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원래 카레 맛 카레지?
미오의 자취방은 논현초등학교 인근 주택가에 있었다.
차가 막히지 않으면 우리 집에서도 5분 거리에 위치한 빌라다.
원룸이지만 주방과 방이 미닫이문으로 구분되어 있어서 원룸 특유의 답답하면서도 빡빡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현관과 방 사이의 블라인드는 직접 설치한 것 같았는데 그것으로 미뤄 거주공간에 제법 신경을 쓰는 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남자 집이라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진짜 자취하는 여자 집에 방문하는 것처럼 묘한 설렘마저 들었다. 현관에 놓인 여자사이즈 로퍼와 달콤한 향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싸구려 방향제가 아니라 제법 고급스러운 디퓨저 향임을 알 수 있었다.
“들어오세요.”
“어, 급하게 오느라 주변에서 살 게 이거 밖에 없더라.”
나는 편의점에서 맥주와 함께 산 자취하는 남자의 필수 비품 두루마리 휴지와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넸다.
“다음에 올 땐 스팸 세트라도 사올게.”
“앗, 돈은 안 주셔도 되는데···.”
“처음 오는데 딸랑 휴지만 사와서 미안해서 그래. 필요한 거 있으면 사.”
“감사합니다.”
녀석은 완전 100% 민낯이었다. 확실히 화장을 했을 때보다는 중성적인 느낌이 강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반 묶음 꽁지 헤어스타일과 투명한 살결, 회색빛 컬러렌즈 때문에 여자 쪽에 가깝게 보였다. 연습생 애들은 미오의 얼굴을 가리켜 ‘잘생쁨’, ‘멋쁨’이라고 표현했었지···.
옷은 헐렁한 단가라 티셔츠에 파란색 체크무늬 잠옷 바지를 입었다. 바짓단이 길어서 바닥에 끌렸는데 그 사이로 빼꼼 삐져나온 발가락도 방금 빚어낸 것처럼 촉촉하고 부드러워 보인다.
나는 미오의 여성스러움을 인정하면서도, 은연중에 집 내부를 훑어보며 녀석이 남자라는 증거를 찾고 있었다.
근데 딱히 남자의 물건은 보이지 않는다. 화장대 의자에 올려놓은 옷가지들도 성별을 구별할 수가 없는 종류였고, 오히려 베개 위에 늘어진 스포츠 브래지어가 혼란만 가중시켰을 뿐이다.
“응? 너 어디 다쳤냐?”
화장실 문 앞에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는 붕대 뭉치를 보고 물었다.
녀석은 별 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구급상자 정리하다가 놓쳤는데 침대 밑으로 굴러들어가면서 다 풀어졌어요.”
“아···. 그래도 깔끔하게 해놓고 사네?”
“풀옵이라서 TV만 제가 산 거 예요.”
“아, 그렇구나. 어쩐지 가구 톤이 다 비슷하다 했네.”
내가 내내 서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지 미오가 침대를 가리켰다.
“여기 앉으세요. 혼자 사는 집이라서 딱히 앉으실 데가 없네요.”
“아냐, 그냥 바닥에 앉으면 돼.”
“캡슐 커피 있는데 내려드릴까요?”
“아, 이거 맥주 사온 거 마실게. 답답해서 미치겠다.”
“저도 한 캔만···.”
“어, 마셔마셔.”
―칙!
가볍게 건배를 한 뒤 500ml짜리 파울라너 한 캔을 쉬지 않고 비워냈다.
녀석은 시골에서 새참용으로나 쓸 법한 양은 밥상을 펴고 그 위에 내가 사온 프링글스를 올렸다. 그리고 덤덤하게 말한다. ‘오늘 날씨 제법 추웠어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오늘 엄청 달리셨던데요. 저녁부터 버프가 엄청나게 왔어요.”
“응··· 란이랑···.”
“아, 진짜요?”
“걔 섹스중독 맞더라. 그래서 앞으로는 나한테 풀라고 했어.”
“오오, 꿩 먹고 알 먹고네요. 섹스도 하고 길도 들이고.”
“하아, 그런데 란이가 해결되니까 이번엔 라희가 문제다···.”
“라희 님이 왜요?”
나는 라희에게 사쿠라로 기만당한 것을 말해줬다.
미오는 라희가 이미 상당 수준 이상의 쾌감에 눈을 뜬 것 같다고 예상했고, 나도 동의했다.
“그나마 제가 제일 정상인데요.”
“너는 진짜 여장 외에 뭐 없지? 있으면 지금 말해라. 나중에 뒤통수치지 말고 작은 거라도 말해.”
“음··· 잠깐만 생각해보고요···.”
녀석은 인중을 어루만지며 예상 외로 진지하게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뭔가 떠오른듯 눈빛을 반짝였다.
“요즘 들어서 여자로 다니는 게 오히려 편해졌어요. 원래는 일 안 나갈 때는 원래 제 옷 입고 돌아다녔는데, 일 그만 둔 이후에도 계속 여자 옷만 입고 다녀요.”
“그건 차라리 다행이네. 넌 어쨌든 여자여야 하니까.”
“그리고 이건 굳이 말 안 해도 되는 사소한 건데···.”
나는 잠시 머뭇거리는 녀석을 재촉했다.
“판단은 내가 할 테니까 일단 말해봐.”
“엄지발가락 사이에 대표님 귀두를 끼우고 꼼지락거리고 싶기는 해요.”
“야 이 미친 새끼야. 그게 사소한 문제야? 죽고 싶어?”
“아뇨아뇨.”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나 방금 진짜 욕 나올 뻔 했다.”
“미친 새끼라고 욕 하셨는데···.”
“발가락을 확 꺾어버릴까 보다.”
“저 진짜 여자 좋아해요. 여자 친구랑 헤어진 지도 세 달 밖에 안 됐어요.”
“그런데 왜.”
“그러니까요. 제가 아무리 남자들 대딸 해주면서 돈을 벌었다고 해도 지금까지 그 행위를 즐기거나 좋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그냥 job이었어요. 근데 이상하게 대표님한테는 진심을 담아서 한 번 빼드리고 싶어요. 의리나 가족애, 뭐 그런 거 아닐까요?”
“그런 휴머니즘하고 전혀 상관없이 그냥 니가 미친 거 아닐까?”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바람 같은 거겠죠. 이것 또한 지나가리···.”
“진짜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내 몸에 손댔다가는 턱 돌아갈 줄 알아. 나 여자라고 안 봐준다.”
“전 남잔데···.”
아잇 시발.
나도 모르게 녀석을 여자라고 칭해버렸잖아.
“에이씨, 말이 헛 나왔어. 암튼···.”
“그럼 제 고추라도 보실래요?”
“아, 꺼져 쫌! 너 미쳤냐?”
“아뇨아뇨.”
“뭐가 계속 아니야.”
“대표님이 저를 계속 여자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확인시켜 드리려고 했죠.”
“너 무슨 노출증 있어? 그런 타입이야?”
“아뇨. 노출증도 없고 관음증도 없어요.”
“너 남잔 거 아니까 보여줄 필요 없다고.”
“대표님은 남자한테 관심 없으시죠?”
“어. 없어. 앞으로도 없을 거고.”
“저도예요···.”
말끝을 흐리면서 나를 흘끔 쳐다보는 눈빛에 못내 쑥스러움이 담겨있다.
쎄하다.
냉랭한 핏기가 등줄기를 훑고 내려갔다.
섹스중독 란, 마사지 중독 라희에 이어서 설마 미오 편의 시련이 게이 발굴 프로젝트는 아니겠지···?
만약 녀석을 게이로 전향시켜 뒷문을 개통하거나 또는 내가 개통당해야 하는 게 이번 미션이라면 그냥 포기하고 탈모를 얻으련다.
“야.”
“예.”
“미리 말하는데, 만약에 너와 나의 미션이 고추 전쟁이라면 나는 그냥 너를 죽일 거다.”
“에이, 설마요. 그건 저도 싫어요.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냥 제가 대표님 곁을 떠날게요.”
“죽인다, 진짜 죽인다···.”
녀석은 대꾸 없이 고개를 살짝 젖혀 맥주를 홀짝였다.
천장을 향한 긴 속눈썹과 자연스럽게 그어진 쌍꺼풀.
날렵한 턱선.
울대는커녕 잔주름 하나 없이 매끄러운 목 라인. 거기에 걸린 가느다란 줄의 진주목걸이.
캔을 잡은 손의 세워진 새끼손가락.
여자보다 더 여자 같은 자태가 혼란스럽기만 하고, 그 모습에서 묘한 설렘을 느끼는 나 자신이 수치스러울 따름이다.
내가 내가 아닌 것 같다는 표현이 이보다 더 적절할 수가 없네.
아무래도 맥주 한 캔을 원샷한 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업키걸 아이들 때는 본능적인 발기만 있었을 뿐, 분명 이성으로서의 성적 설렘은 없었는데···.
란이도 그렇고, 이번 기수의 보라색 녀석들은 여러모로 나를 혼란하게 만든다.
그냥 녀석의 말대로 깔끔하게 고추를 보여 달라고 할까?
덜렁거리는 그 흉물을 보고 나면 정이 확 떨어지지 않을까?
“대표님.”
먼저 침묵을 깬 건 미오였다.
“왜.”
“겉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본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지금 상황에서 이보다 좆같은 질문이 있을 수 있을까.
녀석은 마치 내 속마음을 꿰뚫어 보듯이 묻고 있었고, 나는 만능 키와도 같은 만능 해답을 내놓았다.
“케바케겠지···.”
“하아···.”
“한숨을 왜 쉬어.”
녀석은 양쪽 무릎을 세워 쪼그려 앉아 있었다. 눈매가 사뭇 심각해진다.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볼을 좌우로 부풀리며 맥주 캔의 입구를 검지로 매만지던 녀석은 다시 한 번 코로 한숨을 쉬고 난 이후에야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뭐가.”
“다른 두 멤버들처럼 대표님이랑 저도 해결해야 될 부분이 생긴 것 같아요. 바로 오늘.”
“뭐야, 설마 게이 미션이야? 그런 거야?”
“제가 방금 다른 남자들 성기를 입에 넣는 걸 상상해봤거든요. 근데 너무 역겨운 거예요. 아무리 일이라고 해도 그것만큼은 못 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해 본 적도 없고요.”
“근데···?”
“대표님 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왜! 왜! 왜! 너랑 나 사이에 아무런 접점도 없었잖아!”
“······방금 전에 대표님 맥주 한 캔 원샷하실 때··· 그 모습이 너무 섹시해 보였어요.”
“아냐아냐, 착각하지 마. 나도 남자 배우들 보면서 그럴 때 있어. 남자가 봐도 섹시한 건 섹시한 거고 멋있는 건 멋있는 거지.”
“그럼 그 사람들의 고추를 입에 넣고 싶으세요?”
“개새끼야··· 제발···.”
“저도 혼란스럽네요.”
녀석과 나의 불길한 추측이 맞다는 가정 하에 한번 정리해보자.
하반신 마비 라희는 내 마사지에 의해서만 마비가 풀린다.
섹스중독 란이는 성욕을 해소해주고 방황하는 마음을 다잡았다.
두 사람의 결핍되거나 부족한 부분을 내가 채워줌으로써 교감을 이루고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업키걸 아이들 때를 떠올려보면, 두 사람은 내가 아니었으면 불행한 인생을 살게 될 운명이었을 것이다.
라희는 하반신 마비를 치료하지 못 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꼈을 테고 란이는 뭐 계속 밤거리나 스폰계를 떠돌면서 육욕에 빠져 지냈겠지.
그렇다면.
미오는 어떤 부분을 만족시켜줘야 하는 것이고 내가 아니면 어떤 불행한 삶을 산다는 걸까.
녀석이 원하는 대로 고추를 빨려줘야 하는걸까? 한 번 빨릴 때마다 란이처럼 잠재력이 느는 걸까?
아니면 반대로, 내가 놈의 고추를 닳아 없어질 때까지 빨아서 소멸시켜야 하는 건가?
지금까지 내가 겪었던 초자연 현상 중에서 아직까지는 외모에 변화를 가져온 적은 없었다. 하지만 퍽커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씹창 보상이나 아이템으로 인해 외모도 변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떠올려보면 미오의 남성이 여성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는 뜻인데···.
으아아앗!
혼란하다, 혼란해!
하나 다행인 점은, 아직까지는 정보창의 지시나 알림이 없다는 것이다. 보통은 내가 해답에 가까운 생각에 근접하면 알림이 떴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는 걸로 미뤄 미오와 나의 가설은 다행히 틀린 걸 수도 있다.
“대표님.”
이번에도 미오가 침묵을 깼다.
“어···.”
“똥 맛 카레랑 카레 맛 똥 중에 꼭 하나를 드셔야 된다면 뭘 택하시겠어요.”
내가 왜 그 질문에 진지하게 고민해야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오도 뭔가 생각이 있으니 이런 병신 같은 질문을 한 거겠지.
똥 맛 카레와 카레 맛 똥이라.
본질은 결국 뒤에 나오는 단어인데··· 그럼 똥 맛 카레가 낫지 않을까? 어쨌든 카레는 카레잖아. 똥은 똥이고.
“그래도 똥 맛 카레가 나을 것 같은데···.”
내 대답에 미오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저는 반대라고 생각해요.”
“그럼 넌 카레 맛 똥을 먹겠다고?”
“예. 본체가 뭐든 간에 결국 맛이 중요한 거 아닐까요? 원효대사의 해골 물처럼 맛있게만 먹으면 되는 거잖아요. 어차피 식감은 똑같을 텐데 눈 감고 먹으면 되죠.”
그럴싸한데···?
“뭐, 그렇다 치고. 그래서 질문의 요지가 뭔데?”
“제가 비록 본체는 남자지만 겉모습만큼은 완벽한 여자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상대했던 손님들 중에서 저를 남자라고 의심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같은 여자들도 전혀 어색한 점을 못 찾았어요.”
“내가 해석한 게 맞다면 니가 고추가 달려있든 말든 그딴 건 상관없고, 겉으로 보이는 외모는 여자니까 내 고추를 빨아주겠다는 거잖아.”
“예. 빨고 싶어서 못 참겠어요. 저도 제가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되는데, 빨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요.”
“그럼 그냥 미쳐. 우리 두 사람 모두를 위해서 내가 가는 게 낫겠다.”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소변을 누고 대리기사를 불러야겠다.
문 앞에 떨어진 붕대 더미를 피해 욕실로 들어간 나는 문부터 잠갔다.
―쏴아아
소변을 본 뒤에는 세면대 거울로 얼굴을 점검하면서 손을 씻었다.
물기를 닦으려는데 수건걸이에 수건이 없다.
수건이 있을 만한 변기 위 서랍장을 열었다.
하지만 그 안에 수건 대신 들어있던 건 포장이 뜯긴 생리대와 ‘소중이’라는 이름의 클렌저 병이었다. 로고 밑에 ‘여성청결제’라고 적혀있다.
헤어진 지 세 달 됐다는 전 여자 친구 건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손의 물기는 휴지로 닦았다.
방금 소변을 보고 내린 변기 물이 아직 채워지지 않아서 변기 옆 쓰레기통에 휴지를 넣었···.
“뭐야, 이게···.”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중얼거렸다.
살짝 열린 쓰레기통 뚜껑 사이로 보인 건 다름 아닌 사용 후 돌돌 말아서 버려진 생리대였다.
뚜껑을 열어서 확실히 확인하려던 그 순간.
―똑똑똑!
유난히 크게 들린 노크소리에 심장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아씨 깜짝이야! 어, 왜?”
“화장실에 수건 없을 거예요.”
“어, 휴지로 닦았어.”
문을 여니 미오가 수건을 들고 서 있었다.
어딘지 다급해 보이는 녀석의 눈이 가장 먼저 훑은 곳은 내 등 뒤 너머의 서랍장이었다.
내 심장이 쿵쾅대는 소리가 녀석에게 들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나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물었다.
“집에 여자 왔다 갔냐?”
“예? 아뇨, 왜요?”
“아니, 수건 찾으려고 찬장 열었는데 생리대랑 여성청결제가 있길래.”
“아··· 전 여친 건데요, 치워야지 치워야지 하면서 계속 까먹고 있었어요.”
“세 달 동안?”
“생각난 김에 지금 치워야겠다···.”
나를 지나쳐 욕실로 들어가는 미오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쓰레기통 안에 사용한 생리대도 있던데? 그것도 세 달 동안 안 비운 거야?”
“아··· 그거요···?”
일단 운을 뗀 뒤 변명을 하려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번만큼은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거울로 비친 녀석의 입술은 어버버 떨렸고 눈동자도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당황한 모습에서 나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바닥에 떨어진 붕대의 용도도 알 것 같다. 사극에서 남장 여자들이 하는 것처럼 가슴 압박용일 것이다.
‘아, 가슴이요? 이거 실리콘 패드예요.’
훼이크의 훼이크였던 건가···.
어쩐지 여자 같아도 너무 여자 같다고 했다.
지선경 대표의 뭔가 애매했던 반응도 이제야 이해가 됐다.
물론 속았다는 생각보다는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앞섰다.
그럼 미오는 왜 남자라고 이중트릭을 쓴 걸까.
대체 무슨 비밀을 감추고 있기에···.
나는 범인을 알아낸 탐정처럼 목소리를 깔고 녀석이 감추려고 하는 진실을 까발렸다.
“너 원래 카레 맛 카레지?”
“예···?”
“내 생각에는 너 남자가 아니라 여자 같은데··· 아니야?”