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3화.GIG 혜진(3)-스타킹 커피 (246/371)

< GIG 혜진(3)-스타킹 커피 >

싫지는 않을 거 같다?

 에두른 표현이긴 했지만, 그것은 여자가 남자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승낙표시나 다름없었다.

 이게 머리 위에 유니콘이 앉아 있어도 모자랄 병약한 이미지의 쪼꼬미 주제에 어른의 섹스어필을 해?

 성교육을 열심히 들어?

 그동안 피임을 철저히 해왔어?

 “너 내 나이가 몇인지는 아냐?”

 “서른 둘··· 셋?”

 “이제는 삼십 몇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두 살 빠진 마흔 살이다. 서른여덟.”

 “와, 저 고3때 결혼하신 담임 쌤이 서른둘이었는데. 저희 반 애들이 축가 했었어요.”

 “니 고3이면 5년 전이니까, 내가 그 쌤보다 한 살 많은 거지.”

 “근데 대표님은 그렇게는 안 보이세요.”

 “그래서 나랑 기어코 섹스를 하시겠다?”

 녀석은 민망한지 “푸하히히히힠!”하고 웃었다.

 그때 차 옆으로 다가온 중년남이 내가 앉은 쪽 창문을 두드린다.

 ―떡떡떡

 “사장님, 대리 부르셨나요?”

 “아, 예! 타시면 됩니다.”

 기사님이 차를 돌아오는 중에 나는 다시 한 번 혜진에게 물었다.

 “진짜 집에 안 갈 거지?”

 “예.”

 “숙소도 안 가고?”

 “예.”

 “나랑 섹스도 할 거고?”

 “대, 대, 대표님이 워, 원하신다면···.”

 “마지못해 해준다는 식으로 말하지 말고, 니 생각을 말해. 하고 싶어, 안 하고 싶어.”

 “···와, 진짜 거침없으시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하는 남자는 처음이에요···.”

 “말 돌리지 말고. 나랑 섹스 하고 싶어, 안 하고 싶어.”

 “예, 예, 하고 시···.”

 ―딸깜!

 대답과 동시에 기사님이 문을 열었고, 녀석은 황급히 말을 끊으며 자는 척을 했다.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어디로 모시면 될까요?”

 “일단 올림픽공원 쪽으로 가주세요. 자세한 주소는 내비로 찍어드릴게요.”

 “예, 알겠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돌이킬 수 없다.

 나는 내비에 어글리 더클링 숙소 주소를 찍었다.

 거리상으로는 내 집이 더 가까웠지만, 지난번 서원이가 먼저 침투해있었던 일도 그렇고 왠지 안전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업키걸은 홍콩에 있지만 일본에서도 충동적으로 날아오는 놈들이기 때문에 트라우마 같은 불안감이 있다.

 혜진이 입장에서도 하룻밤 자고 가기에는 애들 숙소가 편할 테고.

 자는 척을 하던 녀석은 차가 출발한 지 2분 만에 고개를 옆으로 90도 꺾은 채 진짜 잠이 들어버렸다.

 나는 잠시 안전벨트를 풀고 상체를 뒤로 넘겨서 녀석의 벨트를 채워주었다.

 잠든 얼굴을 슬쩍 봤는데, 왼쪽 눈 밑의 점이 유독 눈에 띈다.

 보통 걸그룹이 데뷔를 할 때는 얼굴의 점은 거의 다 제거하는데, 흔히 ‘미인점’이라 불리는 코끝점이나 눈물점은 그냥 놔두는 편이다.

 자는 모습만 놓고 보면 ‘하이틴러브’의 태미와 완전 판박이다. 그러고 보니 데뷔 초에는 태미 닮은꼴로 꽤 언플을 했었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젖백슴.

 나는 숙소로 향하는 동안 혜진의 최근 뉴스를 검색해봤다.

 [음대 출근 현장] GIG, 오늘도 미모 열일하는 햫들이들!

 [포토] GIG 혜진, ‘오늘도 과즙미 뿜뿜~’ 햫해햫해!

 [사진] GIG 혜진, ‘큐트+청순=혜디니!’

 [우기's HD포토] GIG 존귀탱 혜진, 각도를 무시하는 ‘쪼꼬미’

 [★SNS 오늘] GIG 혜진, “응긱잇들이 좋아하는 실버그레이로 염색했어요><”

 팬들이 GIG를 부르는 애칭은 GIG을 키보드 한글로 변환한 ‘햫’.

 팬클럽 이름은 응, GIG, It을 합친 ‘응긱잇’. 발음기호는 응기깃.

 GIG 관련 기사는 2주 전 평화콘서트 기사가 마지막이었고, 혜진이 개인의 근황은 4일전 팀 SNS에서 퍼온 기사가 마지막이었다.

 그 중에는 ‘N년 전 오늘, 연예계에는 어떤 이슈가 있었을까?’라는 기획 기사도 있었다. 기사에서 소개된 3년 전 오늘 가장 핫했던 예능 프로그램은 MBC ‘내 손안의 채널, 팜TV’였다.

 인터넷 1인 방송 포맷을 공중파에 접목시키며 현재까지도 시즌제로 제작 중인 예능인데, 혜진이는 이 프로그램에서 개그맨 정형철 채널의 1일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공중파 예능 신고식을 치렀다.

 걸그룹 덕후로 유명한 담당 PD가 케이블 방송에 나왔던 녀석의 리얼리티 예능감을 좋게 보고 모험 삼아 한 번 출연시킨 것이 대박이 난 것이다.

 그 전까지는 노래 파트도 적었고 아이돌 커뮤니티에서 하이틴러브 태미 닮은꼴로만 가끔 언급되던 녀석의 본격적인 소녀가장 행보가 시작된 시점이다.

 나도 그 방송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업키걸 아이들의 데뷔를 준비하면서 연예계와 아이돌 세계에 대한 공부를 한참 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혜진의 방송 콘텐츠가 바로 ‘걸그룹’이었기 때문이다.

 3년차 걸그룹 멤버로서, 아이돌을 꿈꾸고 있는 지망생들을 위한 팁과 현실적인 조언 등을 해주었다.

 아, 그러고 보니 스타킹 커피 사건이 그때였구나.

 나는 포털 검색 창에 ‘혜진 스타킹 커피’를 타이핑했다.

 관련 기사가 주르륵 뜬다.

 <오늘의 ‘팜TV’ 최고의 1분, 스타킹으로 원두커피 거른 GIG ‘혜진’>

 <팜TV 혜진, 스타킹 커피로 실시간 댓글창 초토화···>

 <팜TV 혜진, 김규성 최고의 케미 선보이며 최종 2위>

 <포스트 : 예능 프로에서 스타킹으로 빵 뜬 걸그룹 멤버>

 ‘아이돌 재테크’가 주제였고, 혜진은 은퇴 이후 팔당댐 근처에 커피숍을 내는 게 꿈이라며 전문 바리스타를 초대해 커피에 대해 공부를 했다.

 당시 프리 선언을 한 ‘국경 없는 아나운서’ 김규성도 게스트로 출연을 했는데, 그가 바리스타에게 스타킹으로도 커피를 내릴 수 있냐고 장난 식으로 말한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그 말을 들은 혜진이 자신이 신고 있던 반 스타킹 한 짝을 벗어서 진짜 커피 거름망으로 쓰는 희대의 도라이 짓을 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김성규는 당시 한창 유행하기 시작했던 ‘업계 포상’이라는 드립을 쓰며 혜진의 스타킹 커피를 마셔버렸다. 커피찌꺼기가 담긴 스타킹도 자기가 가져가겠다면서 말이다.

 기사 댓글에는 담당PD와 김성규가 발 또는 스타킹 페티시일 것 같다는 댓글이 달려있었다.

 그 정도였나?

 지금이야 스타킹 없이는 못 사는 몸이 되어버린 나지만, 당시의 나는 스타킹은 그저 여자의 나일론 양말일 뿐, 이라는 생각으로 살았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지나쳤던 것 같다.

 나는 핸드폰 볼륨을 음소거 한 뒤 문제의 영상을 재생해봤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확실히 PD의 스타킹 페티시 의혹이 나올 만 했다.

 공중파에서 다루기에는 다소 선정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카메라 앵글과 포커스의 편집이 집요하게 혜진의 발과 스타킹과 발에 맞춰져 있는 것이다.

 바리스타를 향해 노곤한 표정으로 말하는 혜진의 개드립이 자막으로 나온다.

 <와, 살색 스타킹이 순식간에 커피 스타킹이 되어버렸네요. 이래서 커스, 커스 하는 건가 봐요. 그쵸, 선생님?>

 촬영 세트는 방이었는데, 혜진이는 이후에도 계속 한 쪽 발은 스타킹, 한 쪽은 맨발로 촬영을 이어나갔다.

 당시 댓글을 통해 또 한 가지 알아낸 것은, GIG 팬들 사이에서는 ‘가장 섹시하지 않은 멤버 1위’로 꼽히고 있던 혜진이 이 영상 한 방으로 ‘혜진이도 섹시하다’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무신경하고 순진한 태도가 오히려 역설적 백치 섹시미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 그리고 이때 혜진이의 헤어스타일은 은색 단발이었는데, 은발이 너무 잘 어울려서 이때부터 녀석의 트레이드 컬러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오늘도 은발, 살스, 성공적···.

***

 어덕 숙소 앞에 도착한 차.

 “고생하셨습니다. 여기···.”

 “예, 감사합니다. 어, 만원 더 주셨네요. 2만원에 콜 하신 거 아니에요?”

 “새벽 운전하시면 피곤하실 텐데 커피 한 잔 드시면서 하세요. 안전운전 해주신 감사의 뜻입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예, 조심히 들어가세요.”

 주차를 마친 대리기사님이 떠난 뒤, 나는 뒷좌석 문을 열고 귀신같은 머리 꼬라지를 한 채 널브러져 있는 혜진이를 깨웠다.

 “혜진아, 일어나. 다 왔다.”

 어깨를 서너 번 치면서 흔들었는데 반응이 없다.

 나는 안전벨트를 풀어준 뒤 장난으로 말하면서 다시 한 번 흔들었다

 “혜진아, 행사 안 갈 거야? 너 빼고 간다?”

 “아, 아아··· 일어났어요···.”

 이것이 죽은 가수도 일으킨다는 행사의 힘.

 녀석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 고개만 간신히 가누었다.

 “눈도 떠야지.”

 “예···.”

 “나 누군지는 알아?”

 “알아요. 뮤노 실땅님이요.”

 “그래, 눈 뜨고 일어나.”

 “넹···.”

 고개를 푸득푸득 흔들고 스스로 뺨도 착착 때리면서 겨우겨우 눈을 떴다.

 “근데 여기 어디에요?”

 “우리 연습생 숙소.”

 “아··· 정신 차려야겠다. 모범적인 선배님의 모습을 보여줘야지, 취한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죠, 그럼, 그럼.”

 나는 애써 상체를 꼿꼿이 세우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녀석의 모습이 귀여워서 숙소가 비어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차 밖으로 나오기 위해 오른쪽 발을 밖으로 빼는 녀석의 발은 스타킹 발.

 자면서 신발을 벗은 모양이다.

 “야, 야, 신발 신어야지, 신발.”

 “아, 신발··· 어디 있지···?”

 “거 밑에 있네.”

 “오~ 여기 있다. 감사합니다.”

 신발을 잡아서 땅에 내려놓는 동작도 비틀비틀 거리더니, 하얀 단화 속에 좀처럼 발을 집어넣지 못하고 꼼지락꼼지락 헤맨다.

 그러다가 끝내 제대로 신지도 못했다. 발을 끈과 혀 사이에 억지로 욱여넣고는 대충 일어나려고 한다.

 양 쪽 다 그렇게 구겨 신은 모습이 위험해 보이는 건 둘째 치고, 맞지 않는 퍼즐을 억지로 욱여넣은 것처럼 여간 신경 쓰이고 답답한 게 아니다.

 나는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선배로서 굉장히 모범적인 모습이다, 그치?”

 “아하하핳, 이게 왜 이렇게 안 신겨지지··· 제가 원래 이렇게 칠칠맞은 애가 아닌데 취해서 그런가 봐요.”

 “앉아봐, 내가 신겨 줄게. 계단 올라가야 돼서 신발 구겨 신으면 위험해.”

 “오~ 남자가 신발 신겨주는 거 로망이었긴 한데······ 근데 저 냄새날 수도 있는데···.”

 “아잇, 그만 떠들고 앉으라고.”

 “넹··· ”

 제희가 그랬지.

 여자가 남자한테 발을 보여준다는 건 모든 것을 다 준다는 뜻이라고.

 나는 녀석의 한 쪽 뒤꿈치를 감싸 쥔 뒤, 아까 영상에서 봤던 발끝에 신발을 밀어 넣었다. 스타킹 데니아는 투명에 가까웠고, 뒤꿈치와 발가락 앞부분에 덧댐이 있는 일반적인 타입이었다.

 녀석이 “크흐흐흥.” 웃으면서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는 바람에 삑사리가 난다.

 “에잇, 가만히 좀 있어봐.”

 “아으, 간지러워요.”

 “에헤이, 거참.”

 “냄새 안 나요···?”

 “안 나. 그리고 걸그룹한테 발 냄새가 웬 말이야.”

 “걸그룹도 땀 냄새도 나고 발 냄새도 나는데···. 업키걸은 안 나나 봐요.”

 “응, 안 나. 내가 한여름에도 맨날 발 마사지 해줬는데 한 명도 나는 사람 없었어.”

 “오~ 좋겠다. 저희는 여름에 행사 끝나고 차에 타면 땀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물티슈로 샤워하거든요.”

 “산통 깨는 소리 좀 하지 마라.”

 “방송에서도 얘기 했던 건데···.”

 “앞으로는 하지 마. 방송 환경이 아무리 달라졌다고 해도, 걸그룹은 예쁘고 신비로워야 돼. 업나니들 매니저였던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업키걸은 호감 형이라서 괜찮아요.”

 “너도 호감 형이야.”

 “아··· 감사합니다···.”

 한 쪽 신발을 신기고 반대편 발목을 잡았다.

 나도, 녀석도, 분위기가 뭔가 야릇해지고 있다.

 살스에 감싸인 발등에 사정하고 싶다.

 “걸그룹 담당 실장님들이 보통 여자잖아요.”

 “그렇지.”

 “그래서 저희는 업키걸 보면서 쫌 부러웠어요.”

 “야, 남자 매니저들이 더 무서워.”

 “업키걸은 지금 담당 실장님도 되게 착하시잖아요. 아직도 멤버들한테 존댓말 하시고.”

 “그건 장우가 착해서 그런 거고. 됐다. 일어나 봐.”

 “감사합니다. 잘 신겨졌어요.”

 녀석은 숙소에 다른 연습생들이 자고 있는 줄 알고 숨죽이며 뒤따라왔다. 그러다가 내가 문을 열면서 비어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나서야, 호기심 많은 강아지처럼 뽈뽈 돌아다니면서 숙소 내부를 두리번거렸다.

 “방 구경해도 돼요?”

 “어, 해.”

 혜진이는 2층 침대로 둘러진 침실을 열어보며 다소 실망한 투로 중얼거렸다.

 “아··· 이 구조는 어디가나 똑같구나···.”

 “너네는 숙소 아파트지?”

 “예, 방이 3개이긴 한데요, 멤버가 7명이라서 방 구조는 여기랑 비슷해요. 근데 청소 엄청 열심히 하고 사나 봐요. 집에서 되게 상큼하고 달콤한 냄새 나는데요?”

 내 정액 냄새다.

 매일 드나들 때는 후각이 면역이 돼서 잘 몰랐는데, 오랜만에 와보니 숙소 곳곳에 배어있는 내 새끼들의 냄새가 확 맡아졌다.

 방향제 기능까지 있는 거냐.

 페로몬!

 페로몬!

 “아, 여기가 란이 침대구나.”

 침대 베개 맡에 놓인 인형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란이의 소녀 팬이 녀석의 이름을 새겨서 만들어준 미어캣 인형이었다.

 나는 방 밖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물었다.

 “란이랑 친해?”

 “연락할 정도로 친한 건 아닌데요, 아이컨택이랑 활동 시기가 겹친 적이 꽤 있어서 음방 대기실에서 몇 번 봤어요. 만나면 그냥 인사하고, 얘기하고···.”

 “술 좀 깼냐?”

 “넹, 자고 났더니 좀 괜찮아졌어요.”

 집에 들어오고 난 이후부터 내 모든 신경세포의 프로세스와 매커니즘의 포커스는 교미 쪽으로 맞춰지고 있었다.

 스타킹과 발로 인해서 성욕 게이지가 차오른 시각은 진작부터 안달이 났다.

 혜진이가 입은 꽃무늬 프릴 원피스의 하늘하늘한 실루엣을 훑으며 하체 쪽에 피를 집중 시킨다.

 “맞다, 나 너 스타킹 커피 짤 보면서 왔는데.”

 “와, 대박. 진짜요? 흐핡핡핡핡!”

 유쾌하게 웃음을 터뜨린 녀석의 자랑 질이 시작됐다.

 “저 그거 방송 나간 이후로요, 스타킹이랑 커피 선물 엄청 받아서 평생 안 사도 될 거 같아요. 저희 멤버들도 그때 이후로 한 번도 스타킹 사서 신은 적 없어요. 커피 드립기랑 바리스타에 도움 될 만한 것도 종류별로 들어왔고요.”

 어떤 팬은 자기 건물 1층에 무 월세로 가게를 내준다고도 했단다.

 역시 덕 중의 덕은 걸덕이다.

 “광고는 안 들어왔어? 그게 제일 중요한데.”

 “아, 바이럴로 캔 커피랑 스타킹 광고 한 개씩 찍었어요.”

 스타킹에 감싸인 한 쪽 종아리를 쓰다듬으면서 스스로가 기특하다는 듯 중얼거린다.

 “살다살다, 스타킹 벗은 게 신의 한 수가 될 줄이야···.”

 그렇지. 스타킹이란 게 참 신비로운 소품이지.

 나는 침대 콜로세움으로 둘러싸인 좁은 방으로 들어가서 지유의 1층 침대에 앉았다.

< GIG 혜진(3)-스타킹 커피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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