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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연습생 미오(2) - 흥분하면 넣을 수도 있지 (54/371)

< 연습생 미오(2) - 흥분하면 넣을 수도 있지 >

삼도가 참교육을 받는 동안 나는 빈 회의실에서 미오 공략법을 생각했다.

보자··· 미오는 내가 여자냐고 물어봤을 때도 엄청 정색을 했었다.

그 예민하고 두터운 방어선을 어떻게 뚫고 들어가느냐가 관건인데···.

'풋잡 해드릴까요?'

'핸드잡 해드릴까요?'

그래. 미오는 항상 내게 자신의 유사성행위 실력을 자랑하고 싶어 했지.

내가 미오를 덮치기보다는 미오가 떡밥을 던질 때 무는 게 좋겠다.

일단 그렇게 분위기를 잡은 뒤 서서히 내 쪽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것이다.

에스테틱 갓 핸드로 물꼬를 튼 뒤 삽입까지 쭉쭉···.

"대표님, 끝났어요."

잠시 뒤 미오가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러닝머신에서 막 내려온 것처럼 얼굴에 생기와 피로가 동시에 흐르고 있었다.

내 시선은 저절로 녀석의 중심부를 향한다.

저 안에 있는 거대종으로 삼도의 뒤를 헤집었단 뜻이지···.

섬뜩하네.

"좋은 반인족은 뚫린 반인족 뿐이죠."

"어? 어···. 어떻게 됐어?"

"감정을 지배하던 폭력적인 육욕이 제거됐어요. 정신병이 고쳐졌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체액이 백신 역할을 하는 거라고 했지?

근데 고작 모형 고추로 뭘 한단 말이야.

사정은 했고 정액은 나왔는지 물어보고 싶지만, 고쳐졌다고 하니 믿어야겠지 뭐.

이쪽 세계의 일은 웬만하면 신경을 끄고 싶다.

"지금 들어가도 돼?"

"예, 란이한테 정식으로 사과하고 싶대요."

내 사무실에 내가 들어가는 게 왜 이렇게 꺼려지냐.

나는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열었다.

삼도는 몹시 평온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특유의 껄렁껄렁한 태도도 사라지고 마치 청학동 서당 체험을 하는 초등학생처럼 공손해져 있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제가 조금 흥분했던 거 같아요."

"예···."

"실례지만 란이 좀 불러주실 수 있나요? 정식으로 사과하고 싶어요."

"예, 내려오라고 전화 했으니까 바로 올 거예요."

─철퍽!

참나. 노크소리가 '떡떡' 으로 들리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문 여는 소리마저 질fuck하게 들리네.

"뭐예요?"

대표실로 들어온 란이가 삼도를 보고 놀란 것은 당연한 일.

"이 오빠가 왜 여기 있어."

"어, 삼도 씨가 너한테 사과하고 싶다면서 직접 찾아왔어."

"예?"

훈훈하기는 한데 허무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떡밥을 뿌릴 줄만 알지 회수는 못하는 실력 없는 작가의 소설처럼, 이것 때문에 잠시나마 고민을 했던 내가 민망해지는 용두사미 결말이었다.

란이는 선물로 받았던 시계를 돌려줬고 삼도는 매너없게 굴었던 것을 사과했으며 미오는 눈만 마주치면 싸우는 남매를 극적으로 화해시킨 엄마처럼 흐뭇하게 두사람을 바라봤다.

나만 못해···.

진짜 사람들 다 적응하는데 나만 못해.

"실례 많았습니다, 대표님."

"아니에요. 오해가 풀려서 다행입니다."

"혹시 랩 피처링 필요하면 연락 주세요."

"예, 전화번호 찍어주세요."

삼도는 나와 연락처를 교환한 뒤 란이에게 주먹을 내밀었고, 란이도 주먹을 맞대며 덕담을 나눴다.

"야, 열심히 해서 꼭 복귀 성공해라?"

"어, 고마워. 오빠도 앨범 잘 됐으면 좋겠다."

"대표님, 저 그럼 가보겠습니다."

"예, 들어가세요."

대표실 밖을 나서 엘리베이터를 향해 어그적 어그적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이 너무 안쓰럽다.

그 모습을 본 란이도 눈썹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뭐야. 저 오빠 걸음걸이는 왜 또 저래? 힙합도 너무 힙합인데? 꼭 똥 싼 거 같지 않아요?"

"냅둬. 사람마다 사정이 있는 거야."

"사정은 잤잤 할 때만 있는 거 아닌가."

"풉···."

란이의 섹드립에 미오의 웃음이 터졌다.

"아~ 미오 언니 이런 거 좋아하시는구나."

"어, 나 섹드립 좋아해."

"오홍, 앞으로도 많이 해드릴게요. 원래 연습실에서 섹드립 치면 다른 애들은 내숭 엄청 떨거든요. 지들도 알 거 다 알면서 막 못 알아듣는 척 하고 그래요."

"흐흐흥."

"안 지 얼마 되지는 않았는데 언니는 진짜 가식은 없는거 같아요. 저 내숭 떠는 사람 개 싫어하거든요."

"어, 나도 내숭이나 허세 같은 거 싫어. 조금 모자라고 부적하더라도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주는게 좋다고 생각해."

그런 놈이 괴물 딜도를 달고 다니냐···.

"그쵸. 내숭 떨어봤자 그게 진짜 자기 모습은 아닌데 안 부끄럽나? 언니, 저 솔직히 섹스 엄청 좋아하거든요? 근데 우리 사회가 여자의 성을 무슨 죄처럼 여기잖아요. 전 그게 너무 마음에 안 들어요."

넌 내숭 좀 떨 필요가 있어.

맥락에 맞지 않게 아무 때나 섹스 타령이냐.

두 사람은 서로의 말에 어머어머, 공감하며 대표실로 들어갔다.

"야, 거길 왜 다시 들어가? 이제 올라가서 연습해."

"대표님 얼굴은 왜 빨개졌는데요?"

"그럼 어린 것들이 회사 대표 앞에서 섹스, 섹스 거리는데 안 빨개지냐?"

"여기 있네, 가식 끝판왕."

"뭐?"

"언니, 올라가요."

"어? 어. 대표님, 저 올라가보겠습니다."

"그래, 이따가 6시까지 내려와. 내가 집까지 태워줄게."

"예."

자기들끼리 뭔가 통하는 게 있는 걸까.

란이가 라희 외의 연습생들에게 먼저 살갑게 구는 건 처음 본다.

자기 몸을 더듬느니 어쩌느니 해도 마음에는 든 모양이다.

***

"란이 진짜 웃긴 거 같아요."

"애가 똘끼가 좀 있지."

"큭큭. 제가 성격이 좀 무난한 편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란이처럼 톡톡 튀고 특이한 사람한테 끌리더라고요."

아니. 너 안 무난해.

니가 가장 난해해.

란이랑 라희도 돌아이지만 너는 격이 다른 돌아이야.

─빵빵!

"대표님, 파란불이요."

"어, 어."

"와 사람들 인내심 진짜 없다. 그거 몇 초 늦게 간다고 빵빵거리냐."

"느긋한 사람들도 운전대 잡으면 인내심 없어져."

"대표님은 안 그러시잖아요."

"아냐, 나도 운전하다보면 욱할 때 많아. 안 그럴려고 노력할 뿐이지."

"대표님은 웬만한 일에는 화 안 내실 거 같아요."

미오는 회사에선 그래도 여자처럼 행동을 하는데 나와 둘이 있을 땐 유독 남성스러워진다. 물론 그래봤자 외모가 천상 여자라서 남자처럼 느껴지지는 않지만···.

"대표님 진짜 사기 캐릭이에요. 같은 남자가 봐도 진짜 잘생기고 멋있어요."

나는 녀석이 나를 칭찬하는 틈을 타서 슬쩍 떠봤다.

"반하지 마라. 나 남자한테 관심 없다."

"흐흐, 저도 여자 좋아해요."

"근데 여장 하고 다니다보면 너도 모르게 헷갈리고 그럴 때는 없어? 정체성이 흔들린다거나, 아니면 이러다가 게이는 아니더라도 양성애자는 될 수도 있겠다, 뭐 그런거."

"음··· 글쎄요."

"페티시 클럽에서 일할 때도 진짜 소 젖 짜는 것처럼 아무 감정 없이 했던 거야? 나는 웬만큼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못 할 거 같거든. 나 말고도 대부분의 남자들도 그럴 거고. 뭐, 천 단위 이상을 준다면야 고민은 해보겠지만 억지로 참으면서 하겠지."

"음···."

그래도 예전처럼 딱 잘라 대답하진 않는다.

녀석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건 대표님한테만 말씀드리는 건데요···."

"어."

"저도 사실 싫었어요."

"그렇겠지."

"일이라서 했던 거고 임무라서 하는 거지, 솔직히 저라고 해서 같은 남자 꺼 만지는 게 좋을 리가 있겠어요. 뭐 손이나 발로 하는 거는 그나마 적응되니까 괜찮았는데 입은 와···. 하다가 토할 뻔한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핸드잡이랑 풋잡 연습을 더 했어요."

"아, 그랬구나···."

"그리고 돈은 원하는 대로 줄 테니까 삽입 섹스 한번만 해달라던 손님들도 많았거든요? 그때는 진짜 때리고 싶었어요. 고추가 제 몸 어딘가로 들어온다고 생각만 해도 어후···."

소름끼친다는 듯 몸을 떠는 미오를 보면서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샤워를 하거나 옷을 벗을 때마다 분명 자신의 오목 생식기를 볼 텐데 그때마다 무슨 생각을 할까.

봉긋한 가슴을 보고 여유증이라고 했던 것처럼 그건도 또 정신승리와 망상으로 극복하려나? 이건 뵤지가 아니라 사실 항문이 두 개 달린 거다, 이러면서?

그나저나 이거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봉착했는걸.

지금까지 줄곧 거부감이 없었다고 말하던 남근이 사실은 싫었다니···.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지금까지의 대화를 통해 밑밥을 깔아둔 나는 슬슬 본론으로 유도했다.

"지금까지 니가 남자라는 거 눈치 챈 손님이 한 명도 없었어?"

"예."

"어떻게 모를 수가 있지? 아무리 그래도 본능적인 느낌이 다를 텐데. 니가 진짜 스킬이 좋긴 좋나보다."

미오는 내가 던진 미끼를 힘차게 물었다.

으스대며 대꾸한다.

"잘난 척 하는 게 아니라요, 저 진짜 잘한다니까요. 괜히 에이스였겠어요?"

"무려 에이스였냐."

"예. 지명은 제가 제일 많았어요."

"그렇게 말하니까 궁금하긴 하다. 진짜 여자가 해주는거랑 느낌 똑같나···?"

"눈 딱 감고 한 번 받아보세요. 제가 대표님한테는 한 번 해드리고 싶어서 그래요."

고추는 싫지만 나한테는 한 번 해주고 싶다?

그나마 좋은 징조다.

"그럼 한 번 해볼까···."

"대표님 혹시 선호하는 신체 페티쉬 있으세요?"

"나?"

"느낌상 풋잡 취향은 아니신 거 같고···."

"아··· 겨드랑이···?"

"겨드랑이요?"

"원래는 진짜 관심 없었는데 어느 순간 생겼어."

"그럴 수 있죠."

"그리고 뭐··· 다리도 좋아하기는 해."

"아, 다리 페티쉬도 있으시구나."

이게 다 씨바색기를 필두로 한 업나니들 때문이다.

그것들이 나를 계속 각선미와 스타킹 성애자로 몰고가는 바람에 그 길로 빠져버렸다.

"가슴도 좋고···."

"가슴이야 뭐 남자들 다 좋아하는 거고요. 혹시 스타킹 플레이 좋아세요?"

"뭐··· 좋아하지."

"그럼 제가 겨드랑이랑 스타킹 풋잡으로 해드릴게요."

"너 근데 되게 신나 보인다? 방금 전까지는 고추 극혐이라고 그러더니."

"대표님 건 괜찮을 거 같아요. 제 안에 넣지만 않으시면 되죠."

움찔.

정곡을 찔린 나는 너스레를 떨며 슬쩍 떠봤다.

"큭큭, 나도 흥분하면 넣을 수도 있지."

"아··· 아무리 대표님이라고 해도 그건 좀···."

"그럼 니 몸 만지는 건?"

"으으으으음······ 글쎄요."

"야, 그럼 나는 목석처럼 가만히 있냐?"

"예, 뭐. 다리 같은데 만지는 것 정도는···."

과연 이 싸움의 끝이 어떻게 될지 나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

"대표님 먼저 씻으실래요? 저 잠깐 방 정리 좀 하게요."

"그래."

"이걸로 갈아입으세요."

"땡큐."

두 번째로 방문한 미오의 원룸.

내가 먼저 샤워를 마쳤고 이후 미오가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욕실로 들어갔다.

침대에는 아까와는 다른 하얀색 시트가 깔려 있었고 러브젤로 보이는 분홍색 통이 머리맡에 놓여져 있었다.

─싸아아

샤워기 소리를 듣는데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페니반은 당연히 빼고 씻겠지?

내가 만약 그걸 빼고 있는 알몸을 보게 된다면 녀석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눈길이 욕실 문고리 쪽으로 돌아간다.

미친 듯이 궁금하긴 한데 괜히 자극해서 좋을 건 없다는 생각에 포기했다.

잠시 뒤 샤워를 끝낸 미오가 방으로 나왔다.

메이크업과 헤어는 건드리지 않고 몸만 씻었나보다.

갈아입고 나온 옷은 평소의 미오에게서는 볼 수 없던 의상이었다.

겨드랑이가 오픈된 흰색 민소매 블라우스, 검정색 미니스커트, 검정스타킹.

전형적인 오피스룩이었다.

양 갈래로 묶었던 머리도 풀었다. 숏단발의 한 쪽 머리칼만 귀 뒤로 넘겼는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일할 때 입던 거야?"

"예. 회사원 컨셉이요."

"안경까지 쓰면 딱이네."

"안경 페티쉬도 있으세요?"

"아니, 그냥 해본 말이지."

"스타킹 색깔은 괜찮아요? 살스, 커스 다 있어요. 망사도 있고요."

"남자라면 진리의 검스잖아."

"그렇죠."

키가 크고 비율이 좋으니 태가 난다.

스타킹 사이로 비치는 발도 예뻤다.

각선미도 훌륭하다.

인형다리처럼, 허벅지에서 종아리로 떨어지는 라인의 굴곡이 거의 없는 1자 형태의 다리였다.

"침대에 누우세요."

미오가 싱크대 물에 적신 수건을 전자렌지에 돌리며 말했다.

"어. 근데 이게 뭐라고 긴장이 되냐, 참나···."

긴장은 나만 했다.

미오는 평상시보다 오히려 업된 느낌이었다.

이 상황이 재밌다는 듯 반톤 높아진 목소리로 묻는다.

"클럽에서 하던 방식 그대로 해드릴까요?"

"맘대로 해. 난 아무렇게나 해도 상관없어."

"원래 풋잡이라는 게 약간 상대를 능욕하는 느낌으로 해야 되거든요. 어쭈, 더러운 발로 괴롭히는데도 좋아하네? 너 변태야? 이런 느낌으로요, 크히히히."

"해봐, 재밌겠다."

─삐삐삐

전자렌지 타이머가 울렸고 나는 침대에 반듯하게 누웠다.

미오가 따뜻하게 데워진 수건을 갖고 침대 쪽으로 걸어온다.

장판과 스타킹이 마찰할 때 나는 나일론 특유의 사근사근한 소리.

심장이 간질간질하다.

"오빠 여기 처음 오셨죠?"

진짜 손님을 대하는 듯한 포근포근한 목소리와 대사였다.

"큽··· 아, 미안. 웃으면 안 되는 거지?"

"괜찮아요. 원래 처음 오시면 다들 민망해하세요."

연기 몰입도 무엇.

"선호 목록에 겨드랑이, 풋잡, 스타킹, 가슴 적으셨더라고요. 우선 마사지부터 해드릴게요."

"어."

미오는 내 반바지와 팬티를 함께 벗겼다.

아직 발기되지 않은 노멀 페니스 위에 따뜻한 수건을 올린다.

즈아아, 기분 좋다.

러브젤을 손바닥에 낭낭하게 짠 뒤, 따뜻해진 음경에 충분히 바르며 주무르기 시작한다.

─쯔걱쯔걱쯔걱

이것이 프로의 품격인가.

확실히 뭔가 다르긴 다르다.

몇 번 터치하지도 않았는데 바로 풀발기가 됐다.

"풉, 오빠 야한 생각했나 봐요. 진짜 빨리 커졌어."

"나도 연기해야 되는 거지?"

"몰입하면 더 좋긴 하겠죠?"

"오케이. 흠,흠"

그럼 슬슬 텐션을 올려볼까.

<'에스테틱 갓 핸드'가 발동되었습니다.>

< 연습생 미오(2) - 흥분하면 넣을 수도 있지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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