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2화. (구)플랜엘 제희(4)-촬영 동의 (74/371)

< (구)플랜엘 제희(4)-촬영 동의 >

―짯짯짯짯짯짯 

나는 협소한 공간 탓에 정수리를 계속 테이블에 찧으면서도 도발적인 음순 흡입 플레이를 멈추지 않았다. 

무릎에 걸쳐 팽팽하게 당겨진 레깅스와 팬티, 곧추 세워져서 달달달 떨리는 발끝의 모양은 좋은 자극제가 되어주었다. 

아찔하다. 

뇌가 정액에 절여진 것을 넘어서 혈관에서 피 대신 정액이 흐르는 것 같다. 

“하앟, 오빠···.” 

―털썩 

제희가 함락됐다. 

발끝을 세우고 허벅지를 완전히 개방했을지언정, 상체만큼은 꼿꼿이 세우고 있더니 결국 쾌락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누워버렸다. 

그 결과 음부가 더욱 적나라하게 벌어지면서 귀엽게 확장된 질 구멍이 모습을 드러냈다. 

구멍 뚫린 둑을 자신의 주먹으로 막아 마을을 구해낸 네덜란드 소년처럼, 무릇 사나이라면 좁게 뚫린 구멍이라 할지라도 가벼이 넘기지 않고 뭔가를 넣어봐야 하는 법이다. 

소음순에 꿀이라도 발라놓은 것 마냥 지표면만을 냉철하게 핥던 나는 그제야 혀끝을 단단하게 만들어 새초롬한 구멍 깊숙이 찔러 넣었다. 

―질름 

“아하으···.” 

담벼락을 통통 뛰어다니는 참새처럼 가볍던 제희의 신음이 일순간 까치 정도의 레벨로 묵직해졌다. 

나는 침입자를 밀어내려는 질의 압박을 이겨내며 분주하게 혀를 놀렸다. 

―질름질름 

질액으로 인해 혀끝이 시큼하게 물든다. 

질액이라는 것은 참 신비로운 분비물이다. 

처음에는 시큼하지만 두 눈을 감고 신경 써서 음미하면 단맛이 나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 

김치 초콜릿이나 삼겹살 빙수, 커피 막걸리 같은 끔찍한 혼종 음식이 나오는 판이니 질액을 식자재로 개발해도 될 것 같다. 

질액맛 프링글스, 질액 듬뿍 딸기우유, 질액 파스타, 질액 매운탕···. 

온 동네 먹자골목을 번식 페로몬으로 물들이는 거지. 

“아아, 하아···.” 

내가 정신 나간 상상을 하고 있던 사이 제희의 신음은 점점 더 또렷해졌다. 

아슬아슬하다. 

혹시나 통제를 못할 것 같아서 주의를 줬다. 

“소리 너무 크게 내면 안 되는 거 알죠?” 

제희는 두 주먹을 꽉 쥐고 바르르 떨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간신히 입술을 열어 웅얼거린다. 

“아, 어떡해··· 한 번에 너무 확 올랐어요···.” 

“그럴 수 있어요.” 

“오빠 안 본 사이에··· 으응···.” 

제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지만 의도는 대강 알 것 같았다. 안 본 사이에 애무 스킬이 늘었다는 뜻이겠지. 

내가 다시 촉촉한 본진 속에 혀를 넣자 제희는 손바닥으로 입을 막아 신음을 봉쇄했다. 

“읍··· 아흐으···.” 

만족스럽다. 

오늘도 기대치 이상의 업무 성과를 달성해서 CEO에게 인정받는 사회초년생이 된 기분이다. 

마음 같아서는 갓 핸드로 클리토리스를 굴리고 싶지만 거기까지 자극하면 정말로 소리를 질러 버릴 것 같아서 참았다. 

그 대신 내 사랑 음모를 쓰다듬었다. 

워낙에 숱이 없고 모발이 가는데다가 분포지역도 국지적이라서 왁싱을 할 필요도 없는 명품 음모였다. 

그 부드러운 모질을 엄지로 스륵스륵 문지르며, 음부 깊숙한 곳에서부터 솔솔 피어오르는 농도 짙은 살내음을 코 안으로 듬뿍 빨아들였다. 

끝내주는 풍미다. 

질 벽에 파묻힌 혀는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처럼 신경질적으로 요동쳤다.  ―쟈브쟈브 쟙쟙쟙쟙 

“아읗, 오빠··· 나 쌀 거 같애흐힝···.” 

제희가 첫 번째 미지의 땅으로 넘어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제희와 나는 예전에도 속궁합이 좋았다. ―제희가 보였던 반응이 가식이 아니라면― 우리는 서로에게 훌륭한 파트너였다. 

평범했던 시절에도 그랬으니 분홍빛 속궁합과 갓 핸드 전희, 스릴 넘치는 상황에서의 구강성교가 합을 이룬 지금은 말할 것도 없었다. 

전희와 동시에 수직으로 절정까지 치달은 제희는 결국 내 어깨를 붙잡으며 사연이 깊어 보이는 먹먹한 신음을 토해냈다. 

“아읔···.” 

엉덩이에 힘이 바짝 들어가면서 허리까지 들썩거렸다. 

내가 신이 나서 혀를 몇 차례 더 질썩거리자 고개를 저으며 애원한다. 

“으응으응, 그만··· 예민해···!” 

“하아, 맛있다.” 

허벅지 사이에서 입술을 떼며 뱉은 말에 제희는 민망한 실소를 흘렸다. 

“그게 뭐가 맛있냐 바보야··· 하아, 나도 진짜 미쳤지···.” 

나는 타액과 체액으로 뒤범벅된 사타구니를 뒤로 한 채 테이블 밖으로 빠져나왔다. 

“아, 다리 저려···.” 

“그럴 것 같더라.” 

“그래도 좋았지?” 

“완전.” 

“나도 좋았어.” 

제희는 음부에 맴도는 여운을 즐기며 강평회를 이어갔다. 

“하아··· 오빠 진짜 인정. 나 이렇게 한 번에 확 오르는 거 처음이야. 1분도 안 걸린 것 같은데, 맞지?” 

“그런가? 근데 너 그렇게 누워 있는 거 진짜 섹시하다.” 

“어? 오빠 나한테 처음으로 반말했다.” 

“응? 반말은 예전에도 했었는데···.” 

“하긴 했었는데, 이름 대신 너라고 부른 건 이번이 처음이야.” 

“그래···?” 

“어쩔 거야. 오빠가 너라고 하는 순간 살짝 심쿵했어.” 

“혹시 반말 페티쉬 있는 거 아니야?” 

“큭큭큭, 그런 게 어디 있어!” 

“있을걸. 인간의 성취향이라는 건 끝이 없더라. 70억 인구가 저마다의 취향을 하나씩은 갖고 있는 것 같아.” 

“프흐흐흐, 뭐야. 오빠 요즘 성에 대해서 공부해? 그럼 오빠만의 취향은 뭔데?” 

“음··· 난 좀 많지···.” 

“크크큯, 말해봐.” 

“내가 솔직하게 말하면 놀랄 걸.” 

“안 놀릴 테니까 말해봐.” 

“놀리는 게 아니라 놀란다고.” 

“헐, 대체 어느 정도길래··· 스타킹이랑 발 좋아하는 건 알았고, 그거보다 더 딥해?” 

“스타킹이랑 발은 대중적인 수위지.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 될 수도 있어···.” 

제희는 상체를 세워 앉으며 연상처럼 포근하게 웃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최대한 해줄 게. 말해봐.” 

“진짜?” 

“응. 나는 오빠가 하는 거 다 좋다고 했었잖아.” 

“······그럼 겨드랑이···.” 

“아, 겨드랑이만 아니면 돼. 거긴 진짜 싫··· 응? 방금 겨드랑이라고 했어?” 

“어? 뭐가?” 

“오빠 방금 겨드랑이라고 말하려고 했던 거 아냐?” 

“어? 어···.” 

“아 뭐야앙. 오빠도 겨드랑이 변태였어?” 

“아니아니, 겨드랑이 좋아하는 사람 많아.” 

“거길 왜 좋아해 더럽게! 땀도 많이 나는데.” 

“아무리 그래도 발보다는 깨끗하지 않을까···?” 

제희는 어이없음의 헛웃음을 지으면서 되물었다. 

“이해가 안 되네. 발로는 딸딸이라도 쳐줄 수 있잖아. 그럼 겨드랑이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해소를 하는 거야? 겨드랑이에 문질러?” 

“아니 뭐 굳이 거기에다가 해소를 해야 되나? 그냥 가슴이나 엉덩이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 거지.” 

“그러니까 대체 왜. 어느 부분에서 흥분을 느끼냐고.” 

그나마 내 앞이라서 실소라고 흘리고 있는 거지, 제희가 이 정도까지 이해를 못하고 거부감을 드러내는 거면 진짜 경멸을 하는 거다. 

플랜엘 시절 겨드랑이를 집요하게 찍어서 올린 팬 때문에 상처가 컸나보다.  “그냥 취향이지. 겨드랑이도 엄연한 신체 일부잖아.” 

“그거야 뭐··· 그렇긴 한데··· 으음···.” 

“아니, 내 취향을 말하라고 해서 말한 것뿐이니까 싫으면 안 해도 돼.” 

자기가 생각해도 예민하게 반응한 걸 느꼈는지 다시 침착해진 어투로 묻는다. 

“그럼 오빠는 겨드랑이에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 그냥 시각적으로 보는 거면 돼?” 

“보는 것도 좋고··· 거기에다 싸고 싶기도 하고··· 뭐 그런 거지.” 

“겨드랑이에 싼다고?” 

“응. 그 대신 털은 없어야 돼.” 

“털은 당연히 없지!” 

“아니, 강요하는 사람 없으니까 싫으면 안 해도 된다니까. 겨드랑이 말고도 즐길 데 많잖아.” 

“그래도 오빠가 좋아하는 건 다 해주고 싶어서 그러지.” 

“근데 우리 1년 반 만에 만난 거 맞지···? 이거 어제 만났다 헤어진 사이처럼 너무 허물이 없는데···.” 

새삼스레 불거진 내 뻘소리에 제희 역시 크르릌 코 먹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나도 방금 그 생각했는데. 솔직히 오랜만에 만나서 어색하면 어쩌나 걱정했었거든.” 

“근데 막상 만나고 나니까 막 술집에서 발로 딸딸이 쳐주고, 구강성교 하고 난리도 아니네···.” 

“푸흐흐흐핳! 아, 진짜 웃겨.” 

제희는 옆으로 넘어질 정도로 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다가 테이블 밑으로 내 하체를 확인하더니 더 크게 웃는다. 지퍼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고추를 발견한 것이다. 

“아, 뭐야 대박. 지금까지 계속 꺼내고 있었던 거야?” 

“어, 딱히 집어넣을 타이밍도 없었고.” 

“피 안 통해서 아프겠다! 안 아파?” 

“어, 아무 느낌 없었는데 니가 말하니까 아파지네···.” 

“당연히 아프지. 빨리 집어넣어.” 

“어···? 여기서?” 

“응?” 

나는 목소리를 낮춰 다시 물었다. 

“여기서 삽입을 하라고?” 

“푸하캏하카핰카, 바보야, 당연히 바지 속에 넣으라는 뜻이지.” 

“아아, 바지 속에···. 목적어를 빼고 말하니까 당연히 너한테 넣어달라는 건 줄 알았지.” 

“음란마귀에 완전히 잡아 먹혔네, 먹혔어.” 

“어, 나 못 참겠어. 하고 싶어.” 

“어쩌자고. 여기서 하자고···?” 

제희는 내심 기대하는 눈빛이었지만 내가 불편해서 안 되겠다. 

“나가자. 우리 집으로 가.” 

“아, 오빠 분가했어?” 

“응, 여기 근처야.” 

*** 

대리를 불러 집에 왔다. 

간단하게 집 구경을 마친 제희가 먼저 샤워를 하러 들어간 사이 나는 밀려있는 톡을 확인하고 답장을 해주었다. 

그 중에서 란이의 메시지가 가장 급박했다. 

망란이 [오늘도 모닝 질싸튀 가능함요?] 

나 [오늘은 안 될 거 같은데] 

망란이 [ㅠㅠ왜여. 아까까진 아무렇지 않았는데 숙소 오니까 월평 때문에 긴장돼서 섹스가 너무 땡겨요] 

나 [급한 일 있어] 

망란이 [아침까지 급할 거냐고] 

나 [그럴 거 같은데. 미안해] 

망란아 [아ㅏㅏㅏㅏㅏㅏ] 

망란이 [자지자지자지자지자지자지!!!!!!] 

망란이 [자지 박히고 싶다ㅏㅏㅏ] 

망란이 [보지에 좃물이 넘치도록 박히고 싶다!!!!!] 

망란이 [이번 딱 한번만 다른데서 풀면 안 돼요?] 

망란이 [대포님이 안 된다고 하니까 진짜 미틸 거 같아요. 보지 속에서 막 뭐가 꿈틀꿈틀거리는 것 같고 너무 간지러어요] 

나 [혹시 금단 증상 같은 거야?] 

망란이 [웅 그런서 같아요ㅠㅠㅠㅠㅠㅠ 으악ㅏㄱㄱ 어뜨케 진짜 미쳐뷰리겟다]  아아, 녀석의 간절함에 교감해버렸다. 

란이는 단순히 투정을 부리는 게 아니라 진짜 금단증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나 [알았어, 일단 자고 있어봐. 내가 최대한 시간 빼볼게] 

망란이 [제가 진짜 거짓말 하는 게 아니라요, 대표님이 온다고 하니까 간지러운게 싹 사라졌어요. 믿어주세요] 

나 [어, 믿어, 너 진짜 심각해보여] 

망란이 [ㅠㅠㅠㅠ] 

나 [아쉬운 대로 딸딸이 치는 짤이라도 보내줄까?] 

망란이 [응! 응! 대표님 영상으로 딸 한번 잡고 나면 확실히 괜찮아져요. 그 대신 대표님도 싸는 걸로 보내줘요ㅜ] 

대체 내 인권은 어디까지 떨어지는 걸까.  

하다하다 이제는 몸캠 사정까지 해야 하다니···. 

망란이 [아! 그냥 영통으로 하면 되겠다!] 

나 [나 지금 일보고 있는 중이라고ㅋㅋㅋ] 

망란이 [아···] 

나 [있어봐. 잽싸게 한 발 빼서 보내줄 테니까···] 

망란이 [화이팅!!!!!] 

발기도 돼 있겠다, 제희가 샤워를 마치기 전에 한 발 빼서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침대에 나체로 누워 제희의 샤워 소리를 들으면서 잽싸게 고추를 흔들었는데 이상하게도 사정감이 전혀 오지 않았다. 흔들면 흔들수록 발기가 점점 풀어지기까지 했다. 

이 상태에서 인위적인 야동을 보면 완전히 죽어버릴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사정을 지연해주는 스킬은 있어도 빨리 싸게 해주는 스킬은 없고···. 

망했네. 

이제는 내 손으로는 싸버릴 수가 없는 몸이 된 것인가. 

내가 응급조치라도 해주지 않으면 란이는 정말 밤거리로 뛰어나갈 텐데···. 

그건 란이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무조건 반사의 영역이었다. 

“하아···.” 

어쩔 수 없지. 

―떡떡떡 

“제희 씨.” 

“예, 오빠!” 

“미안한데 부탁 하나만 해도 돼요?” 

“예? 잘 안 들려요. 문 열고 말해요.” 

―질컥 

내가 욕실 문을 열자 샤워부스 안에 들어가 있는 제희도 샤워기를 끄고 나를 쳐다본다. 몸매는 역시 대박이다. 수그러들던 고추가 끼에엑 소리를 내며 바로 반응을 보인다. 

“진짜 죄송한데, 제희 씨 샤워하는 거 보면서 자위 한 번만 하면 안 돼요?” 

“크흐흨, 뭐야아. 그냥 하면 되지, 굳이 왜 자위를···?” 

“어··· 그게 내가 자위하면서 사정하는 영상을 찍고 싶어요. 당연히 제희 씨는 카메라에 안 잡힐 거고요.” 

“응···? 진심이에요?” 

내가 진짜, 아오! 

아오옼! 

“이건 진짜 처음 말하는 건데··· 내가 촬영 페티쉬가 있어요···. 영상 속에 내 모습을 보면서 막 흥분하고 그래요···.” 

미친 척하고 한 말이었는데 제희의 표정은 의외로 태연했다. 

잠시 고민을 하는가 싶더니 이윽고 입에서 나온 대답은 더 의외였다. 

“그럼 그냥 나랑 하는 걸 찍지?” 

“예···?” 

“오빠가 내 몸 촬영하면서 한다고 생각하니까 흥분된다. 얼굴 밑으로는 괜찮을 거 같은데요?” 

“···제희 씨 나 믿어요? 아니, 이건 믿음의 문제가 아니지. 혹시라도 내가 핸드폰 잃어버리면 어쩌려고?” 

“어차피 내 얼굴은 안 나오는데 뭐. 우리 뮨 샐럽님만 훅 가는 거지.” 

“아니, 난 그냥 내가 사정하는 것만 찍으면 되는데···.” 

“내가 해보고 싶다고요. 그럼 오빠는 오빠 하는 거 찍어요. 나는 내 폰으로 찍을 테니까. 와, 진짜 짜릿하겠다. 이건 꼭 소장해야 돼.” 

뭐지, 이 뜻밖의 포상은? 

이게 요즘 인싸 연예인들이 노는 법인가···?< (구)플랜엘 제희(4)-촬영 동의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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