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9화.둘이서만 즐기는 시대는 갔다 (101/371)

< 둘이서만 즐기는 시대는 갔다 >

지스팟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망란이 이 놈, 이런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서 몰래 오라고 했던 거구나. 

자기가 서원이를 이겼다는 걸 과시를 하고 싶었던 건가? 

아니면 나보고 뭐, 여기서 자위라도 하라는 거야 뭐야. 

생각하는 순간, 내 기척을 느꼈는지 란이가 문틈 사이로 염탐 중인 나를 발견했다. 

눈이 마주치자 표정도 변하지 않고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뭐 이 새꺄. 어쩌라고. 

침대에 원래대로 누웠으면 서원이가 나를 먼저 발견했을 텐데, 왜인지 서원이의 머리가 침대 하단으로 와 있어서 서원이는 문 쪽을 볼 수가 없었다. 

아마 란놈이 치밀하게 짠 동선이겠지. 

녀석은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서원이의 음부를 들쑤시며 물었다. 마치 나 들으라는 듯이. 

“오늘 회사 오시기 전에 대표님이랑 했죠?” 

“어, 어떻게 알았어?” 

“안에 정액 들어있어요. 그리고 아까 회사에서도 샜잖아요. 맞죠?” 

“어···.” 

“혹시 대표님이 손으로 해준 적 있어요?” 

“응. 제일 처음에 할 때.” 

“잘하죠?” 

“잘하는지 못하는지 나는 모르지. 처음 해본 거니까. 근데 좋았어.” 

“뭐랄까. 되게 투박하고 단순한데 잘해요. 섹스를 야동으로 배운 것들은 어디서 이상한 걸 보고 와서 무조건 세고 빠르게만 하면 장땡으로 생각 하는데 대표님은 꼼수 같은 거 안 쓰고 그냥 천천히 만지기만 해도 젖어요.” 

“노래나 춤이랑 똑같네. 꾸미지 않는 나만의 것으로 소화하는 게 최고의 기교니까.” 

척하면 척 받아치는 것이 아주 대단한 죽마고우들 나셨네. 

란이야 그렇다 치자. 근데 한서원 너는 진짜 거기서 뭐하고 나자빠져있냐. 

나는 여전히 나를 쳐다보고 있는 망란이에게 입모양으로 물었다. 

‘어쩌라고. 나 왜 불렀어.’ 

그러자 그걸 왜 자기한테 묻냐는 듯 어깨를 으쓱거린다. 

란놈의 새끼야, 그럼 서원이한테 물을까? 

아니 잠깐, 그런데 저건 또 뭐야···. 

문에 살짝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었는데 이제 보니 란이가 왼손에 들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콘돔을 끼운 딜도였다. 

이 란친놈이 설마 저것도 넣으려는 건가? 

내 시선이 자신의 왼손에 닿은 걸 알아챈 란은 펠라를 하듯이 딜도를 입으로 빨면서 재밌다는 듯 눈웃음을 짓는다. 

란이의 손가락으로 음부를 공략 당하고 있는 서원이는 흥분도가 점점 높아지는지 아랫배를 들썩들썩 거리기 시작했다. 

“원, 투, 원, 투.” 

란이가 안무 연습 때의 구호를 넣자 서원이는 호흡을 정리하며 뭔가의 리듬을 맞춘다. 

“읍, 후우··· 흡, 후우···.” 

“역시 언니는 재능이 있어요. 손가락이 아니라 꼬추였으면 벌써 쌌을 거 같은데요. 지스팟도 엄청 부풀었어요.” 

“으흥, 이제 그, 그만해.” 

서원아. 그만하라고 말로 할 게 아니라 니가 그냥 란이 손을 잡고 멈추면 되잖아. 

녀석은 말로만 거부했을 뿐 살짝 벌린 입으로 신음을 흘리며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란은 그런 서원이를 더욱 달아오르게 할 생각인지 나를 거론하며 분위기를 몰아갔다. 

“이게 대표님 가래떡이었으면 좋겠죠?” 

“아흣, 흐응···.” 

“언니 지금 느끼는 표정이 너무 예뻐요. 여자인 제가 봐도 이렇게 예쁜데 대표님 눈에는 얼마나 예뻐 보일까···.” 

“야. 나 기분 진짜 이상해··· 이제 그만··· 그만해···.” 

란은 그만두기는커녕 작지만 탐스럽게 부푼 서원이의 가슴 쪽으로 얼굴을 숙였다. 그러고는 여전히 시선은 내게 고정한 채 마치 나를 도발하듯이 혀를 길게 내빼서 꼭지를 핥았다. 

서원이는 얼굴을 반대쪽으로 돌리며 움찔거린다. 

“이읔! 빨리 빼잇!” 

“하아, 언니 보지가 손가락을 안 놔주는데 어떻게 그만둬요. 진짜 잘 쪼인다. 대표님이 이 맛을 빨리 봐야 할 텐데.” 

망란이의 망은 망할 놈의 망. 

결국 내가 녀석에게 진 것 같다. 

서원이의 질압에 몸을 떨어대던 내 모습을 떠올리자 지금까지 잠잠하던 고추가 반응을 보인 것이다. 서원이 거기가 확실히 수축력이 좋긴 하지. 

하복부에서 시작된 간질간질한 소양감이 명치를 울린 뒤 왼쪽 가슴까지 타고 올라와 심장을 쿡쿡 쑤셔댄다. 

심장과 고환 모두 나를 부추기며 나의 통념과 신념을 탓하고 있다.  뭐해 이 새끼야! 

빨리 가서 참전해야지, 이건 란느님이 주신 쓰리썸 기회란 말이야! 

아니, 아니. 

그게 그렇게 쉽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내가 란이랑 뒹구는 걸 서원이가 가만히 두고 볼 것 같아? 즉각 심판 당해서 고추 물어뜯길 걸? 

란이도 여럿이서 하는 건 관심 없다고 했었고. 

잠깐. 

그러면 나를 이 집에 부른 란이의 의도는 대체 뭐란 말인가. 

녀석은 나와 눈이 마주친 이후로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도발의 눈빛이었고 내게 바라는 어떤 행위가 있다는 뜻이었다. 

뭐지, 진짜 쓰리썸인가? 

란이 너 그 정도까지 뒤틀린 거야? 

나 역시 예상치 못한 섹츄에이션과 의외로 순순하게 굴복당하고 있는 서원이의 행태에 적잖이 흥분한 상태다. 서원이와 나 둘 다 란이의 보짓가랑이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뜻이지. 

그래도 나는 지성인답게 충동적인 행동은 하지 않았다. 

둘 사이에 별 일이 생기기는커녕 친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 마음 놓고 회사로 복귀해도 될 것 같다. 

나는 간다는 뜻으로 문틈 사이로 시선을 교환 중인 란이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녀석은 이제야 다급한 표정으로 눈살을 찡그리며 내게 손짓했다. 

‘왜요. 가지 마!’ 

‘왜?’ 

서원이가 란이의 백합 플레이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가운데, 란이와 나는 수신호와 입모양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대표님이 들어와요. 내가 나갈 거니까.’ 

‘들어가서 뭐하라고.’ 

‘언니랑 쎅쓰.’ 

‘여기서? 지금?’ 

‘응!’ 

‘미쳤냐고.’ 

‘언니 지금 완전 흥분했어요. 와서 그냥 넣으면 돼.’ 

‘니가 굳이 안 그래도 언제든지 할 수 있어.’ 

‘아이, 그거랑 이거랑은 느낌이 다르지! 빨리, 빨리!’ 

‘안 되겠다. 너 일단 나와 봐.’ 

“언니, 잠깐만요. 저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 

“응···.” 

“심심하시면 이거 넣고 계세요.” 

“뭐, 뭐야. 징그러!” 

란이는 서원이의 손에 억지로 딜도를 쥐어준 뒤 문을 닫고 거실로 나왔다. 

우리는 화장실로 들어가서 소곤소곤 대화를 나눴다. 

내가 먼저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히이, 서원 언니는 저 노래 가르쳐주기로 했고 저는 섹스 스킬 가르쳐 주기로 했어요.” 

“대단하다···. 근데 나는 왜 오라고 한 거냐고. 니들 둘이 놀지.” 

“제가 피스톤 운동할 때 보지 쪼이는 법 알려드렸는데 시험을 해봐야죠. 저는 자지가 없으니까 대표님이 직접.” 

“난 또 셋이서 하자는 건 줄 알고 놀랐잖아.” 

“헐. 실망했어요?” 

“가능성 자체가 없는데 실망은 무슨··· 애초에 서원이가 셋이서 하겠냐?” 

“쓰리썸은 생각 안 해봤는데··· 서원 언니는 하면 그냥 할 걸요.” 

“뭐?” 

“저랑 대표님은 그냥 서로를 도구처럼 이용하는 사이라고 했더니 이해하던데요. 따지고 보면 서원 언니 라이벌은 제가 아니라 업키걸 멤버들이잖아요. 제가 그 언니들보다 섹스 더 잘하게 만들어준다고 했죠.” 

“오랑캐를 오랑캐로 잡은 건가···.” 

“뭐예요 그게.” 

“암튼. 난 쓰리썸 싫어.” 

“저도 별로예요. 대표님이랑 서원 언니 둘이 해요.” 

“웬일이냐, 섹스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애가···.” 

“저도 최소한의 떡도덕이라는 건 있거든요. 저는 그냥 라희 방에서 두 사람 섹소리 들으면서 딸이나 잡으려고요.” 

“그러면 그렇지···. 어떻게 보면 그 쪽이 더 굉장한 거 아니냐.” 

“아, 생각만 해도 애액 나온다, 완전 쌩포르노잖아···.” 

혼잣말로 중얼거린 녀석은 흥분된 어조로 내게 말했다. 

“그 대신 할 때 소리 크게 내주세요. 꼴리는 말도 많이 해주시고요.” 

“내가 웬만하면 여자애들한테는 욕을 안 하는데 너는 좀 해야겠다. 야 이 미친놈아. 미쳐도 적당히 미치자.” 

“큭큭큭, 아 왜요. 제가 옆방에서 딸잡고 있는 거 상상하면 대표님도 솔직히 흥분되잖아요.”  “후우···.” 

사실 서원이보다는 얘한테 질싸를 해야 되는데. 

버스킹 공연을 하기 전까지 잠지력 아니, 잠재력과 실력을 최대한 키워놔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에 서너 번씩, 아니, 오직 효율적인 질싸만을 목표로 뽕을 뽑아야 한다. 

그 순간 녀석의 어깨위로 팝업창이 떴다. 

―――――――――― 

★히든퀘스트 발동 <내 생애 첫 3P> 

둘이서만 즐기는 시대는 갔다! 

백익무해한 성교를 언제까지 둘이서만 즐길 셈인가! 

둘보다는 셋, 셋보다는 넷, 집단난교로 가기 위한 첫 발판을 쓰리썸으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달성 조건 : 한서원, 이소란이 한 공간에 있는 상황에서 양쪽 모두에게 질내사정 1회씩. 

―보상 목록 : 퀘스트를 성공한 순간부터 한 달간 질내사정시. 이소란의 잠재력 경험치 2배 상승 / 백지민(미오) 여성화 경험치 2배 상승 / 이지유 뚜렛증후군 감소율 2배 증가. 

―――――――――― 

야아아앗, 이야아아아앗! 

경험치 2배 이벤트로구나아아! 

이게 뭐야···. 

겉으로 봤을 땐 개꿀 이벤트 같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생체딜도화 시간이 2배 상승된 거나 다름없잖아. 이벤트 시간에 게임 접속시간이 더 많이 하는 것처럼···. 

“왜 그렇게 봐요? 싫어요?” 

“아냐···.” 

“저는 그럼 라희 방으로 갈 테니까 대표님이 제 방으로 가셔서 언니랑 즐떡 치세요. 알겠죠?” 

“란아, 잠깐만.” 

“예.” 

“그··· 너도 같이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쓰리썸 하자고요?” 

“어.” 

“왜요? 쓰리썸이 꼴리세요?” 

“나보다는 너한테 도움이 돼··· 많이.” 

“저는 안 해도 된다니까요.” 

“아예 생각이 없어?” 

“뭐 한 번쯤은 해보고 싶긴 한데··· 막상 하려고 하면 뭔가 거부감 드는 느낌? 남자 둘이라면 모를까 여자 둘은 별로. 자지 하나 사이에 두고 서로 자기한테 박아달라는 거 별로잖아요. 제가 원래 경쟁을 좀 싫어하는 성격이라서요.” 

그리고 섹스에 환장하는 성격이지. 

나는 피식 실소를 흘리며 녀석의 바짓가랑이 사이를 터치했다. 

―봊 

“엄마야.” 

“젖었잖아. 엄청 뜨겁네.” 

“젖기야 진작에 젖었죠.” 

“그럼 같이 하자.” 

“웬일이래. 대표님이 먼저 발정나서 이러는 거 처음 아니에요? 쓰리썸이 진짜 하고 싶은 갑네···.” 

“그래, 그러니까 하자.” 

“알았어요. 그럼 저 일단 딸딸이로 한 번 싸고 갈 테니까 먼저 가서 하고 계세요.” 

“오케이.” 

란이와 나는 하이파이브를 한 뒤 각자의 방을 향해 갈라졌다. 

란이가 아니라 내가 들어온 것을 보면 서원이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질컥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여전히 알몸 상태로 누워있던 서원이는 란이가 쥐어주고 나간 딜도를 질 입구에 들락날락거리며 끙끙거리고 있었다. 

열린 문소리의 주인공을 당연히 란이라고 생각하고는 투덜거렸다. 

“아후, 왜 이렇게 아프지? 야, 이거 진짜 가래떡이랑 사이즈 똑같은 거 맞아?” 

“비교해보면 알지.” 

내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내 쪽을 향해 눈을 치켜뜬 집착흑우. 

“으악!” 

괴성과 함께 몸을 일으키며 이불로 몸을 가린다. 

“뭐야야! 왜 왔어요!” 

나는 녀석을 능욕할 생각으로 방금 도착한 척 하며 시치미를 똑 뗐다. 

“란이가 불러서 왔는데··· 넌 란이 레슨 해준다는 애가 홀딱 벗고 뭐하고 있냐. 그걸로 자위했어?” 

“아, 짜증나!” 

녀석은 들고 있던 딜도를 내게 던지며 괜히 화를 냈다. 

“온다면 온다고 말을 할 것이지 왜 도둑놈처럼 몰래 들어와요! 진짜 미쳤나봐!” 

“와, 한서원 아주 성욕에 눈을 떴구나. 가짜 꼬추로 자위도 하고···.”  “아아앙, 그런 거 아니라고! 란이가 분명 대표님 거랑 사이즈 똑같다고 했는데 이건 넣을 때 아파가지고, 그래서 궁금해가지고, 다시 넣으려는데 아파서!” 

“큭큭큭, 알았으니까 울지 말고 천천히 말해봐.” 

“아 짜증나아아.” 

“왜 가래떡은 안 아프고 그건 아플까? 이상하다, 그치?” 

“내 말이···.” 

나는 겸연쩍어하는 녀석에게 장난스럽게 물었다. 

“또 할까?” 

“여기서···?” 

“어. 너 자위하는 거 보니까 확 흥분된다.” 

“아 자위 아니라고. 그냥 아픈지 안 아픈지 넣어본 건데. 근데 란이는요?” 

“옆방에서 자위할 거라는데?” 

“응? 그게 뭔 소리예요?” 

“너랑 나랑 하는 소리 들으면서 자위 한대.” 

“진짜 다 또라이 같애! 왜 우리 회사에는 정상인 사람이 없냐고!” 

“자기는 정상인 것처럼 말하네. 지금 니가 제일 이상하거든.” 

“아 몰라. 할 거면 빨리 해요.” 

뭐가 뭔지 모르게 된 게 꽤 된 것 같은데, 오늘은 그 중에서도 더 뭐가 뭔지 모르겠다. 격렬하게 모르겠다. 

어쨌든 쓰리썸이다. 

나는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옷을 벗었다.

< 둘이서만 즐기는 시대는 갔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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