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0화. 4번방의 자위 유령 (193/371)

< 4번방의 자위 유령 >

김윤호 대표가 숙소를 떠난 뒤.

승부 게임의 열기는 어덕 멤버들이 침대에 누울 때까지 식지 않았다.

불 꺼진 방안에서 목소리가 도란도란 오간다.

“와, 올해 들어서 제일 많이 웃었다.”

“저도요.”

“지유 너는 진짜 미친 거 같아. 포텐 제대로 터졌어.”

“하아··· 포텐이 터지면 안 되는 거잖아요···.”

“괜찮아. 재밌었으면 된 거지.”

이제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음담패설을 할 수 있게 된 미오와 란은 이층침대 위아래에 누워서 애액 향내 물씬 풍기는 발언들을 이어나갔다.

둘이 짜기라도 한 것처럼 이불 속에서 클리토리스를 만지작거리면서 말이다.

“나 노출증 있나봐.”

“왜요?”

“노팬티로 있으니까 평소보다 애액이 더 많이 나온 거 같아.”

“아, 대표님이 보고 있다고 생각해서요?”

“응. 그래서 나 아까 대표님 보는 앞에서 일부러 막 뒹굴고 그랬잖아.”

킥킥킥, 웃은 란이가 미오에게 되묻는다.

“언니 혹시 야노 해보셨어요?”

“해보지는 않았는데 관심은 있어. 완전 스릴 만땅일 것 같아. 넌 해봤어?”

“저도 안 해봤죠. 근데 한 번쯤은 해보고 싶어요. 특히 극장 같은데 혼자 가서, 불 꺼지면 노팬티로 치마 올리고 있고.”

“옆에는 커플로 온 남자가 앉아 있는데 여자 친구 몰래 막 내 몸 훔쳐보고, 팔걸이 같이 쓰는데 살짝살짝 닿고.”

“와, 미쳤다. 생각만 해도 꼴리는데요?”

미오의 NTL적 상상력에 감탄한 란이의 클리토리스가 좀 더 부푼다.

그녀는 오징어 모양의 클리 집을 조곤조곤 누르면서 상상력을 덧붙였다.

“이건 어때요? 멋있게 나이 먹은 아빠랑 고등학생 정도 되는 아들이 같이 왔는데 둘이서 번갈아가면서 제 다리를 훔쳐보는 거예요.”

“대꼴인데? 아 어떡해, 나 클리 완전 딱딱해졌어.”

“그리고 집에 돌아간 아빠랑 아들은 각자 제 생각을 하면서 딸딸이를 치는 거죠.”

“근데 다음날 아침에 그 아빠를 지하철에서 만났어. 그것도 출근길 9호선에서.”

“9호선이 사람 제일 많은 데예요?”

“응. 근데 그 아저씨는 나를 못 보고 나만 본 거지. 그래서 내가 그 아저씨 뒤로 가서 등에다가 일부러 가슴을 밀착해. 엉덩이도 슬쩍슬쩍 만지고.”

“와, 역추행 대꼴.”

두 사람은 자신들이 정립한 세계관의 세세한 스토리를 이어나갔다.

“아저씨 꼴렸겠죠?”

“꼴렸지. ‘이렇게 딱딱한 모닝 발기는 진짜 오랜만이야!’ 하면서.”

“크히히힠, 아저씨 완전 꼴렸을 때 뒤에서 이렇게 소곤거리면 대꼴이겠는데요. 아저씨, 내가 손으로 빼줄까? 나 중년자지 한번 만져보고 싶은데···.”

“그날 저녁에는 도서관에서 아들까지 마주쳐. 서로 마주보고 앉았는데, 아들이 볼펜 떨어뜨렸다가 내 치마 속을 훔쳐보게 돼. 물론 나는 노팬티고.”

“아, 언니 이제 그만해요. 저 하고 싶어져요.”

란이의 손가락은 어느새 질벽을 자극하고 있었다. 김윤호 대표의 쫀득쫀득 찹쌀 자지를 떠올리면서.

미오 역시 클리를 계속 문지르면서 망상력을 높여간다.

“나는 그럼 책상 밑으로 시크하게 풋잡을 해주는 거야. 발가락 사이에 귀두 끼우고 꼼지락 꼼지락.”

“아침에는 아빠 자지, 저녁에는 아들 자지.”

“응, 이때부터 아빠와 아들의 삼각관계가 시작되는 거지. 그리고 마지막에는 쓰리썸 부자덮밥으로 섹피엔딩♡”

“푸하하핰, 완전 개 막장이에요!”

김윤호 대표가 있었다면 ‘상상만으로도 천벌 받을 놈들···.’하고 중얼거렸을 것이다.

희대의 막장극을 옆 침대에서 숨 죽인 채 경청하고 있던 막내라인이 그제야 프흐흐흣 실소를 흘리면서 한마디씩 한다.

“언니들 BL 쓰시면 완전 대박 날 거 같아요오.”

“전 무조건 살게요···. UTB로 팬픽 써주세요.”

“아, 지유 너 육탄 좋아해?”

“예.”

“누구?”

“주영이 오빠요.”

“아··· 하필이면.”

란이가 뭔가 알고 있다는 듯 혀를 차자 지유가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묻는다.

“왜, 왜요···?”

“요나 언니 전남친이야.”

“아, 진짜요? 둘이 사겼었어요?”

“연습생 때 잠깐 만났었나봐.”

“으앜, 그게 요나 언니였구나! 라디오에서 연습생 때 만났던 첫사랑 얘기한 적 있었는데!”

“와, 대바악.”

UTB와 업키걸 멤버의 러브라인이라니.

미오와 라희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역대 급 조합이었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나도 요나 언니한테 직접 들은 건 아니고 옛날에 같이 찍었던 사진 본 거야.”

“흐이잉, 요나 언니 부럽다. 주영 오빠랑···.”

“야, 너도 지혁이 따먹었잖아. 심지어 임신까지 했으면서.”

“UTB랑 HAK는 급이 다르죠······. 불알 딱딱! 불딱!”

“아, 깜짝이야.”

“죄송합니다. 너무 흥분해서···.”

란이는 지유에게 물었다.

“지혁이는 섹스 잘해?”

“너무 아파서 기억도 잘 안 나요.”

“억울하겠다. 대표님······.”

란이는 무심결에 ‘대표님이랑 할 때는 안 아팠지?’라고 말하려고 하다가 아차 싶어서 말을 바꿨다. 규율이는 아직 이 숙소의 비밀을 모르기 때문이다.

“···은 잘 들어가셨겠지?”

미오가 찰떡 같이 알아듣고는 바로 말을 돌려준다.

“리더 언니 자요?”

“아니.”

“아무 말도 없으시길래 주무시는 줄 알았어요.”

“너네가 그렇게 떠드는데 잠이 오겠니.”

애써 매정하게 대꾸했지만, 정규율 역시 떠들썩했던 밤의 여운과 란&미오가 전해주는 구전야설에 한껏 몰입하던 중이었다.

물론 김윤호 대표 앞에서 가슴과 음부를 노출했던 걸 떠올리면 미칠 듯한 수치심과 자괴감이 밀려온다. 그나마 이 숙소에서는 아무도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되새기며 자신을 다잡았다.

규율은 생각했다.

누군가와 이렇게 밤새 웃고 떠든 게 얼마만이더라.

아마 중학교 1학년 수학여행 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명문대 진학까지 목표로 했던 그 이후의 시간 속에는 친구들과의 추억이 낄 자리가 없었다.

인정하기는 싫어도, 정규율은 마치 약에 취한 듯 이성과 정신줄을 놓고 몰입했던 승부 게임에서 나름의 재미와 희열을 느꼈다.

멤버들과도 급속도로 친해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표현하지를 않으니 다른 멤버들은 퉁명한 규율이의 반응이 그저 민망할 따름이었다.

미오는 적당히 분위기를 정리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이제 자야겠다.”

“안녕히 주무세요오.”

“안녕히 주무세요.”

막내라인이 취침 인사를 하는 가운데, 며칠 내내 규율이와 신경전을 벌였던 망란이가 먼저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귤리다 언니도 안녕히 주무세요. 언니 때문에 오늘 진짜 많이 웃었어요.”

“어···.”

못내 대꾸를 하는 규율은, 리더가 돼서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한 자신의 미숙함을 책망하며 눈을 감았다.

이제 와서 살갑게 구는 것도 너무 가벼워 보일까봐 겁나서 너도 잘자, 라는 말도 끝내 하지 못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난 걸까.

멤버들은 모두 잠이 든 것 같다.

하지만 규율은 잠이 들 듯 말 듯 하는 그 몽롱한 경계를 오가면서도 좀처럼 깊은 수면으로 빠져들지 못했다.

분명 몸과 정신이 피곤하고 잠도 잘 올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말이다.

불면증이 이런 기분일까 덜컥 겁까지 난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자려고 마음먹었던 시점에서 30분이 흘러 있었다. 이때까지 내내 뒤척인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불면의 원인을 인지하고 있다는 게 가장 싫었다.

하, 진짜 미치겠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자위, 자위를 해야 한다.

유두가 김윤호 대표의 혀에 희롱 당했던 그 짜릿한 기분이 순환 운행하는 지하철 2호선처럼 계속 몸을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있지?

승부라는 걸 잊어버릴 만큼 끝내주는 기분이었고, 그 때문에 혀가 닿자마자 바로 재채기 같은 신음을 발산해 버린 것이다.

팬티 속에 손을 넣어보니 질 속에서는 여태껏 애액이 분비되고 있었다. 

숙소에 입소하고 나서 며칠간 자위를 하지 않은 것도 욕구가 쌓인 이유일 것이다.

망했다··· 제대로 망했어.

규율은 피아노에 쌓인 먼지 같은 이 찝찝한 욕구를 씻어내기 전까지는 결코 편히 잠들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잠을 자지 않으면 내일 하루의 컨디션은 포기해야 하는데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가.

컨디션 관리도 실력이다.

그러니 해야 한다.

김윤호 대표의 영상을 보면서, 탱탱하게 부어오른 클리토리스를 어루만지고 욕구를 폭발시키는 것만이 유일한 정답이다.

규율은 결국 자위를 하기로 마음먹고 방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욕실과 옷 방은 위험하다.

이 정도의 욕구불만이라면 그 어느 때보다 목소리를 높여서 신음을 지르면서 그의 이름을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규율이 떠올린 장소는 숙소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회사 보컬연습실이었다.

현재 시각 새벽 2시.

6층 사무실에서는 혹시나 야근을 하는 직원들이 있을지 몰라도, 9층 연습실은 비어있을 것이다.

도어락 비밀번호도 알고 있다.

이동시간을 넉넉잡아 왕복 15분으로 책정하고, 자위시간을 최대 20분으로 잡는다고 해도 고작해야 30분 남짓밖에 안 되는 시간이다.

이 상태로 뒤척거리다가 날을 샐 바에는 30분을 투자해서 확실한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4번방, 4번방으로 가자!

롱 패딩을 입고 후드와 마스크를 뒤집어 쓴 규율은 가로등 불빛을 탈주 닌자처럼 지나서 연습실에 도착했다.

불이 꺼진 새벽의 연습실이 무서울 법도 한데, 성욕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마당에 그깟 허상의 공포 따위에 현혹될 리가 없었다.

성욕은 모든 것을 초월한다는 음란선생의 성교학이 이제야 공감되는 규율이었다.

그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휴대폰 후레시를 켜고 A, B연습실과 6개의 보컬연습실을 모두 둘러봤지만 이제까지 남아있는 연습벌레는 없었다.

만약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건 바로 정규율 본인이었을 것이다.

―찌걱

규율은 약속의 4번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바닥에 편히 앉았다.

난방이 꺼진 연습실 온도가 상당히 낮겠지만, 이제 막 밖에서 들어와서 그런지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

이제 곧 회포를 풀 수 있다는 생각에 심장이 기분 좋게 뛰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녀는 자위의 편의성을 위해 승부 게임을 할 때 입었던 하얀색 롱스커트를 입고 왔다.

팬티를 벗어서 한쪽 발목에 걸친 뒤 이어폰을 귀에 삽입하고 유튜브에 접속한다.

김윤호의 얼굴이 박힌 썸네일을 보자마자 몸이 오싹하게 움츠러들면서 소변이 마려워졌다.

하지만 화장실은 가지 않을 생각이다. 그동안 쌓인 자위 노하우에 의하면, 적당한 배뇨감을 안고 자위를 하면 평소에 비해 더 기분 좋고 풍성한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굳이 시각 도시락은 필요 없었다.

영상을 재생한 규율은 김윤호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리고 기모 맨투맨 티셔츠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어루만졌다.

김윤호 대표가 해주었던 유두 애무를 떠올리며 엄지로 젖꼭지를 회전한다.

그의 혀에 비하면 비루하기 짝이 없는 쾌감이지만, 규율은 그 핸디캡을 상상력으로 극복했다.

“아, 대표님 혀 너무 기분 좋아요···.”

―하아··· 좋아?

“예. 어쩜 이렇게 좋아요?”

―밑에 만져도 돼?

“대표님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

규율의 왼손이 치마 속으로 향한다.

주손인 오른손을 두고 왼손으로 클리를 만지는 이유 또한 경험으로 일궈낸 노하우였다. 왼손으로 하면 뭔가 어색하고 서툴러서 꼭 남이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클릿

“흐읏···!”

―애액 많이 나왔다. 클리토리스까지 젖었어.

“아응, 그런 말 하지 마요··· 창피해요···.”

―나는 야한 말 하면서 하는 게 좋은데.

“···그럼 하세요···.”

―아냐, 니가 싫어하면 안 할게. 너 애들이 음담패설 하는 것도 경멸하잖아. 내가 그 생각을 못 했다.

“경멸하는 거 아닌데···.”

―그럼?

―클릿클릿

―하우둘유둘

“하아아···!”

―말해봐. 섹드립이 왜 싫어? 니가 생각하는 성은 진짜 더러운 거야?

“아니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냥 자격지심이었어요···.” ―무슨 자격지심?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에 대해서 너무 재미있게들 말을 하니까 자존심도 상하고, 나만 이렇게 꽉 막히게 살아온 건가 싶어서 짜증도 나고 그랬어요···.”

―그래서 그냥 섹스는 더러운 거라고 치부해버리고 너 스스로를 합리화시켰던 거구나?

“예···.”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그럼 너도 사실은 섹스가 하고 싶은 거네?

“대표님이라면··· 괜찮을 거 같아요···.”

―큭큭큭, 그냥 괜찮은 정도야?

“아뇨··· 좋을 거 같아요. 하고 싶어요···.”

―찌걱찌걱찌걱찌걱

“아윽, 대표님···!”

―쌀 거 같아?

“응, 너무 좋아요! 유두도 좋고 생식기도 너무 기분 좋아요, 아! 아!”

―푸흐하핰! 야, 유두는 그렇다 쳐도 생식기가 뭐냐, 생식기가. 란이가 한 말 못 들었어? 오히려 그게 더 어색하다니까.

“성기···.”

―성기도 이상해. 그냥 편하게 말해라. 무슨 홍길동도 아니고.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빨리 말해봐. 니 입으로 그 말 듣고 싶어.

“으응··· 부끄러워요.”

―뭐가 부끄러워. 아까 승부 게임할 때 보니까 잘만 하던데 뭐.

“그거야 그냥 게임이니까···.”

―그럼 나 안 해준다?

규율의 상상 속 김윤호가 유두 애무와 클리 마찰을 멈췄다.

확 사그라지는 성감에 규율은 짜증이 잔뜩 치솟는다.

“아, 진짜 치사해!”

―그러니까 빨리 말해봐. 내가 어디 만져주면 좋겠어?

“생식기···.”

―아니야.

“성기···.”

―아니야.

“음부···.”

―자, 이제 하나 남았다. 셋 셀 때까지 말 안 하면 나 그냥 갈 거야. 하나, 둘, 세···.

“보, 보지요!”

―푸흡!

“아잇, 거봐요, 웃으실 거면서···.”

―아니야, 나 확 흥분됐어. 또 말해줘. 여기가 어디라고?

―찌걱

 “흐응, 보지요···!”

―누구 보지?

“규율이 보지······.”

―옳지, 잘했어. 이제 마음껏 소리 지르면서 싸.

김윤호 일루션이 유두를 혀로 굴리면서 음부 전체를 손바닥으로 마찰한다.

찰박, 찰박 음순과 애액이 마찰하는 소리가 4번방을 가득 메웠고, 규율은 동서남북으로 울부짖으며 절정을 맞이했다.

보지가 터져나갈 것 같은 절대쾌감에 온몸이 들썩들썩 거리고 뻣뻣해진다.

“아! 아! 아응, 좋아요, 규율이 보지 너무 좋아요! 잠자는 숲속의 보지가 대표님 때문에 깨어났어요!”

그리고 누군가, 문에 달린 손바닥만 한 창문을 통해서 규율의 독백 자위를 관음하고 있었다.

***

“아, 핸드폰···.”

새벽 2시.

언제나 그랬듯 가장 늦게까지 남아서 개인 연습을 마친 요나는 숙소 앞에 도착하고 나서야 연습실에 핸드폰을 두고 왔다는 걸 깨달았다.

―띵동, 9층입니다.

연습실에 도착해서 도어락을 해제한 요나.

조명 하나를 켠 뒤 보컬연습실이 양 옆으로 있는 복도를 지나 A연습실로 향한다.

그러던 중 바로 옆에서 들리는 여자의 흐느낌에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너무 놀라고 소름이 끼쳐서 처음에는 비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머릿속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뒷골까지 살짝 땡겼다.

만약 문제의 목소리가 바로 이어지지 않았더라면 기절을 했을 지도 모르겠다.

“흐응, 보지요······.”

으응?

아닌 밤 중에 웬 보지?

“규율이 보지!”

규율? 정규율?

요나는 그제야 4번방 창문에 얼굴을 대고 방안을 살폈다.

‘얘 뭐야···?’

< 4번방의 자위 유령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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