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9화.한국남자인 이상 공평하다 (182/371)

< 한국남자인 이상 공평하다 >

쓰리에스의 작업이 들어갔다는 것을 알고 나니, 그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이제야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고 보면 정말 이상하다. 

 란이는 술에 마약을 넣었다는 걸 몰랐다고 처음부터 주장했고 에이텐션 애들도 본인들이 몰래 넣었다는 것을 인정했으니, 란이에게는 애초에 아무 혐의가 없는 것 아닌가. 

 마약을 빼고 보면 란이는 미성년자의 몸으로 술을 마시고 섹스를 한 것뿐이다. 도덕적으로 손가락질 받을 문제지 혐의점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왜 법적으로 처벌을 받았을까. 그리고 왜 그것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반박한 사람이 ―나를 포함해서― 한 사람도 없었을까. 

 일단 당시 언론 분위기부터가 란이에게 필요 이상으로 적대적이었다. 

 물론 현직 아이돌 멤버의 마약 혐의가 가벼운 사건은 아니지만, 검찰 출석 현장을 실시간으로 중계할 만큼의 중대한 사안은 아니지 않은가. 

 종편 시사 채널에서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와서 심각한 얼굴로 사건을 분석하고 파악했고, 지상파 뉴스조차 메인으로 보도를 할 정도로 난리를 피웠다. 일개 연예인의 일탈로 치부할 게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케이팝의 위기로 이

어질 수도 있다면서 말이다. 

 그 모든 논란의 포커스가 란이에게 꽂혔다. 

 인지도로 보나 사건의 관여도로 보나 에이텐션 애들이 메인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오히려 에이텐션 팬덤이 나서서 란이를 깔아뭉갰다. 

 애초에 아이컨택이 팬덤이 큰 편도 아니었고 그나마 있던 팬들도 섹시 컨셉으로 바뀐 뒤에 떨어져 나갔으니, 란이에게는 실드를 쳐주거나 위로를 해줄 팬도 남아있지 않았다. 

 걸그룹으로서의 명예와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판결이 나기 전부터 란이는 이미 죄인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면 우연탁 변호사는 왜 항소를 하지 말라고 했던 걸까. 

 일단 그는 란이의 담당 변호사가 아니었다. 

 아이컨택 팬이었던 자기가 변호를 맡으면 대중들이 보기에 오히려 좋을 것이 없다면서 자신의 사무실에 있는 후배 변호사에게 넘겼다. 그리고 어차피 초범인데다가 미성년자, 강제성이라는 부분까지 입증이 되었기 때문에 무혐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걱정하지 말

라고 했었다. 

 하지만 란이는 그 예상을 깨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렇다면 당연히 항소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 변호사는 극구 하지 말라며 반대했다. 란이의 담당 변호사도 마찬가지였고. 

 당시에는 누구보다 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그랬으니 아무도 의심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와서 지선경의 말을 듣고 보니 많이 이상하다. 

 물론 우연탁 변호사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고 좋은 쪽으로 말이다. 

 “우연탁 변호사?” 

 “저희 회사 자문 변호사예요. 원래 요나랑 란이가 있던 아이컨택 팬클럽 회원이었는데 저희한테 도움을 많이 줬어요.” 

 “그 사람이 항소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예.” 

 “그럼 의심부터 해봐야 되는 거 아니야? 항소를 하면 안 된다는 걸 그 사람이 알고 있었을 리가 없잖아. 내가 방금 얘기한 정보는 우리 밖에 모르고 있는 건데. 스리에스에서 사주 받았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그럴 사람이 아니에요.” 

 “자기야, 이 바닥에 그럴 사람 아닐 사람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야. 자기 이익에 따라서 움직일 뿐이지.” 

 “알아요. 그런데 우 변호사님은 믿을 수밖에 없어요. 걸그룹 덕후치고 나쁜 사람은 없거든요.” 

 지선경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실소를 흘렸다. 

 “그래, 어쨌든 결과가 좋으면 된 거지.” 

 “그럼 아직 현재진행형 아닌가요. 현용수 대표가 언제든지 란이 스폰설을 터뜨릴 수 있다는 뜻이잖아요.” 

 “그랬지. 자기가 여기 오기 전까지는.” 

 “예?” 

 “내가 흑기사 해준다고 했잖아. 아, 여자는 백장미라고 했구나.” 

 “혹시 현용수 대표랑 개인적으로 친분 있으세요?” 

 “알고 지낸지는 꽤 됐지. 개인적으로 연락은 안 하지만 모임 같은데서 만나면 뭐하고 지냈는지 근황 전하는 정도? 나이도 동갑이라서 야자 트고 지내.” 

 “그 정도면 친한 거 아닌가···.” 

 “안 친해. 섹스를 안 했거든.” 

 “아, 예···.” 

 “자기랑은 했고.” 

 “예···.” 

 “정권이 바뀌고 나서 쓰리에스가 많이 힘들어졌어. 이전 정부가 밀어주던 사업들의 실무자가 싹 다 물갈이 되면서 탈탈 털릴 지경이거든. 이미 몇 개는 털리고 있는 중이고.” 

 우리나라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커지면서 정재계랑 연관이 안 될 수는 없지만, 쓰리에스는 전 정부와 집권여당 쪽에 너무 올인을 한 게 문제였다고 한다. 

 “자기네도 이제 어느 정도 커졌으니 정치 쪽에서 어떤 식으로든 콜이 들어올 텐데, 그런 거에 현혹되지 마. 정치판이랑 처갓집은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아.” 

 “예.” 

 “자기네야 뭐 공주님이 알아서 케어해주고 있겠지만.” 

 “리야 걔는 업키걸 말고는 관심 없을 걸요. 그리고 란이가 리야한테 워낙 첫인상이 안 좋아서···.” 

 “흐흐흐흥, 원래 보호 받는 쪽은 잘 모르는 법이지.” 

***  서울 광진구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한상균 전 민정수석 거실에서 손님을 접대 중이다. 

 손님은 다름 아닌 알리야와 그녀의 개인 수행비서인 캐시였다. 

 한상균의 아내가 직접 우린 차를 한 모금 마신 캐시가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 

 “미리 약속도 없이 댁으로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직접 와주셨으니 제가 수고를 덜었죠.” 

 한상균의 권위적인 눈길이 캐시의 옆에 앉은 알리야에게 향한다. 

 요즘 제일 잘 나가는 걸그룹이라더니 역시 미모가 상당하다. 

 하지만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신분일 뿐, 진짜 모습은 따로 있지. 

 손녀 뻘 되는 이 꼬맹이가 오스칼 호텔의 실질적 사장이자 브루나이 에너지 사업자원부 차관보란 말이지···. 

 “이쪽은 알리야 공주님입니다.” 

 캐시의 소개에 한상균이 일어서며 악수를 청했다. 

 “반갑습니다. 한상균입니다.” 

 “아, 저기···.” 

 캐시가 움찔 놀라서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알리야는 서슴없이 그 손을 잡는 것도 모자라 화답까지 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알리야예요.” 

 캐시는 놀란 마음을 감추며 애써 미소 지었다. 

 개과천선한 리야를 보니 미소가 아니라 눈물이 날 지경인 캐시였다. 

 예전 같았으면 아무리 비즈니스로 만난 사이라고 해도 손끝 하나 대지 않았을 텐데 진짜 많이 변하셨구나. 남자기피증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제야 사람이 되셨어! 

 김윤호 만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요즘 뭐하고 지내세요? 아조씨 지금 백수 아니에요?” 

 정권이 바뀐 뒤 아무리 힘이 떨어졌다고 해도 한상균은 이전 정부의 실세였던 ‘다섯 손가락’중 한 명이었다. 게다가 검찰 쪽에서는 여전히 막강한 라인을 행사 중인 그를 동네 아저씨 취급해버리는 리야의 행동에 캐시는 다시 진땀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상균 입장에서도 알리야는 절대 만만히 볼 인물은 아니었다. 

 알리야의 파워는 국내에만 국한된 종류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가 한창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시절이라고 해도 함부로 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치란 나이 싸움이 아니라 권력과 영향력으로 말하는 것이니까. 

 “하하, 뭐 그렇죠.” 

 “아조씨가 쓰리에스 현용수 대표 엑스 브라더예요?” 

 “으응? 그게 무슨 말인지?” 

 “쓰리에스 주식 갖고 있죠?” 

 그래도 이 정도의 실례는 받아들일 수 없지. 

 한상균은 캐시를 쳐다보며 뼈 있게 받아쳤다. 

 “허허, 우리 공주님께서 한국 매너는 잘 모르시는 모양이에요?” 

 그래, 이게 정상이지. 이게 알리야 공주님이지. 

 캐시는 알리야와 함께 했었던 과거의 전투 비즈니스를 떠올리며 공격적인 눈빛으로 딜을 시작했다. 

 “한상균 대표님 따님께서 2015년에 쓰리에스 자회사인 브이로직 엔터테인먼트에 취직하셨더라고요. 그리고 2년 만에 무려 대표이사로 승진하셨고요. 그 인사 과정에 대해선 굳이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허허···. 딸내미 취직 문제까지 신경 쓰기에는 제가 너무 바쁜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것 때문에 아직도 서먹서먹한데요.” 

 “브이로직이 현재 사용 중인 사무실 건물 등기부에 한상균 전 지검장님 존함이 적혀 있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이봐, 당신들 지금 뭐하자는 거야.” 

 한상균의 카리스마가 폭발하던 그때 알리야가 중재하듯 끼어들었다. 

 “쓰리에스 이제 내리막길인거 아조씨도 알고 있자너. 그래서 알리야가 다른 길로 갈아탈 수 있게 도와주러 온 거예요.” 

 “뭐요?” 

 “상부상조 하자고요.” 

 “무슨 상부상조요.” 

 “알리야가 가지고 있는 시크릿 인포메이션 넘겨줄 테니까 아조씨도 알리야 좀 도와주세요.” 

 잠시 뒤, 한상균은 알리야가 보는 앞에서 현용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어 그래, 현 대표. 나 한상균이야.” 

 ―아, 예! 수석님.  “에이, 이 사람이 큰일 날 소리를···. 언제적 수석이야.” 

 ―아, 죄송합니다. 버릇이 돼서···. 근데 번호 바뀌셨습니까? 

 “번호야 뭐 이 번호 저 번호 쓰는 거지. 암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예, 말씀하십시오. 

 “현 대표 요즘 많이 힘들다면서?” 

 ―예··· 솔직히 죽겠습니다. 많이 좀 도와주십시오. 

 “아무리 힘들어도 사람이 지킬 건 지켜야 돼.” 

 ―예, 그럼요. 수석님 은혜는 항상 마음에 새겨두고 있습니다. 

 “그런 말이 아니라, 내가 어디서 들은 얘기가 있어.” 

 ―예···? 

*** 

 “어후, 진짜!” 

 한상균과 통화를 마친 현용수는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망해도 같이 망하는 처지끼리 이제 와서 선을 긋겠다는 심보는 무엇이란 말인가. 

 대놓고 YH엔터테인먼트를 가만 놔두라는 걸 보면 그쪽에서 뭔가 받아먹은 게 분명하다. 

 안 그래도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는 안 좋은 징후들로 주가가 떨어진 것 때문에 압박을 받고 있는데 당신들까지 그러면 안 되지. 

 레드쉐도우가 아직 건재하고 이번에 에이텐션만 잘 복귀해주면 다시 올라갈 수 있는데 뭐? 이소란을 가만히 내비둬? 

 우리가 누구 때문에 이 지경이 됐는데···. 

 나 현용수야. 

 내가 다른 건 몰라도 김윤호 너네만큼은 확실히 조지고 간다. 

 란이 스폰설 터뜨리면 업키걸까지 자동으로 같이 죽는 거지 뭐. 

 현용수는 책상에 있던 피처폰의 전화부를 검색했다. 

 <카르마 김석원 대표> 

 란이와 요나가 팀으로 있었던 아이컨택의 대표다. 

 안 그래도 김윤호한테 감정이 좋지 않을 텐데, 살살 긁어주면 알아서 터뜨려 줄 것이다. 

 첫 통화시도는 실패였다. 

 현용수라고 문자를 남기자 바로 전화가 왔다. 

 녹음 버튼을 누르고, 적당하게 안부를 물은 뒤에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때 우리 말했던 거 있잖아요. 란이 걔 스폰 했다는 자료 있다는 거.” 

 ―예? 

 “요나도 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아니요. 절대 그런 일 없습니다. 

 “나랑 얘기했던 거 까먹었어요?” 

 ―기억 안 납니다. 

 “에이, 내가 그쪽한테는 피해 안 가게 할 테니까···.” 

 ―현용수 대표님. 

 “예.” 

 ―어디서 그딴 헛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는데요, 모르면 그냥 좀 닥치고 계세요. 

 “어어?” 

 ―그런 일 없다고요, 씨발. 내가 스폰 좀 하라고 협박까지 했는데도 애들이 안 했어요. 됐습니까? 

 “근데 김석원 씨 말뽄세가 왜 그래? 나 쓰리에스 현용수예요.” 

 ―근데 뭐요. 현용수 후장은 뭐 철판으로 만들었어요? 그거 알아둬요. 한국 남자인 이상 우린 다 공평해요. 

 이 미친 새끼가 뭐라는 거야. 

 ―어차피 녹취하고 있겠지만, 다시 한 번 말할 테니까 똑똑히 들어요. 란이랑 요나를 포함해서 아이컨택의 그 누구도 스폰 한 적 없습니다. 걔네 진짜 착하고 열심히 사는 애들이니까 괜히 이상한 소문 퍼뜨릴 생각 말아요. 그래도 해보겠다면 항문외과 좋은 데로 알아보

셔야 될 거에요. 끊습니다. 

 뭐지? 뭐지? 뭐지이? 

 후장이니 항문외과니, 이게 대체 뭔 개똥같은 소리냐고. 

 그래도 감 하나는 살아있는 현용수였다. 

 김석원과의 통화로 한 가지 직감한 게 있다면, 김윤호와 쓰리에스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 민정수석과의 통화보다, 정신이 나간 듯한 김석원과의 통화에서 오히려 더 확실한 느낌을 받았다. 김석원은 생명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겁을 먹고 있었고, 그 배후에는 김윤호라는 존재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 인간이 그렇게 대단해? 

 일개 회사원 출신 주제에 업키걸 하나로 그 정도 위치까지 올라갔단 말이야? 

 상대의 본체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으니 작전상 일보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모를 전투에 대한 준비는 해둬야 한다.  어쨌든 이소란은 이미 회생 불능이고, 요나까지 스폰을 했다는 소문이 있다. 

 믿고 있던 김석원이 입을 닫아버렸으니 다른 증인과 증거를 찾아야 한다. 

 이런 쪽으로는 확실한 사람이 있지. 

 더 큰 일을 위해서 아껴두던 인맥 뱅크였는데, 가장 든든한 빽이라고 생각했던 전 민정수석까지 등을 돌렸으니 이제 풀어야겠다. 

 현용수는 핸드폰 주소록에서 그녀의 이름을 검색했다. 

 <지선경> 

*** 

 “흐흥, 급하긴 급한가보네. 나한테까지 연락한 거 보면.” 

 지선경이 내 쪽으로 핸드폰을 내밀었다. 

 이제 막 도착한 메시지 창에는 현용수 이름이 찍혀 있었다. 

 SSS 현용수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모임에서 얼굴 본 지 오래된 것 같아서 안부 묻습니다^^] 

 “혹시 눈치 챈 거 아니에요?” 

 “으응, 아니야. 나한테 뭐 부탁하려고 하는 거지. 뭐라고 하나 슬쩍 떠볼까?” 

 지선경 [제가 좀 뜸했죠. 대표님은 어떻게 지내세요? 얘기 듣자하니 좀 심란하신 거 같던데··· 제가 뭐 도와드릴 일 없어요?] 

 SSS 현용수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주실 겁니까. 선경 누나.] 

 지선경 [빠른 년생 안 키운다고 친구 먹자더니 웬 누나ㅋㅋㅋㅋ] 

 SSS 현용수 [혹시 통화되세요?] 

 지선경 [회의 중. 통화하려면 꽤 걸릴 것 같은데 그냥 문자로 말해요] 

 SSS 현용수 [혹시 YH엔터테인먼트라고 알아요?] 

 지선경 [업키걸 회사?] 

 SSS 현용수 [예 맞아요. 거기 대표 혹시 아시나해서요] 

 지선경 [그럼요. TV에 같이 나와서 유명하잖아요] 

 SSS 현용수 [개인적으로도 알아요?] 

 지선경 [실제로 본 적은 없는데 왜요?] 

 현용수는 지선경을 확실한 자기편이라고 생각했는지, 순진하게도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SSS 현용수 [우리 에이텐션 애들이랑 같이 마약 한 애가 거기 연습생인데 이번에 팀을 준비 중인가 봐요. 우리 애들 이번에 복귀해야 되는데 그쪽에서 이래저래 태클이 좀 들어오네요. 혹시 언론에 흘릴 만한 정보 좀 아시나 해서요.] 

 지선경 [글쎄요. 저도 좀 알아봐야 하겠는데요] 

 SSS 현용수 [업키걸 요나가 예전 그룹에 있을 때 스폰설이 좀 돌던데 그거 한 번만 알아봐줄 수 있어요? 정황은 있는데 스폰서가 누군지를 모르겠네] 

 란이가 아니라 요나? 

 심장이 쿵쾅거린다. 

 지선경도 그것까지는 몰랐는지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요나도?” 

 나는 요나의 스폰에 얽힌 얘기를 해주었다. 

 팀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했던 건데, 결국은 대표한테 이간질 당한 멤버들한테 뒤통수 맞는 바람에 자살까지 결심했었다, 라고. 

 “란이보다 이게 더 문제 아니야? 어쨌거나 스폰을 한 건 한 거니까.” 

 “그렇죠.” 

 내 팔베개를 하고 있던 그녀가 엎드리더니 엉덩이를 치켜세우며 말한다. 

 “일단 좀 넣으면서 말할까?” 

 “예, 그래야 될 거 같아요.” 

 “흐흐흥, 그런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 좋아. 귀여워.”

< 한국남자인 이상 공평하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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