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26화.규율이 이모 이정아(4)-야생의 빌드업 (229/371)

< 규율이 이모 이정아(4)-야생의 빌드업 >

이정아와 섹스를 한다···? 

 지금까지의 그 어떤 상대보다 강한 배덕감이 차올랐다. 

 내가 그동안 아무리 섹창처럼 음경을 굴렸다고는 해도 피를 나눠 가진 혈육을 상대로 한 적은 없지 않았던가. 게다가 그 상대가 누구보다 도덕적이고 윤리적이던 두 사람이라는 것 또한 이상성욕을 자극하는 포인트였다. 

 이모와 조카는 야동에서도 거의 못 봤던 조합 같은데. 

 쌍둥이 덮밥과 마찬가지로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살면서 한 번쯤은 도전해봐야 하는 대업 같은 거 아닐까? 

 모녀는 너무 나간 것 같고, 이모와 조카 정도면 윤리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커트라인 같은 거지. 

 물론 이정아가 아직 허락을 한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상 섹스는 분명 할 것이다. 

 내가 하기 싫어도 억지로 했던 마당에, 하겠노라고 마음을 굳게 먹은 이상 못할 리가 없지 않겠는가. 

 “대리를 부르기는 불러야겠네요.” 

 “대리기사님 부르기에 아까운 거리이긴 한데···.” 

 이정아의 집은 우리가 있던 라운지 바 건물에서 300m 정도 떨어진, 양화대교 남단 쪽 도로 마지막 블록에 있는 다세대 빌라였다. 

 그래도 차를 놔두고 갈 수가 없는지라,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대리기사를 불러서 1분 거리에 있는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주변에 빌딩이 많고 골목도 넓은 편이었지만, 주변 건물의 대부분이 회사 사무실로 사용되는 곳이라서 주말에는 골목에 사람이 거의 없고 평일에도 저녁 7시만 되면 한산해진다고 한다. 

 보조석에 앉은 나는 골목골목 지나는 창밖의 풍경을 보며 말했다. 

 “여자 혼자 밤에 다니기에는 무서울 거 같긴 하네요.” 

 “예, 이쪽으로 들어오면 사람 발길이 뚝 끊겨요. 예전에 규율이 혼자 밤에 편의점 갔다가 술 취한 남자가 집 앞까지 쫓아와서 경찰에 신고한 적도 있었어요.” 

 “어이고, 어떻게 됐어요?” 

 “규율이가 저한테 영상통화 하니까 바로 도망갔대요. 근데 경찰이 와도 딱히 뭘 해주지는 않더라고요. 그냥 주변 한 바퀴 순찰하고 가던데요?” 

 “걔들은 문제가 터지기 전까지는 심각하게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억울하면 죽으라는 건지 뭔지···.” 

 “제 말이요! 저도 어이가 없어서 꼭 사람이 다치고 성폭행을 당해야 수사를 하냐고 따졌거든요? 그랬더니 자기들도 규정상 어쩔 수가 없대요. 그 이후로는 밤에 뭐 살 거 있으면 꼭 둘이 같이 나갔어요.” 

 그랬던 규율이가 숙소로 독립을 했으니 혼자서 얼마나 쓸쓸하고 무서울까···. 

 소속 아티스트의 가족을 챙기는 것도 대표의 업무. 

 위로의 애무, 격려의 전희, 공감의 삽입으로 내 의무를 다해야겠다. 

 빌라 1층 주차장에 파킹을 해준 대리기사님이 떠난 뒤, 건물 출입구의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려던 그녀가 내게 묻는다. 

 “아, 집에 인스턴트커피 밖에 없는데 괜찮으세요? 아메리카노, 라떼, 믹스 종류별로 있기는 해요.” 

 “예, 상관없어요.” 

 빌라로 들어온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서 내렸다. 

 “집이 좀 지저분해도 이해해주세요.” 

 “예, 그럼요.” 

 지저분하기는커녕 현관 바닥에서부터 깨끗함이 전해졌다. 

 규율이만큼 유난 떠는 성격이 아니었다 뿐이지 기본적인 생활습관 자체가 부지런하고 깔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4평쯤으로 보이는 투룸이었고, 중문 너머로 보이는 거실 또한 부동산 어플에 올라온 소개 사진처럼 말끔하게 정돈이 돼 있었다. 

 무엇보다 집 자체 인테리어가 고급스럽고 모던했다. 

 “집 좋은데요? 지은 지 얼마 안 됐나 봐요?” 

 “5년 정도 됐을 거예요. 저희는 이사 온 지 3년 됐고요.” 

 “거의 신축이네요.” 

 나는 현관에서 구두를 벗는 이정아의 발에 무심코 시선이 꽂혔다. 

 일자 핏의 검정 슬랙스 아래로 살색 스타킹을 신은 발이 드러났다. 

 스완발. 스타킹의 완성은 역시 발이었다. 

 발이 보이지 않는 스타킹은 젖꼭지 없는 가슴과도 같다는 생각이다. 

 외가 쪽 유전자의 특성인지 이정아 역시 규율이처럼 발목이 얇고 발도 예뻤다. 

 먼저 들어간 그녀는 하얀 가죽 시트로 된 거실 소파로 나를 안내했다. 

 “커피 어떤 걸로 드릴까요?” 

 “아메리카노 주세요.” 

 “따뜻하게요?” 

 “아이스도 되나요?” 

 “그럼요. 얼음 얼려놓은 거 있어요.” 

 “그럼 아이스로 해주세요.” 

 “예.”  커피가 문제가 아니다. 

 그녀가 주방에서 커피를 타는 것을 보며 가만히 앉아있는데, 이거 빌드업을 어떻게 짜야할지 문득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여태까지와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그동안은 여자 쪽에서 호감을 드러내거나 먼저 유혹을 했던 상황이 많아서 나 역시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잡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일반적인 남녀 사이처럼 치열한 눈치싸움을 통해 성기의 각도를 좁힐 수밖에 없었다. 

 내 페로몬 뿜뿜에 영향을 받은 이정아의 몸에서 분홍색 아우라가 나타나기는 했어도, 지금까지 그녀가 내게 섹스를 허락한다는 실제적인 사인이나 신호를 보낸 적이 없기 때문에 자신감 넘치게 ‘저랑 섹스 하실래요?’ 라고 물어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무드를 잡으며 스킨십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동안 섹스의 신이 숟가락으로 떠먹여주는 파트너들만 만났다가 오랜만에 스테로이드 싹 뺀 내추럴을 만나니 제법 긴장이 되는 걸. 

 공략 팁에 따라서 집까지 들어오는 건 성공했지만 이제부터 침대까지 가는 건 온전히 내 개인역량에 달렸다는 뜻. 

 그나마 지금과 비슷한 상황으로는 엄승미 작가가 있었는데, 그녀는 마인드 자체가 꽤나 오픈돼 있는 신여성 타입이었다. 성감대가 눈알이라는 적절한 이상성욕도 가지고 있었고, 그녀 쪽에서 나의 음경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는 페로몬 시그널을 팍팍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정아는 지극히 일반적인 도덕성과 사회통념을 가진 여자. 

 오늘은 조금 풀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간 보여줬던 고지식하고 딱 부러지는 면이 뇌리에 남아있어서 아직은 조심스럽다. 

 특히 발리에서 미오를 거부했던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연하 페티시가 성 판타지인 사람이 미오에게 키스를 당하고 유두까지 잡혔음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거부를 하지 않았던가. 

 나도 그 꼴을 당하지 않으려면 좀 더 페이스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잠시 뒤 이정아가 머그컵을 들고 내 쪽으로 왔다. 

 “드세요.” 

 “예, 감사합니다. 이모님은 안 드세요?” 

 “지금 마시면 잠 안 올 것 같아서요.” 

 “보통 몇 시에 주무세요?” 

 “12시 전에는 잤었는데 요즘은 거의 3시는 돼야 자는 것 같아요. 그나마 방학이라서 다행이지, 개학하고 나서도 이러면 수면제 먹어야 될 것 같아요.” 

 나는 속으로 대답했다. 

 약보다 더 좋은 수면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심신안정의 애무, 평온의 삽입, 숙면 기원의 질내사정 테라피. 

 기호 74번 김윤호. 

 김윤호와 즐기는 김윤호. 

 내게 커피를 건넨 뒤 어색하게 서 있는 이정아의 눈빛은 취기로 완전히 물들어 있었다. 

 그 표정을 보니 조금 자신감이 붙는다. 그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자 하는 승부욕도 생겼다. 취기야 말로 법으로 인정되는 최고의 최음제 아니겠는가. 

 그래, 내가 지금까지 사정한 정액만 모아도 아이스 버킷 챌린지 세 턴을 돌 수 있는데 쭈그리가 웬 말이냐. 평소 페이스대로 자신감 있게 대시하자. 

 3인용 소파의 가운데 앉아있던 나는 끝부분으로 엉덩이를 옮기며 그녀가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앉으세요.” 

 “아뇨, 전 괜찮아요.” 

 나는 고개를 젓는 그녀에게 장난스럽게 말했다. 

 “제가 안 괜찮아서요. 앞에 계속 서 계시니까 왠지 커피 원샷하고 빨리 나가야 될 거 같아요.” 

 “아아.” 

 그녀는 그제야 내 왼편에 앉았다. 

 그런데 할 얘기는 이미 바에서 대부분 했던지라 마땅히 이야기할 거리가 없었다. 

 이정아 역시 마찬가지. 나보다는 그녀가 더 긴장을 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대화가 끊어지면 더 어색해진다. 

 나는 맞은편에 보이는 방문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기가 규율이 방이에요?” 

 “저긴 제 방이요.” 

 “아, 그럼 저기가 규율이 방이구나.” 

 “아뇨, 저긴 화장실이고 규율이 방은 여기 뒤쪽이요.” 

 “아아.” 

 “규율이 방 구경 하실래요?” 

 “아, 그래도 될까요?” 

 우리는 규율이의 방으로 함께 들어갔다. 

 정규율스럽게 실용적으로 정돈된 방이었다. 책상 책꽂이에는 이정아와 여기저기 놀러 다니면서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이 붙어 있다. 

 침대 하부에는 이불과 베개가 개어져 있었는데, 규율이가 갑자기 온다고 해도 바로 잘 수 있게 준비를 해놓았다고 한다. 

 그녀는 규율이의 향수를 느끼고 싶었는지 침대에 걸터앉아서 베개를 쓰다듬었다. 그러고는 아련한 눈빛으로 고개를 돌려서 침대와 방안을 스윽 훑어보았다. 

 훌쩍, 하고 코를 들이키는 그녀의 눈망울은 눈물로 조금씩 차오르기 시작했다. 

 좋다. 확실히 거실보다는 방에 들어오니 분위기가 잡히는 것 같다. 

 “으휴, 매정한 기집애···.” 

 혼잣말로 규율이를 타박한 그녀의 눈에서는 결국 눈물이 호로록 떨어졌다. 

 <‘타이밍의 성좌’가 지금이다! 라며 무릎을 탁 칩니다.>  스, 승부의 순간이 왔다! 

 잔잔하던 공기에 생긴 감정의 균열. 

 나는 그 찰나의 틈새를 놓치지 않고 무드를 흘려 넣었다. 

 그녀 옆에 앉아 어깨와 머리를 감싸면서 내 품으로 끌어당긴다. 

 이정아는 흐름을 거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게 안겼다. 

 나는 그녀의 견갑골 인근을 쓰다듬었다. 브래지어 끈이 만져지는 것만으로도 성취감이 드는 걸 보면 내가 마음을 많이 졸이긴 졸였나보다. 

 뽀송뽀송하던 블라우스에서 열기가 올라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벤치에 앉는 것처럼 나란히 앉은 상태에서, 나는 내 어깨에 기대고 있던 그녀의 얼굴을 내 쪽으로 살짝 돌렸다. 

 얇은 발목과 예쁜 발처럼, 윤기 있고 하얀 피부 역시 이쪽 집안 유전자의 특징인 것 같다. 

 눈물로 축축해진 눈꺼풀은 감겨 있었고, 취기로 노곤해진 표정은 내 키스를 받을 준비가 되었음을 알려주었다. 

 ―쯔릅 

 후우우. 그 어느 때보다 보람이 느껴지는 입맞춤이었다. 

 자신감에 탄력이 붙는 건 좋지만 경거망동은 금물이다. 

 이미 취사는 완료됐지만, 나는 밥에 뜸을 들이듯이 등허리 정도만 쓰다듬으면서 소프트하게 키스를 시작했다. 혀를 1cm 정도만 내밀어서 입술 틈에 슬쩍 얹었고, 그녀 역시 그 정도의 느낌으로 혀를 움직였다. 

 혀끝이 가볍게 마주치면서 서로의 입에서 달달한 입김이 새어나왔다. 

 따뜻하던 등에서 마침내 식은땀의 습기가 올라왔을 때, 나는 그녀의 등을 침대에 눕히면서 사이드 포지션을 잡았다. 

 그러자 그녀가 내 어깨와 입술을 살짝 밀어내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잠깐만요, 대표님··· 제 방으로 가요···.” 

 규율이 침대에서는 차마 못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방을 옮기기에는 지금의 흐름이 너무 좋았던 나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다시 입을 맞췄다. 

 이번에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혀를 넣었다. 

 그녀의 입술은 배덕감에 머뭇거리며 잠깐 경직됐었지만 이내 본능을 이겨내지 못하고 부드럽게 내 혀의 진입을 허용했다. 

 나는 소심하게 웅크리고 있는 그녀의 혀를 좌우로 꼬아대면서 핥았다. 

 치아와 점막과 타액이 빚어내는 짤깍짤깍 기분 좋은 백색소음. 

 입술은 다시 오픈하긴 했지만, 그녀의 몸은 조카의 침대 위에서 어른의 짓을 한다는 배덕감에 잔뜩 긴장이 돼 있었다. 

 나는 딱히 규율이에 대한 죄책감은 들지 않았다. 그저 이정아의 몸이 조금씩 내게 반응을 보이면서 감화되고 있다는 것이 짜릿했을 뿐이다. 

 나는 가슴 터치를 생략하고 바로 바지 위의 둔덕을 어루만졌다. 

 실키한 슬랙스 천의 감촉 밑으로 도톰하게 느껴지는 치골. 

 이정아는 흠칫 놀라서 내 손등을 소심하게 붙잡았다. 허벅지에도 힘이 들어갔다. 

 “으응···.” 

 이런 생동감 넘치는 야생의 반작용이 얼마만인지. 

 날 것 그대로의 섹추에이션에 내 사냥본능은 오히려 더 날카롭고 기민하게 깨어나고 있었다. 

 키스를 하는 중이니 미약 스킬을 쓰면 좀 더 수월한 관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미약은 물론이고 갓 핸드조차 쓰지 않았다. 

 그것들은 그녀의 마음이 완전히 오픈 됐을 때, 흥을 돋우기 위한 용도로 써도 충분하다. 

 지금은 아슬아슬하게 맞춰나가는 빌드업과 서로의 밀당이 더 흥분되고 감미로웠다. 

 둔덕에 멈춰있던 내 손은 오므라들어있는 허벅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갔다. 

 내 손등을 감싼 채 최소한의 리미트를 걸어주고 있던 이정아의 악력 또한 강해졌다. 

 나는 손가락 끝을 꼼지락꼼지락 움직이며 말랑말랑한 음순살을 더듬었다. 

 그러자 꽉 다물어져 있던 허벅지가 얼차려에 힘겨워하듯이 달달, 달달, 떨리기 시작했다. 

 이정아는 더 이상은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얼굴을 돌려 키스를 해제했다. 그러고는 지금까지의 행위만으로도 이미 큰 죄를 지었다는 회한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저희 이러면 안 돼요···.” 

 ‘안 되는 것 같아요’도 아니고 ‘안 되잖아요’도 아닌, ‘안 돼요’라고 아예 단정을 지어버렸다. 

 인정이다.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녀의 절개와 순결함은 해이해져가는 현대인의 성의식에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화두였고, 세치 혀로 포장되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검증된 윤리 선생님으로서의 진실된 모범이 아닐 수가 없었다. 

 나는 진심으로 존경을 담아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돼요.” 

 그리고 바지와 팬티 속으로 손을 넣어 따뜻하게 열이 오른 맨 음순을 포갰다. 

 “흫?” 하고 외마디 신음을 흘린 그녀는 스위치를 끈 인형처럼 그대로 굳어버렸다.

< 규율이 이모 이정아(4)-야생의 빌드업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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