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는 오르가즘으로 극복한다 >
<채널명 ― 업어 키운 걸그룹>
구독 ― 2,995,781명
제목 ― 업키걸 공식 새해인사
<자막 ON>
[요나 : 하나, 둘, 셋, 여러분이 업어 키운 걸그룹!]
[다같이 : 안녕하세요 업키걸입니다!]
[요나 : 부바부바 어부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은빛 : 모두들 송편 예쁘게 빚으시고 저 같은 예쁜 딸 낳으세요!]
[서원 : 웬 송편. 새해면 떡국이지 모질아. 그리고 너 같은 딸 낳으라는 게 덕담이냐. 나 같은 딸이면 모를까.]
[연홍 : 송편 얘기하니까 송편 먹고 싶다. 송편이랑 떡국이랑 한 입에 넣고 단짠 파티, 크으.]
[알리야 : 올해 스무 살이 된 저는 성숙해졌습니다. 비로소 여자가 된 거지요. 급식리야는 잊고 앞으로는 숙녀리야라고 불러줘요. 후훗.]
[요나 : 저희 업키걸의 새해 목표는요, 작년보다 더 활동을 열심히 해서 여러분들을 많이 많이 찾아뵙는 거예요.]
[서원 : 그래? 내 목표는 개인 채널 따로 파서 업키걸 구독자수보다 더 많은 구독자수 모으는 건데. 많이들 도와주세요.]
[은빛 : 제 목표는 치명적인 섹시컨셉으로 솔로 앨범 내는 거예요! 그리고 맥심 표지 모델!]
[연홍 : 우리끼리 해외여행 가는 프로그램 찍으면 좋겠다. 실장님, 저희 여행 프로그램 하고 싶어요.]
[장우 실장 : 예···? 아, 지금 새해 인사하는 자리인데···.]
[알리야 : 어른이 되니까 세상이 참 달라 보이는 거 있죠. 그리고 뭐랄까, 인내심도 조금 많아지는 것 같고 마음이 여유로워지기도 하고요. 이래서 성인, 성인 하는 건가 봐요.]
―민si :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시 암말르파티로 시작을 하는 군.. 그렇다면 저도 VNF 파이팅! 하연아 사랑해!
―VHSV : 뭔소리야, VNF는 은솔이지. 쏠아쏠아 우리쏠아, 새해에도 아프지 말고 열심히 활동하자!
―skykiss9135 : 여기 업키걸 채널인데 웬 VNF······ 메이퀸즈 화이팅!
―배참치 : 엌ㅋㅋ 저는 은빛님 송편 얘기 듣고 ‘그러고 보니까 우리 집은 왜 송편이 없지???’ 했는데 송편은 추석이었음ㅋㅋㅋㅋ
―리필이 : 우리 업둥이들 올해에는 국내무대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DR.G : 리야 말투 왜 저럼?ㅋㅋㅋㅋㅋ 누가 보면 어른 10년차쯤 된 듯ㅋㅋㅋㅋ
―푸딩왕 : 뮤노 대표님아, 올해에는 지방 팬들을 위해서 전국투어 한번 해 주세요ㅠㅠㅠㅠ
ㄴ감스트 : 뮤노 대표님 이제 업키걸 담당 아니심ㅋㅋㅋ
ㄴ푸딩왕 : 아 진짜요??
ㄴ미월지랑 : ㅇㅇ뮤노님은 신인개발 쪽이요
***
<‘걸그룹 덕후의 건강한 덕질’ 블로그>
안녕하세요, 당당한 걸그룹 덕후입니다^^
본진은 업키걸이고 부업은 럭키포인트, 리즈소녀 외 다수입니다.
취미로 쓰는 걸그룹 포스팅이니 심한 댓글은 자제 부탁드려용~
―이 블로그에서 가장 많이 본 글
*업키걸 홍백가합전 무대
*새해 걸그룹 판도 예상
*이번에도 혜자ㅠㅠ 업키걸 2020 시즌그리팅
―새로운 포스트
새해 일출을 보고 온 게 엊그제 같은데 새해도 벌써 10일이나 지났네요^^
어제 지인들과 신년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직캠 영상 하나가 SNS에서 한창 논란을 일으키고 있더군요.
바로 YH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월말 평가 영상이었는데요. 논란이 되는 부분은 그 연습생 중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걸그룹 멤버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조금 놀랐는데, 바로 아이컨택의 전 멤버였다가 마약 복용으로 탈퇴한 란이었습니다.
영상에서는 란을 포함한 YH엔터 연습생들의 커버 무대가 꾸며졌는데요, 실력의 유무와는 관계없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범죄자를 연습생으로 받아준 것에 대해서 YH엔터테인먼트에 비난 여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업키걸 팬덤 사이에서도 다된 업키걸에 마약돌 뿌리기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아직 데뷔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궁예질이냐며 지켜보자는 의견이 있네요.
제 사견을 붙이자면, 아이컨택에서 함께 활동했던 요나의 영향이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아이컨택 시절에도 멤버들에 대한 우정과 의리가 남달랐던 욘리다이기 때문에 란이를 끌어주려는 목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일반 연예인이라고 해도 커리어를 마감할 수 있는 게 마약 사건인데 하물며 이미지가 생명인 걸그룹이 그런 짓을 저질렀으니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을 겁니다.
YH쪽에서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니 조금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란이 영상 검색어 6위까지 올라갔어요. 어뷰징 기사도 계속 올라오고 있고요.”
“이런 식으로 화제 돼서 좋을 건 하나도 없는데···.”
“이제 좀 잊혀졌겠다 싶었는데 마약 사건만 또 부각되겠죠.”
“그러니까요. 아, 왜 직캠을 생각 못했지.”
“어쩔 수 있나. 입장할 때 핸드폰을 뺏을 수도 없는 건데.”
“대표님, 언론사에 기사 내려달라고 할까요?”
어떤 대표님이라고 말하지 않았는데도 직원들의 시선이 두 명의 대표 중 내게 자연스럽게 주목된다.
회사 분위기가 오랜만에 개판이 되었고 출근과 동시에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어제 저녁, 월말 평가에 초대받았던 우리 연습생 친구 중 한 명이 SNS에 올린 영상이 문제였다.
무대에 섰던 연습생 중 한 명이 마약돌, 난교돌이라는 최악의 오명을 받고 연예계에서 퇴출되다시피 한 란이로 밝혀진 이후 비난과 악플이 쏟아지고 있었다.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회사에 문의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일단 전화선을 아예 뽑아놓은 상태다.
이미 업키걸 기사에도 란이 얘기가 언급될 정도로 화제가 크게 번졌고, 아예 ‘업키걸 활동에 제동 거나?’, ‘다된 업키걸에 란 뿌리기’라는 식으로 대놓고 어그로를 끄는 기자들도 있었다.
“SNS에서부터 퍼진 건데 이제 와서 기사 막아서 뭐하겠어요.”
어차피 언젠가 한번은 부딪쳤어야 될 일이긴 한데 아무런 대비책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훅 들어오니까 너무 갑작스럽긴 하다.
란이 개인의 문제도 문제지만, 업키걸과 회사, 현재 논의 중인 오디션 프로그램의 이미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아마 오후쯤에는 해당 프로그램의 담당 작가에게도 연락이 올 것이다.
잘못하면 란이를 포함한 보라색 2기―시한폭탄―전원이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아마 그럴 가능성이 높겠지.
한 가지 위안이라면, 정보창이 이 사태를 미리 예견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데뷔에 치명타가 될 정도로 심각한 사건이었다면 어떤 식으로든 힌트를 줬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터진 사건은 온전히 내 능력으로 처리를 해야 한다는 점이 골치 아픈 거지.
“일단 제가 생각을 좀 해보고, 해명 글 써서 오후 회의 때 검토 맡을 게요. 자리에 돌아가면 전화선은 다시 꼽으시고 기자들 전화 오면 오후에 회사 SNS로 입장 밝힌다고만 전해주세요.”
“예.”
“에휴, 란이 이제 조금 마음잡나 싶었는데···.”
“그냥 며칠 쉬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회사에 기자들 찾아올 수 있는데 혹시 마주치기라도 하면 곤란할 거 같은데요.”
그래도 직원들한테 고마운 점은 누구도 란이를 원망하거나 지금이라도 빼야 한다고 말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회의가 시작되고 직원들이 가장 먼저 꺼냈던 얘기는 란이가 받았을 상처에 대한 걱정이었
다.
“안 그래도 쉬라고는 했는데 지가 그냥 나왔던데요.”
내 말에 염이 대답했다.
“하긴 걔가 다른 건 몰라도 멘탈은 알아주잖아요.”
“이 세상 멘탈이 아니긴 하지. 성격이 독하거나 근성이 있는 건 아닌데 멘탈만 세···.”
“흐흐흐흐.”
“큭큭큭.”
마음을 비운 내 허탈한 농담 덕에 다행히 회의는 유쾌하게 끝이 났다.
란이와는 아침에 일어나서 톡으로만 대화를 했고 얼굴은 아직 보지 못했다.
회의를 마친 나는 란이를 사무실로 불렀다. 얼굴을 마주하면 보라색 아우라의 공감 능력을 통해 녀석의 상태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속으로는 엄청 힘들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겠지, 했는데···.
“아, 왜요. 한창 필 받아서 안무 연습하고 있었는데.”
“아니 나는, 괜찮나 해서.”
“당연히 안 괜찮죠. 열 받고 속상하고 화나고 슬프고 죄송하고 면목 없고 섹스 땡겨요. 그래도 뭐 어쩌겠어요. 다 내 업본데.”
생각보다 더 씩씩해서 다행이었다.
“그렇구나. 이럴 때일수록 더욱 섹스가 땡기는 구나. 기승전섹이구나···.”
“그나마 연습에 집중할 때는 괜찮았는데 대표님 얼굴 보니까 또 하고 싶어지잖아요. 짧고 굵게 넣어주실래요? 1분 컷 콜? 응? 응?”
“아냐, 아냐. 나 이제부터 해명 글 작성해야 돼.”
“아, 뭐라고 할 거예요?”
“이제부터 생각해 봐야지.”
“다른 쌤들은 뭐라고 하세요? 너무 죄송해서 인사도 못하고 그냥 후다닥 들어왔는데···.”
“다들 니 걱정부터 하던데.”
“거짓말.”
“진짜야. 회의 시작하자마자 다들 너 괜찮냐고 안부부터 묻더라.”
“치···.”
괜히 입술을 삐죽거려보지만 크게 감동 받은 눈치다.
그 덕에 섹스 얘기도 쏙 들어간 것 같······.
“아앙, 하고 싶다. 보ㅈ··· 아니, 짬지에 좆무··· 정액 머금고 춤추면 느낌 진짜 죽이는데.”
“끝나고 하자. 웬만하면 회사에서는 참아줘.”
“알았어요. 근데 그거 알아요?”
“모르지.” 란이는 칭찬을 갈구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저 요즘에 성욕이 연습으로 조금 풀리는 거 같아요.”
“다행이다. 이제야 사람의 형상을 갖춰가네.”
“뭐래. 자기도 나랑 하면 좋으면서. 나만 좋아요? 나만 미치는 거야?”
“아냐, 나도 좋아. 나도 미쳐.”
“완전 영혼 없다.”
“진짠데.”
“뭐 상관없어요. 나만 좋으면 되니까. 앞으로도 대표님은 그냥 자ㅈ··· 꼬추만 빌려주면 돼요.”
“내가 뭐 인간 딜도야?”
“오, 표현 좋다. 인간 딜도. 이소란의 개인 딜도, 킥킥.”
이제야 새삼스럽게 느끼는 건데 란이가 많이 변하긴 했다.
멘탈이야 원래 좋긴 했지만 나이에 비해 어딘지 좀 눅눅하고 닳은 느낌이었는데, 예전에는 없었던 상큼함과 풋풋함이 생긴 것이다.
피부 톤과 표정은 확실히 화사해졌고 예전과는 다른 느낌의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진다. 특유의 싼티도 많이 지워졌고.
내가 “올라가서 연습해.”라고 말하자 입술을 귀엽게 내밀며 뽁뽁 소리를 낸다.
“뽀뽀.”
“얼씨구?”
“이렇게라도 만족해야죠. 인간 딜도님아, 빨리.”
나도 적당히 입술을 내밀어서 후다닥 뽀뽀를 해주려는데 그 좁은 입술을 틈으로 혀가 쏙 들어왔다가 빠졌다. 입맛을 다시며 씨익 웃는다.
“히, 대표님 입술 맛있다. 꼬추만큼은 아니지만.”
란이에게서는 지금까지 본 적 없던 그 표정이 조금 상큼해서, 자존심 상하지만 살짝 설렜다.
“저 연습하러 갈게요. 퇴근하고 넣어줄 수 있으면 넣어주시든가.”
“노력해볼게.”
“맨날 바쁜 척.”
“나름 바빠. 이래봬도 대표거든.”
“오늘은 누구랑 섹스 하세요?”
“가라.”
“빠이염.”
“아, 그리고 당분간은 인터넷 하지 마.”
“걱정 마세요. 하라 그래도 안 하니까.”
그나저나 뭐라고 해명을 해야 할까.
나는 란이가 나간 뒤 녀석과 관련해서 올라오고 있는 기사와 댓글 반응 등을 살펴보았다.
역시나 99.9% 정도가 부정적이었다.
이 상태라면 실제로 데뷔 오피셜이 뜰 경우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갈 수 있··· 염병, 벌써 올라왔네.
―청원 진행 중―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사(연예인, 운동선수 등)에 대해 명확한 활동정지 기간을 정했으면 좋겠습니다.
[참여인원 265명]
한 커뮤니티에 란이 사건과 관련된 링크가 걸려있어서 따라가 봤더니 이미 청원이 진행 중이었다.
란이 한 명을 저격한 건 아니고 란이의 이름을 대놓고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마약으로 물의를 일으킨 걸그룹 멤버가 복귀 준비를 한다’며 말머리를 시작하고 있었다.
이거 골치 아파졌네···.
그때 울리는 카톡 알림, 엄승미 작가였다.
엄승미 작가님 [대표님, 이번에 연습생 데뷔 프로젝트 기획하시는 거요. 혹시 란이도 끼는 거예요? 시간 되실 때 전화 한 번 주세요]
왜 그러지? 그녀가 맡은 프로그램이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이쪽 바닥이야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 그녀가 이렇게 물어보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어떤 연관이 있어서일 것이다.
엄승미 작가야 업키걸 데뷔 때부터 큰 도움을 준 사람이기도 하고 믿을만 했기 때문에 나는 전화를 걸어 솔직하게 말을 했다.
“원래는 란이도 포함돼 있었죠. 그런데 오늘 뜬 거 보니까 생각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아요.”
―다른 게 아니라, 거기 메인이 제 동기거든요.
“메인이 두 분이신데···.”
―주민선 작가요.
“아, 예.”
―근데 주민선 작가 대신 제가 거기에 들어갈 수도 있어서요. 아주 높은 확률로요.
불임 시술을 몇 년째 받던 중이었는데 이번에 어렵게 임신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럼 쉬셔야지.
“아··· 그래요?” ―그래서 란이 문제는 미리 얘기를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요. 다른 게 아니라 마약이라서···.
“그렇죠.”
대답하는 순간 알림창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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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날 정도의 오르가즘을 통해 엄승미를 설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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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뭐 놀랍지도 않다.
안 그래도 리야랑 했으니 이제 뉴페이스가 나올 때가 됐지 싶었다.
이건 무슨 단짠단짠도 아니고, 업뉴업뉴냐고.
< 위기는 오르가즘으로 극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