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상적인 홍타임 >
소파에 역자세로 무릎 꿇고 있는 우리홍.
엉덩이가 실제 오르가즘 경련이 온 듯 파들파들 떨린다.
종아리를 깔고 앉아 있던 엉덩이가 들썩거리면서 애널과 뒷음부가 노출됐다.
대음순은 아주 탐스럽게 벌어졌고, 두 개의 각기 다른 구멍은 움찔움찔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내 시각에 강한 타격감을 안겨주었다.
아, 미치겠네.
고추가 근질근질 거리면서 말을 건다.
‘들어가고 싶어! 넣어줘! 넣어줘! 쩍 벌어진 골반을 단단히 틀어쥐고 퍽퍽 소리가 나도록 넣어줘!’
참아, 개색기야!
방금 전에 서원이 들어온 거 보고도 그래?
‘이제 안 들어올 거야! 날 믿으라고 친구!’
닥쳐!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야 이 새끼야, 그럼 날더러 저 탐스럽고 쫀쫀한 이쁘니를 보고도 참으란 말이냐! 이럴 바에는 차라리 잘라버려! 내가 오줌이나 누려고 여기 달려있는 줄 알아?’
좆알좆알 시끄럽네 진짜.
너만 괴로워? 나도 괴로워!
내가 제일 괴로워!
그 어느 때보다 골이 깊은 내적갈등에 몸부림 치고 있던 그때였다.
홍이의 허벅지 사이에서 거미줄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한줄기 빛이 즈으읏 늘어지는 것이 아닌가.
애, 애액의 실!
이건 못 참는다.
아니, 내 개인적인 욕정을 떠나서, 여기서 참으면 그건 홍이의 인격과 여자로서의 자존심을 두 발로 콱콱 짓밟는 거나 다름없다.
내게 양심이란 게 있다면 뭐라도 해줘야 한다.
나는 빡빡한 드로즈 속에서 제 멋대로 발기되어 뻐근해진 고추를 12시 방향으로 잽싸게 고정한 뒤, 테이블과 홍이의 엉덩이 사이에 경건한 마음으로 쪼그려 앉았다.
뒷음부와 나의 거리는 불과 한 뼘 정도.
입체감이 남다른 엉덩이 사이에서 음부 특유의 향취가 포근포근하게 피어오르며 후각을 자극한다.
페로몬!
페로몬!
홍이는 내가 그림자처럼 뒤에 온 줄도 모르고 팔에 얼굴을 묻은 채 거친 호흡을 내쉬고 있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원형의 주름에 야무지게 둘러싸인 애널이 미세하게 벌름거렸다.
그 순간 또 한 방울의 맑은 애액이 음모 끝에 맺힌다.
이런 진귀한 광경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니, 나는 진짜 행운아다.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초고속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이슬이 형성되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가죽 소파 위에는 방금 전에 떨어진 손톱만한 크기의 1번 점액이 동그랗게 묻어있었다.
중력을 이기지 못한 2번 이슬도 꿀처럼 즈으으 늘어진다.
지금!
나는 홍이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보기 좋게 벌린 뒤 그 사이에 코를 있는 힘껏 박고 꿀의 근원지를 깊숙이 핥았다. 애액의 산미가 혀를 가볍게 쏜다.
홍이는 머리와 상체를 오뚜기처럼 탄력적으로 튕기며 허리를 세웠다.
“갸읔!”
“홍아, 이렇게 하면 각도가 안 나와.”
“아아, 죄송합니다···.”
홍이는 허리를 숙이며 엉덩이를 들어주었다.
비현실적인 홍이의 뒤태와 음부의 맛을 본 나는 마치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멈출 수가 없게 되었다.
“다리 좀만 벌려줄래?”
“예.”
나는 테이블을 반대쪽으로 밀어서 공간을 확보했다. 그리고 자동차의 하부를 검사하는 것처럼, 홍이의 가랑이 안으로 얼굴을 밀어 넣었다. 안면승마 자세였는데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다.
여자가 누운 상태에서 정자세로 관찰하는 음부와 밑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음부의 꼴림력은 깊이가 달랐다. 평소에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각도라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초보자에게는 다소 파격적인 자세였기에, 홍이 녀석은 안절부절 못하며 당황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봤다.
“밑으로 조금만 내려와.”
“아··· 조금 민망한데···.”
나는 뻣뻣하게 굳어버린 녀석의 양쪽 허벅지를 잡고 부드럽게 내려주었다.
그리고 대음순이 코에 닿을 듯 말 듯한 위치까지 내려왔을 때 혀를 길게 뻗어서 틈새 사이를 파닥파닥 핥았다.
자극적인 자세인 만큼 홍이는 곧바로 반응을 보였다.
“아으, 대표님···!”
“괜찮아?”
“너무 좋아요···.”
‘너무 좋다’는 말만큼 상투적인 말이 또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을 때마다 뿌듯해지는 마법의 단어가 아닐까 싶다.
―찹찹찹찹찹찹
혀가 부드럽고 촉촉한 살갗 사이를 위아래로 헤집을 때마다 음순 표면의 습도가 점점 높아졌다.
어느 순간 홍이는 스스로 허리를 흔들며 주도적으로 쾌감을 챙겼다.
숨소리도 점점 가빠졌다.
“하아, 하아, 하아···!”
허리 운동의 궤적이 점점 넓어지고 빨라진다.
입과 인중 주변에서만 짧게 짧게 치고나가던 범위가 턱까지 늘어났다.
나는 그저 혀만 뾰족하게 세워서 돌기 역할만 해주고 있을 뿐이었다.
문제는 무게의 중심도 점점 밑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대음순과 입술 사이에는 틈이 없을 정도로 맞닿아있다.
흥분하면 힘 조절을 못하는 녀석의 특성상, 미리 말을 안 해주면 압사당할 수도 있다. 고추도 부러뜨린 녀석 아닌가.
“홍으아 여기서 드 내려오면 나 슴 막힌다.”
“예, 예···.”
“느낌은 괜찮아?”
“예. 좋아요.”
“니가 좋으면 나도 즈아.”
―즙즙즙즙즙즙
“아, 어떡해··· 하아, 아, 아···.”
쌀 것 같은 기미가 보이기에 허벅지 위로 팔을 감아서 클리토리스도 만져주었다.
그러자 불에 덴 듯 엉덩이를 치켜들면서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으으읍!”
엉덩이가 투둑투둑 경련하는 거 보니 첫 번째 절정 구간에 이른 모양이다.
허벅지 사이는 내 침과 뒤섞인 애액으로 번들번들해졌다.
홍이가 소심하게 묻는다.
“···해주시면 안 돼요···?”
“삽입?”
“예···.”
사람의 신념이란 것은 상대적인 건가.
아니면 내가 우유부단 한 건가.
리야가 해달라고 할 때는 단칼에 거절했으면서, 홍이가 해달라고 하니 딱 잘라 거절을 못하겠다.
인싸의 부탁과 아싸의 부탁 사이에는 용기의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잠시 고민을 하는 사이, 홍이는 치마가 말려 올라간 채로 일어서서 손수 문을 잠갔다. 그러고는 상기된 얼굴로 종종 걸음을 쳐서 이쪽으로 돌아온다.
소파에 마찰된 무릎에는 주먹만 한 크기의 빨간 도장이 찍혀 있었다.
허리끈이 달린 제복 스타일의 자켓은 홍이가 입는 순간 단정치 못한 자태가 돼버렸다. 남다른 미드 덕분이다. 홍이가 핏한 자켓을 입을 때는 항상 스타일리스트들의 보정을 거쳐야 하는 이유이다.
자켓 밑단에 반쯤 가려진 음모가 보일 듯 말 듯 애간장을 태운다.
홍이는 일어나기 전과 똑같은 자세로 소파 위에 무릎 꿇고 허리를 낮추며 내게 엉덩이 사이를 적나라하게 내보였다.
달아오른 음부가 완연한 자태로 펼쳐진다.
애널 역시 너무 탐스러워서 그곳에 넣어보고 싶다는 충동까지 들었다.
참나, 이렇게까지 의욕을 보이는데 안 해줄 수도 없고···. “근데 오래는 못할 거 같아.”
“대표님 꺼는 들어오면 바로 느낌이 와서 짧게 해도 괜찮아요···.”
나도 바지를 내리고 단단히 솟은 고추를 드러냈다.
하고자 마음을 먹으니 내가 더 흥분이 돼서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왼손으로 골반을 잡고 오른손으로 음경을 잡은 뒤, 귀두를 대음순 사이에 보질보질 문질렀다.
“하으···.”
그새 말라있던 겉면은 귀두를 마찰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꿀물이 샘솟으며 촉촉해졌다.
몇 차례 왕복을 해서 음경에도 애액을 충분히 묻힌 뒤 맛있게 벌어진 틈 사이로 주우욱 밀어 넣었다.
<‘네 질 안에 안성기맞춤’ 패시브가 발동됩니다.>
―쪼오오오온득!
“흐윽!”
“우아···.”
어찌나 야무지게 빨아들이던지, 내 입에서도 기쁨의 탄성이 새어나왔다.
첫 삽입 때의 기분에 따라서 부드럽고 여유 있게 하고 싶을 때가 있고 강하고 빠르게 박아 넣고 싶을 때가 있는데 지금은 후자였다.
나는 양쪽 골반을 험상궂게 파지한 뒤 상체를 살짝 뒤로 뉘이면서 세차게 허리를 튕겼다.
―팡! 팡! 팡! 팡! 팡!
홍이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지 바로 입을 틀어막았다.
“흐읍!”
살이 탄탄하게 오른 엉덩이가 타격이 가해질 때마다 하트 모양과 스페이드 모양을 빠르게 오가며 탕실탕실 춤을 춘다.
♤♡♤♡♤♡♤♡♤♡
“흐응, 흐응, 흐흡!”
“후우, 으읏···.”
처음에는 조금 느슨하던 질벽이 강하게 수축했고 그 압력은 고스란히 나의 쾌감 에너지로 바뀌었다.
표정이 구겨지고 어금니가 꽉 깨물릴 정도의 강한 오르가즘이었다.
온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 탓에 몸에 열기가 금방 피어오르고 땀이 맺혔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전진만 있을 뿐이다.
나는 잠시 피스톤 운동을 멈춘 뒤 홍이의 상체를 일으켜 세워 자켓 단추와 허리끈을 풀어헤쳤다.
자켓 자체가 몸에 딱 맞게 입어야 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피지컬이 있는 홍이는 브라우스나 셔츠 대신 와이어 없는 스포츠 브라 하나만 입고 있었다.
편하네.
안성기맞춤 패시브 덕분에 홍이가 스스로 자켓과 브래지어를 벗는 순간에도 삽입은 결코 풀리지 않았다.
상의를 벗은 홍이의 몸에는 이제 골반 위로 올라간 스커트와 양말, 로퍼만 걸쳐져 있었다.
발 매니아임을 인정한 나는 로퍼와 양말까지 벗겨버렸다.
그러고 보니 리야가 말한 알몸 도게자 느낌이 얼추 난다.
나는 “몸매 진짜 미쳤다.”라고 칭찬을 해준 뒤 다시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엉덩이를 박살내 버릴 기세로 강하고, 깊고, 빠르게!
―콱! 콱! 콱! 콱! 콱! 콱!
“읍! 으브읍! 흡! 흡! 흡!”
한 타 한 타 넣을 때마다 소파가 뒤로 밀렸다.
뇌에 정액이 차오르면서 사고 회로가 바뀐다.
회사 대표라면 사무실 섹스 정도는 해줘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 그렇고말고.
“흐윽!”
홍이가 왼손을 뒤로 뻗는다.
나는 그 손목을 잡은 뒤, 입을 막고 있는 오른팔까지 뽑아서 경운기 타는 자세를 만들었다.
홍이는 “으응, 으응!” 콧신음을 내며 고개를 저었다.
입을 막을 손이 없으면 신음이 터질 것 같다는 뜻이었다.
그 애절한 모습은 내 안에 있는 가학성을 왈칵 건드렸다. “홍아, 신음소리내면 안 돼.”
“아흐으··· 못 참을 것 같은데요···.”
―팡! 팡! 팡!
“꺄으윽! 흡! 흐읔! 으아, 아, 안 될 것 같아요 대표니임···!”
“안 돼, 참아.”
“흐브읔! 흐킄! 흐흡!”
떨궈진 고개 이면에서 보이는 홍이의 표정은 모진 고문을 당하는 것처럼 일그러져 있었다.
가슴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주체 없이 흔들린다.
홍이는 단순히 입을 다문 것으로 안 되겠던지 아예 소파 등받이에 입을 파묻었다.
그 옆에 걸쳐두었던 자켓이 내 왼편으로 주르륵 흘러내린다.
볼록한 한 쪽 주머니가 내 눈에 띈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색다른 플레이를 즐기라고 섹스의 신이 계시를 내린 것이 분명하다.
왼손을 뻗어 주머니 속 내용물을 꺼냈다.
엉덩이 부분이 촘촘한 시스루 망사로 된 검정색 실크 팬티였다.
“홍아, 그러다가 치아 다 상하겠다. 정 못 참겠으면 이거라도 물고 있을래? 니 팬틴데···.”
홍이는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라는 투로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을 들었고, 나는 동그랗게 뭉친 팬티를 입에 물려주었다. 그리고 다시 홍이의 양팔을 날갯죽지처럼 뒤로 잡고 강하고, 깊고, 빠르게 엉덩이를 튕겼다.
―퍽! 퍽! 퍽! 퍽! 퍽!
홍이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몸부림쳤다.
“으브읍! 으응, 으응, 으응!”
들락날락하는 음경 표면에 뽀얗고 질척한 애액이 묻어나오기 시작했다.
질 벽은 자신의 내부를 들쑤시는 침입자를 강하게 압박한다.
귀두가 우둘투둘한 굴곡을 드륵드륵 긁고 지나갈 때마다 홍이의 고갯짓은 더 격렬해졌다.
맛있다.
홍이가 너무 맛있다.
하루 종일 굶었다가 먹는, 찐득한 질감의 면발 굵은 투움바 파스타와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스테이크의 한상차림이 떠올랐다.
우리 홍이는 이런 걸 소리 내어 말해줘야 좋아하지.
“하아, 홍아 너무 맛있다. 맨날 먹고 싶어.”
그 말을 하자마자 홍이의 억눌린 신음소리가 더 커졌다.
질의 수축력도 강해졌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 저항감에 밀리고 싶지 않은 나의 공격성도 강해졌다.
―철퍽! 철퍽! 철퍽! 철퍽!
내 이마에서 흐른 땀이 엉덩이 골 위로 뚝뚝뚝뚝 떨어진다.
그 중 일부는 삽입 행위가 진행 중인 성기까지 타고 내렸다.
왔다.
짧지만 강렬한 왕복 행위는 고환에 열을 가했고, 그 안에 담긴 정액들은 용암처럼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하지만 서원이의 소독 펠라에 한차례 털린 터라 양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홍이의 넓은 자궁을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하겠지.
<정액 풀 충전 ‘정액권’을 사용하셨습니다.>
대박이다.
고환이 땅땅하게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실제로 들었다.
나는 단단히 붙잡았던 홍이의 손목을 놓고, 엉거주춤 녀석의 등에 기대며 사방팔방 흔들리고 있던 거유 한 쌍을 붙잡았다. 그리고 조금은 아플 정도로 꼭지를 쭉쭉 당기고 비틀었다.
마음 같아서는 수유 스킬을 써보고 싶다. 하지만 홍이의 가슴에서 나오는 양이 어느 정도일지 감이 잡히지 않아서 참았다. 모유 홍수가 날 수도 있다.
“끄흐흡, 흡! 흐읍! 읍! 으으으읍!”
홍이는 소파 등받이의 가죽이 움푹 들어갈 정도로 강하게 붙잡으며 내 체중을 견뎌주었다. 이미 절정 오르가즘 상태가 지속되는 걸로 보였고, 팔은 벌써부터 부들부들 떨리며 얼마 안 가 무너질 것만 같았다.
발바닥은 더 이상 구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꽉 오므라들어있다.
검정색 페디큐어가 반짝인다.
절경이다. “하아, 하아, 나 이제 쌀 거야.”
“흐응!”
“너 진짜 맛있어. 너무 좋아.”
“즈드여···! 느므 즈아서 즈글 거 그트여···.”
“아윽··· 싼다······!”
―울컥!
“아 씨발, 진짜 존나 좋아······!”
“흐읔······!”
―울컥! 울커억! 울컥! 울컥! 울커어어억!
홍이는 질 속에서 사정 경련이 일어날 때마다 같이 몸을 떨어대며 절정을 만끽했다.
신음은 거의 나오지 않았지만, 소파를 쥐어뜯을 듯이 잡은 손과 덜덜덜덜덜덜 떨리는 종아리가 녀석의 오르가즘 수치를 대변해주고 있었다.
음경이 파열됐던 트라우마가 떠오르지도 않을 만큼 환상적인 홍타임이었다.
***
그날 밤, 나는 모든 일을 마친 뒤 약속했던 대로 서원이의 오피스텔로 향했다. 그리고 단단히 화가 난 음경으로 녀석의 앙칼진 성질머리를 짓밟아주었다.
더 이상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머리를 조아리며 싹싹 빌 때까지, 콱콱, 콱콱.
서원이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가래떡을 문 채 잠이 들었고, 나는 그 모습을 확인한 뒤 오피스텔에서 나왔다.
나 [지유야 자?]
지유 [자려고 누워서 웹툰 보고 있어요]
나 [나 너네집 근처인데 지금 가도 될까?]
지유 [예 오세요. 문 열어드릴게요]
어제도 지유의 의무사정을 건너뛰었는데 오늘까지 빼먹으면 안 된다.
서원이네 집에서 지유의 집까지는 5분도 안 걸렸다.
코카콜라 로고가 새겨진 하얀 티셔츠와 분홍색 수면바지를 입은 지유가 복도에 고개를 빼꼼 내밀고 기다리고 있었다.
“미안해. 지금 아니면 시간이 없을 거 같아서.”
“아니에요. 저도 잠 안 와서 웹툰 보고 있었어요. 아, 딸기 드실래요? 대표님이 좋아하는 여고생 겨땀 맛인데.”
“아냐, 괜찮아. 그냥 지유 먹을게.”
녀석의 틱에 나 역시 장난스럽게 한 말인데 그걸 또 틱으로 받아친다.
“씨발, 대꼴이네.”
나는 절묘한 타이밍에 웃음보가 터져버렸다.
“크흡··· 아, 미안하다.”
“제, 제 보지 맛있어요···?”
“어, 맛있··· 아니, 어?”
잠깐.
내가 지유 틱 전문가라면 전문가인데, 방금 그건 틱 억양이 아니었다.
뻔뻔하리만치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틱에 비해 뭔가 주춤거리는 느낌이었고 자신감도 결여됐다.
그럼 뭔데. 틱을 가장한 진심이야······?
< 환상적인 홍타임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