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넣어주시면 안 돼요? >
니가 여기 왜 있어!
내가 가슴을 만지고 엉덩이에 고추를 비빈 사람은 란이도 아니고 라희도 아니고 미오도 아닌 정 선비님이었다니!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해버렸다.
규율이 녀석이 바지 속에 손을 넣어 폭풍 자위를 하고 있었다.
내가 바로 앞까지 온 줄도 모를 정도로, 아주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눈을 꼭 감은 채, 입은 반쯤 벌리고, 이불을 걷어내고, 신음까지 흘리면서 말이다.
―귤귤귤귤귤귤귤
“아··· 아··· 아아······.”
영혼을 담아 딸딸이를 치고 있는 건 규율인데 민망함은 왜 내 몫일까.
손발이 오그라든다.
나는 너무 혼란스럽고 식겁한 나머지 숨까지 멈춘 채 그대로 굳어버렸다.
규율이는 현재 잠에서 깨어 있는 상태일까?
만약에 깨 있는 거라면 언제부터 깨어 있던 걸까.
설마 내가 가슴을 애무하고 엉덩이에 고추를 비빌 때도 깨 있던 건 아니겠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머리와 등줄기가 뜨거워졌다.
내가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규율이는 아직 잠결인데 내가 젖만튀를 한 여운에 젖어서 그만 조건반사적인 자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깨어 있든 잠들어 있든, 녀석은 현재 완전한 자위도취에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중이었다. 오르가즘이 오르기 시작하는지 11자로 쭉 뻗은 다리와 발끝이 뻣뻣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발리에서 봤던 예쁜 발의 페디큐어는 아직 지우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 즐딸 하려무나.
일단은 내가 이 자리를 벗어나는 게 급선무.
나는 들어올 때보다 더욱 주의를 기울여서, 마치 간식을 몰래 훔쳐 먹는 떼껄룩이 된 기분으로, 바닥에 닿는 발의 면적을 최소화하며 슬로우 동작으로 뒷걸음 질 쳤다.
천천히, 천천히···.
그러다가.
―귀두둑!
키, 키익!
너무 조심스럽게 발을 딛던 나머지 발목 쪽의 어딘가에서 노후된 뼛소리가 나 버렸다.
나는 두려운 마음에 두 눈을 꾹 감아버렸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규율이는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자신이 클리토리스고, 클리토리스가 곧 자기인 것처럼 쉬지 않고 손을 움직일 뿐이었다.
좀 더 대범해진 신음까지 계속 흘리면서 말이다.
“아··· 아, 아··· 어떡해···.”
완벽한 자위일체가 되었구나.
그래, 그게 바로 건강하다는 증거란다.
나는 다시 발의 옆 날만을 이용해서 사이드 스텝을 밟았다. 그리고 뒤로 손을 뻗어서 문고리를 잡던 그 순간.
“대표님···.”
으응?
규율이 녀석이 나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내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귓가에 들릴 정도로 화들짝 놀랐다.
혹시 딸딸이 치는 소리를 잘못 들은 건가 싶어서 잠시 멈춰서 추이를 살폈다.
“아, 어떡해··· 대표님, 그냥 넣어주시면 안 돼요?”
젠장, 환청이 아니었다.
녀석은 내가 들어온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넣어달라니?
계좌에 계약금을 넣어달라는 건 아닐 테고, 당연히 고추겠지?
성욕은 선비님의 갓끈마저도 풀어버릴 정도로 참기 힘든 욕구란 말인가.
갈등 된다.
그냥 넣어도 될까?
규율이와의 교접은 아무런 명분도 없고 보상도 없는데, 오직 성욕만을 충족하기 위해서 넣어도 되냔 말이다.
내가 아무 대꾸를 하지 않자, 녀석은 내 고민을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다시 요구했다.
“넣어도 돼요···. 제가 원해서 하는 거니까 그냥 해주세요, 아, 아··· 더 이상 못 참겠어요··· 아, 아, 아···.”
클리토리스의 노랫소리도 점점 더 끈적해지고 있었다.
―뀰뀰뀰뀰뀰뀰뀰뀰
클리토리스가 예쁘게 지저귀는 소리를 들은 고추가 급격히 발기된다.
아직 ‘디오니소스의 축복 포션’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성욕이 충만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맨날 대표님 생각하면서 자위만 하는 것도 이젠 지쳤어요··· 하윽···!”
맨날 내 생각하면서 자위를 했다고?
발리에서의 사랑 고백에 이은 자위 고백이라니···.
정규율 너 원래 이렇게 되바라진 아이였니.
“제발··· 제발요···.”
그래, 눈 딱 감고 넣자.
그렇게 도덕심이 강한 애가 두 번이나 신념을 버려가면서 간절히 원하는데, 아이들의 쾌락을 책임지고 있는 생체 딜도로서 모른 척 할 수가 없지 않은가.
공평하게 규율이에게도 넣어주는 것이다.
뿌리까지 꽉꽉 넣어주기로 마음을 먹은 나는 침대로 올라가 녀석의 정강이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평소 라희가 즐겨 입던 수면 바지를 과감하게 내렸다.
팬티 안에 양 손을 모두 넣고 꾸물거리던 규율이의 몸은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고양이 같은 아몬드형의 눈을 부릅뜨고 나를 쳐다본다.
어찌나 당당하게 쳐다보던지, 오히려 내가 민망해져서 시선을 피하고는 아무 말 없이 팬티까지 내려버렸다.
여기서 규율이의 경험이 없는 티가 났다.
바지를 내릴 때와 마찬가지로 엉덩이를 들어주지 않아서 온전히 내 힘만으로 내려야 했던 것이다.
그래도 팅, 하는 기분 좋은 손맛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종아리에 걸쳐져 있던 추리닝과 함께 팬티를 완전히 벗긴 뒤, 적당하게 개서 침대 밑에 떨어뜨렸다.
아직 어둑어둑하긴 해도, 미세한 커튼 틈으로 어스름히 밝아오는 여명 덕분에 시야는 거의 확보가 된 상태였다.
녀석은 왼쪽 손가락을 V자로 벌려서 대음순을 펼치고, 오른쪽 중지로 클리토리스를 냘냘냘냘 자극하는 양손 자위법을 쓰고 있었다.
부끄러운지 규율이의 눈동자가 더 커졌다.
나는 녀석의 허벅지를 부드럽게 펼친 뒤, 예쁘게 벌어진 대음순에 곧장 귀두부터 갖다 대었다.
이미 촉촉해져있던 질구가 음경을 맛있게 빨아들이려고 한다.
나는 선서하듯이 말했다.
“넣을게.”
“어? 어어? 잠깐만요!”
―뽀드득
“으으흫!”
***
급성 심근경색이 이런 느낌이구나.
한창 자위에 집중하고 있던 정규율은 자신의 몸 위에 올라온 나체 김윤호를 보고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아니, 차라리 멎어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언제 들어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자위를 하는 모습을 들켰다는 뜻 아닌가. 평소처럼 김윤호 대표를 떠올리면서 대사까지 뱉어버렸는데 말이다.
렘수면 상태에서 느낀 착각이 아니었구나!
그 말은 곧, 아까 유두와 가슴을 애무한 범인도 현실 김윤호였다는 소리였다.
그가 지금 자신을 덮치고 있는 이유는 자위 중에 말했던 대사를 오해한 거고.
이거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
손은 또 왜 이렇게 빠른 건지.
정규율은 자신이 잠깐 당황한 사이에 마치 소시지 껍질 벗기듯 팬티까지 깔끔하게 내려버린 김윤호의 빠른 행동력, 결단력에 그만 감탄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모자라 곧장 다리를 벌리면서 음순에 고추를 갖다 댔다.
생전 처음 느끼는 촉감이었지만 그것은 고추가 분명했다.
그저 접촉만 했을 뿐인데, 그곳으로부터 시작된 짜릿한 극치감이 온몸의 모세혈관을 타고 쭉쭉 퍼져나갔다.
“넣을게.”
예? 진짜 넣는다고요?
정신이 번쩍 든 정규율은 반사적으로 소리쳤다.
“어? 어어? 잠깐만요!”
하지만 이미 늦었다.
딱딱하게 커져버린 김윤호의 심벌이 이미 자신의 내부로 쭈욱 밀고 들어 와버린 것이다.
사, 삽입당해 버렸어!
24년 동안 귤귤하게 지켜왔던 순결의 비무장지대가 허무하게 뚫려버렸다고!
지금이라도 빨리 멈추라고 해야 하는데, 명치를 세게 맞은 것처럼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 아···!”
“아프진 않지?”
“아으···.”
움직이지 마요.
제발 움직이지 마세요.
제가 대표님을 원한 건 사실이지만 이런 식은 아닌 것 같아요.
전 아직 아무런 준비도 안 된 상태라고요.
무엇보다 우리 지금 피임도 안 된 상태잖아요!
고추를 반쯤 집어넣은 김윤호는 첫 번째 피스톤 왕복을 하기 위해 서서히 허리를 뒤로 물렀다.
“하윽!”
정말 자기도 모르게 신음이 터지는구나.
아플 것이라는 걱정과는 달리, 정규율의 생애 첫 삽입은 미치도록 짜릿하고 달콤한 쾌감만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정규율은 사지가 녹아내릴 것 같은 벅찬 환희를 느끼면서도, 극강의 절제력을 발휘하며 김윤호의 가슴을 밀쳤다.
“하지 말라고요!”
―퍽!
“어어?”
무방시 상태에서 강하게 밀쳐진 김윤호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뒤로 벌러덩 넘어가면서 침대 밑으로 굴러떨어졌다.
―쿵!
“아얔!”
민망한 상황이 돼버렸다.
당연히 김윤호의 몸 상태가 먼저 걱정이 됐지만, 규율은 자신의 실수를 덮기 위해서 오히려 더 정색을 해버렸다.
이불로 몸을 가리면서 소리친다.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나보다.
바로 일어나 앉은 김윤호는 허리를 어루만지면서 바로 사과를 했다.
“미안해, 내가 너무 급하게 했네···.”
“급하게 한 걸 떠나서, 왜 이러시는 건데요.”
“어? 아니 난 니가 넣어달라고 하길래···.”
여기서 인정을 해버리면 꼴이 더 우스워진다.
렘수면 상태에서의 잠꼬대로 밀고 가야겠다.
정규율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투로 되물었다.
“예···? 제가 언제요?”
“방금 전까지 세 번이나 그랬는데···.”
“제가요?”
“어.”
“아······ 죄송해요. 저는 당연히 꿈인 줄 알고···.”
***
그럼 그렇지.
내 얼굴을 확인하고 너무 놀란다 싶었다.
맨 정신에 그랬을 리가 없지.
나는 바로 사과를 했다.
“미안하다, 나는 진짜인 줄 알았지.”
“설마요. 제가 아무리 대표님 좋아했었다고 해도, 몸까지 허락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그럼 내 생각하면서 맨날 자위했다는 건 뭔데.
그것도 아무 맥락 없는 잠꼬대일 뿐이었냐.
“무슨 잠꼬대를 그렇게 또박또박하냐.”
“너무 피곤하면 그래요.”
“그래. 나 나갈 테니까 자라. 진짜 미안하다.”
발기된 고추와 알몸이 너무 초라해 보인다.
나는 책상 의자에 걸쳐두었던 옷을 대충 옆구리에 끼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먼저 방문이 열리면서 란이가 나타났다.
규율이가 소리를 지른 것 때문에 깬 모양이다.
놀란 표정으로 문을 열었다가 내 얼굴을 확인하고서야 안심을 한다.
“아, 놀랐잖아요. 왜 그래요?”
“아니···.”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차마 말이 안 나왔다.
란이는 내 꼬라지와 규율이의 얼굴을 슥 확인하더니 시니컬하게 중얼거렸다.
“아, 섹스하던 중이셨구나. 계속 하세요.”
규율이가 펄쩍 뛰며 대답한다.
“아니이! 안 했어! 그런 거 아니야!”
란이가 껴서 좋을 게 없다.
나는 일단 란이를 뒤로 밀어서 방을 벗어났다.
“규율아, 잘 자. 내일 보자.”
“예, 예. 대표님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규율이와 상투적인 인사를 마친 나는 문을 닫은 뒤 란이에게 작게 물었다.
“라희는?”
“안 깼어요.”
“일단 화장실로 가자.”
우리는 욕실로 자리를 옮겼다.
나는 문을 잠근 뒤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했다.
“나는 당연히 넌 줄 알고 덮쳤지.”
“아···.”
“그런데 어라? 가슴을 만져보니까 니가 아닌 거야. 꼭지 모양도 다르고.”
“아, 제 거보다 더 작았어요?”
“아니, 더 컸어.”
“칫···.”
“그래서 나는 라희인 줄 알고 깜짝 놀라서 라희 방으로 나왔는데, 보니까 너랑 라희가 같이 자고 있더라? 그래서 미오가 왔나 해서 다시 확인해봤더니 규율이더라고.”
망란이는 여전히 강직도를 유지 중인 고추를 보며 되물었다.
“꼽긴 꼽았어요?”
반쯤 꽂긴 했지만, 굳이 얘기 안 해도 될 것 같아서 고개를 저었다.
규율이의 자위라든지, 넣어달라고 했던 말 따위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내가 실수해서 저질러 버린 것으로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근데 소리는 왜 지른 거래요?”
“내가 옷 벗고 있으니까 놀란 거지. 근데 규율이가 왜 여기서 자고 있어?”
“이사하기 전에 미리 와서 자보고 싶었대요.”
“그래···? 몇 시에 왔어?”
“12시쯤?”
연습이 끝나자마자 바로 왔다면 모를까, 규율이의 성격상 그 시간에 갑자기 숙소체험이 해보고 싶어서 왔을 리가 없다.
아마 이모랑 싸워서 집을 나왔을 것이다.
“너는 그러면 미리 말을 해줬어야지.”
“깜빡 했죠.”
대수롭지 않게 대꾸한 란이가 잠옷 티셔츠를 올리더니 팬티를 쭉 내린다.
나는 소변을 누려는 줄 알고 자리를 피해주기 위해서 문고리를 잡았다.
“응? 어디가세요?”
“너 소변보려는 거 아니었어?”
“아뇨. 정액 보려는 건데요.”
“응?”
“저랑 하려고 오셨다면서요.”
“아··· 이 상황에 하자고? 여기서?”
“왜요?”
“규율이 있잖아···.”
“뭐 어때요. 여기 들어올 것도 아닌데. 신음소리 안 낼 테니까 그냥 해요.”
그러더니 내 목을 끌어안으며 폴짝 뛰어오른다.
“저 오늘 진짜 미치도록 땡겼어요···.”
란이는 우울하거나 스트레스 받는 날에는 섹스가 더 땡긴다고 했다.
나는 녀석의 엉덩이를 손으로 받치면서 성기를 결합했다.
보지가 자지를 쫀쫀하게 감싸면서 확 빨아 당긴다.
***
윤호와 란이가 들박 체위로 합체를 하던 그 시각.
‘진짜 가셨겠지···?’
문고리를 돌리며 방문을 걸어 잠근 정규율은 서둘러 침대에 누운 뒤 아직 첫 삽입의 두근거림이 남아있는 질 내부에 중지 두 마디 정도를 넣어보았다.
김윤호의 고추가 들어갔던 딱 그 지점이었다.
‘대표님의 발기된 성기가 여기까지 들어왔었어···. 하나도 안 아팠어···.’
***
윤호와 란이가 들박 체위로 합체를 하고 규율이가 자신의 질에 손가락을 넣어보던 그 시각.
문득 잠에서 깬 라희는 옆에서 자고 있던 란이가 없어진 것과, 거실 쪽에서 두런두런 인기척이 나는 걸 보고 직감했다.
‘대표님 오셨나보다아···. 저쪽 방에선 귤이 언니 주무시고 계시니까 욕실에서 하겠지···.’
두 사람이 욕실에서 소리 죽여 교배하는 모습을 상상하자 클리토리스가 두근두근 맥박 뛴다.
천장을 보고 바로 누워서 초집중을 해보니 뭔가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아니, 들린다고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위 도시락이 되었다.
라희는 스스로 젖꼭지를 돌리면서 클리토리스를 문질렀다.
‘아··· 자다 깨서 치는 딸딸이 너무 좋아아. 근데 이제 언니들 숙소에 들어오시면 딸딸이 칠 여유도 없을 텐데··· 샤워할 때만 쳐야 되나···?’
< 그냥 넣어주시면 안 돼요?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