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4화.애액 마려워! (187/371)

< 애액 마려워! >

탕수육 부먹찍먹으로 시작된 신경전이 결국 미오의 무력으로까지 번졌다.

미오는 란이를 뒤에서 끌어안고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단단히 포박한 뒤 자비 없이 음부를 들쑤셨다.

남자인 나도 미오의 기술에 잡히면 못 빠져나오는 마당에 란이가 그걸 풀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 언니 뻑뻑해서 아파요! 아! 아!”

“이제 물 나오고 있으니까 괜찮아질 거야.”

“아얏! 아으윽!”

미오는 역시 성별을 가리지 않는 테크니션이다.

국물이 하나도 없는 짜파게티를 올리브 액상 스프의 물기만으로 비비는 느낌처럼 다소 뻑뻑했던 사운드가 금세 촉촉해진다.

―찰박찰박찰박찰박

마치 한여름 처마 밑에 누워 비 오는 소리를 듣는 듯, 내 기분이 다 편안해지는 백색소음이었다.

강렬하게 저항하던 란이의 기세도 조금씩 꺾이고 있다.

뻣뻣하던 다리가 점점 느슨해지면서 스스로 벌리기까지 한다.

“아윽, 아흑, 아흐윽··· 언니···.”

“기분 좋아졌어?”

“흐극!”

경련하는 란이의 배가 대답을 대신했다.

“목 졸리니까··· 물이 더······ 많이 나오는 거 같아요··· 기분도 이상하고······ 그으윽···.”

“내가 딱 좋을 정도로만 조르고 있는 거니까 적당히 즐겨.”

사람이 목이 졸리다보면 어느 순간 쾌감으로 변한다던데, 적당한 압력으로 조르고 있는 초크가 란이의 성감을 올려주고 있는 것 같았다.

이 미친놈들아.

너넨 진짜 어느 미친놈 대회에 내놔도 꿀리지 않을 뼛속까지 미친놈들이다.

“아그윽, 쌀 거 같아요···.”

“싸기 전에 규율이 언니한테 버릇없이 군 거 사과해.”

“그건 규율 언니가 괜히 저한테 먼저 시비···.”

―철퍽철퍽철퍽!

“꺄아아악,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제가 버릇이 없었어요! 아! 아! 아!”

“라희라 지유한테도.”

“언니가 분위기 망쳐서 미안해에에에에!”

“대표님한테도.”

“대표님··· 하윽··· 흐그윽···!”

란이는 나한테는 미처 사과하지 못하고 가버렸다.

경직된 몸을 부르르 떨었고, 강하게 마찰하던 미오의 손놀림은 점차 느려졌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해괴한 광경이었다.

얼굴에 짜장이 묻은 란이가 미오에게 손가락 강간을 당하는데, 라희와 지유는 놀라거나 당황하기는커녕 오히려 덤덤하기까지 한 눈빛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체 경련 또는 젖몸살이 터진 자신들의 모습을 란이에게 투영한 것 같았다.

녀석들 입장에서 보면 란이는 자기들과 마찬가지로 지금 애무치료를 받고 있는 중인거지.

이제 우리 사이에서 이 정도의 상황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아니, 주기적으로 종종 터져줘야 할 일상의 풍경이 돼버린 것이다.

마치 며칠에 한 번 정도는 욕실 배수구 거름망에 낀 머리카락을 제거해줘야 하는 것처럼.

그러나 규율이는 아니었다.

일반적인 사람 입장에서는 이건 도를 지나친 동성 간 성폭행이나 다름없다.

그런 폭력적인 행위를 당하고 있는 피해자가 제아무리 자기와 방금 전까지 싸웠던 란이라고 해도, 아무도 말리지 않는 것에 대해서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그 와중에 란이가 오르가즘에 취해서 자기한테 사과하는 모습까지 보이니 오히려 숙연해진 것처럼도 보였다.

미오는 절정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란이를 방바닥에 잘 눕혀놓고 규율이에게 말했다.

“죄송해요, 언니. 앞으로 제가 잘 교육시킬게요.”

이번 건 누가 봐도 규율이가 예민하게 군 건데.

미오도 그걸 모를 리가 없다.

언니인 규율이한테 직접적으로 뭐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대신 란이를 조지면서 간접적으로 경고한 것이다. 언니도 적당히 하세요, 라고.

역시 대인관계 중에서 제일 껄끄러운 사람은 싸움 잘하는 동생이지.

“아냐. 생각해보니까 나도 잘한 거 없는 거 같아. 언니가 돼서 별 것도 아닌 걸로 욱했네···.”

바로 정리가 됐다.

규율이는 미오한테까지 개똥철학을 설파했다가는 란이 꼴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을 예감했는지 바로 꼬리를 내리며 똥꼬쇼를 펼쳤다.

현재까지 이 숙소의 서열 1위는 미오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내게도 사과를 하는 규율이를 향해 신경 쓰지 말라는 뜻으로 슬쩍 손을 들어보였다.

적어도 사과를 하는 걸 보니 서원이나 리야 급의 인성 빌런은 아닌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규율이는 괜히 불똥이 튀었던 지유에게도 사과했다.

“미안해.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굴었어.”

“아니에요, 저는 괜찮··· 애액 마려워! 나도 란이 언니처럼 애액 싸고 싶어!”

이번 건 98%확률로 틱이다.

지유는 자신의 입을 탁 때리며 자책했다.

“아, 오늘 왜 이러지···.”

오르가즘에서 회복한 음란 이소란 선생은 천장을 향해 드러누우며 지유에게 성욕만물설을 설파한다.

“왜 그러긴 욕구불만이지. 너도 대딸 해달라고 해. 우리 미오 오빠야가 손 기술은 아직 싸라있네. 오빠야, 소싯적에 가스나들 골뱅이 좀 파보셨나 봐요?”

란이 얘는 섹드립이 거의 58년생 개띠 수준이다.

미오가 중지를 음란하게 퍼덕이며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애액 싸고 싶으면 언제든지 얘기해. 원래 여자 몸은 여자가 잘 아는 거야.”

“미오 오빠 오랜만에 딜도 한 번 차주세요.”

“그럴까? 지유야, 언니랑 홍콩 여행 한번 가쉴?”

란이와 미오의 물 샐 틈 없는 섹키타가에 지유는 겁먹은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지유가 아무리 모유, 음어 특성을 가졌다고 해도 영혼의 투봊 앞에서는 한낱 꼬맹이일 뿐이···.

“딜도 오지게 박고 싼 티아고로 떠나는 성기 순례! 스페니시 라틴 불알 양 손에 쥐고 사이좋게 쪽쪽!”

응. 얘네 셋은 그냥 클린 업 트리오.

2003시즌 삼성 라이온스 이승엽-마해영-양준혁 급.

“이제 밥 좀 먹자. 면 다 뿔었네. 부먹하는 사람들은 앞 접시에 덜어서 먹고.”

내 말에 삭막했던 분위기가 정리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식사가 재개됐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아.”

“와, 뭐야 탕슉 그세 반이 없어졌네? 누가 다 먹은 거?”

“내가 봤는데 지유 얘 장난 아니야. 한 번에 막 두세 개씩 집어 먹던데?”

“역시 애 엄마라 다르구나.”

“아니에요. 딱 그것만 두 개가 붙어 있던 거였어요.”

“사람이 여섯인데 탕수육 하나 밖에 안 시킨 대표님이 잘못한 거 같아요오.”

“분수 터뜨린 천재 미소녀 작곡가가 그렇게 말하면 그게 정답이지. 대표님이 잘못했네.”

“야, 내가 소자 두 개 시키자니까 너네가 대자 하나면 된다며!”

“지유가 이렇게 많이 먹을 줄은 몰랐죠.”

“죄송합니다···. 은빛이 낳고 갑자기 식욕이 늘었어요. 탕수육에 콘돔 끼고 바삭바삭 삽입 자위 냣냣냣!”

“으, 아무리 콘돔을 낀다고 해도 탕수육 자위는 좀 아플 거 같은데···.”

“란이 너는 삽입 자위 했던 거 중에 제일 신박했던 물건이 뭐야?”

“저는 자위할 시간에 한 명이라도 더 따먹자는 주의라서 그쪽으로는 많이 못 해봤어요.”

“상여자네.”

“언니는요?”

“나도 삽입 자위는 많이 안 해봤어. 한다고 해도 보통 딜도로 했지.”

“지유 니는 자위 많이 하는 편이가?”

“저, 저요? 저는 뭐··· 그냥··· 음···.”

“야, 뭘 그렇게 부끄러워해 여자들끼리.”

“예? 옆에 대표님 계신데··· 귀두! 좆!”

와, 얘네 말 진짜 많네. 정신이 없어서 짜장면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요도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섹드립은 둘째 치고, 말 많기로는 업키걸 애들이 최고인 줄 알았는데 얘네가 제대로다.

심지어 라희랑 규율이는 말도 거의 안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3명에서 업키걸 5명을 그냥 발라버린다.

그래도 이런 떠들썩하고 정신없는 분위기가 숙소생활의 묘미 아닐까 싶다.

다만 가장 늦게 합류한 규율이는 아직 적응이 필요할 거 같다.

나는 규율이의 눈치를 슬쩍 살폈다.

숙소 입주 첫 날부터 란이와 싸운 게 자기도 마음에 걸리는지 조금은 의기소침해진 얼굴이다.

문득 아까 란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꼭 누구 얘기 같네. 우리 중에 대표님 이름 부르면서 딸딸이 치는 사람이 누굴까아···.’

‘4번 연습실에서 대표님 이름 부르면서 딸딸이 치던 게 누구였···.’

란이가 규율이를 저격하는 발언이었다는 건 확실하다.

규율이 역시 발끈하면서 정색한 걸로 보아 다 맞는 말일 것이다.

내 이름을 부르면서 딸딸이 치는 모습은 며칠 전 숙소에서 나도 목격하지 않았던가.

그게 잠꼬대가 아니라 맨 정신에서 한 말이었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소름이 돋는다. 그게 사실이라면 내가 방에서 나가자마자 바로 자위를 했다는 뜻이고, 나중에 나한테 정색했던 것도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이었다는 뜻 아닌가.

그리고 4번 연습실은 회사의 보컬 연습실을 말하는 것 같은데, 회사에서까지 딸딸이를 칠 정도면 꽤나 중증이라는 소리인데···.

혹시 자위 중독 뭐 그런 건가?

그래, 어쩐지 너무 멀쩡한 애가 들어왔다고 했다.

겉으로는 정숙하고 엄격하지만 뒤에서는 클리토리스 문지르며 호박씨 까는 표리부동한 캐릭터 정도는 돼야 다른 애들하고 밸런스가 맞지.

그렇게 생각하면 란이가 그동안 규율이를 씹 선비라고 부르면서 삐딱하게 얘기하던 것이 다 맞아 떨어진다.

란이는 규율이의 이중적인 모습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란이한테 직접 물어보는 게 가장 확실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왠지 두 사람을 이간질 시키는 것 같으니 미오한테 물어봐야겠다.

미오는 두 사람 사이에서 있었던 일을 알 것 같다.

“미오쓰, 다 먹은 거야?”

“예.”

“그럼 나랑 같이 편의점 안 갈래? 음료수 사러 갈 건데 혼자 가기 심심하다.”

“아, 저 혼자 갔다 올게요. 뭐 사와요?”

“아냐, 같이 가. 나 몸에 열 올라서 바람 좀 쐬려고.”

“아, 예.”

“대표님 저 파인애플 환타요.”

“란이는 환타 파인. 다른 애들은?”

아이들의 음료 주문을 받은 뒤 자연스럽게 숙소 밖으로 나온 나는 미오에게 바로 물어봤다.

“규율이랑 란이 사이에 무슨 일 있었지? 규율이가 4번방에서 딸딸이 쳤다는 게 무슨 뜻이야?”

“아 그거요···.”

미오는 그제야 자기들끼리만 알고 있던 일련의 사건들을 말해주었다.

시작은 회의실에서 지유의 젖몸살과 라희의 다린 마비가 동시에 터졌던 그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가 아이들의 마사지를 해주는 모습을 본 규율이가 의자 팔걸이에 자위를 했고, 그걸 란이에게 들켰으며, 란이는 그걸 약점으로 잡은 뒤 자기들끼리 규율이를 따로 만났고, 라희의 연기를 덧붙여서 규율이를 팀에 합류시킨 것이었다.

“어쩐지···.”

“제가 먼저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규율이 언니가 팀에 들어오는 대신에 대표님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해서요.”

“어, 잘했어. 그 정도 의리는 있어야지. 앞으로도 내가 물어볼 때 말고는 나한테 일일이 보고할 필요 없어.”

“4번방은 뭐냐면요··· 크흡.”

미오가 실소를 터뜨리며 말해준 4번방 사건이 압권이었다.

규율이가 보컬실에서 나랑 대화를 하는 것처럼 혼잣말을 하며 자위를 했다는 것이다.

“규율이 언니는 대표님만 생각하면 꼴려서 주체를 할 수 없나 봐요. 란이랑 제가 장난으로 스킨십 했는데도 몸이 아예 거부를 못하던데요.”

“스킨십을 했다고?”

“예. 두 번째 회의 있던 날 지유랑 라희 또 터졌었잖아요.”

“그날은 터지기 전에 미리 잡지 않았나?”

“예, 맞아요. 그때 규율이 언니가 마사지 하는 거 보고 또 흥분을 했나 봐요.”

“걔 그때는 먼저 올라갔던 거 같은데. 니가 다리 만져서 기분 나쁘다는 식으로. 맞지?”

“예, 알고 봤더니 그게 꼴려서 그랬던 거였어요.”

“아···.”

“엘리베이터에서 저랑 란이가 보지랑 꼭지 만졌거든요. 그랬더니 바로 주저앉더라고요.”

“너네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 거냐.”

“근데 규율이 언니는 그때 일을 계속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나 봐요.”

“아아··· 그래서 오늘 부먹으로 란이한테 괜히 시비 건 거구나?”

“예, 제가 볼 때도 그런 거 같아요. 저는 그나마 괜찮은데 란이한테는 악감정이 남아 있는 거 같아요.”

“그럼 앞으로도 계속 부딪치겠네. 중간에서 미오 니가 고생 많겠다.”

“괜찮습니다.”

“너도 혼자 살던 애가 단체생활하면 힘들 텐데···.”

“재미있을 거 같아요. 이층침대에서 한 번쯤은 자보고 싶었거든요.”

“숙소생활의 꽃은 이층침대지. 리야는 그 큰 집에서도 일부러 흙수저 흉내 낸다고 지하실 방에서 다 같이 모여 잤잖아. 이층침대 놓고. 근데 나중 되니까 2층 올라가기 귀찮아서 다 1층에서 자더라.”

“흐흐흐흥.”

규율이가 그랬단 말이지.

란이나 미오처럼 대놓고 미친놈이 되지 않을 바에는 차라리 지유나 라희처럼 솔직한 편이 좋은데, 단체생활에서는 규율이처럼 이중적인 캐릭터가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란이와 미오가 녀석의 비밀을 알고 있으니 자기들도 모르게 무시를 할 수도 있고···.

이 인간들 설마 규율이를 자기들 입맛에 맞는 꼭두각시 리더로 만들기 위해서 일부러 규율이를 리더로 세운 건 아니겠지···.

일단은 오늘이 첫 날이니까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며칠 정도 더 두고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 애액 마려워!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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