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6화.미오의 딜밍아웃 (108/371)

< 미오의 딜밍아웃 >

내 앞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이게 진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육하원칙에 의해 1차원적으로 접근해보자면. 

<성경험은커녕 연애다운 연애도 못 해본 걸그룹 연습생 A의 처녀막을, 다른 걸그룹 연습생들이 단체로 관람하던 중, 그 중 세상만사를 섹스에 귀결시켜 생각하는 B가 대딸을 해주다가, A가 결국 오르가즘을 느끼면서 사정액을 분사했는데, 그 자리에는 회사 대표 C도 

있었다고 한다.> 

한 문장 안에 태클을 걸만한 요소가 대체 몇 개인지. 

해외토픽도 아니고 AV스토리도 아닌 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제상황이다. 

누군가에게 말해준다면 차라리 스타의 아우라나 섹스창이 보인다는 게 현실적이라고 할 것이다. 

중요한 건, 이게 특별한 이벤트 같은 게 아니라 앞으로 심심치 않게 일어날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이라는 거지. 

“아, 어떡해에··· 죄송합니다아···.” 

깜짝 그루트 수액을 내뿜은 라희는 팔로 얼굴을 감싸고 이제야 부끄러워했다. 

이전에도 내가 거짓 마사지를 해줄 때 뾱뾱 소심하게 나온 적은 있었지만, 초면인 사람도 있는 자리에서 이렇게 시원하게 촤앗! 촤아앗! 배출해버렸으니 수치스러울 만도 하겠지. 여자도 절정 뒤에 따라 붙는 대자연의 현자타임이 있다고 하니 자괴감이 장난이 아닐 것

이다. 

그 사이 나는 임무를 완수했고 라희의 하체를 뒤덮었던 보라색 반점을 완전히 없앴다. 

나는 라희의 가슴에서 손을 뺐다. 가슴과 맞닿아있던 손바닥에는 진땀이 배어있었다. 

그루트 즙을 뽑아낸 결정적인 기여도는 망란이 놈이 높지만 나도 크게 일조했다는 걸 부정할 수 없었다. 

옷을 잡아주고 있던 미오가 매무새를 정리해주면서 라희를 다정하게 위로한다. 

마치 페티쉬 클럽에서 대딸 행위를 끝낸 뒤 손님에게 말하는 것처럼···. 

“괜찮아, 그럴 수 있어. 휴지 가져올게 조금만 기다려.” 

나와 협력해서 분수를 터뜨린 또 다른 당사자는 마치 유전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뿌듯한 표정이다. 

란이는 자신의 얼굴과 손에 묻은 체액을 티슈로 닦으면서 라희를 위로―같은 능욕―해주었다. 

“야, 당당하게 고개 들어. 좋으면 분수 좀 터뜨릴 수 있는 거지 뭐 어때. 언니는 오히려 너랑 더 친해진 느낌인데? 근데 분수 쌀 때 어떤 느낌이야? 완전 좋아?” 

“몰라요오···.” 

내가 분위기 파악 좀 하라는 식으로 눈치를 주자 망란이놈은 그제야 샐쭉한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삐죽거린다. 

미오가 라희의 뒤처리를 도와주었다. 미오가 사실 남자였다는 말을 한 이후, 미오를 대하는 라희의 태도가 미묘하게 어색해졌지만 최대한 덤덤하려고 애를 쓰는 기색이다. 

지유는 바닥에 묻은 라희즙을 닦은 뒤에 테이블을 원위치 시켰다 

그렇게 정리가 끝나자 망란이놈이 손뼉을 짧게짧게 치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우리 이렇게 된 김에 그냥 본인이 다 오픈하고 편하게 지내요. 저부터 할게요.” 

녀석은 사람들이 동의를 하든 말든 자기가 먼저 치부를 까발리며 분위기를 만들었다. 고해성사 하듯이 과거를 읊는다. 

“저는 이소란입니다. 걸그룹 아이컨택 멤버였고요, 마약 빨고 에이텐션 오빠들이랑 섹스하다가 걸려서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저는 술에 마약이 들어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한창 수사를 받을 때는 내가 남한테 피해준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이해가 안 되고 세상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가족까지 들먹이면서 악플 다는 인간들은 진짜 찾아가서 죽여 버리고 싶었습니다.” 

이게 란이의 본 마음이었구나. 

내게도 말한 적이 없었던 진솔하면서도 어두운 얘기였다. 

란이는 다소 무거워진 분위기 속에서 담담하게 자기고백을 이어나갔다. 

“재판 받을 때 반성을 하고 후회를 하고 있다고 말을 많이 했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때까지도 속으로는 당당했습니다.” 

그랬었지. 

악플이 달리든 말든, 개썅 마이웨이로 맨날 SNS에 음식 사진이나 놀러 다닌 사진 같은 거 올리면서 어그로 끌었었지. 

잠시 말을 멈춘 녀석은 나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제가 진심으로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된 건 여기 계신 김윤호 대표님을 비롯한 회사 스탭분들 때문입니다. 저 때문에 같이 욕을 먹는 걸 보고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김윤호 대표님이 저에게 해주신 말을 듣고 정신을 차리게 됐습니다.” 

기억난다. 

이렇게 말을 해줬었지. 

‘연예인이 비록 공인은 아니지만, 청소년이나 팬들에게는 공인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다. 타의 모범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만큼의 자기관리는 해야 하는 게 맞다.’ 

란이 녀석은 그 말에 크게 공감했다고 한다. 

사실 그건 내가 한 말이 아니다. 예전에 요나가 업키걸 애들한테 했던 말을 그대로 전해줬을 뿐인데···.  란이의 간증이 이어진다. 

“그리고 저는 자지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증오하는 섹스중독입니다. 그것 때문에 매일 연습이 끝나면 회사 몰래 놀러나가고 집중도 못했었는데 지금은 다행히 뮤노 대표님 자지 하나로 만족해서 연습에도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다 안 된다고 했을 때도 

끝까지 저를 믿어주신 대표님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꼭 다시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 

분명히 병신 같은 간증이었다. 

하지만 거짓 없이 진심만을 담았기 때문에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뭔가가 있었다. 

나머지 아이들은 공감 어린 표정과 박수로 란이를 응원해주었다. 

란이의 진솔한 고백에 용기를 얻은 걸까. 란이가 인사를 하고 소파로 돌아오자, 입을 틀어막으면서까지 말을 아끼고 있던 지유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하지만 막상 멍석 위에 올라가니 덥썩 긴장이 되는지 멀미가 나오는 것처럼 다시 입을 손으로 가렸다. 

나는 “괜찮으니까 편하게 해, 편하게.”라며 작게 격려해주었다. 

지유는 한차례 심호흡을 크게 내쉬고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은빛이 엄마이자 미혼모인 이지유 창녀입니다.” 

첫 대사부터 란이와 미오의 흠칫거리는 기색이 느껴졌다. 머릿속으로 ‘슬픈 생각, 슬픈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녀석들은 용케 감정을 다잡았고, 수준 높은 틱 공격에도 끝까지 웃음을 터뜨리지 않았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한 지유는 앞날에 대한 자신감과 포부보다는 걱정과 우려를 내비쳤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자궁경부까지 깊이 넣어서 살살 흔들어 주세요. 흠, 흠! 죄송합니다, 다시 할게요.” 

“어, 어, 괜찮아. 편하게···.” 

“···저는 여기 서 있는 지금까지 자신이 없어요. 물론 제게 임신할 기회를 주신 대표님과 회사에는 감사를 드리고 연습도 열심히 할 거지만, 제 성병이 고쳐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미혼모라는 딱지는 굳이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 직장인이라고 해도 문제가 되

잖아요. 근데 일반 가수도 아니고··· 걸그룹이나 고급 콜걸로 데뷔를 하면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지 벌써부터 무서워요. 이건 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은빛이나 저희 가족들 이름도 걸려있는 거잖아요. 연락을 끊고 살고 있다고 해도 부모님 지인분들은 제 얼굴을 다 

알 텐데···.” 

으음, 란이가 긍정적으로 잡아놨던 분위기가 다소 무거워졌다. 

“지스팟 질걱질걱!” 

그만큼 현실적으로 이루기 힘든 고민과 걱정이라서 다들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쌍둥이 형제와 쓰리썸!” 

원래 진실이 더 아픈 법이니까···. 

“형 꺼는 밑에 꼽고 동생 꺼는 입에 물고!” 

“지유 니가 걱정하는 부분이 어떤 건지 다들 이해하고 공감할 거야···.” 

내가 운을 떼는 순간···. 

“대표님 진짜 죄송한데요, 제가 먼저 얘기해도 될까요?” 

미오가 웬일로 내 말을 가로막으면서 지유 옆에 섰다. 

“어, 그래. 먼저 해.” 

의외였다. 

미오가 회사에서 이렇게 먼저 나서는 모습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반 연습생들과도 거리가 있고 그렇다고 해서 라희, 란이와도 어색했던 녀석인데, 지금의 자리를 통해서 심경의 변화가 생긴 모양이다. 

지유와 말을 놓기로 한 미오가 처음으로 맏언니다운 분위기를 풍기며 입을 열었다. 

“미혼모가 뭐 어때서?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을 지는 거잖아. 그리고 요즘 세상에 결혼 전에 섹스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다들 알게 모르게 피임 없이 질내사정도 하고 불법이라고는 해도 낙태도 많이 해. 낳아놓고서는 무책임하게 버리는 게 문제지 키우는 거는 절

대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해.” 

“맞아요!” 

란이가 동조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알고 있는 미오는 무조건 이상적이고 희망찬 말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현실적인 비교를 통해 지유에게 상대적 안도감을 주었다. 

“물론 걸그룹으로의 신비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 그런데 그건 너뿐만이 아니야. 아니, 오히려 미혼모는 아무 것도 아니지. 란이의 마약 전과랑 내가 남자라는 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잖아. 사실 우리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자 폭탄은 나지!” 

미오는 그렇게 말하면서 치마를 훌렁 내렸다. 

아주 미친놈 대잔치구만. 

라희의 처녀막 얘기가 나왔을 때도, 사정액이 분비됐을 때도 침착함을 유지하던 나였지만 이번만큼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미오 녀석은 분명 아이들 앞에서 자밍아웃을 하려는 생각이었다. 

아니, 자지가 아니라 딜도니까 딜밍아웃인가···. 

미오의 커피 스타킹 속 1차 팬티는 그 안에 엄청난 것이 숨어 있음을 암시하며 필요 이상으로 불룩하게 솟아있었다. 

조금만 신경 써서 본다면 절대 남자라고 생각할 수 없는 여성의 골반과 다리 라인이지만, 가운데 솟은 대물 하나만으로도 미오는 이미 남자로 확정이 되어버렸다. 

“대에박, 완전 커. 오빠 설마 그게 안 꼴린 거예요···?” 

란이만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감탄했고 나머지 두 녀석들은 얼굴이 빨개진 채로 굳어버렸다. 

“제 이름은 백지민이고요, 저는 사실 남자입니다.” 

기자들 앞에서 대기업의 내부고발이라도 하듯 힘주어 말한 미오는 기어코 스타킹과 1차 팬티마저 내려버렸다. 

당연히 그 아래 들어있는 물건은 생물학적 남성 생식기가 아니라 여성의 성적 쾌락을 위해 만들어진 인조 고추였다. 

“으응···?” 

쉬익쉬익 살아 움직이는 킹 코브라를 기대했던 란이가 얼굴을 앞으로 들이밀며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리 봐도 상황 파악이 될 리가 없다. 가죽 페니반에 달려있는 짝퉁을 주의 깊게 쳐다보며 자기도 모르게 툭 내뱉는다.  “뭐예요, 저게? 딜도 아니에요?” 

하아···. 

이게 이런 식으로 까발려질 게 아닌데 분위기 진짜 딜도 같아졌다. 

원래는 이 자리가 끝나면 라희, 란, 지유 세 사람만 따로 불러서 얘기를 할 생각이었다. 

라희와 지유처럼 차라리 놀란 상태로 눈치만 보고 있으면 다행인데 음란할 란을 쓰는 란이 놈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계속 물었다. 

“저걸 뭐라고 그러더라? 아, 맞다 하네스. 근데 오빠가 그걸 왜 차고 다녀요?” 

“응? 뭐가.” 

“그거, 딜도요. 왜 딜도를 차고 다녀요?” 

미오는 손으로 실리콘을 떠받들며 되물었다. 

“이거?” 

“예.” 

터지는 실소를 참지 못하는 미오는 쑥스러워하며 겸손까지 떤다. 

“큽, 아, 딜도처럼 보여? 내가 좀 큰 편이긴 한데 딜도 정도는 아니지. 흐흐.” 

“으응? 그게 진짜 꼬추라고요?” 

이쯤 되니 란이는 자기 눈이 잘못된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내가 계속해서 눈치를 주고 있지만 딜도에 정신이 팔려서 내 쪽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결국 녀석은 직접 확인을 하기 위해 앞으로 나갔다. 하지만 가까이 가면 갈수록 딜도라는 확신만 더 강해질 뿐이지···. 

“란아, 란아···.” 

나는 결국 육성으로 녀석을 불렀다. 그러나 란이의 손은 이미 딜도로 향하고 있었다. 

“죄송한데 저 한 번만 만져 봐도 돼요?” 

“어···? 아, 되긴 되는데··· 커질 수도 있어서, 하하하···.” 

절대 안 커지니까 너스레 떨지 마···. 

란이의 손이 결국 딜도를 움켜쥐었다. 

“어, 뭐야···.”

< 미오의 딜밍아웃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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