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섯 개의 대죄 >
홍이의 안면승마에 프레스 당한 리야의 얼굴은 애액으로 범벅이 됐다.
홍이가 엉덩이를 떼자마자 울먹이면서 끼에엑 거린다.
“왓더홍! 숨 쉴 구멍은 줘야 되는 거자너! 쫌만 더 어푸어푸 했으면 알리야 골로 갈 뻔한 거예요!”
진심으로 욱한 모양이다.
리야는 내 위에 기승위로 올라타려는 홍이의 몸통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한 손으로는 유두를, 한 손으로는 클리토리스를 애무하면서 반격에 나선다.
“야잇!”
“하지 마 리야야, 간지러!”
하지만 홍이는 더 이상 리야가 조종할 수 있던 기존의 에반게리홍이 아니었다.
폭주 코드가 제대로 발동한 홍이는 리야의 몸을 수수깡처럼 가볍게 제압한 뒤, 녀석의 다리 사이에 정자세로 자리 잡으며 리야의 양 손을 X자로 휘어잡았다.
“리야 너어, 가만히 있어.”
“갸아악! 뮨댕쓰, 홍홍 언니 왜 이래! 어떻게 좀 해봐!”
홍이가 힘을 제대로 줬는지 리야도 낌새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것을 바로 눈치 챘다.
하지만 리야가 당하는 장면을 내심 보고 싶었던 나는 건성으로 한마디 던졌을 뿐이다.
“홍아, 리야 겁먹었다. 풀어줘.”
풀어주기는커녕, 홍이는 리야의 양 쪽 허벅지를 잡고 가슴께까지 들어 올린 뒤 풍선 같은 가슴으로 리야의 음부를 마찰하기 시작했다.
―붑붑붑붑붑붑붑!
이건 꽤 신선한 걸.
발기된 두 개의 유두를 돌기처럼 사용해서 음부 사이를 비벼대자 리야는 키르륵 키르르륵 웃음을 터뜨렸다.
“응기잇! 간지러워! 니플로 그렇게 해버리니까 기분이 넘모 이상하고 간지러워서 알리야 홀딱 가버릴 것 같은 거예요! 꺄으으응!”
리야의 하체는 견인되는 차처럼 아예 들렸다. 허공에 뜬 흰스 발이 바둥바둥거린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리야의 엉덩이를 다시 바닥에 내려놓은 홍이는 리야의 한 쪽 허벅지를 깔고 앉아서 올라타며 가위치기 보빔 자세를 잡았다.
음부끼리 완전히 맞물린 상태에서 홍이의 파워 피스톤 운동이 시작됐다.
내 해면체를 파괴시켰던 그때의 파워풀한 바이브였다.
―보핍보핍보핍보핍보핍보핍보핍 보옷!
“꺄으, 하으응! 언니, 리야 벌써 갔어요··· 갔으니까 이제 그만, 그만!”
“아! 아! 아! 아! 아! 아!”
“아그으으읏! 랑깡깡! 이러다 알리야 죽어!”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리야가 어떻게든 빠져나오려고 상체를 일으켜 보지만, 체급차도 있고 한 쪽 다리까지 홍이에게 깔린 상태라서 탈출은 쉬워 보이지 않았다.
홍이는 오히려 리야의 몸통까지 끌어안아 일으켜 세우면서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다.
자연스럽게 좌위 체위로 변경이 되었고, 홍이는 리야의 가슴까지 빨아대면서 마찰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지금의 홍이는 발정기의 개구리와도 같았다. 상대가 암컷이든 수컷이든 상관없이 일단 등에 올라타고 보는 것이다. 달아오른 음부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동성애가 아니라 인외교배까지 할 기세였다.
“푸, 품팽팽!”
이게 얼마 만에 듣는 품팽팽인지.
내가 말리지 않고 계속 관망을 하자 나를 부르는 리야의 호칭은 결국 최저까지 떨어졌다.
나를 동지가 아닌 적군으로 인식한 것이다.
“예민해, 넘모 예민해서 알리야 오줌 나올 것 같다고! 오줌보가 간질간질 거려!”
리야만 예민해진 것이 아니었다.
홍이 역시 최고조의 상태를 찍은 상태에서 계속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었다.
마치 여자 레슬링을 하는 것처럼, 리야는 침대 위에 종잇장처럼 굴려지면서 홍이에게 보빔 프레스를 당했다.
어찌나 격렬하게 구겨졌는지, 치고 박고 싸우기라도 한 것처럼 한 쪽 스타킹이 벗겨지고 바짝 묶었던 포니테일이 느슨해졌다. 물론 그 끝은 상호 간 오르가즘이었다. 삽입 없는 민달팽이 배틀만으로도 이렇게 오를 수가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리저리 비틀리고 꺾이고 뒤엉키는 두 개의 여체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쿠퍼액이 좔좔 흘러나왔다. 그리고 다음은 내 차례였다.
리야와 나란히 누운 홍이가 숨을 헐떡이며 나를 쳐다본다.
“대표님, 저 해주세요···.”
“어, 해야지.”
내가 홍이의 다리를 잡고 정자세를 취하던 그 순간, 녀석이 나를 밀치며 위에 올라탔다. 음경을 잡고 삽입을 한 뒤 곧장 동서남북 기승위 프레스가 시작됐다.
방아를 찍는 궤적부터가 달랐다.
보통의 삽입 행위가 음경이 어느 정도 박힌 상태에서 왕복하는 거라면, 홍이의 폭렬 기승위는 귀두까지 밖으로 빠져나왔다가 다시 삽입이 되는 ‘올 페니스 프레스’였다.
덕분에 침대가 삐걱거리는 소리도 우렁찼는데 층간소음이 우려될 정도였다.
“호, 홍아, 밑에 집에서 뭐라고 하겠···.”
―퍽! 퍽! 퍽!
“가으읏···!”
말을 제대로 잇지도 못할 정도로 쥐어 짜내어지고 있다.
고환에 계속 충격이 가해지자 복부 전체가 욱신욱신 아려오기 시작한다.
바로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리야가 풋, 하고 코웃음을 친다.
“자업자득이자너.”
“범인은··· 연··· 홍······.”
홍이의 육덕 프레스에 연속으로 두 발을 쥐여 짜내지고 난 뒤, 리야의 도착증인 도그―피지배(펨섭) 플레이가 시작됐다.
애널에 꼬리를 꽂고 목줄을 찬 녀석은 홍이와 나에게 번갈아가며 복종했고, 그 결과 홍이는 가학 플레이에 조금 눈을 뜬 듯 보였다.
녀석은 평소 자신의 로망이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던 ‘강한 여자―여왕의 기질’을 발동하며 리야를 지배했다.
상대가 최고존엄 리야라는 것이 홍이의 펨돔 성향을 더욱 가속한 것 같았다.
능동적인 여성상이던 리야와 요나가 피지배 성향이고 수동적, 소극적의 대표 케이스인 홍이가 지배 성향으로 각성한 것을 보면, 성도착이라는 것은 평소 자신의 모습과 반대되는 것에 꽂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침대에서는 호구가 되는 서원이, 섹시하고 적극적으로 변하는 은빛이의 사례까지 대입해보니 더 그런 것 같다.
같은 M들끼리도 상대적인 서열이 갈리는데, 요나와 서원이의 흑우력 대결에서는 서원이가 조금 우위에 선 모습이었지.
그런 걸 생각하면 좀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쓰리썸 조합이 나온다.
극M성향인 리야와 요나가 접붙는다면 누가 더 하류인생일까?
막내 라인인 은빛이와 리야의 합방은 어떤 식으로 전개가 될까?
동갑 라인이자 항상 티격태격하는 홍이와 서원이는?
빈유 라인인 은빛X서원은?
와아··· 쓰리썸만 해도 이렇게 다양한 조합이 나오는데 세 명 이상으로 번지면···.
내가 홍이와 리야의 글램덮밥을 통해 한 가지 유추한 게 있다.
리야가 ‘하렘 아일랜드 프로젝트(H.I.P)’를 추진하는 이유가 자신의 레즈 욕구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닐까, 라는 것이다.
홍이에게 메차쿠차 프레스 당하면서도 내내 행복의 교성을 토해내던 녀석을 보니, 나는 녀석의 대의명분을 연결하고 실현시켜주기 위한 도구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같이 행복하게 살자는 것은 부차적인 이유일 테고.
나, 홍이, 리야가 삼각형으로 누워서 앞사람의 성기를 물고 빠는 플레이를 하던 중, 리야가 이렇게 말한 것을 나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뮨댕쓰, 다음은 욘리다로 하자.”
***
“대표님···.”
어···?
요나의 목소리였다.
“계속 전화 와요.”
“어, 몇 시야?”
상당히 싸한 낌새에 정신이 번쩍 든 나는 요나가 건네는 핸드폰부터 받아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AM 7:12
부재중전화는 4건.
“아···!”
글램대전이 끝난 뒤 잠깐 눈 좀 붙이고 어덕 숙소로 간다는 것이 4시간 이상을 자버렸다.
핸드폰을 요나 방에 두고 왔었는데, 6시30분부터 진동이 계속 와서 요나가 이 방으로 직접 찾아온 것이다.
내 양 옆에는 홍이와 리야가 너덜너덜해진 스타킹만 신은 상태로 완전히 뻗어 있었다.
“마지막에 란이한테 온 전화는 제가 받으려고 했는데 끊어졌어요.” 티셔츠에 팬티 차림인 요나의 눈꺼풀도 아직 무거운 상태였다.
서원이와 은빛이도 아직 인기척이 없는 걸 보면 다들 완전히 곯아떨어진 모양이다.
“저 좀 더 잘게요···.”
“어, 고마워.”
요나는 홍이와 리야의 모습을 애써 외면하면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나도 누워있을 때가 아니다.
오늘 ‘소녀날다’ 제작발표회는 오후 6시부터 시작하는데, 연습생 아이들은 헤어&메이크업과 리허설 등을 위해 아침 9시까지 회사로 모여야 한다.
나는 어덕 아이들에게 온 메시지부터 확인하면서 바로 출근 준비를 했다.
라희 [대표님 저 새벽부터 다리가 너무 저려서 깼어요ㅠㅠ]
마비의 죄 예라희.
망란이 [새벽 3시쯤에 대표님이랑 하는 꿈꾸다가 깼는데 그 이후로 계속 발정나서 2시간째 못 자고 있는 중.. 오늘 컨디션 완전 망삘..]
망란이 [라희 다리 마비 온 거 같은데 미오 언니가 마사지 해준다면서 딜도 꺼냈는데 이거 괜찮은 거예요···?]
성욕의 죄 이소란.
미오 [라희 다리 마비오는 것 같아요. 아직 보라색으로 변하지는 않았는데 아프다고 합니다. 제가 일단 딜도로 간단하게 마사지 하고 있을 게요]
성별의 죄 백지민.
지유 [대표님 저 젖몸살 오는 거 같아요. 가슴이 너무 뭉쳤어요 씹 ㅏㄹ샛하]
지유 [잘못 보냇스킼ㅏ 씨ㅂ좆]
언변의 죄 이지유.
정선비 [저 아침 연습 끝나고 숙소 왔는데 라희랑 지유가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 보입니다]
정선비 [지유는 새벽 내내 틱 말하다가 혼자 작은방에서 잤어요]
정선비 [전화 좀 해주세요]
정선비 [대표님 저도 목이 잠겨서 목소리가 안 나와요ㅜㅜ]
성대의 죄 정규율.
이거 난리가 났다.
쇼케이스 때문에 긴장을 많이 해서 그런지 ‘다섯 개의 대죄’가 급작스럽게 발동하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바로 규율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녀석은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며 미오를 바꿔주었고, 미오는 아이들이 없는 자리로 옮겨 전화를 받았다.
“예, 대표님.”
“나 업키걸 숙소거든? 늦어도 10분 안에 갈 테니까 쫌만 기다려.”
“라희 다리 지금 막 보라색으로 변했어요. 제가 일단 딜도로 마사지를···.”
“야야야!” “예?”
“다리 마사지 하는데 딜도가 왜 필요해?”
“일단 뭐라도 넣어보면 괜찮아지지 않을까요?”
아아, 미오 이 놈도 이상성욕―삽입 욕구가 발동했다.
“아니아니, 넣지 말고 있어. 나 지금 나가고 있어.”
***
몇 초만 늦게 도착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미오가 보라색으로 변한 라희의 다리 사이를 억지로 벌리며 딜도를 넣으려 하고 있었다. 아니, 이미 살짝 넣었다가 라희가 아프다고 하자 뺀 것 같다.
“아, 언니 아파요오! 안 될 것 같아요!”
“쫌만 참아봐. 이걸 넣어야지 괜찮아 질 것 같은데···.”
“미오, 스탑! 내가 분명 넣지 말라고 했다!”
“어, 대표님 오셨다!”
“왜 이렇게 늦었어요!”
“미안해, 미안해.”
지유의 젖몸살도 진행 중이었다.
미오가 라희의 다리를 맡고, 란이와 규율이가 지유의 가슴을 마사지하고 있는 중이었다. 규율이도 목의 통증이 시작됐는지 화생방 훈련을 받는 표정이었다.
“씨발 놈아! 개좆같은 대표 새끼야!”
눈물과 모유를 함께 흘리고 있던 지유가 나를 향해 반가움의 인사를 전했다.
순도 100%짜리 오리지널 틱이었다. “미안하다, 얘들아. 잠깐 눈만 붙이려고 했는데 잠이 들어버렸어.”
“좆 터는 소리는 느그애비 달나라 갈 때나 하고!”
패드립이 나올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었다.
<‘에스테틱 갓 핸드’가 발동됩니다.>
“든 자지는 몰라도 난 자지는 티가 나는 법! 하압! 불알 털털! 좆!”
“어, 미안해, 미안해.”
나는 일단 상태가 더 안 좋아 보이는 지유의 침대에 앉아 가슴을 마사지하면서, 그나마 보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란이와 미오에게 지시를 내렸다.
“미오야, 라희도 이쪽으로 눕혀. 어, 어, 딜도는 이제 치워야지. 란아, 쟤 딜도 뺏어야겠다.”
“언니, 그거 저 주세요. 아니요, 넣지 말고요. 에잇!”
미오친놈은 라희의 소음순을 딜도로 계속 문지르고 있었는데, 다행히 삽입 직전에 란이가 그것을 낚아챘다.
곧이어 지유와 라희가 반대 방향으로 나란히 누웠고, 나는 그 사이에 자리 잡고 두 녀석을 동시에 마사지 했다.
그렇게 가장 급한 불 두 개를 동시에 끄면서 한숨 돌리나 했는데 곧바로 다른 불씨가 타오른다.
“콜록! 콜록! 아···!”
입을 가리고 기침을 토해낸 규율이의 손바닥에 피가 묻어나왔다.
오늘이 성대 치료 마지막 날인데 약 복용 시간이 지나버린 것이었다.
무대 당일 날 피를 토해버리니 규율이의 멘탈이 온전할 리가 없었다.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쉰 목소리를 간신히 쥐어짜내며 내게 말한다.
“어떡해요오···.”
어떡하긴.
당장 미약과 정액을 바로 먹어야지.
지금은 다른 애들 눈치를 살필 상황이 아니다.
“란이야, 나 우선 바지 좀 벗겨줄래? 팬티도.”
나는 엉거주춤 일어나서 란이에게 부탁한 뒤, 규율이에게 말했다.
“규율아, 니가 입으로 해서 바로 받아먹어.”
< 다섯 개의 대죄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