 사람아. 그러게 애한테 미리 전화를 하고 오자니까. 윤호 말없이 오는 거 싫어하잖아.”

 “아니야, 은빛이가 아침 일찍 나간다고 했어. 방송 촬영 한다고.”

 망했다.

 씽씽걸과 올드보이였다.

 “부모님 오셨다···.”

 “나 어떡해···? 옷 안 입었는데···.”

 “내가 나갈 테니까 너는 그냥 여기 있어. 반찬 가져 오신 거 같은데 방까지는 안 들어오실 거야.”

 그래도 방문을 닫아서 다행이다······ 는 개뿔.

 ―철컥

 내가 침대에서 내려서자마자 노크도 없이 바로 문이 열렸다.

 씽씽걸 특. 아들의 프라이버시 따위는 안중에도 없음.

 제희가 이불 속으로 얼굴을 숨길 틈도 없었고, 씽씽걸은 나와 제희의 얼굴을 직격으로 확인했다.

 “어머, 미안해, 미안해!”

 엄마도 깜짝 놀라서 바로 문을 닫고 나가셨다.

 웬만해서는 당황할 사람도 아니고 본인이 잘못해도 남한테 뒤집어씌우기 선수인데, 저런 반응은 진짜 놀랐다는 뜻이다.

 거실에서 들리는 부모님의 대화.

 “왜?”

 “윤호 웬 아가씨랑 같이 있는데?”

 “에잇, 그러게 왜 다 큰 애 방문을 함부로 열어!”

 “누가 여자랑 있을 줄 알았나! 윤호야 엄마가 미안해!”

 “하여튼 사람이 나이가 먹어도 항상 경솔해!”

 “아 왜 나한테 그래!”

 “그럼 당신한테 그러지 누구한테 그래! 그러게 내가 낮에 오자고 했잖아, 낮에! 에이!”

 “낮에는 내가 모임이 있으니까 그러지. 은빛이 그 기집애는 엄마한테 거짓말을 하고 있어, 그냥···.”

 “왜 또 은빛이 핑계를 대!”

 “아, 그렇게 걱정이 됐으면 당신이 전화를 해보지 그랬어!”

 “내가 한다고 하니까 안 해도 된다며!”

 ······70대 부부의 파이팅 넘치는 싸움이 시작됐다.

 제희는 자기 탓으로 생각했는지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안 그래도 평소 씽씽걸을 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보긴 봤네.

 나는 제희를 방에 남겨두고 거실로 나와 한탄 섞인 투정을 부렸다.

 “아 나 진짜···. 내가 분가를 해서도 이래야 되냐고···. 전화 한 통 하는 게 그렇게 힘들어?”

 “미안해, 미안해. 은빛이가 너 아침 일찍 나간다고 해서 반찬 주러 온 거지. 근데 누구니? 여자 친구야? 엄청 예쁘던데.”

 “아니야, 그런 거···.”

 “여자 친구 아니야? 그럼 누구야? 썸인지 쌈인지 그거야?”

 “아, 엄마 제발···.”

 씽씽걸은 안방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올드보이는 내 얼굴을 볼 면목도 없으시다는 듯 가져오신 반찬을 묵묵히 냉장고에 넣기 시작했다.

 “아빠, 그냥 두세요. 제가 할 게요.”

 “아냐, 아냐. 다 했어.”

 “엄마, 나 어차피 집에서 밥 안 먹어서 반찬 먹지도 않는다니까. 저번에 두고 간 것도 거의 손도 안 댔어.”

 “먹든 안 먹든, 냉장고에 밑반찬은 항상 있어야 든든하지. 쌀 어디 있어.”

 “쌀은 또 왜.”

 안방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대답하는 씽씽걸.

 “아침밥은 먹여서 보내야지.”

 “아니야···. 나 촬영 하다가 잠깐 온 거라서 바로 나가봐야 돼.”

 “그럼 넌 출근해. 엄마가 밥해서 먹일 테니까.”

 “그게 더 부담스럽다고. 그냥 빨리 가주는 게 도와주는 거야.”

 “에이, 그래도 그러는 거 아니야. 아들 집에 온 손님인데 엄마가 아침밥은 먹여서 보내야지.”

 “아, 엄마 제발···.”

 빨리 정액을 채취해서 가야 하는데 이게 웬 날벼락인지.

 조마조마한 마음에 씽씽걸에게 진심으로 짜증을 내려는데, 방문이 열리면서 제희가 옷을 갖춰 입고 나왔다. 그러고는 민망함과 잘 보이고 싶은 욕망이 섞인 순진한 미소를 지으며 두 분께 인사했다.

 “어머님, 아버님 안녕하세요. 윤호 오빠 친구 한제희라고 합니다.”

 이게 웬 굴러들어온 호박이냐, 라는 듯, 씽씽걸과 올드보이의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진다.

 “아아, 그 아가씨구나. ‘얼씨구 우리 며느리’에서 새댁으로 나왔었던?”

 “예, 맞습니다.”

 또 제목 틀렸네.

 내가 ‘얼씨구 우리 딸내미’라고 몇 번을 정정해줬었는데···.

 마치 자신의 욕망을 투영한 것 같은 제목 변경이었다.

 제희가 나를 알기 전에 주조연급으로 출연했었던 일일 드라마였는데, 씽씽걸과 올드보이가 한창 재미있게 보셨다. 제희도 내가 얘기해줘서 그 사실을 알고 있고.

 애청하던 프로그램의 여배우와 아들이 그렇고 그런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된 것도 모자라, 꽤나 부끄러운 상황일 텐데도 불구하고 당사자가 직접 나와 살갑게 인사까지 해주니 씽씽걸과 올드보이는 구름 위를 나는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손주까지 보고 계신 것 같다.

 “잠깐만 기다려요. 내가 아침밥 차려줄게요.”

 씽씽걸이 제희에게 말했다.

 보통의 여자라면 여기서 아니에요, 라며 한 번 거절을 할 것이다.

 하지만 한제희가 누군가.

 유은빛에 버금가는 친화력과 넉살을 가지고 있으며 요망하기로는 요나를 넘어서는 여왕 요물이다.

 “아, 진짜요! 감사합니다. 제가 집 밥 먹은 지 오래돼서 집 밥을 너무 먹고 싶었거든요.”

 “그래, 그래. 밥만 안치면 되니까 쫌만 기다려요.”

 나는 제희가 괜히 무리를 하는 것 같아서 중간에서 끊어주었다.

 “억지로 먹을 필요 없어. 우리 엄마 예의상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도 진심으로 받아들여서 선 넘으니까 불편하면 그냥 솔직하게 말해.”

 “아니야, 왜 그래! 나 진짜 배고파.”

 제희의 말에 씽씽걸은 아주 싱글벙글 난리가 났다.

 그동안 ‘누구 하나 걸리기만 걸려라’라는 기세로 업키걸 아이들까지 며느리 후보에 올려놨던 사람인데, 이제야 영혼의 며느리를 만났다는 투로 제희를 쳐다보고 있다.

 다급한 마음에 언성까지 높아진다.

 “김윤호, 쌀 어디 있어! 쌀!”

 “아 왜 화를 내. 우리 집에 쌀이 어디 있어, 즉석 밥이지.”

 “어디 있어. 꺼내.”

 “거기 밑에 찬장에···.”

 “내가 꺼낼게.”

 내 눈치를 살피며 주춤거리고 계시던 올드보이도 이제야 마음 놓고 행동을 하신다. 찬장에서 직접 즉석 밥을 꺼내시며 내게 물으신다.

 “너도 먹을 거야?”

 “아뇨, 저는 나가봐야 돼요.”

 “왜, 후딱 먹고 가지.”

 “촬영 중에 잠깐 나온 거라서 가봐야 돼요. 세 분이서 드세요.”

 제희는 올드보이가 식탁 위에서 정리 중이던 반찬을 구경하며 엄마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와, 이거 생 깻잎이에요?”

 “응, 어제 만든 거예요.”

 “저 요즘에 이거 진짜 먹고 싶었거든요.”

 그건 그렇고,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제희에게 착즙 당하려던 계획이 물 건너갔다. 빨리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빼도 박도 못하고 자위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정액을 뽑아낼 장소도 다시 정해야 한다.

 차는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서 안 되고, 어덕 숙소나 회사로 가기에는 너무 멀고······ 모텔을 가야 하나······.

 일단 나가자.

 “아빠.”

 “응.”

 “엄마 이상한 소리 못 하게 아빠가 컨트롤 좀 해주세요.”

 “어, 알았어.”

 “제희야, 밥 맛 있게 먹어.”

 “응, 오빠 잘 하고 와.”

 “그리고 엄마가 물어보는 거에 굳이 대답할 필요는 없어.”

 씽씽걸이 입소리를 쓰읍 내면서 때리려는 시늉을 했고, 쉐이커 병을 든 나는 정액 백스탭으로 살짝 피하며 현관으로 도망 나와 집 밖으로 나왔다.

 차에서 잠깐 고민을 해본 결과, 내가 선택한 딸딸이 장소는 역삼역 근처에 있는 모텔이었다. 별 짓을 다한다.

 방을 잡고 들어와서 소파에 앉아 잠시 마인드컨트롤을 해본다.

 하지만 역시나, 혼자서 뭔가를 하려니 정신에 이상이라도 생긴 것처럼 성적인 쪽으로는 전혀 몰입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뭐라도 해야 했던 나는 해외 야동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검색어를 입력하며 썸네일을 살펴봤다.

 armpit······ footjob······ stocking······ pubic hair······ feet······.

 아니야, 아니야!

 전혀 와 닿지가 않아!

 기분만 잡쳤다.

 그러던 그 순간, 카톡 메시지 창에 뜬 이름을 보자마자 음경이 한 차례 껄떡 거리며 발기의 느낌이 왔다.

 알댕쓰 [뮨뮨은 프라미들과 함께하는 좋은 아침 보내고 있는 것이야?]

 바로 답장을 보냈다.

 나 [일어났어?]

 알댕쓰 [일어남 당했어. 잠잠하던 홍홍 언니 코골이가 다시 시작돼서 새벽 내내 시달리다가 결국 옆방으로 도망친 거예요]

 나 [ㅋㅋㅋㅋㅋ]

 온다. 리야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기가 막히게 발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나 [가슴 보여줘]

 알댕쓰 [ㅇㅅㅇ???]

 나 [가슴 보고 싶어]

 알댕쓰 [갑자기?????]

 나 [빨리. 사진이든 영상이든]

 알댕쓰 [너 누구야. 혹시 망란쓰냐?]

 나 [망란이가 왜 나와. 나 맞아]

 알댕쓰 [뮨뮨 지금 촬영하고 있는 거 아니야?]

 나는 그냥 영상 통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고서 얼굴을 보여주지 않던 녀석은 내 얼굴이 화면에 보이고 나서야 얼굴을 공개했다.

 ―진짜 뮨댕쓰네? 거기 어디야?

 “리야야, 나 지금부터 딸딸이 칠거야. 그러니까 나를 위해서 포즈 좀 취해줘.”

 ―오 마이 갓. 뮨댕쓰 아침부터 제대로 발정났구나···.

 “알댕쓰, 옷 벗고 자위해. 당장.

 ―멍멍! 아, 잠깐만. 알리야 셀카봉 좀···.

 “굿 아이디어.”

 잠시 뒤 가운을 벗고 알몸이 된 리야가 침대에 눕는다.

 나도 바지를 벗고 침대에 누웠다. 발기는 완벽했다.

 “꼭지 보여주면서 너도 자위해.”

 ―멍멍!

 리야는 딱딱해진 유두를 확대해서 손가락으로 튕기고 꼬집고 비틀었다.

 5G 시대가 열린 것이 이제야 실감이 됐다.

 나는 리야의 몸을 탐욕스럽게 훑으면서 진득하게 음경을 흔들어댔고, 리야는 끠잉끠읭 신음을 흘리며 셀카봉의 긴 리치를 활용해 자신의 가슴과 음부를 번갈아가며 비춰주었다.

 다리를 벌려 양 쪽 발바닥과 보지 구멍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발가락을 꼼지락 꼼지락 움직이는 장면이 오늘의 하이라이트였다.

 BJ 벗방을 실시간으로 보는 기분이다.

 “잘하고 있어, 알댕이.”

 그때였다.

 충성심 넘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리야의 시선이 핸드폰 너머로 향하면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리야··· 너 뭐해···?

 은빛이의 목소리였다.

 ―히익! 알리야의 은밀한 사생활을 씹대장한테 들킨 거예요!

< 알댕쓰, 옷 벗고 자위해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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