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5화.아닌 밤중 대환장 파티 (77/371)

< 아닌 밤중 대환장 파티 >

“아으윽! 대표님 너무 아파요오.” 

“어어, 알았어, 알았어.” 

내가 미리 와 있었다는 게 다행일 정도로 라희의 상태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녀석이 자다가 다리에 경련이 온다는 걸 인지하고 눈을 뜬 이후부터 내가 방에 들어오는 그 몇 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양쪽 다리가 바깥쪽으로 확 비틀려버린 것이다. 발목도 기괴하게 꺾였다. 

추리닝 밑으로 나와 있는 피부의 색깔은 내가 줄곧 봐오던 보라색을 넘어서 거의 가지색처럼 짙게 변해 있었고, 가뜩이나 쓸쓸해 보이는 인상은 더 음울해져 있었다.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뒤틀린 발의 각도를 본 란이도 깜짝 놀라서 발을 동동 굴렀다. 

“아, 어떡해!” 

“으으으으으!” 

“어어, 라희야 쫌만 참자, 그래, 그래···.” 

나는 괴로워하는 라희의 하의와 팬티를 바로 벗겼다. 종아리가 계속 기형적으로 뒤틀려서 바지를 벗기는 것만으로도 식은땀이 흘렀다. 

걱정했던 것 이상으로 상태가 심각했다. 

하체 전체가 불쾌한 가지색으로 변해있었고 골반과 허벅지의 좌우까지 비대칭으로 어긋나고 있었다. 

나조차 당황해서 말을 더듬거렸다. 

“라, 라희야 어, 어디가 제일 아파?” 

“밑에 쪽이 다 아파요오! 흐으으윽···.” 

라희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녀석의 몸을 감싸고 있는 보라색 아우라가 불규칙하게 요동치는 것을 보니 내 가슴이 다 찢어진다. 

서두르자. 

<에스테틱 갓 핸드가 발동됩니다.> 

나는 평소의 루트대로 왼쪽 발끝부터 주물렀다. 하지만 갓 핸드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라색 반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저 채도만 흐려질 뿐이었다. 

“아흐흑, 흐으으윽··· 너무 아파요오···.” 

“어, 지금 하고 있어. 쫌만 참아, 후우···.” 

“제가 뭐 도와드릴 거 없어요?” 

“어, 란아. 미안한데 차가운 물 한 잔만 갖다 줄래?” 

“예!” 

제희와 마신 술이 이제 깨려는지 갈증이 났다. 

란이가 가져온 물을 단숨에 들이켜고 다시 라희의 다리로 눈길을 돌렸는데, 어···? 

이게 뭐야. 

짙은 보라색으로 흉물스럽게 물든 하반신에서 100원짜리 만한 크기의 핑크빛 포인트가 생긴 것이 아닌가. 

다름 아닌 음부가 세로로 갈라지는 치골 지점이었다. 

아··· 이거 꼭 그거 같다···? 

문득 학창시절 친구 집에서 옹기좆기 모여서 즐기던 미연시 게임이 떠올랐다. 

이렇게 특이한 커서가 생기면 그곳을 클릭하라는 거지 뭐···. 

그래서 망설일 틈도 없이 지문인식을 하듯 분홍색 원에 엄지를 댄 것이다. 

―즛 

“아얏!” 

라희는 짧은 통성을 질렀다. 

하지만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제멋대로 돌아가서 경직됐던 왼쪽 발목에 유연성이 돌아왔다. 종아리 부위에 비해 보라색도 조금 연해졌다. 

아주 가지가지하네. 

이제는 대놓고 음부 마사지냐? 

섹스의 신이 됐든 퍽커가 됐든, 속으로 이 시스템을 만든 누군가의 변태성을 조롱하면서도, 나는 이 시스템의 룰을 따를 수밖에 없는 꼭두각시 신세였다. 

나는 계속해서 가녀린 틈새의 시작점을 엄지로 꾹꾹 눌렀고 그때마다 라희의 관절은 눈에 띄는 피드백을 보여주며 회복됐다. 

뒤에서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있던 란이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였다. 

“와··· 진짜 대박이다. 무슨 원리예요?” 

“잘하면 되는 원리.”  “아하, 잘하면 되는구나. 하긴, 대표님이 좀 잘하긴 하지.” 

―꾹꾹꾹꾹 

“아으으···.” 

“계속 아파?” 

“예··· 다리는 괜찮아지는 게 느껴지는데 골반 있는데가 너무 아파요.” 

“밑에서부터 풀리고 있는 중이니까 쫌만 참아. 지금 종아리까지 풀렸어.” 

“감사합니다아···.” 

―즛즛즛즛 

“으음··· 음···.” 

······효과가 좋기는 한데 부위가 부위인지라 역시 부작용이 따르는구나. 

클리토리스 바로 윗부분이라서 라희가 조금씩 느끼고 있는 것이다. 과즙 같은 애액도 배어나오고 있고···. 

―쯧쯧쯧쯧 

“흐, 으응··· 흥···!” 

장르가 긴장감 넘치던 의학드라마에서 메차쿠차 뽕빨물로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이제는 노골적이 돼 버린 라희의 신음소리에 망란이의 음란 센서까지 반응했다. 라희를 향해 장난스럽게 묻는다. 

“어어? 라희 너 지금 느끼는 거 아이가?” 

“예? 아니에요, 아파서 그런 건데에···.” 

“푸핫, 언니가 아파서 내는 소리랑 좋아서 내는 소리도 구분 못하는 바보로 보이나? 보지를 그렇게 누르는데 안 느껴지는 게 이상한 거지. 언니야는 다 이해한다, 아가야.” 

라희의 얼굴이 엄청 빨개졌다. 

섹스에 미친 자는 내가 제압할 수밖에 없었다. 

“너는 씨, 애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 

“걔가 무슨 애예요. 보지털 난 애도 있나.” 

“야야야! 나가, 나가! 썩 꺼져!” 

“알았어요. 조용히 하고 있을게요.” 

―쯟쯟쯟쯟쯟쯟쯟 

“음, 으읗··· 읏!” 

―쯔륵! 

앗, 실수다. 

질액에 손가락이 미끄러져서 그만 틈새 속을 침투해버렸다. 살짝 도드라진 클리토리스를 만져버린 탓에 라희의 배가 크게 요동친다. 

“아읏!” 

“어우, 미안하다 야. 손이 미끄러졌어··· 미안, 미안···.” 

“괘, 괜찮아요오···.” 

“대표님 지금 꽁알 눌렀죠?” 

“···이소란 너 진짜 마지막 경고다···.” 

“합죽이가 됩시다, 합.” 

어. 실수였지만 의외의 발견을 한 것 같다. 

클리토리스 터치 한 방에 보라색 반점이 무릎 위 한 뼘 라인까지 싹 사라졌고 바깥쪽으로 꺾였던 종아리도 경직이 풀려서 11자로 반듯하게 놓을 수 있었다. 

클리토리스도 엄연한 분홍색 포인트의 사정권. 라희의 쾌감이 크면 클수록 효과가 빠른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클리토리스를 의도적으로 자극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원래대로 음모 밑―틈새 시작 구간을 차분하게 눌러나갔다. 

하지만 클리 자극으로 인해 라희의 성감이 확장된 모양이다. 눈을 꼭 감은 녀석은 입술을 안쪽으로 깨물며 쾌락의 신음을 억눌렀다. 그러나 코에서 새어나오는 비음만큼은 어쩔 수가 없었다. 

“흠, 흐음, 흥··· 흐응··· 흐응! 흠!”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고 란이는 내 등 뒤로부터 두 발 정도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그런데 “대박···.”하고 중얼거리는 란이 목소리가 바로 등 뒤에서 들린다. 

고개를 돌려보니 망란이 놈이 어느새 내 뒤까지 인접해있었다. 원숭이처럼 인중을 길게 늘인 표정으로 지압하는 장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던 것이다. 

라희가 눈을 뜨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이라도 하는 듯, 아예 내 승모근에 턱까지 괴고 자빠져있다. 

이 란친놈이 어디서···.  나는 어깨를 들썩여서 녀석의 얼굴을 떨쳐냈다. 그러자 녀석은 침대 바로 밑에 양반다리로 앉아서 매트리스에 턱을 괬다. 그러더니 자신의 돌핀팬츠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 행위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자위를 해버리겠다는 뜻 아니겠는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윙크를 한다. 

이 란친 놈아 그만둬어어엇! 

나는 눈썹을 찡그리며 아웃사이드 킥으로 녀석의 허벅지를 툭 건드렸다. 

하지만 이 란친놈, 도리어 자기가 검지를 입에 대더니 나보고 조용히 하라는 시늉을 한다. 그러고는 내 손가락이 라희의 도끼자국을 누르는 장면을 집요하게 쳐다봤다. 

환장하겠네 진짜···. 

―질척질척 

방금 들린 야한 물소리는 라희가 아니라 란이의 바지 속에서 나는 소리였다. 

잠깐 손을 빼더니 물이 얼마나 많이 나왔는지 내게 확인시켜주기까지 했다. 중지와 약지의 두 마디 정도가 반질반질 빛났다. 

이 새끼는 이미 이 세상 섹스중독자가 아니다. 

나는 졌다는 뜻으로 고개를 흔들면서 라희의 마비를 푸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집중이 될 리가 있나···. 

―쯟쯟쯟쯟쯟쯟쯟 

“하아, 하아, 아아아···.” 

―질척질척질척질척 

“아흐으··· 이거 은근히 꼴리네···.” 

어느 순간 라희보다 란이에게서 나오는 소리가 더 커졌다. 

물론 라희는 자기 코가 석 자인지라 망란이의 행위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하반신을 가득 뒤덮었던 가지색 반점의 면적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서 다행이다. 

핫팬츠 모양으로 허벅지 위쪽과 배꼽 아래 밖에 안 남았으니 1분 내외로 끝이 날 것 같았다. 

엄지손가락만으로 포인트를 누르던 나는 속도를 좀 더 내기 위해 가운데 세 손가락을 이용해 넓게 넓게 비볐다. 

“하아아···.” 

“흐으응···.” 

참나, 라희 쪽의 피치를 올리니 란이 놈의 RPM도 같이 오른다. 

여기서부터 대환장파티가 시작됐다. 

란이 이 미친놈이 흥분을 주체 못하고 내 국부를 더듬는 것이 아닌가. 

나 역시 집에서 편하게 나오느라 위아래 한 세트로 된 트레이닝복에 패딩을 입고 왔는데, 내가 인상을 쓰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노발기 상태의 생고추를 주물럭거렸다. 

그 손길에 짜릿하게 반응을 하는 나도 미친놈이지···. 

‘디오니소스의 축복’을 끄지 않은 것이 패착의 원인이었다. 

란이의 핸드잡에 민감하게 반응한 해면체는 빠른 속도로 혈액을 흡수했고 이내 하이브 상태의 최종 진화를 이뤄냈다. 

비록 내 의지는 아니었다만, 마치 손길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부풀어버린 최종 발기에 란이는 신이 났다. 

흥분이 오르면 늘 그랬듯이 나를 향해 혀를 날름날름거리면서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 채 쌍방향 멀티 핸드잡을 이어나갔다. 

추리닝 밴드 때문에 손목 컨트롤이 잘 안될 법도 한데, 솜씨 좋게 귀두를 자극하면서 나의 쾌감을 끌어냈다. 

나는 허벅지를 느슨하게 벌려서 녀석의 스냅이 수월하게끔 도와주고 자빠졌다. 

나의 그 되바라진 행동이 란이가 간신히 부둥켜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완전히 끊은 모양이다. 

“아, 못참겠어···.” 

들릴 듯 말 듯 그렇게 중얼거린 녀석은 쌍방향 핸드잡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니야, 란아. 

참아. 제발 참아줘. 

니가 하려는 행위가 뭐가 됐든지 제발 좀 참아보라고! 

눈빛에 담아 간절하게 전한 내 마음의 소리를 녀석이 들을 리가 없었다. 

내 옆에 당당하게 일어선 란이는 결국 돌핀팬츠와 팬티를 내렸다. 그러고는 내 왼손을 가져가더니 자신의 허벅지 사이에 끼우고는 손등에다가 뵤지를 문질렀다. 

마구 문질렀다. 

끼애액! 

애액! 

서늘한 질액이 왼쪽 손등을 적신다. 

오른쪽 손가락은 라희의 체액으로 더렵혀져 있다. 

란이는 허리를 살짝 굽혀서 내 바지 속에 다시 손을 넣고 발기된 생고추를 흔들어주었다. 

그래, 내 몸이 언제 내 몸이었냐. 

니들 편한 대로 갖다 써라, 써···.  “으흥, 흥, 흥··· 흐응···.” 

이건 라희의 수줍은 신음. 

보라색 반점은 이제 손바닥만 하게 줄어들어서 음부 주변에만 남아있다. 

“하, 쓰으··· 하아, 하아, 아, 좋아, 좋아아···.” 

이건 망란이의 되바라진 신음. 

쾌락에 육체를 지배당해버렸다. 

―조옷, 조오오옷···! 

이건 내 고추가 쾌락에 취해가는 신음. 

에라 모르겠다, 아모르파티! 

나는 망란이 쪽의 손바닥을 뒤집었다. 애처롭게 손등에 문지르고 있던 뵤지 안에 중지를 넣어주자 녀석은 황홀한 표정으로 어깨를 떨었다. 

“아흐윽··· 사랑해요 진짜···.” 

마비와 경련이 거의 다 풀린 라희의 하반신도 들썩들썩 춤을 추기 시작한다. 

잠시 뒤, 하체를 뒤덮었던 가지색 반점과 음부 위에 나타났던 동전 크기의 분홍색 반점이 동시에 사라졌고. 

“아흐으으응!” 

라희는 가녀린 허리를 번쩍 들어 올리면서 절정의 탄성을 토해냈다. 

예의범절이 몸에 밴 녀석답게 나를 향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감사합니다아아아···!” 

거칠어진 호흡을 정리하느라 잠시 숨을 헐떡이던 라희는 그 상태로 잠이 들어버렸고 아닌 밤중의 대환장 파티는 그렇게 끝이 났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는데 라희의 잠든 얼굴에서는 상큼한 과즙미가 배어나왔다. 

라희랑 과즙미는 조금 안 어울리는데. 

“후우···.” 

한 손으로 라희에게 이불을 덮어준 나는 란이의 음부에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꽂은 채로 녀석의 방까지 주춤주춤 끌고 갔다. 

“넌 죽었어. 진짜 돌은 거 아니냐?” 

“피이, 자기도 즐겼으면서···.” 

“어후···.” 

“그리고 나 때문에 라희 빨리 고칠 수 있던 거 잖아요. 고마워하진 못할 망정.” 

그건 인정이다. 미리 와 있었기에 망정이지 진짜 큰일 날 뻔 했다. 

란이는 라희의 방에서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라희의 잠든 얼굴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라희나 나나 대표님 없으면 못 살아요 이제···. 쟤 얼굴 확 좋아진 거 봐봐요.”

< 아닌 밤중 대환장 파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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