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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화.육덕 요정 우리홍(1)-너 노출증 맞구나 (126/371)

< 육덕 요정 우리홍(1)-너 노출증 맞구나 >

큭. 어느 샌가 방안을 가득 메운 지독한 페로몬 향 때문에 눈이 시리고 코가 매울 지경이다. 

그것은 번식을 희망하는 자가 교미가 준비됐음을 알리는 육욕의 냄새였다. 

유진이 녀석이 내게 번식 행위를 하자면서 농도 짙은 암내를 풍기고 있는 것이다. 

아니지, 정확히 말하면 먼저 시그널을 보낸 쪽은 나였다. 

비록 실수이긴 했지만 내가 잠자고 있는 유진이의 보털을 건드리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동안 본의 아니게 받은 섹스창 보상 때문에 내 몸에서는 나조차 어찌할 수 없는 매혹의 향이 24시간 내내 뿜뿜거리고 있다. 

사람이 많이 있는 곳이라면 모를까, 이렇게 방처럼 좁은 공간에서 단 둘이 얘기를 나누다보면 여자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풍기는 페로몬 향에 이끌린다는 뜻이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성욕에 뇌가 절여지고 있는 중이라고 해도, 서원이의 친구와 득보다 실이 많은 관계를 승낙할 리가 없다. 

우리 아이들이나 불임 미션이 걸렸던 제희처럼 나 밖에 해결할 수 없는 치명적인 증상이 있다면 모를까, 분홍색 아우라라고 해서 무조건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나마 제희는 상호간 호감이라도 있었지. 나는 유진이에게는 관심이 없다. 

물론 침대에서 어떤 스타일이며 나체 상태의 몸매는 어떨지, 유륜의 색, 음부의 모양새, 교성의 톤 등등이 궁금하긴 하지만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하고 싶은 정도는 아니다. 

“까불지 마라.” 

“안 까불었는데요. 대표님이 벗긴 팬티를 다시 입혀달라는 게 왜 까부는 거예요. 오히려 저는 가만히 있다가 봉변당한 피해잔데요.” 

“아 나 진짜··· 그 정도는 니가 알아서 해라 그냥. 니가 무슨 애야?” 

“그냥 팬티만 입혀달라는 건데 왜 이렇게 방어적으로 나오실까. 대표님 설마 저랑 무슨 일 벌어질까봐 무서워서 그러시는 건 아니죠?” 

유진이는 콧방귀를 픽 뀌며 실소를 흘렸다. 낭창한 도발이었다. 

녀석의 성 판타지는 임자 있는 남자를 빼앗는 NTL. 

NTR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범주에서는 꽤나 하드한 취향이라고 볼 수 있다. 

아니, NTR은 적어도 피해를 입는 사람은 없지만 NTL은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으니 도덕적인 관점에서는 이쪽이 더 악질이다. 

그런 뒤틀린 욕구를 가진 녀석이니만큼 최대한 금단에 가까운 관계일수록 자극과 정복욕도 강하게 발동하겠지. 

나는 친한 친구(서원)와 소속사 대표(제희)가 좋아하는 남자이자 사회적으로 성공 했고 대중에게 인기도 있는 사람이니 그 누구보다 구미가 당기는 먹잇감일 터. 

유진의 시점에서 보면 자신은 포씹자이고 나는 피씹자인 셈이다. 

유진은 자신이 가진 무기를 최대한 활용하며 서서히 사냥의 고삐를 당겼다. 

“알았어요. 팬티만 입혀주시면 대표님이 제 거기 빨았던 거 없던 일로 해줄게요.” 

“변명의 여지없이 백 프로 내가 실수한 건 맞지만 말은 똑바로 하자. 안 빨았어.” 

“핥은 거나 빤 거나 그게 그거지. 어쨌든 혀는 닿았잖아요.” 

“아으 진짜, 내가 전생에 뭔 죄를 지었는지···.” 

마음 같아서는 메차쿠차 교배 프레스를 통해 누가 위이고 아래인지 참교육을 시켜주고 싶다. 하지만 이깟 상스러운 도발에 넘어가기에는 명분이 너무 부족하다. 

나는 얼른 팬티만 입혀주고 도망가자는 생각에 침대로 다가갔다. 

바로 그때 거실 쪽에서 들리는 반갑고도 섬뜩한 목소리. 

“대표님 오셨어요?” 

움찔! 

요나였다. 

홍이의 방에서 자고 있던 요나가 일어나서 거실로 나온 것이다. 

순간적으로 식겁하긴 했지만 긴장할 것 없다. 

실수가 있었긴 해도 나는 결백하니까. 

그래서 요나를 방으로 불러들였다. 

“어, 요나야. 나 니 방에 있어.” 

“거기 유진이 언니 주무시고 계시던데···.” 

요나가 생수병 채로 물을 마시면서 방으로 들어왔다. 

유진이가 먼저 능청스럽게 인사를 한다. 

“요나 안녕. 오랜만이네.” 

“안녕하세요 언니.” 

“어제 서원이랑 술 마시다가 니 침대에서 잤다. 미안해.” 

“아니에요, 괜찮아요.” 

“어우 기집애, 방금 자다 일어난 애가 얼굴 빛나는 거 봐.” 

그것은 손님의 립서비스가 아니라 사실이었다. 

내가 봐도 요나의 얼굴은 어제보다 더 생명력이 넘쳤고 가장 아름다울 시기의 봄꽃처럼 싱그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우리 집에서 새벽까지 진행됐던 섹스힐링의 결과겠지.  “언니도 더 예뻐지셨어요.” 

“뻥 치시네.” 

“살 많이 빠지셨죠?” 

“2키로 뺐다.” 

“앨범 준비는 잘 돼가세요?” 

“어. 어제 녹음 다 끝났어. 서원이가 우리 타이틀 곡 가이드 한 거 들려줬었다며. 어때?” 

“좋던데요?” 

“진짜 괜찮아?” 

“예, 저희 멤버들도 다 괜찮다고 했어요. 잘 되실 것 같아요.” 

“잘 돼야지. 이번에도 망하면 우리 진짜 어떻게 될지 몰라.” 

“에이, 메이퀸즈가 지금까지 망한 적은 없었죠. 그래도 어느 정도 되지 않았어요?” 

“회사 기대치에 못 미치니까 문제지. 해피조이 애들이랑 거의 똑같은 취급 받고 있다.” 

메이퀸즈와 업키걸은 ‘리플레이걸’이라는 걸그룹 배틀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그렇다 보니 메이퀸즈 뿐만이 아니라 함께 출연했던 걸그룹 소속사들의 기대치와 목표가 대부분 업키걸에 맞춰진 상태다. 대중이나 언론 역시 업키걸과 비교를 할 수밖에 없고. 

‘리플레이걸 시즌1 출연자들의 현재 성적표는?’ 이런 식으로 말이다. 

당사자들에게는 상당한 부담과 스트레스일 것이다. 

리플레이걸 때의 친분으로 대화를 하고는 있지만 요나도 최대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유진을 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예의적인 배려가 오히려 유진의 뭔가를 자극한 모양이다. 타원형이었던 녀석의 분홍색 아우라가 꾸물꾸물 변화를 일으킨다. 그리고 장난스러운 공격이 시작됐다. 마치 명절 때 오랜만에 만난 삼촌이 조카를 놀리듯이. 

“요나야 너네 대표님이 내 팬티 벗겼다?” 

대뜸 이렇게 말하면 당황할 법도 한데, 우리 요나는 돌부처 요승환 모드로 침착하게 대응했다. 

“언니가 제 침대에서 자고 있어서 저인 줄 아셨나 봐요.” 

“뭐야. 그럼 평소에 둘이 아무렇지 않게 팬티 벗기는 사이였다는 뜻이네? 어우~” 

유진은 남사스럽지만 설렌다는 듯 양 주먹을 흔들며 꺄르르 웃었다. 

요나는 내가 끼어들 틈도 없이 즉각즉각 대답을 이어갔다. 

“어느 정도 눈치 채고 계시지 않으셨어요?” 

“아니, 전혀.” 

“에이, 서원이 언니한테 얘기 들으셨을 거 아니에요.” 

“서원이 이런 얘기 잘 안 해.” 

“그렇구나···. 뭐 언니가 알아서 하시겠지만 혹시나 해서 말씀 드리는 건데, 서원 언니한테는 말하지 마세요.” 

“무슨 말?” 

“대표님이 저랑 착각해서 언니 팬티 벗겼다는 얘기요. 저는 당연히 장난으로 생각하고 넘어가는데 서원 언니는 안 그렇잖아요.” 

요나의 어투에 살짝 날이 섰다. 

상대가 연장자라고 해도 할 말은 하는 성격이다.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분위기가 민망해지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유진이 쪽에서 꼬리를 내렸다. 

“알지. 내가 미쳤다고 걔한테 얘기하겠냐. 너는 쿨하니까 장난 좀 친 거지.” 

“저도 안 쿨해요. 언니가 저보다 어리거나 동갑이었으면 제 침대에서 잔 것만으로도 뭐라고 했을 거예요.” 

“어우, 무서워. 미안하다 야.” 

“더 주무시다 가실 거면 은빛이 방에서 주무세요. 저도 좀 더 자려고요.” 

“아냐, 일어나야지.” 

“팬티 제가 입혀드릴까요?” 

“어우, 기집애 성깔 있네. 하긴 이러니까 서원이도 꼼짝 못하는 거겠지. 리더는 리더다, 야.” 

“감사합니다. 옷 입으실 동안 잠깐 나가 있을 게요.” 

공격을 시작한 건 유진이지만 승자는 요나였다. 

유진이는 못 당하겠다는 듯 헛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요나가 먼저 방을 나서며 내게 말한다. 

“대표님 커피 드실래요?” 

얘기 좀 하자는 뜻이겠지.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은빛이 방에 먼저 가 있으란다. 

잠시 뒤 요나는 핸드드립 커피 두 잔을 들고 은빛이 방으로 왔다. 

“드세요.” 

“어 고마워. 으음, 향 되게 독특한데?” 

“바리스타 하시는 팬이 그라인더랑 원두 선물해주셨어요.” 

“으응.” 

나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앞선 상황에 대해서 변명하듯이 설명했다. 

“나는 퇴근하고 너 잘 자고 있나 보러 왔지. 근데 왜 유진이가 거기서 자고 있냐고. 어두워서 진짜 안 보였어.”  “큭큭, 의심 안 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근데 진짜 팬티 벗기신 거예요?” 

“어···.” 

“팬티만 벗겼어요?” 

“아니···. 입도 댔어. 살짝.” 

“대박. 혀로 핥았다고요?” 

“응···.” 

“어우!” 

요나는 콧잔등을 찡그리고 웃으며 되물었다. 

“은빛이였으면 여기서 뭐라고 말했게요?” 

“은빛이? 글쎄?” 

“저희 업계에서는 포상이란 말입니다.” 

개인기와는 동 떨어진 요나가 어울리지 않게 성대모사라니. 

물론 어설펐고, 본인도 얼굴이 빨개졌다. 

“큭큭큭. 방금 그거 은빛이 성대모사야?” 

“왜요? 안 비슷해요···?” 

“너 얼굴 빨개졌어.” 

“그래도 칭찬해줘요.” 

“어, 잘했어. 나는 어디서 은빛이가 대신 말하는 줄 알았네.” 

“큭큭크큭. 근데 그나마 입이라서 다행이었네요.” 

“응?” 

“팬티 벗긴 다음에 곧바로 넣었으면 어쩔 뻔 했어요.” 

“아, 그러니까···.” 

내가 유진이의 허벅지를 잡고 다짜고짜 고추를 밀어 넣는 장면을 상상해버렸다. 

진짜 그랬으면 어쩔 뻔 했냐. 

과연 중간에 멈출 수 있었을까···? 

“어우,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업계 포상이란 말입니다.” 

“큭큭큭.” 

“오늘 홍이 언니 만나러 가는 거죠?” 

“응. 집에 먼저 가 있으라 그랬어.” 

나는 벽에 등을 기댄 상태로 바닥에 앉아 있었고 요나는 침대에 앉아 있었다. 

바닥에 커피 잔을 내려놓은 요나가 내 목을 정면에서 감싸 안으며 허벅지 위에 올라탔다. 그러고는 그윽한 눈빛으로 나를 마주보며 말했다. 

“잘 놀다 와요.” 

입에서 맴돌고 있던 고소한 커피 향과 달콤한 목소리. 

허벅지를 지그시 누르는 무게와 온기. 

고추가 바로 반응한다. 

“너는 계속 잘 거야?” 

“잠 깼어요. 일단 방 청소 좀 하고 맥주 마시면서 드라마나 봐야겠다.” 

“은빛이랑 리야 극장 간다는데 같이 가.” 

“나가기 귀찮아요. 오늘은 그냥 집에서 뒹굴 거릴 거예요.” 

“그래···.” 

“······또 하고 싶다···.” 

“큭큭큭. 유진이 바로 나갈 거 같은데, 나가면 할까?” 

“아니에요. 홍이 언니 기다리잖아요.” 

“빨리 하면 되지.” 

요나는 나른하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으응, 다음에. 빨리 가세요. 언니랑 맛있는 거 많이 먹구요.” 

―쪽♡ 

내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춘 녀석이 미련 없이 일어서서 거실로 나갔다. 

조금 더 붙어있다가는 자기도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으니 단호하게 일어선 느낌이었다. 

***  “홍아 어디야?” 

―저 방금 대표님 댁에 왔어요. 

“어, 나 가고 있는 중이니까 조금만 기다려. 뭐 필요한 거 있어?” 

―아니요, 제가 다 준비해왔어요. 근데 대표님 호, 혼자 오시는 거죠? 

“어, 혼자지. 왜?” 

―아, 아니에요. 운전 조심히 하세요. 

잠시 뒤 집에 도착한 나는 비밀번호를 누르고 바로 들어갔다. 

습한 공기와 맛있는 냄새. 

홍이는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 중이었다. 나와 정면으로 보이는 아일랜드 식탁 위에서 뭔가를 썰고 있었다. 

“오셨어요.” 

“어. 뭐 도와줄 거 없어?” 

“아니에요. 저 혼자 하는 게 편해요. 아, 그럼 죄송한데 거기 탁자 위에 머리끈 좀 주실래요? 리모콘 옆에 있을 거예요.” 

“어.” 

거실 탁자 위에 있던 고무줄을 가지고 주방으로 갔다.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를 할 생각인지 마늘을 썰고 있었다. 그리고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있는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앞치마였다. 

홍이는 얼굴 한 쪽을 반쯤 덮고 있는 풍성한 머리카락을 손등으로 매만지며 말했다. 

“죄, 죄송한데 저 머리 좀 뒤로 묶어주세요. 지금 제가 손이 이래서···.” 

“어, 그냥 묶기만 하면 돼?” 

“예, 안 흘러내리기만 해주세요.” 

홍이의 등 뒤로 자리를 옮긴 나는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앞치마 외에는 아무 것도 입지 않아서 매끈한 등판과 잔뜩 화난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것이다. 옆에서 보면 거유 때문에 앞치마가 붕 떠서 꼭지만 간신히 가리고 있었다. 

얘가 대체 무슨 생각일까. 

그런 주제에 아무렇지 않은 뻔뻔한 얼굴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니. 

나는 달덩이 같은 엉덩이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홍아, 근데 너 옷이 왜 이래?” 

“아, 눈 매워. 마늘이 좀 매운 편인가···.” 

“홍아?” 

“스테이크는 어느 정도로 구울까요?” 

“아니, 너 옷이 왜 이러냐고. 아무 것도 안 입고 있잖아.” 

내 말을 애써 못 들은 척하던 녀석이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답을 내놓는다. 

“······아··· 그게 대, 대표님이 뭘 좋아하실지 몰라서···.” 

“어?” 

“그냥 이것저것 준비해봤는데요···.” 

“어···.” 

“마, 많이 이상해요?” 

“아니, 이상하다기보다는 실수로 옷을 안 입었나 해서.” 

“그럴리가요···.” 

“그러니까.” 

“···그냥 옷 입을까요?” 

“아니야. 뭐··· 나는 상관없는데.” 

“예···.” 

내가 눈치 없이 너무 대놓고 물어봤나. 

소심해진 홍이를 보니 내심 미안해진다. 

홍이는 나의 어떤 반응을 원했던 걸까. 

문득 예전에 폴 댄스 연습실의 상황이 떠오른다. 

그때도 야한 연습복을 입고 마치 나 보란 듯이 다리를 쩍쩍 벌리고 그랬지.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내 시선을 느낀 홍이의 흥분도가 급격히 올라갔던 것 같다. 

홍이 얘 설마 노출증 성향인가···? 

“아, 머리부터 묶어줄게.” 

“예.” 

홍이의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어준 나는 일단 주방의 동선이 훤히 보이는 식탁에 앉았다. 그리고 핸드폰 메시지를 확인하면서 슬쩍슬쩍 홍이를 훔쳐봤다. 

정확히는 훔쳐보는 척 연기였지. 

홍이도 분명 내 시선을 의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순간 홍이의 분홍색 아우라가 꿀렁꿀렁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숨소리까지 탁해졌다. 

너 노출증 맞구나···.

< 육덕 요정 우리홍(1)-너 노출증 맞구나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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