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2화.분수를 터뜨린 18세 천재 미소녀 작곡가 (185/371)

< 분수를 터뜨린 18세 천재 미소녀 작곡가 >

란이와 욕실 의무사정을 마친 나는 도망치듯 숙소를 빠져 나와서 회사 대표실로 올라왔다.

소파에 누워서 눈 좀 붙일 생각이었는데 마음이 뒤숭숭하다.

규율이에게 저질렀던 실수 삽입이 울퉁불퉁한 자갈처럼 마음속을 굴러다니는 탓이었다.

걔는 무슨 잠꼬대를 그렇게 정확하게 하냐고······.

하체 라인이 참 예뻤지.

새하얗고 맑은 피부와 대비되는 흑발의 가느다란 음모는 완전히 취향저격이었는데.

음순의 색채는 또 어떻고.

어두운 방안이었지만 소음순의 연분홍빛은 선명하게 알아볼 수 있었다.

은빛이나 미오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하얀 피부=핑두, 핑보’는 과학인 것 같다.

좋았지, 좋았고말고.

촉촉한 카스테라 같은 감촉으로 잔잔하게 여무는··· 아니아니, 디오니소스 개십팔 색기야.

뒤숭숭했던 마음이 어느새 정욕으로 말끔하게 치환돼 버렸다.

일단 뇌와 마음에 가득 차 있는 성욕부터 없애야겠다.

<‘디오니소스의 축복 포션’ 아이템을 사용 중지했습니다.>

편―안

당장 몇 시간 뒤에 규율이 얼굴을 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어색하고 손발이 오그라든다.

삽입을 한 것 그 자체도 문제지만, 만약 규율이가 성경험이 전무한 상태였다면 아주 큰 실례를 범한 것 아닌가. 생애 첫 삽입이 고작 오해로 빚어진 삽입이라니···.

내가 규율이 입장이라고 해도 억울하고 분통이 터질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중간에 란이가 들어오는 바람에 확실하게 매듭도 못 지어버렸다.

나는 규율이도 못 자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슬쩍 톡을 보내봤다.

나 [규율아 진짜 미안하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할게]

바로 답장이 왔다.

지독한 단답형으로.

정 선비님 [예]

나 [잘 자고 이따가 보자]

메시지를 확인했는데도 1분 넘게 답문이 오지 않는다.

화면을 끄고 소파에 눕고 나서야 답장이 왔다.

정 선비님 [서로 오해로 벌어진 일이었는데, 아까는 저도 너무 놀라서 본의 아니게 버릇없이 굴었습니다. 저는 이제 괜찮아졌으니까 신경 쓰지 말고 주무세요. 죄송합니다]

나 [그래, 고맙다. 괜히 나 때문에 잠깼을 텐데 더 자]

정 선비님 [아닙니다. 어차피 일어날 시간이었어요]

나 [그런데 숙소는 왜 온 거야? 혹시 이모랑 싸웠어?]

정 선비님 [예··· 요즘 서로 예민한 상태예요. 오늘은 제가 짐 싸는 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계속 날카롭게 반응하셔서 그냥 제가 피했어요]

나 [이모도 시간이 좀 필요하실 거야]

정 선비님 [이해는 하는데 저도 가끔 욱할 때가 있어요]

나 [미안하다. 내가 더 잘할게. 다 내 잘못이야]

정 선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가 이 정도면 현웃이 터졌다는 뜻.

내 딴에는 진심으로 보낸 답장이었는데 규율이는 그 말이 웃겼나보다.

정 선비님 [대표님 잘못하신 거 없으니까 자책하지 마세요]

나 [나한테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원죄와도 같은 거야. 너희들을 만나는 순간부터 나는 죄인이 되는 거지]

정 선비님 [제가 생각하기에는 반대인 것 같은데요. 오히려 메시아 같은 존재 아니신가···.]

메시아라···.

진짜 그랬으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은 모든 문제를 섹스로만 해결해야 하는 섹시아지.

매춘력 살살 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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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 방송 활동 한 번 없이 음원차트 역주행 1위>

뉴스E 원문

업키걸의 명품 보컬라인 서원과 은빛이 부른 ‘분수’가 어제 새벽 5시를 기점으로 5사 음원 사이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도 1위 후보가 예상되고 있다.

업키걸의 정식 앨범이 아니고 별다른 홍보도 하지 않았던 깜짝 음원이었기 때문에 발매 의도에 대해서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음원 공개 당일부터 상위권에 안착하긴 했지만, 코고는 소리를 녹음해서 발매해도 1위를 할 것이라는 업키걸의 현재 이름값을 생각하면 다소 초라한 성적이 아닐 수 없었다. 그마저도 오픈 빨(?)이 떨어지면 금방 하락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단순한 업키걸 빨이 아니었다.

공개한지 1주일 후부터 각종 노래방 순위 차트와 SNS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하더니 결국 2주 만에 역주행 1위에 등극했다.

보컬 전문 스트리머와 지망생들의 단골 커버 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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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성공적인 일본 투어를 마치고 귀국한 업키걸은 다음달 2일에 시작되는 2기 팬클럽 창단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내활동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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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가 결국 발매 2주 만에 음원차트 올킬을 기록했다.

급속으로 진행한 탓에 회사에서는 반신반의 했었지만 나는 솔직히 처음부터 자신이 있었다.

기사에도 나왔듯, 일단 노래 자체가 좋았고 지금의 업키걸은 잠꼬대하는 소리만으로도 앨범 제작을 해도 좋을 만큼 인지도와 화제성이 올라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았다고는 해도 사실 은빛, 서원이라는 네임밸류 자체가 홍보였다.

‘분수’는 2차 재생산 콘텐츠에서 특히 인기가 높았다.

요즘은 커버 곡을 통해 SNS 스타가 되는 경우도 많은데, 내가 처음에 의도했던 것도 라희와 란이의 분수 커버 곡을 통한 인지도 상승이었다.

란이와 라희의 버스킹 공연 기획을 맡은 잼미디어에서는 첫 번째 버스킹 공연을 각 파트마다 편집해서 업로드했다.

육봉선생은 논란이 됐던 에이텐션 멘트 부분을 살리자고 했었지만, 지선경의 말대로 괜히 긁어 부스럼을 내는 것 같아서 최종합의 끝에 결국 삭제를 했다.

어차피 사건 당일에 바로 직캠으로 올라가서 볼 사람들은 다 봤겠지만.

1회 버스킹 영상에서는 역시나 ‘분수’의 조회수가 가장 높았고, 댓글 반응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잼미디어 자체 검색어 순위에서도 연일 상위권에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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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미디어 띵곡 커버]

은빛, 서원 ― 분수 (커버 by 눈누란라희)

조회수 : 69,745

―슬림베어 : 오 지금까지 분수 커버 중에서는 제일 괜춘한듯

―Crocis : 진짜 잘 부르세요ㅠ 혹시 꿈의 시대 ost 독백 커버도 가능한가요?

―중년 : 왼쪽 여자 아이컨택에 걔 같은데 노래 원래 이렇게 잘했음?

―Shekhinah : 이거 라이브 맞나요?

―delict : 원곡이랑은 뭔가 느낌이 색다르다ㅋ

―귀찮아아 : 2:54 가성할 때 소름 돋은 사람?

―백화교 : 이건 노래 자체가 워낙 좋아서 뭐..

―humuham8706 : This song is beautiful and so are you.

―풍뢰신권 : 새벽에 듣는 중인데 레알 감성 돋네요

―kibino213 : 오른쪽 분 소민정 데뷔 초기 때 느낌 살짝 있다ㅋ

―한burn7래 : 님들아, 썸넬만 보고 꼴.려서 왔는데 이거 벗방임??

―푸리야 : 음란마귀가 씌었나.. 슬픈 노랜데 왜 섹시하게 들리지..?

―인간가습기 : 왼쪽이 아컨 란이라고?????

―Gwi doo look : Que bebe

―케이드7 : 진짜 마약돌 맞음? 노래 잘하네?

―나요랑 사노뮤 : 란이님 논란은 있었지만 항상 응원하고 있는 팬이 있다는 걸 알아주세요. 좋은 노래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팟팅!

―狂天流花 : 혹시 다른 노래 부르신 거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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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누란라희.

육봉선생이 지어준 란이와 라희의 버스킹 네임인데, 괜찮은 것 같아서 그대로 쓰기로 했다.

홍보팀에서는 분수의 작곡가가 라희―예명 ‘요통사고’라는 것을 보도 자료를 통해 슬쩍 배포했고, 그 결과 한 연예 매체와 진행한 라희의 단독 인터뷰가 포털 사이트 연예란에 공개가 돼서 랭킹 1위까지 올랐다.

뭐, 라희 개인의 이슈라기보다는 어그로성 제목이 크게 한몫했지만.

담당 기자가 약을 제대로 빨았는지 도저히 클릭을 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는 조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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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분수’를 터뜨린 18세 천재 미소녀 작곡가>

역주행 1위 반열에 오르며 뒤늦게 터진 ‘분수’가 네티즌 수사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름 아닌 작사, 작곡을 맡은 ‘요통사고’ 때문이다.

업키걸의 팬들은 그 특이한 예명이 과거 요나가 몸담고 있던 아이컨택 팬 까페 회원의 닉네임과 똑같다면서, 혹시 그가 작곡가로 데뷔를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업키걸의 소속사인 YH엔터테인먼트에 직접 문의를 한 결과, 그 추측은 사실로 판명이 났다.

‘요통사고’는 현재 YH엔터테인먼트의 소속 연습생으로서, 업키걸의 후속 걸그룹으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본 기자는 지난 19일 YH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을 찾아가 ‘요통사고’와 인터뷰를 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그녀가 아직 18살 밖에 안 된 앳된 소녀였다는 것이고, ‘분수’가 입봉작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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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 알린미르 : 기사 제목 제대로 노렸네ㅋㅋㅋㅋㅋㅋ

[베플] Beemer : 제 정신입니까 휴먼? 천재 미소녀가 뭐를 터뜨려?

[베플] syaitan : 와 ㅅㅂ 이거 내가 요즘 제일 좋아하던 노래였고 제목 이상하다는 생각도 한번도 안했었는데, 웬 변태 기레기 한 마리 때문에 오늘부터 들을 때마다 이상한 생각들겠네. 내 감성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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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한창 1위에 떠 있을 때 나는 어글리 덕 아이들이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모니터하고 있었다. 그런데 란이가 쉬는 시간에 사무실 PC로 기사를 보고 온 모양인지, 대뜸 라희를 향해서 이렇게 말했다.

“라희 너 분수 터뜨린 거 네이트에 기사 떴더라? 어쩌려고 그래.”

나야 당연히 기사 제목을 가지고 장난치고 있다는 걸 알지만, 그걸 모르고 있던 다른 아이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라희가 시오후키 터뜨린 게 네이트 기사에 왜 나와?”

미오가 굳이 시오후키라는 정확한 용어로 바꿔서 되물었고, 당황한 지유는 연속 틱을 터뜨렸다.

“라희 대음순으로 꾹꾹 눌러 빚은 초밥 한 피스에 3만 7천원!”

상당히 비싸잖아.

아니아니, 그 전에 라희 대음순으로 초밥을 왜 잡아.

겨드랑이라면 모를까.

“김윤호 정액에 와사비 풀어서 찍어먹으면 좆맛탱부랄!”

솔직히 이제는 틱과 평어의 차이점을 거의 모르겠다.

어떨 때는 그냥 대놓고 음어를 발산하는 것 같은데, 중요한 자리나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거의 틱이 안 나오는 반면, 우리랑 있을 때만 터지는 것이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부분이다.

란이와 미오는 아예 지유의 음란 틱 매니아가 됐다. 둘이서 서로의 어깨를 때리며 낄낄 거린다.

“푸핳하하핰! 언니, 존맛탱부랄 너무 웃기지 않아요? 나도 앞으로 맛있는 거 먹으면 존맛탱부랄이라고 해야겠다.”

“이지유 진짜 미쳤다, 미쳤어. 근데 존맛탱클리도 어감 괜찮지 않냐?”

“음··· 존맛탱클리도 괜찮긴 한데 저는 불알 쪽이 더 땡겨요.”

“뭐 여자라면 불알이긴 하지. 근데 라희 대음순으로 잡은 초밥은 어떤 맛일까? 한번 먹어보고 싶긴 하다.”

“으··· 저는 별로···. 차라리 겨드랑이라면 모를까.”

너도 겨드랑이 파냐.

란이랑 나랑 코드가 맞았다는 게 소름 끼치면서도 은근히 흡족한 걸 보니 내가 진짜 일반인의 범주를 확실하게 벗어났다는 실감이 들었다.

지유가 자기도 질 수 없다는 듯 빽 소리친다.

“여동생의 양쪽 유두를 똑같은 타이밍에 비틀면 열리는 이세계 진입 포털을 발견했습니다만!”

저런 라노벨 틱한 용어는 또 어디서 본 거냐고.

구원 받지 못할 놈들···.

규율이는 미오―지유―란이로 이어지는 삼각 티키타카가 발동되면 혼자만의 벽을 치고 아예 자리에 없는 척을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라희가 분수를 터뜨린 게 기사로 나왔다고 하니, 란이의 에이텐션 망언에 이어서 또 다른 논란이 터진 걸로 생각한 모양이다. 걱정 섞인 들숨을 조용히 내쉬면서 내 눈치를 살핀다.

얘도 가만 보면 욱하는 성격이 있다.

나는 녀석이 괜히 정색하거나 한 달 뒤에 팀을 탈퇴한다고 할까봐 먼저 다가가서 라희의 인터뷰 기사가 떠 있는 핸드폰을 내밀었다.

“아···.”

녀석은 기사 내용을 훑어보고 나서야 란이의 장난인 걸 눈치 챘다.

터지려는 실소를 입안으로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문제는 라희였다.

빨개진 얼굴로 크게 당황하며 란이에게 묻는다.

“예? 제가 기사에 나왔다고요?”

“응. 미소녀 작곡가가 분수 터뜨렸다고 나왔던데? 요통사고라는 예명도 떴고.”

“아······.”

“너 혹시 어제도 딸딸이 쳤어?”

“물이 많이 나오긴 했는데요, 진짜 분수는 안 터졌어요···. 근데 그게 왜 기사로 나왔지···?”

라희는 자기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기가 팍 죽어서 면목 없다는 목소리로 웅얼거린다.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안 할게요오···.”

뭐, 얘네 분위기는 대충 이런 식이다.

숙소생활이 시작되면 어떤 그림이 나올지 벌써부터 으슬으슬해진다.

***

3일 뒤.

그동안 어린이집 대신 조부모님 집을 오가며 적응기간을 마친 은빛주니어가 정식적으로 지유네 본가에 맡겨지던 날.

홀몸이 된 지유와 규율이가 숙소에 합류함으로써 미운 오리 새끼들의 본격적인 숙소 생활이 시작됐다.

좋은 숙소를 얻어줄 수도 있었지만 헝그리정신을 키워주기 위해 라희와 란이가 쓰던 숙소를 그대로 쓰기로 했다.

라희가 쓰던 큰 방에 이층침대를 삽입해서 공동침실로 만들었고 란이의 방이 공동 드레스 룸이 됐다.

한 가지 에로사항이 있다면, 규율이가 들어온 이상 이제 숙소에서의 의무질싸도 끝이라는 것이다.

아직 미오의 원룸이 나가지 않았으니 그곳에서 돌아가면서 사정을 할 생각이다.

이건 무슨 출장 안마도 아니고···.

“어, 대표님 오셨다.”

“안녕하세요오.”

“뭐야, 아직도 안 끝났어?”

나는 퇴근을 한 뒤 아이들의 숙소를 찾았다.

연습을 하루 쉬고 다 같이 짐 정리를 하고 있던 아이들은 거의 초주검이 되어있었다.

작은 방에서 옷 정리를 하고 있던 란이가 마스크를 내리면서 볼멘소리로 찡찡거린다.

“인간적으로 다섯 명이 살기에는 너무 좁아요. 적어도 방이 3개는 돼야 될 거 같은데.”

“대신 안방이 크잖아.”

“아 뭐야아. 업키걸은 한남동 럭셔리 빌리지에다가 2층 단독주택으로 해줬으면서!”

그 말을 처음 들은 규율이와 지유는 깜짝 놀랐다.

“아, 진짜?”

“뮨대표 씹할 새끼! 하아, 죄송합니다···.”

나는 가짜뉴스를 제대로 잡아주었다.

“걔네는 회사에서 잡아준 게 아니고 리야가 사비로 월세 낸 거야. 너네도 한 달에 천만 원 낼 자신 있으면 럭셔리 빌리지에 잡아줄 수 있어. 해줘? 요즘은 더 올라서 천이백 정도 하던데.”

한 달 렌트비 1,200만원의 위용에 다들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저었다.

규율이가 고인 티를 내며 아이들을 위로한다.

“원래 연습생 숙소는 좀 좁아야지 멤버들끼리 빨리 돈독해지고 재미있다고 하더라. 나중에 가서 이런 것도 다 추억이 될 거야.”

내가 덧붙였다.

“그래, 데뷔하면 좋은 데로 바꿔 줄 거니까 그때까지 좀만 고생하자. 대충 끝난 것 같은데 짜장면이라도 시켜먹을까? 이것도 나름 이사라면 이산데, 이삿날에는 역시 중국집이지.”

“우와와, 위꼴!”

“탕수육도 먹으면 안 돼요?”

“먹어.”

“으꺄아아아악!”

TV오디션 프로그램을 앞두고 체형관리에 들어간 녀석들은 한창 고칼로리가 땡길 시기였다.

미오가 손을 들며 말한다.

“짜장면 파 손!”

“저요오.”

“저요.”

미오, 라희, 지유는 짜장면.

“저는 짬뽕이요.”

규율이 짬뽕.

“나도 짜장면 먹어야겠다. 란이는 뭐?”

“저는 난자완스요.”

“장난하지 말고.”

“아, 왜요. 섹드립이 아니라 진짜 있는 음식이에요!”

“내가 그걸 몰라? 대표도 짜장면 먹는 판국에 뭐? 난자완스?”

“아,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으라고 했으면서 쪼잔해요. 그냥 제 돈으로 시켜먹을 게요.”

“너는 숙소생활도 해본 애가 단체생활의 의미를 몰라? 엎드려.”

엎드리라는 건 당연히 장난으로 한 말이었는데, 망란이 놈은 그걸 또 섹드립으로 받아쳤다.

“어머, 왜요? 엎드리면 뒤치기 해주시게요?”

“하아······.”

이 미친놈을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란이의 이런 모습을 뻔히 알고 있던 다른 녀석들은 다 그러려니 하며 넘어갔다. 하지만 규율이는 눈알을 위로 올리고 고개를 저으면서 짜증 섞인 표정을 지었고, 그 모습을 란이가 목격했다.

이때부터 규율이와 란이의 소리 없는 신경전이 시작됐다. 그리고 탕수육 부먹찍먹에서 둘의 대립이 제대로 시작됐다.

“와, 비주얼부터가 이미 좆맛탱부랄 예약이다. 탕슉 소스 부을게용!”

“어어어? 야, 그걸 왜 부어?”

< 분수를 터뜨린 18세 천재 미소녀 작곡가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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