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거운 숙소생활(3)-상견례 때 처음 만난 시아버지가 알고 보니 나의 1호 성노예였던 건에 대하여 >
규율이는 SSS급 음순을 보여 달라는 미오의 부탁을 끝내 들어주지 않았다.
그저 허벅지 씨름에서 연패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노출이 됐을 뿐이다.
규율이는 1경기인 라희와의 대결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패한 뒤, 이어진 지유, 미오와의 대결에서도 가랑이를 쩍쩍 벌리며 4전 전패를 기록했다.
진짜 못났다.
규율이의 연핑크빛 고운 음순이 드러날 때마다 아이들은 오와! 오와! 하며 탄성을 질렀다.
뭐든지 처음이 어렵다고 하던가.
규율이는 라희한테 질 때까지만 해도 음순이 드러나면 황급히 다리를 오므리면서 내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마지막 미오와의 대결에서 패하고 난 뒤에는 닳고 닳은 방석집 아줌마처럼 다리를 쩍 벌린 채 허탈해했다.
란이의 두 눈에는 그럼 그렇지, 라는 광기 서린 희열이 내비쳤다. 이로써 ‘비처녀 우수성’이 반은 증명된 셈이었으니까.
이제 라희마저 나머지 3명에게 패배하면, 적어도 이 숙소―이세계―에서만큼은 처녀군보다 비처녀군의 다리 힘이 우월하다는 것이 증명된다.
“일단 귤리다는 꼴찌 확정이고요.”
란이는 유대인을 박해하는 독일군 장교처럼 라희를 향해 비정하게 말을 이었다.
“다음은 라희 차례. 의자에 앉아.”
라희는 자신 없는 표정으로 코를 긁적였다.
“언니, 저는 안 해도 뻔할 거 같은데요오. 느낌상 제가 4등일 거 같아요.”
“그래도 확인은 해야지.”
란이는 여전히 의자에 앉아 있는 전의 상실 규율이를 향해 말했다.
“언니, 이제 나오셔도 돼요. 부축해드릴까요?”
“아냐··· 내가 일어설게.”
규율이가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며 의자에서 물러났고 그 자리를 라희가 채웠다.
이변은 없었다.
라희는 지유, 망란, 미오로 이어지는 비처녀 군단의 막강한 공격을 버티지 못하면서 남자의 성기가 전혀 닿지 않은 비무장 음부지대를 쩍쩍 드러냈다.
규율이와 마찬가지로 벌리기와 오므리기 모두에서 단 한 판도 이기지 못했다.
비처녀 군단의 성경험으로 일군 값진 승리이자 란이의 병신 같은 명제가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란이가 규율이를 향해 확인사살을 한다.
“제 말 맞죠? 섹스를 해 본 사람이랑 안 해본 사람은 몸 쓰는 것부터다 다르다니까요. 섹스가 채고채고.”
서울대. 최강이자 최약체 등극.
이 판에서 어떤 과학적 근거나 이성적 판단 따위는 먹히지 않는다.
누가 봐도 라희와 규율이의 다리 힘이 약한 거고, 공교롭게도 그 둘이 성경험이 없다는 우연이 겹친 것 뿐이지만, 규율이는 그것을 란이에게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긴 가방끈은 오히려 조롱의 대상이 될 뿐이다.
규율이는 승부에 지거나 음부를 노출했다는 수치심보다는 란이의 성교만물설의 궤변을 깨뜨리지 못한 것이 더 분해보였다.
불치병 판정을 받은 사람처럼 혼자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아랫입술만 하, 허, 허어, 콧방귀만 내뿜고 있다.
한 쪽 무릎을 세우고 그 위에 팔을 걸친 폼이 꼭 진상손님과 한바탕 한 뒤 멘탈이 나간 술집 마담 같았다. 세상 다 산 듯한 표정도 그렇고, 손가락에 담배만 꽂혀 있으면 딱이다.
대쪽 같던 선비님도 한 방에 무너져 내리며 비정상이 돼 버리는 이곳이 바로 성욕으로 돌아가는 어덕의 이세계 숙소다.
나는 뭐 좋은 구경했지.
여자 다섯 명의 싱그러운 생식기를 한 곳에 모아 볼 수 있는 경험이 어디 흔할까.
규율이를 제외한 모두가 즐거웠던 한판 승부였다.
그 중에서도 지유가 가장 즐거워 보였다. 이렇게 많이 웃는 모습은 처음 봤다. 꿈에 그리던 숙소생활이 그저 재미있기만 한 모양이다.
“하흐흐흥, 진짜 재밌다. 우리 나중에 예능 나가서 이거 하면 재밌을 거 같아요.”
란이가 대답한다.
“그치. 에피소드로 얘기해도 되고.”
미오가 흠칫 놀라며 되묻는다.
“노팬티로 허벅지 씨름한 걸 방송에서 말한다고?”
“괜찮지 않을까요. 업키걸 언니들도 방송에서 섹드립 막 하잖아요. 그리고 남자들도 섹드립하는 여자 좋아해요. 오히려 내숭 떠는 걸 싫어하지.”
미오가 지유를 측은하게 쳐다본다.
“근데 지유는 조금 억울하겠다.”
“예? 저요? 왜요?”
“너는 섹스 한 번 밖에 안 해봤는데 나랑 란이랑 똑같은 취급 받잖아.”
“아···.”
“란아, 인간적으로 지유는 아다로 해주자.”
생각해보 보니 좀 그렇네.
굳이 따지자면 지유는 란친놈, 미오친놈 같은 괴수군에 엮이기 보다는 처녀군에 포함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란이의 생각은 달랐다.
“에이, 그런 게 어딨어요. 과자 뜯어서 한 개를 먹으나 열 개를 먹으나 환불 안 되는 건 똑같잖아요.”
저, 저, 인간을 소모품 취급하는 18세기 산업혁명 시대에나 할 법한 비유 봐라. 하지만 그 비윤리적인 발언에 미오는 감응이 되어 버렸다. 듣고 보니 자기가 잘못 생각했다는 듯 태세 전환을 한다.
“하긴, 안 쌌다면 모를까 시원하게 질싸까지 했으니까 과자 봉지 안에 침까지 뱉은 거나 마찬가지네. 지유야, 억울해도 참아야겠다. 너도 엄연한 후다야.”
“흐흐흐흫, 저는 이러나저러나 상관없어요. 이 살짝 누르기만 해도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센서 보지들아! 삑, 허벌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아냐··· 언니가 미안해···.”
“보지, 씹물, 그리고 황홀한 강간! 뇸뇸뇸!”
굉장하네···.
지유의 순도 97.2%짜리 펜타 틱이 터지던 그때였다.
“야, 다른 걸로 승부해.”
아이들이 떠드는 걸 한심하게 지켜보던 규율이가 진지한 목소리로 분위기를 끊었다.
란이가 뭘 걸고 하느냐고 묻자 근엄하게 대답한다.
“앞으로 숙소에서 음담패설 금지.”
이 쪽 세계에서 섹드립을 금지한다고?
그 말은 곧 사우나에서 옷 입고 씻으라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규율이가 제대로 꼬장을 부리는 것이다.
“언니··· 저도요···?”
지유가 조심스럽게 묻자 규율이는 아량을 베풀 듯 대꾸했다.
“틱은 당연히 예외지.”
“감사합니다. 넘나 좋아 보짓물 좔좔좔!”
“종목은요?”
란이가 당황한 기색을 감추며 물었다.
규율이는 팔짱을 끼며 조사부터 들어갔다.
“우선 반대하는 사람 손들어.”
“저요.”
“저도요.”
음담패설이 취미이자 특기이자 공기처럼 생각하는 란이와 미오가 즉각 손을 들었다. 차라리 목숨 줄을 끊지 섹드립은 못 끊는다는 결연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라희는 질문을 던졌다.
“죄송한데 음담패설의 기준이 뭐예요오···?”
“경험담 위주의 섹스 얘기는 당연히 안 되고, 성과 관련된 비속어나 은어도 안 돼.”
“자지나 보지 같은 건 사전에도 있는 말인데 이것도 비속어예요?”
란이가 눈썹을 찌푸리며 반박하자 미오도 지원사격을 한다.
“맞아요, 너무 광범위해요. 그리고 섹스나 음담패설이 범죄는 아니잖아요. 공공장소에서만 조심하면 되지 숙소에서까지 굳이 그럴 필요가···.”
“응. 그럴 필요가 있어. 솔직하게 말할게. 나는 가끔 여기가 걸그룹 지망생 숙소인지 성매매 업소인지 헷갈려. 이 정도면 심각한 거 아니니?”
다소 격해진 규율이는 란이와 미오를 대놓고 저격했다.
“내가 며칠 동안 지켜본 결과, 너네 두 사람 때문에 라희까지 점점 물들고 있잖아. 어디 스무 살도 안 된 막내가 제일 큰 언니한테 보지라는 말을 쓰니.”
맞아. 그건 나도 좀 충격이었지.
나는 규율이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녀석들의 자연스러운 의견충돌과 그에 따른 나름의 해결 과정을 독려하기 위해서 천하대장군처럼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란이도 지지 않고
“보지를 보지라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해요?”
“성기. 생식기. 음부.”
“우와, 언니 생식기 색깔 너무 예뻐요! ······이게 더 어색한데요.”
“애초에 남의 성기를 지칭하는 것 자체가 예의가 아니지 않나?”
“저는 보지친구들끼리 자주 하는데요.”
불알친구=보지친구
“언니가 금욕하면서 산다고 해서 남들도 그렇게 살지는 않아요.”
“내가 금욕하는 게 아니라 너희가 너무 저속한 거야.”
“예, 알겠고요. 종목은 뭐예요."
"웃음 참기."
규율이가 승부수를 던졌구나. "지금부터 시작해요?”
“어.”
“시간은요?”
“10분. 먼저 웃는 사람은 탈락.”
“10분 동안 아무도 안 웃으면요?”
“어···.”
규율이는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바로 대답을 못했다.
그러자 지켜보던 미오가 제안을 했다.
“애무 참기로 넘어가요.”
역시 니가 제일 난놈이다.
클라스 어디 안 간다니까.
그러자 영혼의 투봊 란이도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 손뼉을 짝 치면서 규칙을 덧붙인다.
나를 쳐다보면서···.
“아, 대표님이 해주면 되겠네.”
“뭐 인마?”
“대표님이 혀로 젖꼭지 애무해주세요. 신음소리 오래 참는 사람이 이기는 거.”
이 미친놈이 여기가 무슨 태릉 섹스촌이야?
국가대표 창녀 선발대회 준비해?
내가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흘리자 규율이가 안심하라는 듯 내게 말한다.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거기까지 가지도 않을 거니까요.”
웃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다.
원래 웃음이 없고 유머랑은 거리가 먼 녀석이기 때문에 믿음직스럽긴 했다.
미오가 막내라인에게 말한다.
“너네도 같이 해.”
“저희도요?”
“어. 걸그룹 숙소에서 음담패설을 빼면 뭐가 남냐.”
아하, 음담패설 하려고 숙소생활을 하는 거였구나.
대표인 내가 그걸 몰랐네.
이제는 합숙의 의도 자체를 변질시켜버린 미오친놈이었다.
미오의 말이 또 무슨 대단한 현인의 설교라도 되는 냥, 지유와 라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참전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라희는 혼자 싸우게 될 규율이가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아니면 보지라고 말했던 거에 대한 미안함 때문일 수도 있고.
“저는 규율이 언니 편 할게요.”
란, 미오, 지유 대 규율, 라희로 편이 갈렸다.
또 비치파와 처녀파의 대결이었다.
규율이는 좋지도 싫지도 않은 덤덤한 표정으로 라희를 받아들였다.
“치아 보이면 안 돼. 안 보인다고 해도 소리 내면 안 돼.”
“크흡, 풉, 이 정도도 안 돼요?”
규율이는 미오의 질문을 내게 패스했다.
“웃음의 기준은 대표님이 정해주세요.”
“어.”
푸흡, 하고 단발로 터지면 옐로카드. 그게 두 번 쌓이면 퇴장.
푸크킁, 하고 연달아서 웃으면 즉시 퇴장.
손으로 입 가림, 고개 숙임, 등을 보이는 행위는 웃음으로 간주하고 즉시 퇴장.
3대2이기 때문에, 공정성을 위해서 처녀팀은 1장의 퇴장 면제권 부여.
상대의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겐세이 가능.
심판인 나도 웃음 유발 멘트 가능.
단, 신체 접촉은 퇴장.
내가 세세한 규정을 발기한 뒤에 동그랗게 모여앉아서 마침내 10분간의 웃음참기가 시작됐다.
“지금부터 서로 웃겨라.” 나의 시작 사인이 내려지자 다들 포커페이스로 입을 꾹 닫고 서로의 눈치를 살핀다.
이런 침묵 자체도 웃음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프흡!”
10초가 채 지나기도 전에 첫 번째 실소자가 발생했다.
지유였다.
나는 무표정으로 녀석을 가리키며 경고를 주었다.
“이지유 옐로카드. 한 번만 더 터지면 퇴장이야.”
입술을 합죽이로 말아 물며 고개만 끄덕끄덕 거린다.
나는 웃음 포인트를 유발하기 위해 일부러 말을 걸었다.
“대표님이 말하는데 어디서 고개만 끄덕거려. 소리 내서 대답해야지.”
“예, 죄송합니다.”
긴장을 한 탓일까.
곧바로 트리플 틱이 터진다.
“하우 두 유두. 너의 유두는 잘 있니? 심장까지 파고드는 함몰 유두!”
그래, 이제부터가 제대로 된 시작이지.
안 그래도 틱에 취약한 란이와 미오는 마침내 올게 왔다는 듯 두 눈을 꾹 감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도 용케 잘 참았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변수가 생겼다.
“어, 나의 함몰 유두는 잘 있단다. 너의 함몰 클리토리스는 어떠니? 내가 클리 교정기를 사왔는데 한 번 해볼래?”
규율이었다.
녀석은 지유의 틱에 무표정으로 대화를 하며 란이와 미오를 무너뜨리기 위한 포석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웃음이 터진 건 같은 편인 라희였다.
“크릌···!”
“라희 경고.”
이어서 지유의 라노벨 감성 틱이 터졌다.
“상견례 때 처음 만난 시아버지가 알고 보니 나의 1호 성노예였던 건에 대하여!”
“풉!”
“망란이 옐로카드.”
“아씨, 이지유 니 팀킬 뭔데.”
“아, 죄송해요. 란이 언니 보지는 쫀득쫀득 찹쌀 보지.”
“안 되겠다, 너 입 막아.”
“예···.”
지유가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려고 하자 미오가 얼른 떼어낸다.
“안 돼. 입 가리면 실격이야.”
“아, 맞다. 미오 보지는 문지르면 ‘부르셨습니까 주인님’하고 바로 싸버리는 요술램프 보지.”
“푸훕!”
“미오 옐로카드. 너네 팀은 셋 다 경고 걸렸어.”
“아, 미치겠네···.”
비치팀은 가만히 놔둬도 공멸 분위기였다.
그러나 규율이는 자신의 힘으로 끝을 내고 싶었는지, 지유의 라노벨 감성 틱을 흉내 내며 한 타를 넣었다.
“뭐? 나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사실은 옆집 아저씨라고?”
“란이 언니 죄송해요오.”
란이에게 미리 양해를 구한 라희가 두 눈을 꼭 감으며 추가타를 외친다.
“라, 란이 언니 보지는 두꺼비가 온몸으로 틀어막아도 안 막아지는 밑 빠진 보지!”
바로 이어지는 규율이의 3차 공격은 자학 드립이었다.
“내 보지는 그 누구도 찾지 않는 잠자는 숲속의 보지!”
그걸 또 라희가 바로 받아준다.
“하지만 자지 큰 왕자님이 박아주면 깨어나는 백설보지! “푸하카하카카핳핰!”
“크히힠!”
서울대와 천재 싱어송 라이터 조합 지렸다.
비치팀은 미오와 지유가 동시에 나자빠지면서 란이 혼자 남게 되었다.
중요한 건 얘네 지금 계속 노팬티로 이러고 있다는 거다······.
< 질거운 숙소생활(3)-상견례 때 처음 만난 시아버지가 알고 보니 나의 1호 성노예였던 건에 대하여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