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6화.업키걸 알리야(4)-리댕아 짖어 (88/371)

< 업키걸 알리야(4)-리댕아 짖어 >

왠지 비디오 판독까지 가야할 것 같은 치열했던 승부의 향방은 잠시 미뤄두자. 

리야는 자신의 입에 사정액이 발사됐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까무러치듯 고추를 뱉어냈다. 

“퉤앜! 퉷퉷퉷퉤퉤엣! 끼얏아아앜, 뮨댕대에에엥!” 

랑깡깡이 아니라 뮨댕댕···? 

이미 쾌락 회로가 가동돼 버린 나는 어떻게든 사정은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야 했다. 그래서 내 손으로 음경을 잡고 착즙 행위를 이어나갔다. 

―퓻 퓻 퓻 퓻 

워셔액처럼 시원스럽게 발사되는 사정액이 리야의 얼굴과 가슴 앞면을 더럽힌다. 

세상에는 손으로 문지르면 안 되는 것이 있다. 

얼굴에 묻은 화생방 가스와 정액이다. 

리야는 정액이 독극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경악하며 손바닥으로 닦아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지저분해질 뿐이었다. 

“끼에에에엨, 왜 이렇게 안 닦여, 끼아아아카핳캌! 삐에에멯핰하! 기분 나빠, 기분 나빠아앗!” 

뜬금없지만 그 와중에 예쁘네. 

공포에 질려서 바들바들 떨어대는 리야는 꼭 이토준지 만화의 예쁜 여주인공 같았다. 

나는 지그재그로 벌어진 리야의 스타킹 각선미와 그 위로 뚝뚝 떨어지는 정액을 시청각자료 삼아 최후의 한 방울까지 모두 쥐어짜냈다. 

간신히 사용한 강남 패키지의 정액권 템 때문에 리야에게 송구스러워질 정도로 엄청난 양이 나와 버렸다. 

“후우우우···.” 

나는 나른하면서도 개운한 한숨을 흘렸다. 

오두방정을 떨던 리야는 이제 체념을 해버렸는지 항복자세로 양손을 든 채 석상처럼 굳어버렸다. 얼굴에서 느리게 흘러내리는 정액 때문에 녹기 시작하는 예쁜 밀랍인형 같다. 

연유 같은 그것은 오똑하게 솟은 코끝에서도 뚝뚝 흘러내렸는데 숨은 제대로 쉬어지는지 걱정이다. 

“리야야, 너 지금 숨은 쉬는 거야?” 

“미쳐써? 여껴운 냄새 마트면 토할꺼 가타서 참고 이찌··· 퓃!” 

녀석은 감기 걸린 코맹맹이 소리로 대꾸하다가 입으로 들어가는 정액을 뱉어냈다. 

리야는 숨을 안 쉬고 있어서 모르겠지만 역겨운 냄새는커녕 팬시점에서 파는 상큼달달한 캔디 향기가 나고 있었다. 맛도 달콤할 것이다. 

“진짜 알리야 인생 최악의 날인 것이야···.” 

“역겨운 냄새 안 나니까 숨 쉬어도 돼.” 

“됐고. 빨리 티슈나 갖다 줘···.” 

“어, 기다려.” 

나는 티슈로 리야의 얼굴을 가볍게 닦아줬다. 

“됐어, 눈 떠도 돼.” 

조심스럽게 눈을 뜬 녀석은 승부의 결과를 먼저 물었다. 

“알리야가 이긴 거지? 뮨뭉이가 알리야 입에다 했자너.” 

“아니지. 내가 똑똑히 기억하는데 타임 오버되고 나서 쌌어.” 

“소, 소변도 아니고 싸긴 뭘 싸! 저급한 단어 쓰지 마.” 

“암튼 간발의 차이로 내가 이긴 거야.” 

“뭔 소리 하는 거야! 알리야가 고귀한 입까지 사용했는데 졌을 리가 없자너!” 

“우겨도 소용없다니까. 이름은 뭘로 할래. 알댕이? 알뭉이?” 

“응···? 뭐야 이게··· 어디서 나는 냄새야?” 

“왜?” 

“뮨뭉이 향수 뿌렸어? 아닌데, 향수 냄새는 아니고···.” 

냄새에 이어서 습관처럼 입술을 혀로 핥던 리야의 표정이 의아해진다. 이제야 정액의 향과 맛을 느낀 것이다. 

녀석도 향기의 근원지를 눈치 챘다. 아직 닦아내지 못한 스타킹 위의 몇 방울을 손가락으로 훔쳐서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냄새를 맡았다. 곧장 미간의 주름이 사라진다. 

“어어? 냄새가 왜 이러지?” 

“좋지?” 

“응. 엄청 스윗한 것이에요. 희한하네.” 

“내가 말했잖아 이제 냄새 안 난다고. 맛도 사탕 맛 날 걸? 먹어봐.”  “뮨뭉이가 먼저 먹어봐.” 

망측한 놈. 

입술에 묻었던 것을 핥았을 때 이미 느꼈던 주제에, 녀석은 정액 묻은 검지를 내 쪽으로 뻗었다. 그냥 뻗는 게 아니라 찌를 기세로 맹렬하게 뻗어서 끝내 내 입에 손가락을 넣었다. 

아무리 카레 맛이 난다고 해도 똥은 똥이고, 아무리 향기가 나고 달콤하다고 해도 정액은 정액이다. 

자급자액을 당한 나는 기분이 확 더러워져서 리야의 손을 쳐냈다. 

“아잇! 뭐하는 짓이야!” 

“캬하하하핰!” 

“어쭈, 도발을 해? 니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닐 텐데?” 

“왜 뭐 왜.” 

“오케이 이름 정했어. 리댕이, 엎드려.” 

“왜! 왜! 왜! 알리야가 이겼자너!” 

“알았다. 백 번 양보해서 비겼다고 치고 한 번 더 할래?” 

“내가 왜!” 

“이번에는 서로 못 우기게 녹음이나 동영상으로 찍어서 정확히 하자고. 똑같이 20분으로. 그리고 이번에도 애매하면 그냥 내가 진 걸로 할게.” 

어찌됐든 착즙을 한번 성공시킨 리야는 이번에는 자신이 있던 모양인지 잠깐 고민하는 척을 하다가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고는 시작하자마자 바로 입으로 고추를 물었다. 

녹음이나 동영상 따위는 필요도 없었다. 

녀석은 20분 동안 물고 빨고 흔들고 비비다가 마음대로 되지 않자 짜증을 부리고 끝내는 때리기도 했지만, 사정지연 쿠폰이 발동 중인 나는 알뜰살뜰하게 쾌감만 챙겼고 끝까지 사정은 하지 않았다. 

―타이머삐삐삐삐삐삐삐! 

“야이이잇!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것이야!” 

“큭큭큭, 인저리 타임으로 3분 더 줄까?” 

“안 해! 이건 원래부터 막혀있던 것이야!” 

“푸하하핰, 막히긴 뭘 막혀. 그럼 내가 이긴 거다?” 

이마에 땀까지 송골송골 맺혀서 앞머리가 들러붙은 녀석은 억지로 정색을 쥐어짜내면서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 

“아 몰라, 알리야 기분 더러워졌자너. 씻고 잘 거니까 랑깡깡은 랑깡깡 집으로 가버려. 꼴도 보기 싫은 것이야.” 

“동작 그만. 이게 어디서 약을 팔고 있어.” 

“무슨 약! 알리야는 약 같은 거 안 해!” 

나는 슬금슬금 욕실로 도망가려는 녀석을 향해 내 이름이 새겨진 가죽 목걸이와 크리스털 체인을 건넸다. 

“리댕이, 착하지. 이거 차자? 요즘에 목줄 안하면 벌금 문대잖아.” 

“치워, 치워.” 

“게임은 게임일 뿐, 정색하지 말자.” 

“하지 마. 알리야 진짜 화낼 거야. 그렇게 빨가 벗고 다가오니까 무섭자너!” 

“야, 내가 설마 너처럼 진지하게 하겠냐? 그래도 서로 합의하에 한 게임이고 거의 1시간을 썼는데 벌칙 시늉이라도 내야지. 너 이렇게 얍쌉한 애였어?” 

“···그럼 그냥 목걸이만 찬다? 알리야 무서우니까 명령 같은 거 하지 마?” 

“에이, 됐다. 나도 김샜다 야.” 

알가놈아, 나만이 너의 손바닥 안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나 역시도 너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으니까. 

나는 리야의 자존심을 살살 긁는 쪽으로 작전을 변경했다. 

“니 말만 믿고 오늘을 기대하고 기다렸던 내가 바보지. 오늘은 내가 봐줄 테니까 앞으로 허세 좀 부리지 마라.” 

“허세라니. 알리야 사전에 없는 단어자너.” 

“씻고 자. 나 갈 테니까.” 

“······뮨뭉이 삐진 거야?” 

“삐지긴. 니가 하란대로 하는 거잖아. 썩 사라지라며. 해피 뉴 이어.” 

“으이그, 좆쌀영감 또 삐졌네···.” 

“넌 진짜, 이럴 거면 시간은 왜 비워두라고 했어.” 

“아니, 알리야는 그냥 뮨뭉이 길들이기 놀이하려고···.” 

리야는 내가 옷을 주섬주섬 입고 나서야 눈치를 살피며 주춤거렸다. 

옷을 다 입은 나는 목걸이를 쇼핑백에 넣으며 평상시처럼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이건 가져갈게. 가족들 것까지 매번 챙겨줘서 고마워.” 

“뭐야, 진짜 가는 거야? 알리야가 욱해서 한 말이니까 안 가도 되는 거예요. 한두 번도 아닌데 새삼스럽게 왜 그래.” 

“아니야, 갈래. 내가 너랑 단 둘이 뭐하냐. 괜히 기분만 이상해지지.” 

“아침이 밝을 때까지 알리야한테 길들여지라니까?” 

“안 한다고오.” 

알가놈, 너는 오늘 나한테 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네 놈은 이 긴 밤을 혼자 지낼 수가 없기 때문이지. 

내 오늘 섹스는 못할지언정 니 목에 개목걸이는 채우고 만다.  “간다.” 

옷을 다 입은 나는 잠옷을 싸 왔던 백팩까지 매며 쿨하게 나갈 채비를 마쳤다. 

리야는 예상했듯이 저자세로 나오기 시작했다. 

“아 왜에에에. 알았어, 길들이기 안 할 테니까 그냥 있어. 여기서 알리야 혼자 뭐하라고.” 

“씻고 잔다며.” 

“그건 그냥 한 소리라고 했자너.” 

“그럼 정정당당하게 벌칙을 받던가. 그거 안 하면 나 그냥 갈 거야.” 

“이잇···.” 

들린다. 

내적갈등을 관장하는 녀석의 장기 어딘가가 달그락달그락 소리를 내며 요동치는 소리가 들린다. 

채찍으로 일관하던 나는 이쯤에서 적당히 자른 당근 한 개를 던져주었다. 

“야, 내가 설마 너처럼 옷을 벗으라고 하겠냐? 그냥 목줄 차고 방 한 바퀴만 돌자. 내가 지난 2년 동안 두근두근하면서 기다렸던 게 억울해서 그래.” 

“···왜 두근두근했는데?” 

“말했잖아. 나는 너랑 하는 줄 알았다고. 니가 그런 식으로 말하기도 했고.” 

“그래서 알리야가 손이랑 발이랑 고귀한 입으로까지 해줬자너.” 

“아니이, 그거는 게임이었잖아. 나는 니 몸 만지지도 못했고.” 

“어휴, 그게 문제였던 거야? 알았어.” 

녀석은 큰 인심이라도 쓰는 것처럼 앞차기를 하듯이 내 쪽으로 다리 하나를 쭉 뻗었다. 살스 바닥에는 쿠퍼액이 하얗게 말라서 늘러 붙어 있었다. 

“자, 만져. 뮨댕이가 좋아하는 발. 핥는 것까지는 용서해줄게.” 

나는 발바닥을 탁 쳐버렸다. 

“치워.” 

“아 그럼 어디를 만지고 싶은 건데.” 

“어디를 만지고 싶다는 게 아니고, 목줄 채워서 한 바퀴 돌고 싶다고.” 

“차라리 만져. 알리야도 사회적 권위라는 게 있자너. 그건 진짜 수치스러워서 못하겠어.” 

“자기는 죽어도 하기 싫은 걸 나한테 하려고 했던 너란 인간···. 그럼 처음부터 게임의 의미도 없었잖아.” 

“알리야가 질 줄은 몰랐지···.” 

“인성 진짜. 어휴, 잘 자라, 난 진짜 간다.” 

돌아서서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네 걸음, 다섯 걸음을 떼었을 때···. 

“알았어, 알았어!” 

그럼 그렇지. 리야가 다급하게 외쳤다. 

“딱 한 바퀴만이다?” 

“알았어.” 

“어, 어디 가서 말하지 마. 알리야가 진짜 뮨뭉이한테 새해 선물로 큰 맘 먹고 해주는 것이니까. 그동안 알리야랑 언니쓰들 케어해주느라 수고 많았자너.” 

“내가 이걸 어디 가서 말하냐.” 

협상 체결. 

내가 무슨 SM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리야를 개처럼 끌고 다닌다고 해서 쾌감을 느끼겠는가. 

그냥 나를 개처럼 부리려고 했던 리야놈에게 역지사지를 알려주고 싶을 뿐이다. 

역으로 지랄을 해야 사람은 지가 뭘 잘못했는지 아는 거니까. 

나는 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개목걸이를 꺼냈다. 

“니가 찰래 내가 채워줄까.” 

“둘 다 수치스럽자너. 그래도 이왕 하는 거 뮨뭉이가 채워줘 봐아.” 

“오키.” 

리야의 가느다란 목에 가죽 목걸이를 두르자 녀석은 어깨를 움츠리며 한쪽 얼굴을 찌푸렸다. 

“아으으, 소름끼쳐. 기분 이상하자너.” 

“됐다.” 

오오, 줄까지 연결하고 나니 제법 느낌이 산다. 

녀석은 원한에 가득 찬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며 재차 강조했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거실까지 딱 한 바퀴만이다?” 

“알았어. 리댕이 이제 엎드려.” 

“어휴, 천하의 알리야가 이게 무슨 꼴인지···.” 

“이번 기회에 직립보행의 편리함을 깨달아봐.” 

일단 무릎부터 꿇고 앉은 리야는 한 차례 심호흡을 크게 한 뒤 양손까지 바닥을 짚으며 댕댕이 포지션을 완성시켰다.  어······. 

뭐지, 이 감정은···. 

막상 자세를 잡고 보니까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뭔가가 있었다. 

묘하네. 

포즈도 야릇하고 수치스러움에 고개를 푹 숙인 리야의 태도가 은은하게 흥분도를 올려준다. 

성관계를 할 때 느끼던 성취감과는 또 다른 종류의 정복욕이었다. 

“우리 리댕이, 주인님이랑 산책 갈까? 좋으면 멍멍, 하고 짖어봐.” 

“···빨리 가기나 해.” 

“역시 혈통이 있어서 그런지 엄청 까칠한 댕댕이네.” 

나는 목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긴 뒤 한걸음 앞서 녀석을 리드했다. 

대리석 바닥이었는데 몇 걸음 지나지 않아서 찡얼찡얼거린다. 

“뮨댕쓰, 알리야 무릎 아픈 거예요···.” 

“거짓말 좀 하지 마라. 너네 안무 중에 무릎 대는 게 얼마나 많은데 고작 이 정도로 아프다고?” 

말문이 막힌 리야는 내가 녀석에게 당할 때마다 마음속으로 다짐하던 그 말을 똑같이 중얼거렸다. 

“복수할 거야··· 꼭 복수할 거야···.” 

“푸흐흨, 우리 리댕이 얼굴 좀 보게 고개 한 번만 들어줄래?” 

“싫어···.” 

“야, 이왕 하는 거 제대로 좀 하자. 그래야 나중에 내가 걸리더라도 편하게 하지.” 

그제야 고개를 드는 리야. 

땀과 정액으로 뒤범벅된 얼굴은 엉망진창이었고 눈시울과 코끝도 벌겋게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눈빛만큼은 지옥에서 갓 건져 올려진 전사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다. 

“크킄, 우는 거 아니지?” 

장남 삼아 한 말이었는데 바닥 위로 눈물 한 방울이 뚝 떨어진다. 

차오르는 원통함을 주체할 수 없는지 몸까지 바들바들 떨렸다. 

“뭐야, 진짜 우네···. 그만할까?” 

“멈추지 말고 계속하는 게 좋을 것이야. 그래야 나중에 이때를 추억하면서 버틸 수 있을 테니까···.” 

아 웃겨. 

하여튼 자존심 하나는 진짜 인정이다. 

이제 오기가 바친 리야는 내가 하란대로 다 할 것이다. 

적당히 놀리다가 멈춰야겠다. 

“진짜 제대로 한다?” 

“해.” 

“리댕아, 짖어.” 

“아니, 그건 좀···.” 

“짖어!” 

“멍··· 멍···.” 

“에이, 너무 인위적이다. 좀 더 리얼하게.” 

“월월.” 

“푸흐흐흨!” 

“씨이, 웃지 마···.” 

“으응? 어디 댕댕이가 주인한테 명령을 하나. 리댕이 옆으로 굴러.” 

“쒸익― 쒸익―” 

“못하겠으면 하지 마. 나도 나중에 하기 싫은 거 안 해야겠다.” 

“어떻게 구르라고!” 

“옆으로 구르라고. 멍멍, 하면서.” 

이게 내 마지막 주문이었고, 리야는 멍멍, 소리를 내며 옆으로 한 바퀴를 굴렀다. 

그러고는 거북이처럼 웅크린 자세로 얼굴을 들지 않았다. 팔로 감싼 얼굴 틈 사이에서는 훌쩍훌쩍 코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엠퍼러 갓댕댕··· 알리야 진짜 못 하겠어··· 넘모 수치스러워서 유전자랑 가치관이 막 뒤죽박죽되는 기분이야. 알리야가 잘못했으니까 이번 한 번만 봐주면 안 될까···.” 

“뭐야, 너 진짜야?” 

“응··· 속도 막 울렁울렁거리고 공황장애 올 것 같은 거예요···.” 

“야야, 빨리 일어나! 난 장난이었지.” 

나는 깜짝 놀라서 리야의 허리를 잡고 일으켜 세웠다. 

리얼루다가 지치고 의기소침해진 리야의 얼굴을 보니 덜컥 겁이 나고 죄책감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었다. 

아니, 그거 조금 굴렸기로서니 무슨 가치관이 흔들리고 공황장애까지 오냐고. 

진짜 뼛속까지 지배세력이네···. 

“물 갖다 줄게. 앉아 있어.”라고 말하며 녀석을 침대에 앉히고 뒤돌아서는 순간, 녀석이 내 팔을 잡으며 힘없이 웅얼거린다. 

“물은 됐으니까 그냥 좀 안아줘···.”

< 업키걸 알리야(4)-리댕아 짖어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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