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8화. 69가 좋아하는 74 (161/371)

< 69가 좋아하는 74 >

핸드폰 알람이 울리기 10분 전에 깔끔하게 눈이 떠졌다. 

 시간상으로는 고작 2시간 밖에 자지 않았는데 찝찝한 숙취도 사라지고 몸도 가벼워졌다. 체력 관련 아이템을 쓰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인정하긴 싫지만, 오르가즘은 만병통치약이라는 란이의 만물성교설이 내게도 적용되는 것 같다. 그것도 그 누구보다 강하고 효과적으로. 

 2시간 전 예고에도 없던 새벽 간담회를 끝낸 뒤, 란이와 미오는 완전히 뻗어서 그대로 잠이 들었고 나 혼자 란이 방으로 건너와 편하게 잤다. 

 평소보다 10분 일찍 깨어난 걸 떠나서 애들 숙소가 회사 근처이기 때문에 1시간 30분 가량의 잉여시간이 남는다. 

 나는 거실로 나가 냉수 한 잔으로 텁텁한 입을 가시고 소변을 본 뒤 다시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자기 전에 확인한 이후로 들어온 메시지는 없었다. 

 카톡 창을 끄고 포털 사이트 앱을 터치한다. 

 <급상승 검색어> 

 1. 업키걸 

 2. 이강인 골 

 3. 업키걸 인방 

 4. 뮤즈티비 

 5. 알랑말랑 

 6. 추정연 리스트 실명 

 7. HAK 지혁 

 업키걸이 검색어 가장 높은 곳에 올라있다. 

 회사 단톡방에 별다른 얘기가 없는 걸 보면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인방’과 ‘뮤즈티비’라는 키워드도 같이 뜬 걸 보니 어제 저녁에 했던 라이브방송이 이슈가 된 모양이다. 

 요즘 2기 팬클럽 팬미팅 공연과 새 앨범 준비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은 라이브방송으로 팬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일어나자마자 노이로제처럼 ‘업키걸’부터 검색 했는데 요즘에는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올라와도 그냥 그러려니 한다. 

 나는 일단 유로파리그에서 터진 이강인 골 장면부터 확인한 뒤, 5위에 올라온 ‘알랑말랑’이 뭔지 눌러봤다. 

 1년 전에 발표된 ‘윤현’이란 가수의 트로트 노래 제목이었는데 최근에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면서 사재기 논란이 일어났다. 

 그것을 보이그룹 HAK의 멤버인 지혁이 SNS로 저격했다고 한다. 

 지혁. 은빛주니어의 아빠다. 

 지 딸내미랑 지유는 모른 척하는 놈이 쓸데없는데서 정의감 불태우고 앉아 있네. 

 ‘추정연’이란 이름도 다시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있었다. 

 추정연 사건···. 

 연예계를 넘어 정재계와 언론계의 더러운 커넥션인 ‘연예인 성상납’을 대중에게 알린 대표적인 사건이다. 

 자살로써 진실을 알리고 싶어 했던, 그 방법 외에는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그녀의 절박한 바람은 안타깝게도 돈과 권력이라는 태풍 앞에 사그라졌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올해 공소시효가 만료된다고 하는데, 그것 때문에 재수사 및 수사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청와대에 청원이 올라갔다고 한다. 

 나 역시 이 사건에 관심이 많고, 대중이 알고 있는 것 이상의 정보도 알고 있다. 

 우리 회사와 협약 관계를 맺고 있는 법무법인의 대표이자 요나의 오랜 팬인 ‘욘나예뻐’ 우연탁 변호사가 연관이 돼있기 때문이다. 

 그가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로서 처음 맡은 사건이 바로 이 추정연 리스트 사건이었다. 

 추정연 측이 아닌 피고 측 변호사로 말이다. 

 결국 피고 측이 승소했고, 억울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돕고자 변호가의 길을 택했던 그는 당시의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뒀다. 그리고 그를 계기로 엔터 전문 변호사가 되었다. 

 주로 을의 입장인 지망생 및 신인들의 불공정 계약을 다루고 있는데 웬만해서는 지지 않는다. 대형기획사를 중심으로 많이 자정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말도 안 되는 양아치 회사들이 많다는 뜻이었다. 

 우연탁 변호사와는 가끔 만나서 술잔을 기울이고는 한다. 

 웬만해서는 일과 관련된 말을 잘 하지 않는 그가 어느 날 만취해서 무심코 내뱉은 말이 있었다. 

 ‘정재계, 법조계, 언론계, 연예계, 심지어 화류계까지 엮여 있어요. 우리나라의 썩어 빠진 유착을 이것만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없습니다. 비리에서만큼은 니 편 내 편이 없고, 덜 먹은 놈은 있어도 안 먹은 놈은 없어요. 이게 밝혀지면 한동안 나라가 뒤집어질 

거예요. 이 사건 심지 끝까지 후벼 파고 까발리려면 진짜 목숨 걸어야 돼요······.’ 

 그가 내게 흘린 정보는 빙산의 일각임을 알 수 있었다. 딱 알려줘도 되는 선까지만 말을 해준 것이다. 

 그 말을 통해 그가 법조인으로서 이루고자 하는 최종 목표가 추정연 사건의 제대로 된 심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목숨을 걸어야 된다는 말은 제발 비유이길 바란다.) 

 그 대업을 이루기 전까지는 제2의 추정연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자신의 죄책감을 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을 해주었다. 너무 취해서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요나만 해도 변호사님 덕분에 산거나 마찬가지니까 마음의 짐을 좀 내려놓으셔도 될 것 같아요.’ 

 요나라는 이름이 나오자 그는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구호를 왱알거렸다. 

 ‘요나 욘나 예뻐.’ 

 나도 왱알거렸다. 

 ‘요나 욘나 예뻐.’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59071?navigation=petitions 

   추정연 사건 수사기간 연장 청원에 서명을 한 나는 뮤즈티비 업키걸 채널로 들어갔다. 

 이것들이 또 무슨 업나니 짓을 했기에 고작 인방으로 검색어 1위에 올랐을까. 

 보통 1시간 넘게 방송을 하는데 어젯자 영상은 두 편으로 나눠져 있었다. 

 20분짜리 짧은 거 하나, 50분짜리 긴 거 하나. 

 나는 짧은 거부터 재생했다. 

 화면에 홍이의 얼굴이 크게 보인다. 카메라 각도를 조정하느라 가장 앞에 나와 있는 것이다. 

 삼각대 높이를 조절하려고 상체를 숙인다. 넥라인 너머로 깊고 웅장한 가슴골이 훤히 보인다. 아이돌스럽지 않은 검정색 레이스 브래지어까지···. 

 방송국 녹화 때야 의도치 않은 노출이 있더라도 편집으로 쳐낼 수 있지만, 인터넷 라이브 방송은 그럴 수가 없다. 일반 방송에 비해 아이들의 조심성도 떨어지는 편이다. 

 ―하나, 둘, 셋! 

 ―당신이 업어 키운 걸그룹! 

 ―안녕하세요, 업키걸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숙소에서 인사드려요! 

 데뷔 초보다 더 우렁차고 절도 있는 인사로 업사친TV가 시작됐다. 

 오늘의 콘텐츠는 제비뽑기 벌칙 미션이었다. 

 1부터 100까지 숫자가 써진 제비뽑기를 통해 팬들이 올려준 벌칙이나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리야가 미션 박스 앞으로 나와 제비를 뽑는다. 

 ―하와와, 칠십오 번인 거예요! 

  판넬에 적힌 75번 미션은 ‘자기가 남자였으면 가장 사귀고 싶은 멤버한테 입뽀뽀하기’였다. 

 아이들은 ‘급식리야’에서 ‘20세리야’로 바뀐 새 별명을 찰지게 발음하며 외쳤다. 

 ―이 씹새 리야가 사귀고 싶은 멤버는 뉴규! 

 리야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홍이에게 다가가 입에 뽀뽀를 했다. 

 당시 올라왔던 채팅창도 실시간처럼 볼 수 있었다. 

 [jhchoiga : 이쪽 업계에선 포상] 

 [grand135 : 리야가 리야했네] 

 [먕이집사 : 아이고 의미 없다] 

 [케이에스엠 : 욘서 커플 보고 싶었는디ㅜㅜ] 

 [넣 : 미션 올린 당사자입니다. 저도 욘리다와 서원 커플을 원했습니다.] 

 [궁서체 : 저는 은빛♡리야 커플을 응원합니다] 

 은빛이가 홍이를 택한 이유를 묻자 리야는 거침없이 대답했다. 

 ―가슴에 안기는 느낌이 너무 좋은 거예요. 다른 언니쓰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편안함! 여자는 미들! 

 영원한 꼴슴 라이벌인 은빛이와 서원이가 엄지를 밑으로 내리며 우우우! 야유를 보낸다. 

 중슴층인 요나는 자기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여유롭게 미소 짓고 있다. 

 급식리야일 때는 그래도 좀 자중하는가 싶더니, 리야가 성인이 되고나서부터는 대놓고 섹드립을 던지는 업나니들이다. 

 그걸 또 좋다고 받아주는 팬들도 팬들이고. 

 [메피르 : 준우슴이 우슴에게···] 

 [hawaawaa : ㅋㅋㅋㅋㅋㅋㅋ중원의 사령관 우리홍] 

 [김태훈 : 의문의 1패가 2명인가] 

 [nischil16 : 광역딜 미쳤따리ㅋㅋㅋㅋ] 

 [DR.G : 남자도 미들입니다ㅋㅋ] 

 [보랏빛하늘 : 홍이라서 슴했다] 

 [yourenailed : 떨어질 슴은 떨어진다. DSD는 과학] 

 [delict : 형냐들, 꼴슴에 대한 혐오 때문에 눈물이 덜덜 떨리고 손발이 나ㅠㅠ] 

 [hswchg : 드립들 미쳤냐고ㅋㅋㅋ] 

 [치킨김밥 : 그 와중에 의연한 욘리다ㅋㅋㅋㅋㅋ] 

 [antenoracy : 어휴 댓글들 꼬라지 봐라··· 내가 이 맛에 여기 온다]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터졌다. 

 “그 가수에 그 팬이다. 아주 끼리끼리 잘 만났어.” 

 그러다가 문득 소름이 돋았다. 

 업키걸 애들이 이 정도인데 수어사이드 2기 애들은 어느 정도일까. 

 처음부터 19금 걸고 가야되나···. 

 ―2번 타자는 서원 언니입니다!  다음 순서인 서원이가 박스에 손을 넣어 제비를 뽑았다. 

 쪽지를 카메라 앞에 대며 덤덤하게 숫자를 말한다. 

 ―육구 번. 

 찬물을 끼얹은 듯 일순간 흐르는 정적.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 

 [cmfer : 육··· 뭐라구요??] 

 [boi0703 : 응?????] 

 [흑운검객 : 보통 육십구번이라고 하지 않나ㅋㅋㅋㅋㅋㅋ] 

 [eldkf9810 : 내가 오래살긴 살았나보다. 걸그룹 입으로 그 말을 듣다니..] 

 [킹갓냥 : 판사님 고양이가 봤습니다] 

 [지지파이터 : 하얀 마음 육구] 

 [Theblue007 : 너희들은 아시아가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아니다. 서방으로 가버려] 

 [常想 : 뒤에 멤버들 입 씰룩씰룩ㅋㅋㅋㅋㅋ] 

 [akara1020 : 과연 누가 먼저 웃을까ㅋㅋㅋㅋㅋ] 

 ―하얀 마음 육구······ 큽··· 크흡! 

 [syaitan : 은빛이 터졌다ㅋㅋㅋㅋㅋㅋ] 

 [mts : 아이고 씹대장님ㅋㅋㅋㅋㅋㅋㅋ] 

 씨바가 가장 먼저 웃음벨을 눌렀다. 

 웃음을 무마시키기 위해 애써 진행을 해보지만 이미 늦었다. 오히려 더 꼬여버리면서 자충수가 되어버렸다. 

 ―아, 서원 언니는 육십구 번··· 아니아니, 육구 번, 아니, 육십구 번이 맞구나. 예, 육십구 번입니다. 미션은 뭐······ 푸훕, 푸핰핰하카하! 

 홍이와 리야에게도 전염이 됐다. 

 홍이는 목에 뭐가 걸린 티라노사우르스 소리를 내며 얼굴을 무릎에 묻었고. 

 ―그르릌! 크르르르릌! 

 리야는 그냥 대놓고 웃어재꼈다. 

 ―크힠! 캬하카카캌카하핰카하! 

 서원이는 화면에서 사라진 걸로 미뤄 카메라 밑에 숨어서 웃고 있는 것 같다. 

 이 난리통 속에서 요나만이, 자기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순수미를 연기하고 있었다. 

 요망해··· 아주 요망하단 말이지. 

 [향일암 : 여윾시 욘조숙녀ㅋㅋㅋㅋ] 

 [아몰라랑 : 욘지부동ㅋㅋㅋㅋ] 

 [박모군 : 금강욘괴ㅋㅋㅋㅋㅋㅋ] 

 [리필이 : 강하다. 괜히 리더가 아님] 

 한바탕 터진 뒤, 어느 정도 진정된 분위기에서 서원이의 벌칙 미션이 진행됐다. 

 ‘홍이에게 뿅 망치 맞기’였는데 시청자들은 타격 자체보다 크게 출렁이는 홍이의 미들과 엉덩이에 집중했다. 

 이거 또 슬로우 움짤로 만들어져서 곳곳에 퍼지겠구나. 

 여기까지 18분 정도가 흘렀다. 

 중간에 위기가 오긴 했지만 팬들도 적당한 선을 지키며 노련하게 댓글을 달았기 때문에 방송을 중단시킬 이유는 전혀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남은 2분여 동안 뭔가 사건이 벌어졌다는 건데 대체 뭘까. 

 ―다음은 욘리다 차례입니다. 

 세 번째 주자인 요나가 박스에 손을 넣어 종이 한 장을 뽑았다. 

 ―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숫자예요. 

 자기가 먼저 확인을 하더니 자랑스럽게 카메라 앞으로 내민다. 

 쪽지에는 74가 적혀 있었다. 

 아······. 

 ―바로, 칠싸입니다. 

 ―풉! 

 ―흡! 

 ―그륵, 크르르릅! 

 ―캬하하카핰핰하화콰콰컄! 

 ―아, 왜 웃어요. 저 진짜 칠싸 좋아하잖아요. 

 ―푸하카핰! 언니가 좋아하는 칠싸가 뭔데요! 

 ―뭐긴, 사이다지. 칠성사이다. 칠싸.  애쓴다, 요나야. 

 혼자만 순진한 척 하는 요나를 향해 아이들의 원성이 쏟아진다. 

 ―야래야래···. 

 ―니가 언제부터 사이다를 좋아했다고. 이요나 너 탄산 자체를 안 좋아하잖아. 

 ―아뇨. 언니가 저를 잘 모르고 계신 거예요. 저 사실 콜라만 안 좋아하고 사이다는 좋아해요. 

 ―욘리다 라이어! 저번에 알리야가 식당에서 질성 싸이다 시킨다고 하니까 시키지 말라고 했자너! 욘리다는 질싸 안 좋아하는 거예요! 

 ―좋아하거든. 그때는 너 생각해서 시키지 말라고 했던거고. 나 그날 숙소 와서 너 몰래 혼칠싸 했어. 

 ―끼에엑!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다! 욘리다 지리게 라이어, 오지게 라이어! 

 ―추나야 요하다. 

 ―근데 혼칠싸는 안 되지 않··· 흠, 흠! 자, 다들 진정하시고요. 그럼 욘리다가 뽑은 칠싸 번 미션을 확인해볼카킄··· 풉! 푸후후후훕! 아, 어떡햌, 하얀 마음 육구 계속 생각나핰하카핰! 

 ―육구가 좋아하는 질성 싸이다인 거예요. 육구 질싸. 

 ―알리야, 너 발음 똑바로 안할랰! 일부러 그러는 거지! 

 ―크르르릌, 크르르르르르릌! 

 ―아, 대체 육구랑 칠싸가 뭐가 웃기다고 그렇게들 웃··· 풐! 흐읔! 크흐흐흫! 

 [zpx_y123 : 아··· 결국 욘지노선도 무너졌네요ㅋㅋ] 

 [프라이머리 : 요나야, 구라치다 걸리면 손모가지 날아가는 거 안 배웠냐] 

 [둥기덕둥덕 : 육구돌 한서원 칠싸돌 이요나.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여기서 육구는 개 이름이고 칠싸는 칠성싸이다입니다] 

 [그리피티 : 집안 꼴 잘 돌아간다ㅋㅋㅋㅋㅋ] 

 [호주산 : (속보)김윤호 대표 방금 숙소로 출발] 

 결국 요나까지 터져버린 웃음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다섯 명 모두 바닥을 구르면서 1분 넘게 웃었다. 

 처음에는 같이 웃고 떠들던 팬들의 댓글 리젠률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것도 모른 채 말이다. 

 ―잠깐만 쉬어갈게요. 

 장우 목소리였다. 

 다행히 같이 있던 장우가 촬영을 멈췄다. 

 나는 업키걸 단톡방에 짤막한 메시지를 남겼다. 

 나 [앞으로 라방 금지] 

***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YH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하게 된 정규율이라고 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규율이는 다른 연습생들보다 30분 먼저 출근해서 직원들에게 인사를 했다. 

 다른 아이들은 이미 규율이를 리더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미오에게 들었는데, 라희까지 동참해서 연기를 펼쳤다고 한다. 

 나는 그냥 모른 척했다. 

 규율이는 석유급 연습생답게 안무 습득력은 거의 요나와 맞먹었고 자세와 동작도 2기 중에서 가장 돋보였다. 

 댄스 트레이너의 리드 하에 다섯 명이 마침내 첫 안무 연습을 시작했을 때 2기의 출범을 알리는 정보창이 떴다.

< 69가 좋아하는 7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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